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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날...


" ... ... "


 조금 피곤하다.

 침대 위에서 먼저 일어나 방을 나가기 전 벽에 걸려있는 거울을 잠깐 바라보았다.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은 좀 퀭한 얼굴을 하고 있었고, 약간 다크서클이 내려온 것이... 철야하다가 깜빡 잠들어서 그나마 조금 덜 피곤한 얼굴을 하는... 그런 모습이었다.


" ... 운전하려면 커피라도 내려야겠네 "


 그렇게 혼자 중얼거리며 먼저 밖으로 나간 나는 주방에서 수동 커피 그라인더를 꺼내고 오랜만에 신선한 원두를 찾아보았다.

 본래는 아침마다 스스로 핸드드립 커피를 내려 마시면서 스윗한 아침을 보냈는데 요즘은 일이 바쁘다 보니 그렇게 하지 못해 한이 조금 많았기에...

 나는 원두를 놔두는 작은 선반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모두 작디작은 은색 비닐 팩에 잘 밀봉되어 있기에 상하거나 망가지는 것에 대한 문제는 없었지만...


" ... 어지간해서 1달 넘은 것들뿐이구나. "


 맛있게 먹는 기준인 로스팅 이후 1달이라는 기준을 훌쩍 넘겨버린 것들밖에 없었다.

 난 가슴 아프지만 모두 버리기로 했다. 나만 먹는 것이 아니라 소연이도 같이 먹을 수 있는 물건이기에.

 그녀에게는 언제나. 그게 안 된다면 최소한 내가 좋아하는 커피만이라도 고급스러운 것으로 손수 만들어 먹이고 싶었으니까.


- 텁... 찌이익.


 가장 최근에 산 봉투를 잡고 비닐 팩을 뜯은 뒤, 수동 그라인더 안에 원두를 집어넣었다. 그리고


- 드르륵. 드르르륵. 드르르르륵...


 원두를 갈기 시작했다.

 드르륵거리는 소리가 들리자 뭔가 마음에 편안함을 주기 시작했고, 차분해지는 것이... 어젯밤에 있었던 두근거림이, 흥분감이 전부 가라앉혀지는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 후... "


 천천히 원두를 갈다 보니 어느새 다 갈려졌는지 도로록 소리가 나기 시작했고, 나는 핸들을 멈추고 밑에 손잡이를 잡아당기며 꽉 차 있는 커피 가루를 바라보았다.

 잘 갈려진 커피 가루에서 감미로운 냄새가 나기 시작했고 나는 그 향기를 맡으며 미소를 지었다.

 이건 분명 맛있는 커피가 나올 것이라 확신한 나는 뜨거운 물을 끓이기 시작했고, 드리퍼에 종이 필터를 넣고 잘 갈린 커피 가루를 넣은 뒤, 물이 데워지길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뒤ㅡ 주전자가 물을 다 끓이었다는 듯 뿌우우ㅡ 소리를 내며 새하얀 수증기를 내뿜기 시작할 때 나는 조심스럽게 그것을 잡고 천천히 물을 붓기 시작했다.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주전자의 주둥이에서 물이 나오게 조절하면서 드리퍼에 물을 붓기 시작했다.

 그 순간...


- 달칵...


" ㅡ... 으우... "


 이제 막 일어났는지 몽롱한 눈을 한 손을 비비며 거실로 나왔다.

 다행히 어제처럼 발정 난 것은 끝났는지 얼굴색은 좋아 보였으나... 그녀의 주변에서 풍기는 달달한 사과 향은 지워지지 않았다.


" 일어났어? "


 이제 막 일어난 그녀를 향해 다정하게 웃으며 나는 이제 막 내린 커피를 가르치며 한잔할 것이냐고 물어보았다.

