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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촤르르르륵...


" 네? 빚이 없다뇨...? "


 은행 창구 앞에 서 있는 예진은 바보 같은 얼굴로 점원을 바라보고 있었다.

 빚이 없다? 그럴 리 없다.

 그녀는 분명 큰 사기를 당했다. 그렇기에 그녀는 도훈의 돈이 필요했고 그가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가게를 운영할 수 없었으며 사랑하는 오빠, 하루와의 결혼도 포기해야 했다. 하지만 은행 점원은...


" 빚이 없으세요ㅡ 만약 빚이 있으시다면 신용점수가 깎여있다는 정보가 있는데 그런 내역이 단 하나도 없으세요.

 오히려 신용점수가 너무 높으셔서 많은 대출을 받으실 수 있는데요? "


 애초에 빚이 없다? 그렇다면 도훈과 나눈 그 대화들은...? 여태까지 그 일들은...??


" 그럼 혹시... "


 혹시나 싶은 마음에 그녀는 지금까지 있었던 내용을.

 『돈』 과 관련된 내용을 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 음... 그런 것들은 전부 다 사기행각이에요. 법적 효력 없는 사기행각이죠.

 법적인 효력을 가지려면 흔히 말하는 제1, 제2 금융권에서 발급한 문서 또는 통지서 아니면 그런 것에 법적 효력 따위는 존재하지 않아요. "


 돌아온 대답은 사기당했다는 말뿐.


" 그렇... 군요... "


 한 편으로 기뻤다. 더는 그에게 협박당하지 않아도 되니까 『자유』 를 선사 받은 것이다.

 다른 한 편으로는 화가 났다. 도대체 뭐 때문에 그녀 자신을 이렇게 험하게 대했는지 몰랐기에.

 다른 한 편으로는 묘한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이것은 앞으로 행복할 미래의 자신을 위해 묻어두었다.


"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ㅡ "


 친절한 상담을 해준 은행원에게 감사 인사를 하며 은행 밖으로 나간 예진은 숨을 한 번 크게 쉬고ㅡ 핸드백 안에서 자신의 핸드폰을 꺼낸 뒤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 뚜르르르르... 달칵.


" 여보세요? 나야.

 30분 뒤, 역 앞에 커피집에서 만나.

 ... 응. 네가 맨날 날 불렀던 그 커피집.

 ... ... 그래. 끊어. "


 차가운 목소리로 할만을 한 그녀는 고개를 치켜든 뒤, 하늘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천천히 약속 잡았던 커피집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치욕스러운 나날의 끝을 맺기 위해...


.

.

.


 잠시 시간이 지나고... 역 앞의 커피집에서 홀로 한 남자를 기다리는 예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녀의 얼굴은 점점 어두워져 갔다.

 그녀의 앞에는 그저 따뜻한 커피가 담긴 커피잔 하나만 덩그러니 있을 뿐인데 그녀의 얼굴은 너무나도 비참하고 슬퍼 보였다. 왜? 그 이유에 대한 답은 간단하다.

 빚이라고 하는 거액의 돈이 한순간에 생겨났고, 그 돈을 어떻게든 혼자 갚아내고 싶었기에 그녀는 사랑하는 남자친구이자 예비신랑인 하루에겐 비밀로 하며 하루하루 버티고 있을 무렵, 갑작스럽게 나타난 도훈이 시키는 대로 하면 이 빚을 다 갚아준다는 악마의 유혹에 져서 결국 그를, 하루를 배신하고 도훈이 시키는 대로 모든 것을 했기에 그녀는 표정이 어두워질 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혼자서 감당해나갔다면. 애초에 사기당할 행동을 하지 않았다면... 결국에 이런 상황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비난하고, 왜 그런 제안에 고개를 끄덕였는지 자책하며 자기 자신을 원망하고 저주하는 모습이 뜨거운 커피 물에 반사되어 보이기 시작했기에 그녀의 모습은, 그 얼굴은 너무나도 비참하고 슬퍼 보였다.

 더 나아가 그녀의 그런 표정은 다른 손님들이 보기에 우울해 보이기에 예민한 사람은 힐끔힐끔ㅡ 그녀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 순간.


- 딸랑ㅡ 딸랑ㅡ


" ...! "


 누군가 가게에 들어왔다.


- 뚜벅. 뚜벅. 뚜벅.


" ... ... ... "


 그녀의 등 뒤에서 들리는 남자의 발걸음 소리는, 남성의 구두 소리는 예진의 몸과 마음을 움츠리게 만드는 하나의 도구로 전락했으며 그녀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공포감을 느끼며 온몸이 경직된 채, 가만히...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 이, 지나가든 아니면 자기 자신 앞에 앉든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두 눈을 질끈 감았다.


- 뚜벅. 뚜벅...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그 소리가 들리자 그녀는 두 눈을 감은 채, 온몸을 힘을 준 상태로 고개를 숙여 땅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자ㅡ


" 아. 개발자님. "


" 아아 여기입니다. 오랜만이에요.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


 비즈니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커피집에 들은 남자와 미리 기다리고 있던 남자가 서로 인사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가 들리자 그녀는 한숨을 푹ㅡ 쉬며 천천히 고개를 드는 순간...


" 뭘 그리 긴장하고 있어? "


" 꺗...! "


 그녀의 반대에 앉아서 커피가 담긴 잔을 손잡을 잡은 채 약간 흥미롭다는 눈으로, 굉장히 차가운 눈으로 예진을 쳐다보고 있는 남자, 도훈.

 그는 상당히 여유로운 모습으로 천천히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도대체 언제 왔던 걸까? 언제부터 있던 걸까?

 정확하게 언제 왔는지는 불분명하지만 그래도 그가 눈앞에 있으니 그녀는 천천히 심호흡하면서 마음을 다잡기 시작했다.

 오늘이 아니면 다신 말할 기회가 없을 것 같았기에 그녀는 천천히 입을 열기 시작했다.


" ...후우ㅡ... 이제 당신이랑 만나는 거 그만했으면 좋겠어.

 나, 더는 그를 배신하고 싶지 않아. 그러니까 이제 이런 관계를 끝내고 정리하기 위해서 당신을 여기로 불렀어. "

 

" ...허? "


 커피를 마시다가 이게 무슨 개소리야? 라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기 시작하는 도훈. 하지만 예진은 확신에 찬 두 눈으로 그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 ... 잊었어? 너 카페 빚을 갚아주려고 내가 얼마나 돈을 썼는지 알고 말하는 거지? "


 그는 커피를 마시다가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날리며 그녀를 바라보았지만, 그녀는 조금 화난 것 같은 그의 얼굴을 보자 살짝 움찔거렸지만 그래도 확실하게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숨을 짧게 토해내곤ㅡ


" 당신이 말하는 그 빚... 사실 당신이 지어낸 거 다 알아. 은행에서 다 확인했어.

 당신이 말하는 그 빚이라는 건. 법적인 효력도 없을뿐더러 그러한 사항으로 날 협박했다면... 오히려 사기죄로 고소할 수도 있다는 것도 확인했고, 그에 대한 증거도 있어.

 이 정도 알려준 거라면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 수 있을 거야. 당신은... 내가 자세히 설명해야 이해할 정도로 머리가 나쁘지 않으니까. "


 그렇게 말하며 약간... 도훈을 바보 취급하면서 말하는 에진.

 그 모습을 본 도훈은 그녀가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무서운 표정을 풀고 그녀를 쳐다보았다.


" 어떻게 알게 된 거야? 이게 사기라는 걸. "


 비록 오늘 처음 봤을 때와 같은 차가운 눈을 하고 있었지만, 조금 전보다 훨씬 더 유연한 말로 그녀에게 물어보기 시작했다.

 아직 뭔가 남아있다는 듯 여유를 부리는 도훈. 예진은 아직 식지 않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신 뒤 천천히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 애초에 당신이 제가 도망도 못 가고 말을 잘 듣는 인형처럼 만들려고 한다면... 한 번에 그 거액의 돈을 갚지 않고 시간을 두고 조금씩, 천천히 갚을 거라 생각했어.

 그래서 당신 몰래 돈을 모은 다음에 은행에 가서 돈을 갚으려고 했지. 당신의 손에서 더는 놀아나지 않기 위해서, 하루 오빠를 배신하지 않기 위해서.

 근데... 은행에서는 아무런 빚이 없다고 하네. 신용등급 또한 낮아진 것도 없고, 그에 대한 자료도 다 있어. 그러니까... 이게 너에게 주는 마지막 기회야. "


 이렇게 사건의 전말을 말하는 예진은 자신감에 차 있었고, 도훈은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그리고 핸드폰을 켠 뒤, 무언가를 조작한 다음 그녀에게 그의 핸드폰을 보여주었다.


" 그럼 이건 어때? 이전에 했었던 너와 나누었던 불륜 사진과 섹스 동영상.

