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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아름다운 세상에 한 생명체가 태어났다.

 이 생명체는 태어나자마자 두 팔과 다리를 하늘로 향해 뻗으며 너무나도 흐릿하게 보이는 두 존재를 향해 앙ㅡ 앙ㅡ 울었다.

 그 둘은 행복하다는 듯 아이를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그들이 행복해하는 것 같으니 그녀 또한 행복하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ㅡ


" ... 아쉽게도 따님은 원인을 알 수 없는 희귀병에 걸린 것 같습니다. "


 그녀가 5살이 되던 해에 그녀의 피부는 점점 하얗게 변하기 시작했다.

 거기에 눈의 색 또한 평범한 아이들과 다르기에 병원에 가서 검진을 받은 결과, 성장하면 성장할수록 점점 몸이 나빠지는 희귀한 병에 걸리고 말았다.


" 알비노.

 이게 따님의 병명이지만 정확한 치료 방법은 아직... "


 알비노. 다른 말로 하자면 백색증의 유전자 돌연변이 중 한 가지... 그것에 걸린 것이다.

 그것도 알비노 중 가장 희귀하면서 가장 심각한 경우 중 하나인 완벽한 은발 적안의 상태.


" 선생님 저희 딸은... 그럼... "


" 알비노에 대한 방법은 저 또한 잘 알지 못합니다...

 좋은 답변을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


 그녀의 부모님은 의사에게 어떻게 딸이 조금이라도 더 오래 살 수 있는 방법에 관해 물어보았으나 그는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고 그저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이제 막 5살이 된 어린아이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멍하니 부모님을 쳐다보고 있었고, 그녀의 부모는 모두 숨을 죽이고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차마 제대로 세상을 살아가지 못할 아이에게 자신들이 흘린 눈물을 보이기 싫어서겠지...


- 터벅. 터벅...


 아이의 손을 잡고 걸어 나오는 부모의 모습.

 그들은 많이 지친 것 같은 표정을, 모습을 하고 있었다. 확실히 그럴만했다.

 사랑으로 키운 아이가, 애지중지 키워온 귀여운 아이가 앞으로의 장래가, 미래가 어둡다는 말을 선고받고 나왔는데 웃는 얼굴이 오히려 더 이상했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는 엄마의 손을 잡고 빵긋 웃으면서ㅡ


" 엄마ㅡ 엄마ㅡ 나 새우튀김 먹고 싶어 ! "


 저녁으로 그녀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에 대해 말했다.

 그 목소리에 그녀의 어머니는 눈물이 쏟아져 나올 것 같으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불확실한 미래를 가진 아이라고 해도 자기 자신의 아이니까. 어미로서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 여보... "


 아이의 불확실한 미래를 어떻게 이끌어 나가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눈앞이 막막한 그녀는 자신의 남편을 쳐다보았으며, 그 또한 아무런 말 없이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9살이 되던 해.

 그녀의 눈에는 점점 이상한 것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 ...? "


 아침이든 점심이든 저녁이든, 자고 일어나서, 자기 전... 그 어느 때든 거울을 바라본다면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너무나도 이상하게 보인 것이었다.

 어느 때는 토끼의 귀가 달려있었으며 어느 때는 여우의 귀와 풍성한 꼬리 한 개가 보였고, 어느 때는 머리에 뿔이 자라있는 요정처럼 보이기도 했다.

 처음에는 무서웠다. 거울 속에 비친 그녀 자신의 모습이 너무나도 이상해서 눈을 부비적거리기도 해보고, 인공 눈물을 넣어보기도 해보고, 세수도 해보았다.

 그런데도 사라지지 않는 거울 속 자신의 모습에 처음에는 그녀의 엄마를 불러 자신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했다가 이상한 소리 하지 말라며 크게 혼난 이후 그녀는 한동안 거울을 보지 못했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지났나. 다시 용기를 내어 거울을 본 그녀는 역시나 사라지지 않은 자신의 모습에 두려움에 떨었고, 천천히 손을 들어 자신의 얼굴을, 뿔이 자라있는, 귀가 자라있는 자신의 머리를 만져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것은 만져지지 않았고, 그 사실에 그녀는 조금씩 용기를 내기 시작했다.

 자신의 얼굴이 아닌 이상한 귀나 모습이 보일 때마다 긴장한 표정으로 스스로 자신의 얼굴을 만지며 이것은 사실이 아님을 직접 확인했고, 그것이 한 번, 두 번 경험이 쌓여가자 그녀는 더 이상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며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그녀의 주변에는 이상한 것들이 자주 보이기 시작했다.


" ...? " 


 아침이든 점심이든 저녁이든, 자고 일어나서, 자기 전... 그 어느 때든 거울을 바라본다면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너무나도 이상하게 보인 것이었다.