 축ㅡ 늘어진 귀와 꼬리를 하는 그녀는 멀뚱멀뚱 날 쳐다보더니 이제 막 일어나 졸음기 때문에 무거운 몸을 이끌고 내가 있는 아일랜드 식탁, 바로 그 앞에 있는 의자에 앉아 천천히 눈을 비비기 시작했으며 난 아직 잠에서 일어나지 못한 그녀를 위해 드립 커피 한 잔을 내주었고 그녀는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커피를 양손으로 잡은 뒤, 그 따뜻한 컵 온도를 느끼기 시작했다.

 미세하게 몸을 떠는 그녀는 컵의 따뜻한 기운 덕분에 잠이 조금씩 깨기 시작하는지 향기로운 냄새가 나는 커피를 천천히 맡아보았고, 천천히 커피 한 잔 홀짝이기 시작했다.


" 츄릅... ... 후아... "


 가볍게 입만 축이는 정도로 마신 그녀는 두 눈을 한 두 번 감았다가 뜨더니 아름다운 금색의 눈으로 날 바라보며 배시시 웃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니 가슴이 따뜻해지면서 나도 모르게 그녀를 바라보며 바보처럼 웃었다. 그렇게 잠시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 ... 그럼 슬슬 갈까? "


 아직 아침은 먹지 않았지만 그래도 먼저 출발할까? 라는 말을 했고, 소연이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내 등을 꼬옥ㅡ 껴안고...


" 간단하게나마 준비할게ㅡ 먼저 씻고 나와. 그 대신 조금만 이렇게 있자♡... "


 얼굴을 비비며 내 체온을 느끼기 시작했다.

 나는 피식ㅡ 웃으며 컵에 남아있는 커피를 마시며 잠시 이 시간을 즐기기로 했다.


* * * * *


- 탁. 탁...


- 부릉...


 차 운전석에 탄 나와 그 옆, 조수석에 탄 소연은 안전을 위해 안전벨트를 하고 차에 시동을 걸었다.

 기분 좋은 엔진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정말 여행을 떠난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는지 소연의 얼굴은 여행길이 기대된다는 얼굴을 한 채 주변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이게 얼마 만에 여행을 가보는 걸까. 본격적으로 회사에 다니기 이전에는 혼자서도 자주 가던 것 같은데 일이 바빠지자 여행은커녕 제대로 된 외출도 못 나가본 것 같다.

 ... 어제 백화점 빼고.


" 그럼 출발할게ㅡ "


" 응 !! "


 출발을 알리는 목소리와 동시에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다. 그러자 차는 기분 좋은 엔진소리를 내며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고 지하 주차장에서 나와 오피스텔 차량 차단기를 넘자 소연은 정말로 기쁜지 양손을 들어 올리며


" 야호~~♡ "


 환호성을 질렀다.

 그녀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나 또한 기분이 좋아졌고ㅡ


" 가자아아아ㅡ! "


 나도 소리를 지르며 그녀와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다고 알려주듯 소리쳤다.

 그렇게 시작된 우리들의 여행. 바삐 움직여서 서로를 돌아보지 못해 끝나가는 여름을 기리는 여행을 떠나기 시작했다.


.

.

.


 차를 타고 얼마나 달리기 시작했나.

 대략 3시간 30분이 지나기 시작하니 이제야 보이기 시작하는 에메랄드빛 바다와 아름다운 리조트 건물. 딱 봐도 고급지다. 라고 평가할 수 있는 그 건물에 가까워지니 정말 휴양에 온 것을 실감하게 되었고,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리조트의 지하 주차장 안으로 차를 집어넣었다.


- 텁, 텁.


 장거리 운전으로 피로해진 몸을 풀기 위해 차에서 내리자마자 나는 간단하게 스트레칭을 했으며 소연이도 허리를 쭈욱ㅡ 피며 기지개를 켰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는 곧바로 트렁크에서 짐을 담은 캐리어 두 개를 내리고 가장 가벼운 것을 그녀에게 건네준 뒤.


" 자자. 올라가자 소연아.

 오늘부터 제대로 즐겨야지? "


 그렇게 말하며 그녀의 손을 잡았다.