 이것들이 너의 남자친구이자 예비신랑 하루와 인터넷에 퍼트리겠다. 라고 한다면? "


 그의 핸드폰 안에 있는 것은 도훈과 예진이 했었던 불륜 사진과 수많은 섹스 동영상.

 그 사진과 동영상을 보자 예진은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워할 수밖에 없었다.

 그야 그 사진과 동영상을 보자 머릿속에서는 떠오르는 과거의 기억과 침대 위에서 울부짖었던 수많은 기억이 스쳐 지나갔으니까.

 순간, 순간적으로 그녀의 마음이 흔들렸지만, 예비신랑인 하루를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는 그녀는 쫙ㅡ 피고 있던 오른손을 주먹 쥔, 다음 강하게 힘을 준 뒤...


" 지금 당장이라도... 경찰에 신고하겠어. 그리고 하루 오빠에게 사실대로 말하고... 용서를 구할 거야. "


 각오를 다진 그녀는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과 끝을 보겠다.』 라고.

 그 말을 들은 도훈은 잠깐 그녀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정확히는...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확신에 가득 찬 그녀의 눈동자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확인해보기 위해서.


" ... ... "


 그리고 그는 확인했다.

 그녀의 다짐을. 결혼 상대인 하루에게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음에도 도훈과 끝을 보기 위해 모든 것을 걸겠다는 그 각오가 어떤지... 확실히 확인했다.


" 뭐. 어쩔 수 없네.

 내 사기도 꿰뚫었고, 네가 그렇게 확신에 차 있다면 나로서 그냥 포기하는 수밖에. "


 그렇게 말하며 지금은 한발 뒤로 물러나겠다는 듯 말하는 도훈.

 그 목소리를 듣자 예진은 어두웠던 표정을 살짝이나마 피면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ㅡ


" 하지만... 조건이 하나 있어. "


 그녀의 악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조건...? "


" 네 말대로. 내 사기 행각이 들통난 이상 무조건 불리한 건 나야. 법적인 제재가 가해지는 순간 나는 인생에서 남겨선 안 될 빨간 줄이 생기는거라고ㅡ

 그렇다고 난 너를 그렇게 손쉽게 놓고 싶지 않아. 그러니까 제안하는 거야.

 결혼식 전날... 나랑 마지막으로 한 번만 몸을 섞어줘. 그리고 단 한 번, 날 사정시키게 한다면 네가 보는 눈앞에서 너와 관련된 모든 것을 지워줄게.

 물론 백업파일 또한 네가 보는 눈앞에서 부숴줄게. 어때? "

 

 그렇게 말하며 그녀를 바라보는 도훈.

 예진은 고민했다.

 확실히 결혼 이후... 이 사진을 가지고 협박을 한다면 불리했다. 하지만... 그 몰래 이 사진들을 처리할 수 있다면...?

 그와 있었던 모든 일이 모두 허사로 돌아가는 것이고, 그에게 비밀로 할 수 있었으며 편안한 결혼 생활을 즐길 수 있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마른 침을 삼키며 그에게 물어보았다.


" 정말로... 다 지워주는 거야? "


 딱 한 번만... 그와 몸을 섞는다면, 딱 한 번만 하루를 배신하면 더 이상의 『불안』 은 존재하지 않았기에 물어보았다.


" 아아... 당연하지. 조금 부족하다 싶으면 지금까지 네가 다니고 있던 무용학원과 피부 마시지는 그대로 유지 시켜줄게. "


" ... ... "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악마의 유혹과도 같은 매력적인 말들.

 그 속삭임에 넘어간 그녀는 결국ㅡ


" ... 딱 한 번이야.

 네가 어쭙잖게 사정해도 단 한 번만이니까... "


 더는 그에게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는 어쩔 수 없었어, 어쩔 수 없었어... 라는 말을 되새기며 그 말에 동의했다.


" ㅡ... "


 그는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그녀는 암묵적으로 동의했으며, 그녀는 이 모든 것이 잘 해결되리라 생각했다.

 ... 그렇게 믿었다.


.

.

.


 그렇게 며칠이 지났다.

 예진이 운영하는 카페 카운터 앞에서 멍하니 앉아 입구만을 바라보던 그녀는 어딘가 외로워 보였다.

 문 앞에 붙어있던 종이 딸랑ㅡ 거리는 소리를 내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 소리를 들은 예진은 화들짝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난 뒤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을 확인하기 시작했고, 문 앞에 온 사람은 다름 아닌...


" 안녕하세요ㅡ "


" 아... 왔구나. "


 혈기왕성한 고교생이자 예진이 운영하는 카페의 아르바이트생이었다.

 그 모습을 확인하고 뭔가 실망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 앉는 그녀는 다시금 멍하니 문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 ㅡ... ... "


 알바생은 옷을 갈아입기 위해 탈의실로 들어가기 전, 사장님이 하는 모습을 잠깐 지켜보다가 탈의실에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그리고 능숙하게 커피 한잔을 천천히 내리며ㅡ


" 요즘 통 안 오시네요. 그 남자분. "


 혼잣말이 아닌 혼잣말을 하기 시작했다.


" 사장님의... 누구라고 했더라? 사촌? 뭐 그런 사이로 알고 있었는데 요즘 통 바쁘신가 봐요.

 안 와도 이틀에 한 번씩은 방문해주셨는데 말이죠..  "


" ... ... "


 직원의 혼잣말을 가만히 듣고 있자니 예진의 마음속에서 피어나는 묘한 감정.

 요 며칠 안 보였다고 몇 주, 몇 달을 안 본 것처럼 쓸쓸해지는 감정을 느끼는 건지 그는 이해하지 못했다.

 몇 달의 시간 동안 그와 함께했는데 갑작스럽게 그가 사라지니 뭔가 휑하니 비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기 시작했는지 멍하니 핸드폰을 보고 자신의 SNS를 확인하던 예진은...


- 붕... 붕붕... 부우웅ㅡ


" 어... "


 핸드폰에 설정해둔 알람이 울리기 시작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 그러고 보니 3시 30분이네요.

 지금부터 외출이신 거죠? "


 그렇게 말하며 방금 내린 커피 한 잔을 종이컵에 담아 깔끔히 포장한 다음 예진에게 건넸다. 그리고ㅡ


" 다녀오세요. 사장님. "


" ... ... "


 이런 일이 몇 번이고 있었기에 익숙하다는 듯 미소를 지은 그는 너무나도 상냥해 보였다.

 예진은 그런 그의 모습에 그저 고개를 끄덕이고 방금 내린 커피가 담긴 종이컵을 손에 든 채 자신의 핸드백을 어깨에 걸친 이후 밖으로 나갔다.


- 딸랑... 딸ㅡ랑...


" ... ... "


 사장인 예진이 밖으로 나간 이후, 숨을 깊게 들이마신 뒤 천천히 내쉬며ㅡ


" 후... 미친 존나 꼴릿하게 생겨서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네...

 분명 첫인상은 이제 막 도시에 올리온 시골 여자가 유행 따라가 보겠다고 노력하는 모습이었는데 지금은 그냥 완전... 어휴... 안돼안돼. "


 순간 남자로서 그녀에게 욕정했다는 사실에 자기 자신을 나무라며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

.

.


 카페에서 나간 그녀는 그대로 피부미용 샵에 갔다.

 어제는 열심히 무용 연습을 하는 날이고 오늘은 피부미용을 받기로 『약속』 했었으니까. 그녀는 자연스럽게 간 것이다.


" 어서오세요ㅡ 구미 미용입니다~

 예약 손님이시네요~? 자. 안쪽으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


 친절한 종업원은 언제나 그렇듯 예진을 친절히 맞이해주었으며 언제나 똑같은 피부 미용이 시작되었다.

 그저 평소대로... 그냥 언제나 있는 나날 중 하나인 것처럼 똑같은 나날인 것 마냥...


- 탁탁탁탓...


 미용사가 손바닥으로 가볍게 예진의 피부를 두들기며 마사지를 하는 소리가 울려 퍼지자 그녀는 기억의 저편 속에 묻어두었던 기억들이 하나하나 피어오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크고 거대한 육봉으로... 그녀의 가랑이를, 사타구니를, 질 입구를 억지로 벌리면서 그 안으로 침투한 뒤, 자궁 입구를 미친 듯이 압박하며 주는 거대한 쾌락의 기억이, 한 손으로 기다란 포니테일이 잡힌 뒤 그에게 등을 보인 뒤 크고 거친 손바닥으로 엉덩이를 맞아가면서 거대한 흉물에 박히며 앙앙ㅡ 거렸던 그 기억들이 하나하나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 순간...


- 짝...


" 앗... "


 약간의 아픔과 동시에 되살아나는 그녀의 기억은 끊기고 말았다.


" 아... 죄송합니다. 손님. 괜찮으세요? "


" 네... 괜찮아요. "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미용사가 힘 조절을 잘못해 그녀의 뺨을 때린 덕분에 정신을 차렸는지 숨을 깊게 들이 마신 뒤, 내쉬면서 마인드컨트롤을 하기 시작했다.