 어느 때는 토끼의 귀가 달려있었으며 어느 때는 여우의 귀와 풍성한 꼬리 한 개가 보였고, 어느 때는 머리에 뿔이 자라있는 요정처럼 보이기도 했다.

 처음에는 무서웠다. 거울 속에 비친 그녀 자신의 모습이 너무나도 이상해서 눈을 부비적거리기도 해보고, 인공 눈물을 넣어보기도 해보고, 세수도 해보았다.

 그런데도 사라지지 않는 거울 속 자신의 모습에 처음에는 그녀의 엄마를 불러 자신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 했다가 이상한 소리 하지 말라며 크게 혼난 이후 그녀는 한동안 거울을 보지 못했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지났나. 다시 용기를 내어 거울을 본 그녀는 역시나 사라지지 않은 자신의 모습에 두려움에 떨었고, 천천히 손을 들어 자신의 얼굴을, 뿔이 자라있는, 귀가 자라있는 자신의 머리를 만져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것은 만져지지 않았고, 그 사실에 그녀는 조금씩 용기를 내기 시작했다.

 자신의 얼굴이 아닌 이상한 귀나 모습이 보일 때마다 긴장한 표정으로 스스로 자신의 얼굴을 만지며 이것은 사실이 아님을 직접 확인했고, 그것이 한 번, 두 번 경험이 쌓여가자 그녀는 더 이상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며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그녀의 주변에는 이상한 것들이 자주 보이기 시작했다. 


 횡단보도 반대편에서 보이는 어린아이의 모습이라던가, 전신이 너덜너덜거리면서 피가 줄줄 흐르는 몸으로 어디론가 향하는 사람이라던가, 완전히 적의를 가지고 그녀를 바라보며 얼굴을 찌푸리는 사람이 있는 반면, 투명한 손으로 그녀의 전신을 만지면서 그 몸이 탐난다고 속삭이는 사람이 있기도 했으며 계속해서 죽으라는 말을 반복하는 사람이 보이고 들리기 시작했다.

 그럴 때마다 그녀는 두 눈을, 두 귀를 꼬옥 감고 방 안에 틀어박히기 시작했고, 내향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점차 1년, 2년이 지나고, 그녀의 몸은 완전히 변하고 말았다.

 백색증이 완치된 것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처럼 장시간 선글라스를 안 써도 시력감퇴가 없고 평범한 사람들처럼 장시간 자외선을 받으며 뛰어놀 수 있다는 점이다.

 의료계에선 여태까지 단 한 명도 이렇게 된 적이 없다며 신의 기적이 그녀와 함께 하고 있다며 그들의 부모님을 축하했고 그녀의 부모님 또한 매우 기뻐했다.

 앞으로 미래를 그릴 수 있다는 희망이 들기 시작했기에 그들은 매일 신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의 몸과 반대로 그녀의 정신적 이상 현상은 더욱 심해졌다.

 아무도 없는데 혼자서 비명을 지르고, 귀신이 보인다며 틀어박히고 혼자서 울기도 하며 한밤중에 생기가 없는 멍한 눈으로 주방에 서 있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었다.

 미래를 그릴 수 있을 거라고 행복해하던 부모님들은 새로운 난관에 또다시 주저앉고 말았다.

 육체적인 것은 해결되었는데 정신적인 것이 해결되지 않았기에 그들은 새로운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 그래도. 


" 여보... 정신병원을... " 


" 자꾸 쓸데없는 소리 할래요 !? " 


 자신의 딸이 미치지 않았다고 자기최면을 거는 그녀의 엄마와 그것을 바라보며 가슴이 아파도 그런 입을 다물 수밖에 없는 그녀의 아빠는...

 언젠가 괜찮아지겠지. 괜찮아질 거야. 라는 생각을 하며, 그녀가 멀쩡하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 계속해서 학교에 다니게 하고, 집에서 그녀의 공부를 도와주며 사랑으로, 정성을 다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중학교 2학년이 된 어느 날... 


- 저벅. 저벅. 


" 꼬마야. " 


 평범한 하굣길.

 그녀를 향해 말을 거는 한 사람이 있었다.

 새하얀 머리카락에 붉은색 눈을 가진 아름다운 한 여성이었다.

 그녀는 회사원과 같은 아름다운 정장을 입은 채 그녀에게 말을 걸었고, 그녀는 모델처럼 아름다운 그녀를 바라보며 물어보았다. 


" 무슨 일이신가요? "


 그러자 그녀는 미소를 지으면서ㅡ 


"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구나. 하지만 처마 밑에 꺼져가는 등불처럼 위태로워.

 네 개의 양초 중 하나만 꺼져가도 다 같이 흔들리는 것은 너무 억울해 보이니 내가 도와줄게. " 


 알 수 없는 말을 하면서 노란색의 하나의 종이를 손에 쥐여주었다. 그리고.