 제대로라는 말을 듣자 그녀는 한순간 얼굴을 붉히기 시작했고 내 손을 천천히 잡은 다음 수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 포오옥...


" ...? "


 갑작스럽게 내 허리를 꼬옥 껴안고 얼굴을 묻은 뒤 킁킁거리며 내 옷 냄새를 맡기 시작한 소연. 그러면서 꼬리는 내 허벅지를 휘감은 뒤 그 끝으로 쓱쓱 움직이기 시작했다.

 묘하게 기분 좋은 감촉이 갑작스럽게 느껴지자 내 아랫도리에 피가 쏠리기 시작했고 나는 황급히 고개를 돌려 소연이의 얼굴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소연이는 그윽한 눈으로 얼굴을 붉힌 채 날 바라보기 시작했고, 나는 그 매혹적인 모습에 얼굴을 붉혔다.

 참자. 참아야 한다.

 아직 2일... 오늘까지 3일 남았다.

 참은 것에 대한 보상을 받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으니 나는...


" 크. 크흠... 소연아. 올라가야지? "


 억지로 그녀의 유혹을 무시하며 캐리어와 소연이를 끌고 앞으로 나아갔다. 하지만 무시하면 무시할수록 더더욱 강해지는 그녀의 유혹에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곧바로 덮쳐버릴 것 같았다.


- 뚜벅뚜벅.


 하지만 인간의 의지는 강하다... 라고 말하는 게 맞을까. 기어코 사과 향을 진하게 풍기는 그녀를 데리고 프론트까지 도착했으며 그 장소에서 그녀의 핸드폰에 있는 숙박권을 보여주자...


- 팡! 팡ㅡ!!


 수많은 폭죽이 터지며 우리를 환영했다.

 아무래도 그녀가 뽑은 이 고급 리조트 이용권은 VVIP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고급 이용권이었나보다. 서민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내가 수많은 사람의 인사를 받음과 동시에 레드카펫을 밟고 최고층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를 타는 국빈 대접을 받고 있었으니까.


- 텁... 삐빅... 달칵.


 모든 짐가방은 뒤에 있는 호텔 관계자가 들어주었고, 나는 배정받은 초호화 객실을 향해 걸어갔다.

 최고층 끝자락에 있는 대문에 전용 키 카드를 대고 그 안으로 들어가니 감히 생각도 못 할 호화로운 가구들과 인테리어가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약 100평이 넘어 보이는 집은 최고급 소파와 가구들은 기본이요 문학 생활을 위한 그랜드 피아노나 거대한 티비, 주방에는 결코 가정용이라 볼 수 없는 대형 와이너리와 각종 기구가 있었으며 이외에 형용할 수 없는 무언가가 엄청 많았다.


"" 와아아아... ""


 우리는 그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감탄사를 낼 수밖에 없었다.

 내 한 달 월급을 쓰지도 않고 한평생 모으고 모아도 살 수도, 몇 년 대여할 수도 없는 집이니까. 이런 상류층, 그것도 최고층 상류 문화를 구경할, 집을 구경할 기회는 너무나도 소중했다.


" 와아아... ... !! "


 기도하는 것처럼 양손을 모은 채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피아노가 있는 장소, 드넓은 초원같이 넓은 거실,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가구들, 와이너리까지 있는 꿈의 주방까지 둘러본 그녀는 무언가 발견했는지 꼬리와 귀가 바짝 설 정도로 화들짝 놀랐으며 무언가를 챙기고 방 안으로 후다닥 들어가 버렸다.

 난 고개를 갸웃하면서 뭐 저리 놀라면서 들어가는가 생각해보았고, 약간... 상상 속이나, 드라마 속에서의 최상류층들은 이렇게 놀지 않을까? 하는 마음을 가지고 계속 뭔가...


- 텁...


" ... ... "


 의자 목 받침대에 손을 얹고 나름 간지나는 포즈(...) 를 취해본다던가.