 ... 그런 나날들이 계속되었다.


.

.

.


 또 시간이 흘러...

 이제 곧 결혼할 사이니까 서로 동거하며 지내자는 말이 나왔다.

 장거리 연애를 계속했기에 그녀는 그 말이 사막 속 오아시스처럼 들리는 것 같았기에 단숨에ㅡ


" 좋아좋아 ! 드디어 오빠랑 같이 살 수 있게 되었네? 꺄~ "


 승낙했으며 더 이상의 공허한 마음은 없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 츕... 츄읏...


" 읍... 츗... 하ㅡ...! 하아... 예진아... 나 더는... "


" 응...♡ 하루 오빠... 많이 괴롭지? "


- 슥 스륵...


" ... ...? "


 어느 날.

 침대 위에서 사랑을 나누기 위해 서로 몸을 비벼가며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만들고 있었을 때... 그녀는 사랑하는 남자친구인 하루의 자지를 보곤 멍해질 수밖에 없었다.

 마치... 이제 막 나온 마카롱 마냥 한입에 넣을 수 있을 정도로 작은 크기를 가진 자지를 보았기에 그녀는 멍해질 수밖에 없었다.


" 하... 하아... "


 하루의 거친 숨을 보아하니 그는 이미 최대한 힘을 내서 발기하고 있는 것 같다고 판단한 그녀는 그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사랑은 자지 크기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사랑하는 것』 이라고 

 『진실된 마음』 이 있다면 이런 건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했고, 맹신했다. 그렇기에...


- 질푹...


" 아ㅡ 아아아 !! "


- 븃... 뷰르륵...


" 잠깐 예진... 아아아아ㅡㅡ!! "


- 뷰릇...


 잘 느껴지지도 않는 그의 자지를 어떻게든 느끼기 위해 온몸을 비틀이며 거짓 신음소리를 계속해서 내보내기 시작했고, 그는 너무나도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그녀가 너무나도 기분 좋은지 최대한 빠르게 허리를 흔들며 둘의 정사를 이어나갔다. 하지만...


" ㅡ... ... "


 만족한 듯이 자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한숨을 푹ㅡ 내쉬는 예진은 절정하지 못했다.

 어쩔 수 없다고 스스로를 다독인 뒤, 하루가 자는 이불 옆에서 자신의 클리토리스를 천천히 만지며 쾌락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런 날들이 하루, 이틀, 한 주, 한 달. 석 달 정도가 지나자 그녀는 점점 침대 자리에서 『쾌락』 을 포기하기 시작했다.

 이미 그에게 말할 수 없는 행동을 해놓고 침대 위에서 행복을 바란다는 것은 그녀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큰 사치이자 욕심이라고 생각했기에 그녀는 침대 위에서의 행복을 포기하고 그와 함께한다는 행복만을 추구했다.

 ... 그것이 그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속죄라고 생각했기 때문에ㅡ


" 읏... 으응...♡ "


 침대 위에서 그를 기쁘게 했다면 그를 잠재운 이후, 화장실에 들어가 혼자서 자위행위를 즐겼다.

 예진은 출근하지 않는 나날에 혼자 집에 있을 때면 그가 없을 때 잔뜩 즐길 수 있게 자위기구를 사볼까? 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다.

 허나, 자위기구를 산다는 것은 언젠가 그에게 들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고, 만약 그 물건이 들켰다면 평소에 그와 하는 잠자리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그녀는 집에 있는 음식 재료로...

 하다못해 가지나 오이, 바나나 같은 거로 자위를 하거나 혼자 쓸쓸하게 화장실에 들어가서 뜨거운 물을 틀고 자신의 몸을 데우면서 자위를 할 뿐이었다.

 이 모든 것은 자기 자신이 만들어낸 죄라고 생각했으며, 이에 대해 속죄하기 위해서 평생을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그녀는 생각했다.

 그렇게...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러ㅡ 이러한 생활에 익숙해질 무렵. 그녀는 기억하기 싫은 그 날이 다가왔다.


- 째각... 째각...


" ... ... "


- 카악ㅡ톡!


" 응...? "


 여느 때와 같은 평화로운 날.

 이제 하루와 사는 것도 익숙해지고, 카페 또한 아르바이트생들을 한둘 정도 늘려 혼자서 카페를 관리하지 않게 된 이 시점에서 『좋은 아내』 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던 예진은 과거에 잊었던 말을 떠올리게 하는 하나의 톡을 받게 됐다.


" 이게 뭐야...?

 『오늘 저녁 7시... 몽블랑 모텔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라고? "


 스팸 메시지인가? 라고 생각한 그녀는 곧바로 채팅창을 나간 뒤 잊어버리려고 했지만... 차마 뒤로 가기를 누르지 못했다.

 채팅창의 이름을 보고... 그녀는 순간 마음이 흔들린 것이다.

 그 이름은...


" ... 도훈... "


* * * * *


 오후 6시.


- 삑. 삑삑삑... 띠리링ㅡ


 누군가 안으로 들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아마 이제 막 퇴근하고 돌아온 하루가 그 주인공일 것이라 생각한 예진은 요리하던 것을 그대로 두고 문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문이 열리는 순간ㅡ


" 어서 와요. 여보~ "


 활짝 웃으며 들어오는 하루를 바라보는 예진은 정말 행복해 보였다.

 하루도 그런 그녀를 보며 오늘 하루 쌓인 피로가 날아가는지 활짝 웃으며ㅡ


" 다녀왔어 여보ㅡ "


 그녀를 다정하게 안아주었다.


" 고생했어~

 자자. 밥 다 했으니까 일단 먹고 씻어. 알았지? "


 그렇게 말하며 그의 볼에 짧게 키스해주는 예진.

 하루는 그런 그녀가 사랑스럽다는 듯이 쳐다본 뒤 곧장 거실로 향했다.


.

.

.


 저녁을 먹으면서 짧은 이야기를 나눈 이후 예진은 하루에게 중요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 있지... 하루오빠ㅡ

 나 사실은 7시에 친구들이랑 약속 있어서 나가봐야 할 것 같은데... "


" 응...? 왜? 내일 우리 결혼식인데 굳이 부르는거야 ? "


" 음... 지방에서 올라오는 애들이 좀 많아서...

 옛날처럼 파자마 입고 놀고 싶고 결혼 축하고 하고 싶다고 말하더라... 그러니까... "


 그러니까 가도 돼? 라는 말을 해야 하는데 차마 말하지 못하는 예진. 하지만...


" ... 내키지는 않지만 그래도 자기 친구들이니까...

 대신에 오늘 빨리 자야 한다? 전화 해볼꺼니까ㅡ "


 그는 그녀의 부탁을 들어주었고, 예진은 정말 고맙다고는 말하지만, 마음속으로는 미안하다고, 딱 한 번만...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배신하겠다는 마음의 소리와 함께 나갈 준비를 했다.


* * * * *


" ... 여기... 야? "


 집 밖으로 나온 이후, 그녀는 곧장 도훈이 알려준 『몽블랑 모텔』 로 향했다.

 어서 그와 관계를 끝내기 위해서? 아니면 그가 시켜서? 그것도 아니라면 무언가의 기대하고 있어서...?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예진의 마음은 조금씩 붕ㅡ 뜨기 시작하면서 두근거리는 감정을 느끼기 시작했다.


" ㅡ !!... "


 갑자기 두근거리는 감정을 느끼기 시작하자 그녀는 오른손을 자신의 가슴께에 올린 뒤, 고개를 좌우로 젖기 시작했다.

 이제 곧 사랑하는 하루 오빠와 결혼하는데 다른 남자에게 이런 감정을 느끼면 안된다고ㅡ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 띵. 15층입니다.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고 새하얀색의 복도가 눈앞에 보이기 시작했다.

 좁지만 세련되고 넓은 복도가 눈앞에 보이고, 그 복도를 향해 천천히 나아가자 그녀의 마음속에서 두근거리는 감정이 미친 듯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안돼. 이래선 안 돼.

 스스로를 나무라며 점점 도훈이 있는 방을 향해 나아가는 예진은 다시 한번 고개를 저었으며ㅡ


- 똑똑...


 다신 그를 배신하지 말자고 굳게 다짐하고 도훈이 있는 방문을 두들겼다. 그리고ㅡ


" 열려있어. 들어와. "


 오랜만에 도훈의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내리 꽂혔다.


- 끼이익...


 그의 말에 따라 천천히 문을 열고 들어간 예진은...


" 여. 오랜만이네. 잘 지냈어? "


" ㅡ... ... "


 다신 상종하기 싫은 남자와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 이야... 오랜만에 만난 건데 얼굴 좀 풀지 그래? 약속대로 오늘만 하면 끝이잖아? "


" 오늘...? 아니, 정확히는 『한 번 만』 이잖아. 