" 앞으로 일어난 일을, [시련] 을 모두 극복하길 바랄게. " 


 그녀의 답은 듣지 않겠다며 앞으로 걸어 나갔다. 


" 자... 잠깐만요 ! " 


 갑작스럽게 등장해서 이상한 말을 하고 골목길로 사라지는 그녀를 쫓아 뛰어가 봤지만... 


- 딸랑딸랑ㅡ!!! 


" 어...!! 어어어 !!!! " 


" 엣...?! " 


 그녀를 쫓아간 곳에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내려오는 자전거가. 그녀와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듯 똑같은 문양의 옷을 입은 남자가 탄 자전거가 있었으며, 그녀는 그 자전거를 피할 틈도 없이ㅡ 


- 쾅ㅡ!!! 


 정면으로 부딪치고 허공을 날기 시작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지?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그런 생각을 하던 그녀는 온몸이 힘이 쭉ㅡ 빠져나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 시작했고 멍하니 앞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 ... ... "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고 있자니 그녀의 시간이 점점 느리게 흘러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온몸에 짜릿하게 느껴지는 강한 부유감은 그녀의 몸과 정신을 몽롱하게 만들었으며 파란 하늘과 솜사탕 같은 구름은 언제 꼭 한 번 하늘을 날고 싶다는 생각과 하늘을 날아서 저 구름을 만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 아... ... " 


 그렇게 입을 열고 [ 예쁘다. ] 라는 말을 하려고 할 때... 


- 콰직 !!!! 


 잔인한 소리와 함께 그녀의 눈앞이 어두워졌다. 


* * * * * 


- 콰직 !!!! 


" 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 " 


 가녀린 비명소리와 함께 한 여자아이가 일어났다.

 먼지투성이의 검은색 한복에 흰색인지 새하얀색인지 모를 정도로 더러워진 머리카락과 여우 귀와 꼬리가 달린 한 여자가 비명을 지르면서 일어났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양손으로 자신의 몸을 더듬기 시작했다. 마치 어딘가 다친 사람마냥 황급히ㅡ 


- 텁. 스윽  슥. 


" 하아... 하아... 하아... " 


 거친 숨을 몰아 내쉬며 자신의 몸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자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그녀는 이제야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여긴 어디지? 난 무엇을 하다가 이곳에서 일어난 거지?

 ... 이런 생각을 하면서 주변을 둘러본 그녀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 ... 분명... 난 [ 자전거에 치여서 하늘을 날았... ] 는데... 여기는 왜 [ 동굴 안 ] 이야...? " 


 그녀의 마지막 기억 속에서는 파란 하늘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가 있는 곳은... 어둡고 축축하지만 따뜻한 동굴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며 주변을 둘러보기 위해 일어나려는 순간... 


" 아. 일어났네.

 식은땀을 흘리면서 바닥에 쓰러져 있길래 죽는 거 아닌가ㅡ 싶었다구. " 


 동굴 입구에서 천천히 걸어오는 한 여자가 보였다.

 새하얀색의 긴 머리카락에 적색의 눈을 가지고, 초록색의 저고리와 치마와 허리를 감싸기 위해 새하얀 붕대를 감고 빨간색의 치마를 입은 거의 전통적인 한복을 입은 아름다운 여성이 거대한 나뭇잎 위에 수많은 과일을 담고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 네...? 그보다 당신은... " 


 어디선가 본 적 있는 여자. 하지만 기억나지 않는다.

 뭔가 [ 회사원 ] 같은 옷을 입은 여자와 비슷한 느낌이 나는... 데... 모르겠다.

 그렇기에 그녀는 두 눈을 찌푸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 나?

 내 이름은 그냥 [ 구미호님 ] 이라고 불러.

 그저 불쌍한 동족을 위해 작은 친절을 배풀은 것뿐이니까. " 


 하지만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신경끄라는 듯 말했고, 그녀의 앞에 과일이 담긴 나뭇잎을 내려놓으며. 


" 꽤 아파 보이던데 괜찮니? 꼬마 여우 친구 ? " 


 말했다. 


" 꼬마 여우...? " 


 그 말을 들은 그녀는 무언가 생각났는지 주변을 황급히 둘러보기 시작했고 바닥에 물이 고여있는 웅덩이를 통해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자... 


" 어... 어어어어어ㅡㅡㅡ?!! " 


 패닉에 빠진 표정을 지으며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초록색 저고리를 입은 구미호는 미친 듯이 비명을 지르는 꼬마 여우를 재미있다는 듯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녀의 비명이 멈출 때까지 계속ㅡ...


" ... 네 개의 초를 가진 자여... 이제 막 신호탄이 쏘아 올려졌으니 여기서부터 너의 생사가, 미래가 결정되리니. "


 측은한 눈으로...


" 앞으로 일어난 일을, [시련] 을 모두 극복하길 바랄게. "


 그 아이를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