- 푸우우욱...


" ... ... "


 주인용 소파에 앉아서 다리를 꼰 채로 앉아있다던가. 그런 상상 속 상류층들이 할만한 행동을 하고 있었다.

 그런 행동을 하면서 난 내심...


" 훗... "


 기분이 좋아 살인적인 미소를 지으며 만족했다.

 ... 누가 보면 비웃음 사기 딱 좋은 그런 행동들에 약간 수치심이 들기도 해지만 지금 그녀는 어디론가 들어가서 안 나왔으니까.


- 달칵.


" ...? "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았고, 그곳에는...


" 주인님. 돌아오셨나요? "


 메이드복을 입은 소연이 방에서 천천히 걸어 나왔다.

 난 그 모습을 보고 한순간 넋 놓을 수밖에 없었다.

 검은색의 천 쪼가리는 겨우 가슴을 모아줌과 동시에 유륜과 젖꼭지만 딱 가려주고 있었고 옆구리와 옆 가슴을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음욕에 가득한 상의, 거기에 새하얀 앞치마는 메이드의 본분을 다하겠다고 다짐한 것처럼 보이지만 말랑하고 쫀득해 보이는 허벅지와 야자의 은밀한 장소까지 적나라하게 보일 것 같은 치마 길이. 그 치마의 뒷부분은 엉덩이가 노골적으로 노출되어 있어 남자를 유혹하기에 너무나도 좋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총평하자면 가사 일을 하는 메이드가 아니라 밤의 봉사를 하는 메이드 같은 옷. 그런 옷을 입고 나에게 다가와서 [주인님] 이러고 있다.


- 꿀꺽.


 저 풍성한 꼬리와 브래지어가 없어 고정되지 않은 가슴은 주르륵ㅡ 흘러나오는 것처럼 보인다.

 꼴린다. 지금 당장 저 옷을 찢어버리고 찢어진 천으로 저항하지 못하게 저 새하얀 팔을 묶은 뒤 눕힌 다음 머리 위로 팔을 넘겨 단단하게 발기된 자지로 저 출렁이는 젖가슴 사이에 당장이라도 찔러넣고 싶을 정도로. 하지만...


" 이쁘네... "


 붉어진 얼굴로 그 시선을 피했다.

 계속 보고 있으면 정말로 내가 못 참고 저 음탕한 암컷 여우를 덮쳐버릴 것 같았으니까. 하지만 그녀는...


" 아앙~♡ 주인니이임♡

 제대로 봐주세요오~ 네? 네에~♡? "


 내 앞으로 다가온 그녀는 짧디짧은 그 치마를 강조하고 싶은지 잘록한 허리를, 풍만하고 말랑해 보이는 엉덩이를 살살 흔들고 있었다.

 미치겠다. 덮치고 싶다. 덮치고 싶다. 덮치고 싶다.


" ... ... "


 이성이 본능을 이길 줄 알았다.

 언제나 이 성욕을 잘 관리한다고, 내가 성욕을. 이 시도 때도 없이 발기하던 자지를 조절할 정도로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 벌떡.


 아닌 것 같다.


- 텁...!


" ㅡ...! "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눈앞에서 대놓고 유혹하는 못난 암컷의 얼굴을 한 손으로 잡고 양 볼을 억지로 눌러 입술을 삐쭉 내밀게 한 뒤, 내 입술과 그녀의 입술을 억지로 포개기 시작했다.

 서로의 푹신한 입술이 맞닿자 나는 곧바로 그녀의 입안에 혀를 집어넣고 그녀의 타액을 잔뜩 탐하기 시작했다. 마치 모든 것을 나에게 내놓으라는 듯 혀끝을 미친 듯이 굴리며 그녀의 이빨을, 잇몸을, 입천장을, 혓바닥을 핥기 시작했으며, 침샘에서 나오는 침들은 모두 혀로 모은 다음 츄르르릅ㅡ 소리를 내며 그녀의 입안에 있는 공기까지 전부 빨아들일 기세로 흡입하기 시작했다.