 당신이 어딘가에 딱 한 번. 사정하면 이 관계가 끝나는... 그런 조건이었잖아.

 설마... 내가 기억 못 하고 있을 거라 생각했어? "


 능글거리는 저 미소와 말투.

 저 모든 행동이 예진을 불편하게 했지만... 왜인지 몰라도 계속 두근거리는 감정은 참을 수 없었다.

 빨리하고 사랑하는 하루의 곁으로 돌아가고 싶어... 그렇게 생각한 예진은 곧장 그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도훈은 다가오는 그녀를 스캔하듯 천천히 위아래로 훑어본 뒤...


" 내가 좋아해서 선물해준 옷을 입고 왔네? 큭큭... "


" ㅡ..!! "


 그 말을 듣자 예진은 순식간에 얼굴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머릿속에 담고 있기 싫었던 과거의 기억이 다시금 떠오르는 것 같기 때문에ㅡ


" 다... 닥쳐... "


 평범하고 수수한 옷을 즐겨 입던 그녀가 도훈의 손에 이끌려 억지로 백화점에 간 이후 몸매가 잔뜩 강조되는 옷을... 가슴과 허리, 골반이 다 드러나는 것 같은 꽊 끼인 옷을 선물 받은 그 날이...

 젖가슴 모양을 아름답게 잡아주는 브래지어까지 적나라하게 보이던 그 옷을 처음 입은 날이 생각난 예진은 그만하라는 듯 조금 공격적인 말을 하며 오른쪽 팔뚝으로 자신의 가슴을 받치며 다른 한 손으론 자신의 젖꼭지가 있는 부분을 가리며 얼굴을 붉힌 채 몸을 살짝 돌려 자신의 몸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했다.

 순간적인 강한 수치심을 느끼는지 부끄러워하는 행동을 보이는 그녀의 모습을 본 도훈은 입꼬리를 잔뜩 올리며 조금씩 발기되고 있는 자신의 자지를 바지 안에서 해방하기 위해 벨트를 풀었다.

 그가 벨트를 풀자 이제 슬슬 시작이겠구나ㅡ 라고 생각한 예진은 자기 자신도 모르게 천천히 무릎을 꿇은 뒤, 그를 올려다보며 빨리 꺼내라는 듯 노려보았다. 하지만ㅡ


" 아직도 기억하고 있네? 섹스 시작 전 『복종의 키스』

 이야... 정말 기쁜데?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서 까먹은 줄 알았는데 놀랐어? 네 몸이 익숙해져서 이런 거야? 큭큭... 아니면 하루에게도 맨날 이렇게 하나? "


 그렇게 말하며 그녀를 희롱하기 시작하는 도훈.

 예진은 쓸데없는 말을 하는 그를 노려보았지만... 곧이어 그의 굵고 기다란 자지가 바지 안에서 튀어나오자 멍하니 그것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 ... ... "


 순간적으로 자신의 남편... 하루의 물건보다 크다고 생각... 아니, 확실히 크고 두껍다는 것 두 눈으로 확인하고, 그 열기가 얼굴 가까이에 느껴지니까 그녀는 가만히 그것을 바라볼 수밖에 없던 것이다.

 잠깐. 아주 잠깐 멍하니 그 자지를 바라본 예진은 하루 오빠만을 생각하자면서 두 눈을 감았고, 천천히 그의 자지에, 그 끝에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자지 기둥에 입맞춤한 뒤, 조금 더 그의 사타구니 안에 얼굴을 집어넣곤 천천히 그의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이성의 성기 냄새를 맡는다는 것은 동물 세계에선 『당신에게 호감이 있습니다.』 라고 하던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그런 말이 어렴풋이 떠오르기 시작하는 예진.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의 불알에 키스하며 『당신의 우수한 정액을 저에게 잔뜩 뿌려주세요.』 같은 뜻을 그에게 전하려고, 아니... 시킨 대로...? 하기 위해서 천천히 고개를 안쪽으로 더 밀어 넣는 순간...


" 잠깐. "


 도훈의 손이 그녀의 머리를 막았고 예진은 고개를 천천히 들어 올려 그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 있지. 이번엔 평범하게 섹스해보면 안 될까?

 마지막이니까 연인처럼 말이야. "


 그렇게 말하며 본래 알고 있던 그의 성격과는 달리 친절하고 상냥하게 웃기 시작하는 그는 어딘가 스윗하게 보이기 시작했고, 더 나아가 그는 조금씩 연인들이 하는 섹스를 하기 위해 조금씩 분위기를 잡기 시작했다.


" 어... 응? "


 가만히 그를 바라보기 시작한 예진.

 이런 남자가 아닌데 갑자기 분위기를 잡는 걸 보곤 멍해질 수밖에 없었다.


" 할 수 있지? "


 다정한 도훈의 말과 동시에 천천히 시작되는 연인과도 같은 애정표현.

 예진은 자기 자신과 입을 맞춰도 된다고 허락하지도 않았는데 갑작스럽게 도훈과 입이 맞춰지자 당황한 나머지 전신에 힘을 잔뜩 주기 시작했고, 도훈은 이제 막 처음 연애를 시작한 커플처럼 천천히 그녀의 몸을 민감하게 만들기 위해 그녀를 꼬옥ㅡ 껴안아 주면서 느긋하게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

 곧바로 혀를 집어넣지 않고 엄청 느긋하게, 입술과 입술을 맞닿아 서로의 체온을 나눌 수 있을 정도로 느긋하게ㅡ


" 읍... ㅇ...읍! "


 하지만 도훈과 이런 분위기를 내고 싶지 않았던 그녀는 그와 멀어지려고 어떻게든 노력하였으나... 끝내 조금씩 그 힘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다시 생각해보니 이렇게 천천히 분위기를 맞춰주면, 무엇보다 그가 단 한 번만 사정한다면 이 관계는 끝이 난다고 생각했기에 그녀는...


- 꼬옥ㅡ


 조금 더 적극적으로 다가간 뒤 그를 빠르게 사정해서 그에게 멀어진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 큭... 큭큭... 생각보다 적극적이네.

 그렇게 나랑 만나는 걸 기대하고 있었어? "


 삽입하거나 그녀의 몸에 자지를 비빌 생각도 없이 그저 입을 맞춘 채로 껴안기만 한 도훈.

 평범하다. 너무나도 평범하게 분위기를 올리기 시작했다.

 서로 입을 맞춘 채로 껴안고, 서로의 체취를 맡기 위해 열심히 숨을 크기 들이쉬었다, 내쉬면서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한 다음 서로의 얼굴을 바라본 뒤, 남자가 여자를 침대 위에 눕힘과 동시에 정상위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초박형콘돔 포장지 하나를 뜯고 직접 콘돔을 씌우는 그는 예전과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고 이제 시작한다는 것을 알리는 듯 그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귀두 끝을 질 구멍 안에 천천히 밀어 넣으며 삽입하려고 준비하기 시작했다.

 평범하고 느긋한 게... 평소에 배려심이 넘치는 하루와 할 것 같은 그런 평범한 섹스를 정말 하고 싶었던 걸까. 찌걱하는 소리와 함께 딱 한 번이면 끝나는 남자의 자지와 그녀 자신의 몸이 연결되었다.

 이제 됐다. 딱 한 번이면 된다. 방식이 어떻든 상관없으니 이 한 번의 섹스만으로 모든 게 끝나니까 괜찮다... 라는 마음가짐으로 천천히 그를 받아들인 예진은 그저 하루만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ㅡ


- 질걱...


" 옷... 오오... 뭐냐 이 조임은...

 마치 처녀 때처럼 빡빡하게 조여오는 게... 큭... 큭큭큭...

 하루랑 잘 지내고 있는 거 맞지? 그게 아니라면 하루 녀석의 물건으로 만족하지 못해서 이러는 건가? 크흐흐... 뭐든 상관없지만... 말야ㅡ! "


" 읏 ... ... "


 질걱ㅡ 하는 소리와 함께 그는 피스톤 운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강하고 거친 피스톤 운동은 아녔다.

 여자의 약점을 정확하게 찾아 귀두 끝으로 살짝 찌른 다음 천천히 문지르는 그런 느긋하지만, 여자에겐 자극적인 섹스였으며 그것이 한두 번이 아닌 1분, 2분... 그 이상의 시간을 그런 형식으로 괴롭히니 잊었던 여성의 쾌락이 점점 쌓이기 시작했다.

 한 번, 한 번... 그의 자지가 G스팟과 자궁 입구를 번갈아서 찌를 때마다 기억의 저편에 잊혔던 도훈과 했던 격렬한 섹스가 생각나기 시작한 예진은 갑자기 미친 듯이 밀려오는 수치스러움에 아무 말 없이 그의 넓은 어깨를, 그 몸을 껴안았다. 하지만ㅡ


" ... ... "


 찌르고, 문지르는 단순한 섹스였다. 그것밖에 없었다.