" 흐브으읍♡... 후응♡ 후으으으♡... 푸핫♡ "


 입안에 공기가 줄어들고, 폐부에 신선한 공기가 들어오지 않자 소연이는 신음소리를 흘리며 오히려 내 몸을 꽈악ㅡ 껴안기 시작했다.

 정말 성욕에 많이 굶주림 걸까.

 나도 모르게 그녀의 엉덩이에 손이 다가갔고 그 말랑하고 푸짐한 엉덩잇살을 만져보니까 미친 듯이 흐르고 있었던 애액과 조금씩 퍼져나가기 시작하는 달콤한 사과 향.

 그 냄새를 맡자 나는 한순간에 정신이 번쩍 들기 시작했다.

 아직 밤도 아닌데 이렇게 딥키스를 해버린다고?

 자지를 미친 듯이 세워놓고 조금만 만져도 사정해버릴 정도로 벌벌 떨리고 있다고?

 안된다. 나 스스로 약속한 것을, 그녀와 함께 약속한 것을 지켜야 한다.

 아무리 악마처럼 내 눈앞에서 발가벗고, 음란한 옷을 입고 있어도 나는 참아야만 했다.

 내가 참으면 그녀도 어쩔 수 없이 참을 수밖에 없으니까. 그렇게 해야 했다.

 그리 생각하며 나는 깊고 강하게 키스 한 번을 해준 뒤 입을 떼어내고...


" 후... 이제... 이제 저녁 준비나 할까?

 오늘은 기분 좋은 날이니까 화려하게 해보자? "


 이성을 가지고 최대한 말해보았다. 그러자 그녀는 안타까운 표정을 짓다가 어쩔 수 없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 알았...어... "


 고개를 끄덕였다.

 힘겹게 말하는 그녀가 조금 이상하게 생각해 고개를 잠깐 아래를 향해보니 허벅지까지 흐른 애액이 보였다.

 저 축축 거리는 다리가 거슬리지도 않는지 어떻게든 서 있기 위해 떨리는 다리에 힘을 잔뜩 주고 있었고, 천천히 주방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한 걸음 한 걸음 그녀가 주방을 향해 발을 내밀 때마다 두툼한 둔부에서, 그 둔부 사이로 가끔 보이는 빨갛게 달아오른 음부에서 새하얗고 끈적거리는 점액이, 마치 거미줄 같은 새하얀 실이 고급진 바닥을 향해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내 인내심도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

.

.


 시간이 지나고 지나. 우리는 저녁밥을 먹은 이후 한 번 상류층처럼 놀아보기 위해 고급 와인을 마셔본다던가, 하지도 않는 시가를 한 번 해본다던가 뭐 그런 사치 생활 말이다.


" 와... 미친... 집에 스크린 골프도 있어 ?... "


 어느 한 방에는 정말 스크린 골드를 위한 방이 있었고, 어느 방은 각종 드레스를, 복장을 시착용 할 수 있는 방이 있었다.

 난 골프에 대해 ㄱ자도 모르지만 일단 뭐든 체험해보는 게 좋다! 라는 생각을 가졌던 나는 스크린 골프를 이용해보았다.

 뭐가 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스크린 골프를 켜자 친절하게 하나부터 열까지 설명해주기 시작했고, 나는 그 설명에 따라 그대로 골프를 이용해보았다.

 그와 반대로 소연이는 옷장을 둘러보기 시작했고, 수많은 드레스를 본 소연이는 우와ㅡ 라는 소리를 내며 옷장 안을 쓱쓱 둘러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 ...비싼 옷들이네... "


 그녀는 옷장 안에서 있는 옷들이 너무나도 비싸 보이기에 한숨을 쉬며 다시 옷장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 * * * *


- 터벅... 터벅... 풀썩ㅡ


" 하아아... "


 한숨을 쉬며 침대 위에 누운 저는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았습니다.