 평소 하루와 예진이 하는 섹스와 비교하면 상당히 자극적이고 기분 좋은 섹스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녀는 하루와 몸을 섞기도 전에 도훈에게 수차례 범해지고 수많은 성감대가 개발된 몸.

 그 몸은 아무리 성감대를 문지르거나 만지거나 찌르는 『단순한』 행동만으로 그 몸은 결코 절정에 도달할 리 없었다.

 여기서... 쾌락을 느끼지만, 결코 절정할 수 없게 되는 몸을 계속 자극함과 동시에 자기 자신만 아는 성감대를, 마치 비밀 노트의 자물쇠 비밀번호 같은 개발된 성감대를 조금씩 만지고 있다면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어딜 만지면 격하게 반응하고 어딜 만지면 아파하면서 깊은 쾌락을 느끼는지 도훈 혼자만 알고 있는 그 부분을 계속해서 만진다면 어떻게 되는가.

 아무리 오랜 시간 동안 만나지 않았다고 해도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니었기에 잠자고 있었던 그 성감대가 조금씩, 미세하고 약한 자극에 일어나고 있지만, 결코 절정하지 않는 그 몸은 어떻게 될까. 그 결과는 너무나도 단순했다.

 그 어떠한 생물이라도 쾌락이 쌓이고 쌓이고,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 한계점에 도달하기 마련이고, 그 한계점 이상으로 부하를 주면 어느 순간 터지거나 녹아내리기 마련이다.

 이는 섹스 이외에 생물이나 화학, 수많은 곳에 사용되는 아주 간단한 상식. 이를 한계 수용력이라고 하던가. 정말 편하고 간편한 이론이다. 하지만 이런 이론을 섹스에, 그것도 쾌락에 사용한다면 그 어떤 자라도 어느 순간 녹아내리게 만들 수 있지만, 그 시점이 언제인지는 알 수 없다.

 인간이라는 생물은 『정신력』 이 있다면 그 어떠한 어려운 것이라도 견뎌낼 수 있기에, 아무리 도훈이 잠자고 있던 성감대들을 미세하게 만진다고 해도 예진이 하루에 대한 애정이 깊고 그에 대한 충성스러운 사랑이 높다면 이러한 것도 견뎌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ㅡ


" 윽... 으응... "


 조금씩 힘을 주는 예진은 어딘가 불만이 가득했다.

 그녀의 마음속에서 점점 수많은 불만이 쌓이고 쌓이다 결국 표정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녀는 아마 자기 자신이 왜 이러는지 전혀 모르고 있을 것이다. 아니,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그녀의 몸 상태는 그녀 자신이 아닌, 도훈이 조금 더, 정확히는 성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그가 좀 더 잘 파악하고 있었으니까.


" 큭... 갑자기 조여져... 마치... 처녀 때와 같은... 아니 그보다 더...! "


 점점 강해지기 시작하는 질 내부의 압력. 그와 동시에 그녀는 두 눈을 감고 전신의 감각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불만족스러울 것이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성관계로 잠자고 있던 성감들이 깨어나기 시작했으니 분명 기분 좋은 절정 하고 싶다는 마음이 당연시되는 것이다. 그것은 도훈 또한 마찬가지.

 그도 이날만을 기다리며 계속 참고 있었기에 첫 사정은 가장 기분 좋게 사정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아니 모든 남자의 본능이다. 하지만 그는 조금 더 큰 그림을, 미래를 앞서 보고 있었다.

 그는 옛날부터 생각했다. 그녀를 처음 본 그 순간부터 생각했다.

 이 여자를, 예진이라는 여자의 인생의 도화지 일부분에 『도훈』 이라는 이름을 깊이 새기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그는 미친 듯이 밀려오는 질압에도 허리를 빠르게 흔들지 않고 참았다.

 버티고, 버티고 버틸 수 없을 때. 적어도 그녀가 먼저 애타서 도훈을 원하기 전까지 사정해서는 안 됐다.

 천천히, 느긋하게... 조급하게 움직이지 말고 그녀를 애태우며 큰 그림을 그리자는 생각을 하는 도훈은 천천히 움직였다.

 그 시각 예진은...


" 읏... 흐우우... 흣... "


 가슴 안쪽에서 끓어오르는 뜨거운 숨을 계속 입 밖으로 내쉬며 쾌락을 느끼기 위해 온 신경을 집중했다.

 도훈의 얼굴을 바라볼 틈 따위는 없었다. 예진은 모르는 성감대를, 여자의 발정 스위치를 계속 자극하고 있었으니 그녀는 계속 신경을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와 동시에 예진의 마음속에 쌓여가는 불만족스러움.

 딱 한 번만 하고 나면, 딱 한 번만 사정시키고 나면 여태까지 치욕스럽고 더럽고 추악했던 과거도 청산할 수 있고, 앞으로 사랑하는 하루 오빠와 행복한 가정을 이루며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예진의 마음속 일부분에서 좀 더 쾌락을 느끼고 싶다고 생각했다.

 좀 더 쾌락을 느끼며 오랜만에 절정 하고 싶다고, 옛날처럼 깊이 절정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 그럴 때마다 그녀는 하루를 생각하며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 길고 긴 섹스는 점점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 큿... 으윽... ! "


 천천히, 느긋하게 그녀의 질 안을 자극하면서 그녀가 모르는 성감대를 계속해서 자극하던 도훈은 별개로 살아있는 생물마냥 미친 듯이 꿈틀거리면서 꽈악ㅡ 조였다 푸는 것을 반복하는 질 내부 육벽의 감촉에 슬슬 사정감이 밀려오는지 천천히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그래도 사정할 때는 단맛 사정(루인드 오르가즘)이 아닌 깊은 쾌락이 있는 사정을 하자고 생각한 그는 10초. 아니, 5초라도 좋으니 천천히 속도를 올리며 사정의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허리를 완전히 뒤로 뺀 다음, 한 손바닥으로 그녀의 아랫배를 강하게 누르며 자궁 부에 압박을 준 다음, 허리를 강하게 밀어 넣어 자궁 입구까지 단숨에 자지를 찔러넣는 행위를 이제야 하기 시작한 것이다.

 팡ㅡ! 하는 소리와 동시에 시작된 진심 피스톤 운동.

 그 소리와 충격에 엉덩잇살이 파도처럼 크게 물결치자 그녀는 잊고 있었던 진짜 『쾌락』 에 대해 다시금 느끼기 시작했다.

 이거, 이걸 원했어. 옛날처럼 잔뜩 느끼게 해주었으면 좋겠어... 이런 마음의 소리가 그녀의 머릿속에 조금씩 울려 퍼지기 시작했고, 조금만 더 있으면 절정에 달할 수 있을 것 같았기에 두 눈을 감고 기분 좋은 쾌락에 대비하려고 했다. 하지만ㅡ


- 븃... 뷰르륵ㅡ


 그녀가 절정에 도달하기 직전에 콘돔 너머로 느껴지는 묵직함... 이 감각은ㅡ


" 아...! ... 아아... "


 남자가 사정했음을 알려주는 그런 묵직한 감각.

 점점 정액으로 가득 차는 콘돔을 느끼고 있자니 예진은 콘돔 너머에 있는 수많은 정자들이 그녀의 몸 안에 있는 난자와 만나고 싶다고 미친 듯이 자기주장을 하는 것 같았다.

 『남자다움』 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암컷』 에게 확실히 알려주는 것 같은 그러한 사정이 조금씩 끝이 보이자 그는 반쯤은 개운하다는 듯, 그녀의 질 안에서 자지를 뺀 이후...


" 하아... 하아... "


 거친 숨을 내쉬며 예진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천천히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한 커플처럼 상냥하게... 그리고 그는ㅡ


" 하... 너무 좋아...

 네 몸이 너무나도 환상적이라도 이거... 한 번으로는 안 될 것 같은데...? "


 계속 섹스를 하고 싶다고 살짝 돌려 말하기 시작했다.

 그 말을 듣자 예진은 얼굴을 붉히며 고민했다.

 평소의 하루는... 단 한 번이면 끝나버리는데 이 남자는 더 하고 싶다고 직접 말하고 있으니까...


" ... ... "


 그 말을 들은 그녀는 고민했다.

 원래... 한 번 싸면 끝내야 하는 것이 맞다. 그와 관계를 정리하고 깔끔하게 끝내는 것이 옳은 거다.

 하지만... 하지만 조금씩 달아오르기 시작한 이 몸으로 그대로 집에 돌아가면 더는 이런 쾌락을 느끼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기 시작했고 그녀는 결국ㅡ


" 다... 당신이 언제 한 번만 해서 만족한 적 있어?... 헛소리하지 말고 확실하게 마무리 지어.

 오. 오늘이... 마지막이니까. "


 마지막이라는 이 말에 왜인지 모르게 묘한 거부감이 있었지만 그래도 그녀는 섹스만으로는 하루를 사랑하는 마음이 변하지 않는다고 굳게 믿었기에 말했다.

 그 말에 도훈은 미소를 지으며ㅡ


" 큭... 후후후후... 그래. 그럼 곧바로 시작해볼까? "


 아직 단단한 자지에 새로운 콘돔을 씌운 다음 다시금 그녀의 질 안에 자신의 자지를 처박았다. 하지만...


- 끼익ㅡ 끽...


 하는 행동은 똑같았다. 강하고 거친 섹스가 아닌 서로가 애타게 만들어지는... 그런 행동.

 예진의 민감한 부분을, 도훈이 성감대로 개발한 부분을 천천히 만지고 찌르면서 계속 예진만 애타게 만드는 행동.

 도훈은 계속해서 그녀의 성감을 문지르며 비비는 행동들을 반복하면서 그녀의 전신 곳곳을 천천히 만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1분, 2분이라는 시간이 지날 때마다 그녀는 극심한 오르가즘을 느낄 것 같으면서도 절정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조금씩 미쳐버릴 것 같았으며.

 도훈은 그런 그녀가 절정할 수 없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해서 그녀의 성감대만 집요하게 괴롭히고 있었다.

 그저 예진이 성적인 쾌락에 완전히 눈을 떠 시원하게 절정하지 못하는 자신의 몸을 저주하고 사랑하는 하루가 아닌 오직 도훈, 그 만이 그녀를 가장 기분 좋은 절정으로 이끌어줄 수 있을 거라고 믿게 만들고 싶었기 때문에 그는 이러한 행동을 계속했다.

 그리고 그의 노력은... 점점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 아ㅡ...! 아앙ㅡ! "


 조금씩 달콤한 소리를 내기 시작한 예진은 조금씩 자신의 마음에 솔직해지기 시작했다.

 이제 절정 하고 싶어, 좀 더 강하게 찔러주었으면... 옛날처럼 그저 쾌락에만 집중할 수 있게 잔뜩 범해주었으면 좋겠어.

 ...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아직 그녀의 머릿속에는 하루의 미소가 보이기 시작했고, 그녀는 솔직한 마음을 말하고 싶었지만... 차마 말하지 못하고 입을 꾹 다물었다.

 도훈은 예진이 입을 벌려 무언가를 말하려고 하다 차마 하지 못하고 침대 시트를 강하게 붙잡는 모습을 보고 이제 슬슬 시간이 됐다. 생각했는지 자세를 바꾸기 시작했다.

 짐승처럼 거친 섹스를 하기 위해서 침대 위에서 그녀의 몸을 돌려 등을 하늘로 향하게 한 뒤 무릎을 꿇게 해 엉덩이를 도훈이 있는 쪽으로 들어 올리게 하는 후배위 자세로 바꾼 그는 왼손으로 예진의 머리를 잡은 뒤, 그녀의 머리를 억지로 베갯잇에 처박았다.

 그러면서 오른손으로 그녀의 엉덩이를 잡은 뒤, 그대로 삽입했으며 미친 듯이 피스톤 운동을 하기 시작했고 오른손으로 그녀의 거대한 엉덩이를 팡ㅡ 하고 때리며 강압적인 섹스를 하기 시작했다.


" 읏... 읍...♡ 응♡ !! "


 이거야...♡ 옛날에 했었던 섹스는 이런 거였어♡

 좀 더ㅡ 좀 더 강하게, 좀 더 자극해줘♡ 그래야 진짜로 절정할 수 있으니까 조금만 더...♡

 ... 라는 생각을 하면서 좀 더 쾌락을 느낄 수 있게 허리를 아래로 숙이면서 엉덩이를 들어 올리는 예진.

 무용학원을 꾸준히 다닌 덕분일까 너무나도 유연하게 허리를 숙이는 그녀는 길고 단단하며 우람한 자지가 자궁 입구를 쿵쿵ㅡ 두드린다는 감각을 계속 느끼며 다가오는 절정을, 크나큰 절정을 느끼기 위해 그녀 자신도 허리에 힘을 줄 무렵...


" 큭...! "


- 븃... 꾸르르륵ㅡ


" ㅡ... !? "


 도훈은 또 한 번... 그녀가 절정하기도 전에 사정하고 말았다.

 예진은 도훈이 조금 더 버텨서 그녀가 절정할 때 같이 사정할 줄 알았으나 갑작스럽게 사정을 해버린 그녀는 당황스럽다는 얼굴을 한 채, 베갯잇에 머리를 박은 상태로 미약한 신음소리를 냈다.


- 질걱...


 질걱거리는 소리와 동시에 조금씩 몸에 들어와 있던 도훈의 물건과 그녀의 머리를 잡고 있던 도훈의 손의 힘이 사라지는 것을 느끼자 천천히 고개를 들기 시작한 그녀는 상당히 불만스러운 얼굴로 그를 노려보았고, 그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크흐흐흐... 왜 그렇게 무섭게 노려봐. 뭐 문제 있어? "


 도훈은 공격적으로 자신을 노려보는 그녀를 보고 능글스럽게 미소를 짓기 시작하고 다 사용한 콘돔을 빼내고 있었다. 그리고 인제야 약간 개운하다는 듯, 침대 위에서 일어나더니 기지개를 피고 예진을 바라본 뒤, 자신의 핸드폰을 켰다. 그리고 잠깐 조작하더니... 그녀에게 화면을 보여주었다.

 화면에 있는 것은 예진과 도훈의 수많은 섹스 동영상과 사진...


" 자. 여기 네가 바라는 『원본』 파일.

 전부 핸드폰으로 촬영했으니까 이 정도는 믿겠지. 그리고ㅡ "


 그 동영상과 사진이 있는 폴더 자체를 삭제하는 것을 보여주며 『원본』 은 깨끗하게 정리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 ㅂ... 백업... 파일은? "


 아직 달아오른 몸을 진정시키지 못한 예진은 침대 위에 있던 새하얀 이불로, 일부분은 젖어버린 그 이불로 자신의 몸을 가리며 도훈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 백업? 아아... 맞다. 들어와요ㅡ 이제. "


 대충 가운만 걸친 채, 모텔 방의 문을 열고 누군가를 부르며 들어오라는 사인을 보냈다. 그러자 그곳에는...


" 오랜만이야~ 예진아~ 아니... 이제 『제수씨』 인가? "


 어려서부터 하루와 같이 지냈고 거의 모든 일을 하루와 함께했다고 할 수 있는 절친 중 절친... 성현이 모텔방 안에 들어왔다.


" ㅈ... 잠깐만...!! 이런 이야기는 없었잖아 !!! "


 예진은 갑자기 누군가 들어온다는 이 상황이 믿어지지도 않았고, 무엇보다 그 사람이 하루 오빠의 절친이 들어왔다는 사실에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도훈은 이런 상황을 즐기는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널 가장 많이 『후원』 한 사람 중 한 명이자 백업 본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남자야.

 왜? 아주 중요하신 사람인가 봐? "


 그렇게 말하며 킥킥거리는 도훈은 이 모든 것을 예상했다는 듯 자연스럽게 성현의 어깨에 자신의 손을 걸쳐 어깨동무한 뒤.


" 제가 말했죠? 형님ㅡ 저 한 번만 믿으면 된다니까요? "


" 아아... 그러네.

 나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네. "


 둘이 무언가 대화를 나누는 것 같은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예진은 갑자기 화가 나기 시작했고, 그들에게 배게 하나를 집어던지면서 말했다.


" 어떻게 당신들이 이럴 수 있어...!?

 특히 성현 씨가 어째서ㅡ !! "


 이 말을 들은 성현은 뭔가 말하려고 했지만, 도훈이 그의 어깨에 살짝 힘을 준 뒤...


" 저희 약속. 기억하시죠? "


 말했다. 그러자 성현은 도훈의 말을 이해하고 대충 고개를 끄덕인 뒤, 옷을 벗기 시작했다.

 도훈은 그런 그들을 구경하기 위해 모텔방의 문을 닫고 의자에 앉은 뒤, 담배 하나를 태우기 시작했다.


" 아직 결혼 안 했으니까 예진이라고 부를게.

 아니. 이름보단 『암퇘지』 가 더 어울리나? "


 그는 모든 옷을 벗어 던진 뒤, 자지를 단단하게 발기시킨 뒤, 그녀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그녀는 뭔가 위험함을 감지했는지 당장이라도 밖으로 나가기 위해 침대 위에서 일어났고, 성현은 그런 그녀를 억지로 침대 위에 눕힌 다음 억지로 양손을 잡아 제압한 뒤, 그녀의 다리를 억지로 벌리게 했다.


" 어어어... 도망가면 안돼.

 오늘의 너는 『성처리 도구』 아니었어?