" 킁킁... ... "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그 냄새를 맡아보았죠.

 따뜻한 해님의 냄새가 제 코를 찔렀으며, 이것만으로도 기분 좋지만...


" ... 부족해... "


 역시 뭔가 부족하다는 듯 약간 토라진 얼굴로 파묻은 얼굴을 살짝 들어 방 밖을 바라보았죠.

 저 멀리 살짝 열려있는 방문에는 제 남자친구가 스크린 골프를 치고 있었고, 저는 그걸 멀리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어요.

 지금 당장이라도 다가가 그의 등을 꼬옥 껴안고서 섹스하자고 꼬시고 싶은데...


" 으으으으으... "


 폴리네시안인가 뭔가 하는 그 약속 때문에 강제로 섹스도 금지당하고 자위도 금지당했죠.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이런 거 말고 끈적하고 농밀한 민달팽이처럼 서로 엉겨 붙어서 깊은 사랑을 나누고 싶은데 그는 자꾸 절 만지고 칭찬하면서 애무하더니 갑자기 자상한 모습과 표정을 하고선 다정하게 제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죠.

 몸은 잔뜩 달아오르고 올라 모닥불에 잘 타오르는 숯덩이처럼 달아올랐는데 갑자기 찬물을 부어버리는 것처럼 애태우니까... 그래도 그걸 뭐라 할 수 없는 게 너무나도 상냥하고 멋진 얼굴로 웃으면서 말해주니까...


" 치사... 해... 치사해... "


 치사하다는 감정만 들기 시작했어요.

 다른 사람들보다 얼굴 잘생기고, 몸매도 울그락불그락한게 근육질의 몸을 가지면서 곰 같은 몸으로 강하게 뀨웃ㅡ 하고 안아주면서 사랑한다. 속삭이고 진심으로 발기하면 제 자궁마저 뚫어버릴 것 같은 그런 수컷이면 다냐구...

 이쪽도 여우 중에서 외모나 몸매나 이것저것 잔뜩 자신 있다면서 혼자 막 생각하고... 저 골프가 언제 끝나나 하염없이 바라보다 2일 뒤 섹스가 해금되는 날에는 도대체 무슨 짓을 해줄까ㅡ 라고 혼자 상상하다 또 달아오르고... 그럴 때마다 또 자위 금지라는 말 때문에 낑낑거리면서 넓적다리를 비비적거리고, 이불 바로 위에서 아무것도 없이 허리를 조금씩 앞뒤로 흔들어 이불에 살짝살짝 스치는 클리토리스의 감촉을 느끼며 스스로 더욱 애태우기 시작했어요.

 이게 첫날에는 그렇게 버틸 만했는데... 그다음 날이 되니까 조금씩 미칠 것 같았고 오늘이 되니까 그냥 미쳐버릴 것 같아요.

 미친 척하고 그냥 자위해버릴까? 아니면 정말 복종하는 강아지처럼 낑낑거리면서 여성의 존엄성 같은 건 모두 던져버리고 제발 덮쳐달라고 유혹을... 아니 부탁을 할까?

 ... 이런 생각들이 무한히 반복되기 시작했고 잠시 뒤...


" 아. 여기 있었네. "


 골프를 하면서 땀을 좀 흘렸는지 그의 몸에서 조금씩 시큼한 냄새가 났어요.


- ... 꿀꺽.


 나도 모르게 침을 삼키기 시작했다.

 여태까지 덮칠까 말까, 애원할까 말까, 자위하고 싶어, 섹스하고 싶어. 이런 생각들이 전부 깔끔하게 사라지고 오로지 지금 당장 그의 품에 안겨서 저 시큼한 냄새를 맡아서 내 성욕을, 정욕을 채웠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어요.