 단 한 번의 사정이라고 해도 할 건 해야지? 백업파일 지우고 싶지 않아? "


 그러면서 사악하게 미소짓는 성현의 얼굴을 본 예진은 뭔가 많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는지 울컥하는 감정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어디서부터 이상하게 된 걸까?

 도대체 나에게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난 거고 어디까지 그의 손이 뻗어있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던 그녀는 눈가에 조금씩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 싫어... "


 무언가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 싫어... 하지 말아요... 어째서... 어째서 이러는 거예요?

 성현 씨라도 하루 오빠의 편으로 있어야죠... 어째서, 어째서 하루 오빠를 배신하고 절 협박하시는 거예요...!!! "


 그 모습을 본 성현은 미묘한 감정을 느끼며 말하기 시작했다.


" 아아... 울면 안 되지 예진 씨. 이러면 내 마음이 약해지잖아?

 무엇보다... 애초에 하루를 배신한 건... 예진 씨. 당신이잖아?

 당신이 먼저 배신해놓고선 지금의 나에게 잘잘못을 따지면 안 되지. 응?

 하루가 얼마나 당신을 좋아하게 내 귀에 딱지가 지도록 이야기했는데 말야... 개가 알면 얼마나 슬퍼하겠어.

 『내일이면 아내가 될 사람이 여태까지 다른 남자에게 안겨서 앙앙거리고 있었다.』 라는 사실을 알면 얼마나 충격 먹겠ㅡ어ㅡ!! "


 그러면서 이 분위기가 식기 전에 한 손으로 자기 자신의 물건에 콘돔을 씌운 뒤, 천천히 예진의 푹ㅡ 젖은 질 입구에 귀두 끝을 가져다 대기 시작했다.

 그리고 천천히 삽입하면서 그녀의 질압을 느끼기 시작했다.


" 읏.. 아아ㅡ!? "


" 읏... 오오ㅡ 미쳤는데...?

 여태까지 재가 쑤셨다고 해도 금방 이렇게 달라붙는다니...

 진짜 섹스리스 상태였던 거냐? 아니면 정말 하루가... 하긴 그 새끼 좃대가리로는ㅡ! "


 도훈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크기와 굵기는 평균 이상인 성현의 자지는 조금씩 그녀의 몸을 알아보겠다는 듯, 허리를 천천히 흔들어 예진의 G스팟을 찾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자궁부가 있을 거라 보이는 아랫배와 그녀의 척추 부분을 천천히 만지기 시작하는 성현.

 왜인지 모르지만... 성현이 그곳을 만지자 상당한 쾌락을 느끼기 시작하는 그녀는 달콤한 신음소리를 터트리며 질 근육에 힘을 강하게 주기 시작했다.


" 오호...? 영상에서 보던 거랑 똑같네? 진짜 자극하면 되잖아...? "


 그렇게 말하며 미소짓는 성현은 머릿속에서 기억나는 영상 그대로 따라 했더니 진짜 된다는 사실에 신기해하며 더더욱 그녀를 괴롭혔다.

 도훈이 했던 느긋한 섹스가 아닌 진짜 동물과도 같은 섹스를ㅡ


" 앙♡... 흐으응ㅡ♡ "


 갑작스럽게 미친 듯이 느껴지는 쾌락에 어떻게든 몸부림치기 시작한 예진.

 이대로는 안 돼. 이대로는 절정 해버리고 말아. 이대로 가면 하루 오빠가 아닌 오빠 친구에게 절정 해버리고 말아ㅡ! ... 라는 생각에 어떻게든 빠져나가기 위해 미친 듯이 몸을 비틀기 시작하는 예진은 너무나도 필사적이었다.

 이때... 도훈은ㅡ


" 있지. 왜 그렇게 저항하는 거야? "


 나지막하게 말하기 시작했다.


" 이미 너는 돌아갈 수 없어.

 애초에 일반적인 섹스로는 만족할 수도 없는 네가 하루와 결혼해서 알콩달콩 잘 살 수 있을 것 같아? "


 그렇게 말하며 천천히 다가간 그는 침대의 가장자리에 걸터앉았으며, 도훈은 계속해서 말을 하기 시작했다.


" 아니, 난 전혀 아니라고 봐.

 그 증거가 지금 네 몸이야. 이렇게 젖탱이에 달린 젖꼭지를 잔뜩 발기시켜놓고 살짝이라도 튕겨주면 좋아서 신음 흘리잖아? 네 몸은 이미 글러 먹었어.

 오전은 하루와 즐겁게 보낼 수 있다고 해도 밤에는 그렇지 않아. 이미 너는 남자 한 명으로 만족 못 하는 개변태새끼가 되었으니까.

 오죽하면 그 녀석의 절친인 사람이 직접 섹스 동영상을 샀겠어? "


 그렇게 말하며 한 손으로 천천히 예진의 젖꼭지를 만지거나 비틀기 시작했고, 거기에서 오는 쾌락은 그녀의 머릿속을 더욱 엉망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 아학♡... 끕♡... 흐아아앙ㅡ♡♡ !! "


" 큭... 미친 듯이 조이네 진짜... 얼마나 음탕하게 개발됐으면 이러는 거야?

 역시 동영상 판매량 1등을 찍은 여자의 몸은 다르긴 다르...네 !! "


 그렇게 말하며 미친 듯이 허리를 흔들기 시작하는 성현. 그리고...


" 하... 하아... 예진 씨...

 하루가... 응? 모든 고민을 나에게 털어놓는 거 알지? 그중 하나가 뭔지 알아?

 밤마다 서로 사랑하는데... 왜인지 모르게 자꾸 미안하다는 거야... 이게 뭔 소리인지 알아?

 기분 좋게 사정해서 서로 기분 좋아야 하는데... 다른 남자의 좆 대가리에 놀아난 당신의 몸이 하루의 것으로 만족하지 못해서 실망하는 그 얼굴이ㅡ 그 어두운 얼굴이 조금씩 보인다고오... 하루에게ㅡ!! "


 빠르게 사정하기는 싫었는지 조금씩 리듬감 있게 허리를 흔들기 시작하는 성현은 강하게 강조하고 싶은 부분에 허리를 뒤로 쭉ㅡ 뺐다가 단숨에 밀어 넣어 그녀의 질 안을 자극하는 행위를 했다.

 그런 그의 말과 행동에 예진의 머릿속은 점점 복잡하게 되어 뭐가 뭔지 모르게 되어갔다.

 그러면서 과거의 자신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그와... 하루와 밤에 할 수 있는 부부의 일을 하면서 지었던 표정들을... 그 기억들을 되새기자 그녀는 조금씩 마음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 아... 아아아아아ㅡㅡ♡!! "


 비명과 쾌락이 섞인 여성의 울부짖음.

 그 모습을 본 성현은 라스트 스퍼트라는 듯 허리를 미친 듯이 밀어치기 시작했고, 예진은 그가 한 번, 한 번, 허리를 밀어칠 때마다 신음을 토해냈으며, 그녀의 몸은 곧 다가올 기분 좋은 절정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ㅡ


" 싫어... 싫어싫어싫어싫어!!!

 더♡...는 하루 오빠를 배신하고 싶지 않아... 그만, 그만해줘어어어ㅡㅡ!!! "


 아직 녹아내리지 않는 이성은 아직 하루를 배신하면 안 된다고 말하고 있었다.

 허나 그녀의 몸은 이미 그녀의 마음과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도훈과 섹스했을 때는 그냥 그의 물건이 너무 크고 좋으니까... 도훈이니까 그런 것이다...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도훈이 아닌 사람과, 하루의 절친인 성현과 몸을 섞자 확신한 것이다.

 더는, 아니... 하루의 사랑만으로, 그 섹스만으로는 절대 절정할 수 없다고. 아무리 그가 섹스를 잘하게 되었다고 해도 근본적인 문제가 있기에 절정할 수 없다고.

 언제나 외롭고 쓸쓸하게 화장실에서 성처리하는 일상으로 돌아가기 싫다고 그녀의 몸이 미친 듯이 외치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녀의 이성은 절박했다.

 여기서 사정 당하면 정말 하루를 배신할 것 같았기에.

 낮의 하루를 사랑하고, 밤의 하루를 배신할 것 같았기에 그녀는 절박하게 외쳤다. 하지만...


" 큭... 크으으으윽 !!! "


- 뷱... 뷰르르륵ㅡ


" 아아아아아아아아ㅡㅡ!!! ♡♡♡ "


 결국, 성현의 손에서, 정확히 말하면 도훈과 성현의 손바닥 안에서 놀아나고 있던 예진은 이 몇 달간 느끼지 못한 격한 쾌락을, 그녀의 머리가 감당하지 못한 강한 쾌감을 느끼기 시작했고, 그녀의 머릿속에 있던 자상했던 하루의 웃음이... 침대 위에서 서로 오붓하게 누워 잘 자라고 속삭이던 그의 모습이 점점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정신이, 눈앞이 흐릿해질 정도로 격한 쾌락을 감당하지 못한 그녀는 온몸에 힘을 쭉ㅡ 풀기 시작했다.