" 어때? 이 리조트. 나는 꽤 좋고 재미있다고 생각하는데... "


 그는 너는 어때? 라는 질문에 솔직히... 지금 당장이라도 섹스하고 싶어. 라고 말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그런 말을 하면 그가 싫어할 것이 분명하기에...


" 재미... 있어ㅡ "


 억지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러자 천천히 다가온 그는 제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으면서...


" 그럼 다행이네... "


 그렇게 말하며 제 눈을 지긋이 바라보았습니다. 엄청나게 부담스러울 정도로 느긋하게ㅡ

 저는 그 강렬한 눈빛에 금방이라도 발정할 것 같았어요. 이다음에 무슨 짓을 당할까? 바로 날 덮쳐주지 않을까? 가능하면 빨리해줬으면 좋겠다... 지금이라도 젖어있으니까♡ ... 이런 생각을 하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그를 바라보았습니다.

 두 눈을 빤히 바라본 그는 천천히 손을 들어 제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기 시작했고, 저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계속 그를 바라보았어요.

 머릿결을 따라 천천히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그는 다정하게 내 이마에 키스를, 조금 더 내려가 내 목, 쇄골에 키스를 하기 시작했어요.

 아아♡ 이제 오는 거구나♡ 슬슬 진심으로 날 덮칠 생각이구나♡ ... 그렇게 생각하며 저는 자연스럽게 그가 제 몸을 덮칠 수 있게 무게 중심을 뒤쪽으로 쏠리게 하면서 천천히 침대 위에 누우려고 했어요. 하지만...


" 쪼옥... 쪽♡... "


 다시 말랑하고 폭신한 입술에 키스한 그는 천천히 내 입안에 있는 공기를 빨아들이며 진한 키스를 하기 시작했어요.

 입안에 있는 모든 산소가 빠져나갈 것 같은 엄청난 흡입력에 저는 한순간이지만 숨을 쉬지 못해 캑캑거리면서도 그와 떨어지기 싫다고, 그의 혀를, 그 온기를 더 느끼고 싶다는 듯 더욱 달라붙기 시작했죠.

 이 남자가 기분 좋아한다면, 날 기쁘게 한다면 내가 아파도 좋아, 나를 더 험하게 다뤄도 좋아. 그러니까 더더욱 괴롭혀줘, 사랑해줘♡


" 흐응♡ 흐우웁♡ 우극♡... 켁... 츄븝♡... "


 아찔한 신음소리와 함께 울려 퍼지는 묘한 물소리.

 서로의 피부에 어떤 액체가 계속 마찰하면서 나기 시작하는 음욕에 절인 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지니 뭔가 더 기분 좋은 것 같아... 이대로 더. 좀 더♡... 사랑을 채워주었으면 좋겠어♡... 라고 생각하고 천천히 손을 움직여 그의 허리를 만지기 시작했어요.

 허리부터 천천히 만지면서 손을 밑으로 내려 단단한 근육으로 다져져 있는 엉덩이까지 천천히 내려갔고, 엉덩이 반대쪽 있는 넓적다리와 크고 단단하며 강인한 수컷의 냄새가 너무 심하게 나기 시작하면서 잠자고 있던 성욕을 깨우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역시...


" 츗 ... 츠우우... 후... "


 애무도 잠시... 그는 애절한 눈으로 절 바라보며 천천히 제 머리를 쓰다듬어 주기 시작했습니다.


" 아.. ... "


 전 노골적으로 싫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죠.

 이렇게 애태우는 게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안타까운 마음은 더 켜졌고, 뭔가 저만 바보가 된 것 같아 기분이 나빴으니까요. 하지만 그는 오히려 미소를 지으며 제 머리를 쓰다듬어 주기 시작했어요.

 이쯤 되니까 조금씩 그에게서 오기가 생기기 시작한 저는...


" ㅡ... "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남자를 유혹해보겠다고... 내일까지 포함해 이틀의 시간 동안 계속해서 그를 유혹해 꼭 그의 의지를 꺾어버리겠다고... 그렇게 다짐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