 강하게 경직되었던 그녀의 몸이 한순간에 힘이 풀리자 그동안 방광 안에 있던 액체들이 전부 쏟아져나오기 시작했고, 오줌과는 다른 미묘한 액체가 그녀의 요도 입구에서 뿜어져 나오더니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리며 성현의 몸과 침대 시트를 완전히 젖게 만들었다.


" 아ㅡ... "


" 큭... 크흐흐흐... "


 미묘한 액체를 몸에 묻힌 성현은 쯧ㅡ 소리를 내며 황급히 자리를 정리하고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고, 도훈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열고 말했다.


" 이제 인정하지?

 너는 돌아갈 수 없어. 널 만족시킬 사람은 하루가 아니라는 거. "


" ㅡㅡㅡㅡ♡... ... "


 예진은 몽롱해진 눈으로 천천히 고개를 틀어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있는 도훈을 바라보았으며 두 눈을 감았다.

 그녀의 뺨에 한줄기의 눈물이 흐르더니ㅡ


" ㄴ, 네에... 인정할게요...

 하루 오빠... 아니, 그의 것으로... 전혀 만족하지 못했어요... 그러니까... 당신의... 주인님의 섹파로... 남을게... 아니, 남고 싶어요...♡ "


 솔직한 자신의 마음을 말하기 시작했다.

 그 말을 들은 도훈은 다시금 완전히 발기된 자지를 그녀의 입가에 가져갔고, 그녀는 크고 거대한 그의 귀두가 이제는 사랑스럽고 멋지다는 듯 얼굴을 붉히며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

 이제 완전히 타락한 그녀의 모습을 본 도훈은 미소를 지으며ㅡ


" 오늘 쳐 잘 생각하지마 씹년아.

 결혼식장 가기 전까지 그 보지에 자지를 처박아줄 테니까. 알겠어? "


 그녀를 향해 강압적인 말을 했으며 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 네... 주인님♡... "


* * * * *


" ... 늦게 오네. "


 멍하니 시계를 바라보고 있던 하루는 친구들과 시간을 보낸다는 예진이 걱정되는지 그녀에게 전화하기 위해 핸드폰을 들기 시작했다.

 핸드폰 잠금화면과 배경화면에는 턱시도를 입고 있는 하루와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는 예진이 활짝 웃고 있었고, 이 세상 그 어떤 것보다 행복해 보였다.


" 푸흣... "


 그 모습을 본 하루는 미소를 지으며 예진에게 전화를 걸었고, 천천히... 그 수화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 뚜르르르...


 한 번.


 - 뚜르르르...


 두 번.


 - 뚜르르르...


 세 번...

 수화음만 계속 들리자 그는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전화를 끊은 뒤, 다시 한번 예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 뚜르르르...


 한 번.


- 뚜르르르...


 두 번.


- 달칵.


" 어... 여보세요? 예진아? "


 이제야 전화가 걸리자 그는 불안해하던 표정을 풀고 활짝 웃으며 밝게 말했다. 하지만ㅡ


- "아... ... ... 여보세... 앙ㅡ♡!! ...요? "


 수화기 너머 들리는 소리는 높은 여자의 신음소리와...


" 어...? 성현. 니가 이 전화를 왜 받아? "


 절친 성현의 목소리였다.


- " 아아... 내 여친님이 자기들 노는데 음식 좀 가져다 달라고 시켰다가 잡혔다. 나 참... 여자들 노는데 왜 내가 있어야 하는지... "


 푸념하듯 한숨 쉬는 그는 상당히 불만이 가득해 보였다.


" 아아... 고생이네. 아 참, 예진이는? 예진이 좀 바꿔줄래? "


 하지만 성현의 사정이니 하루는 그냥 짧게 대답하고 예진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 " 예진 씨... 아. 아니 이제 『제수씨』 인가?

 『제수씨』 는 지금 전화 받기 힘든데? 여자들끼리 소주 잔뜩 먹고 배게 싸움하다가 지금 결혼하는 사람을 집중공격하는지 베개로 제압한 상태네.

 전화 받기는 그른 것 같아. "


" 어... 어? 그럼 네가 좀 도와줘야지 내일 결혼하는 사람을ㅡ...!! "


- 짝ㅡ!!!!


- " 아으으으읍♡ "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성현의 목소리가 아닌 누군가 누군가의 살을 손바닥으로 때리는 소리와 베개 싸움으로 너무 힘들면서 베개 때문에 숨쉬기 곤란해 갑갑하다는 듯 신음소리를 흘리는 예진의 소리만 들렸다. 그리고...


- " 들었냐. 『제수씨』 손이 좀 매운가 보다. 소리가 큰 거 보니까.

 미안하지만 나까지 저 손바닥에 맞기 싫어서 말이야... 일단 진정은 시켜보는데... 잘 되는지 모르겠다.

 진정 좀 되면 전화 왔다고 전해줄게. 전화하기 뭐 그러면 O톡이라도 하라고 할 테니까. 알았... 어 어어어!? "


 느긋하게 말하다 마지막에 크게 당황한 듯 소리치는 성현은 곧바로 전화를 끊었고 하루는 멍하니 그 전화기를 볼 수밖에 없었다.


" ... 괜찮은 거겠지...? "


 그렇게 혼자 중얼거리며 바탕화면에 보이는 웨딩드레스의 예진을 바라보며 혼자 중얼거리고 있었다.


* * * * *


- 띠링띠링띠링ㅡ


" 음? "


 전화벨이 울린다.

 순간 도훈과 성현은 모두 자신의 전화기를 확인했다.

 핸드폰에서 기본적으로 설정하는 벨 소리 인지라 그들은 순간적으로 『내껀가?』 라는 생각을 하며 자기 자신의 핸드폰을 바라본 것이다. 하지만 그 둘의 핸드폰은 아녔다.


- 띠링띠링띠리링ㅡ


 그 핸드폰 소리는 다름 아닌 예진의 것이었다.

 성현과 도훈은 잠깐 눈이 마주쳤고, 도훈은 미소를 지으며 예진의 입안에 자신의 자지를 처박았다.

 예진은 몽롱한 얼굴 그대로 도훈의 자지를 입에 머금고 맛있는 소시지를 먹는 듯 쪽쪽ㅡ 빨아먹기 시작했다.


- 띠링띠링띠리링ㅡ


" 어? 야 씨발 잠깐ㅡ 이걸 어떻게 하라고 !! "


" 형님 잘 부탁드릴게요.

 저는 그 전에 이 암퇘지 좀 맛보고 있을ㅡ테니 ! "


 그렇게 말하며 도훈은 무책임하게 하루에게 온 예진의 전화기를 건넸으며 성현은 난감한 표정으로 예진의 전화기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 띠링띠링띠... ...


" ... ... "


 전화가 끊어졌고 한숨을 돌릴 무렵 


- 띠링띠링띠링ㅡ


다시 전화가 걸려오기 시작했다.


" 아이 씹... "


 얼굴에 인상을 쓰며 노골적으로 싫다는 표정을 보인 성현.

 그녀는 이제 아무런 생각이 안 난다는 듯 맛있게 도훈의 자지를 빨기 시작했다.

 예진의 펠라도 좋지만 보다 좋은 것을 생각해낸 도훈은 그녀의 입에서 자신의 물건을 꺼낸 다음 자리를 옮겨 그녀의 엉덩이 쪽으로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신의 자지로 그녀의 엉덩이를 툭툭ㅡ 때리며 엉덩이를 들어 올리란 사인을 보내기 시작했고, 그녀는 얼굴을 잔뜩 붉히며 조금씩 엉덩이를 도훈 쪽으로 들어 올리기 시작했다.

 누가 봐도 전형적인 후배위 자세로 바꾼 에진과 천천히 허리를 흔들 준비를 하는 도훈은 지금 당장이라도 섹스를 하겠다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보고 있는 성현은 한숨을 쉰 뒤...


- 달칵.


 전화를 받았다.


- " 어... 여보세요? 예진아? "


 그 전화에서는 하루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성현은 마른 침을 삼키며 먼저 인사를 하려고 한순간...


" 아앗ㅡ♡ "


 쾌락에 취해 정신을 놓은 예진이 신음소리를 흘리기 시작했다.

 화들짝 놀란 마음에 성현은 도훈을 찌릿ㅡ 노려보기 시작했고, 도훈은 미안하다는 듯 고개를 살짝 꾸벅인 다음 예진에게 무언가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 여보세... "


 하지만 예진은...


" 흐아아앙ㅡ♡!! "


 사랑하는 하루의 전화가 왔단 사실에 두 눈을 크게 떴고, 양손으로 자신의 입을 가리고 있었지만 굵고 두꺼운 자지가 만들어내는 피스톤 운동을 감당해내기 버거웠는지 그녀 자신도 모르게 신음소리를 흘리기 시작했다.


" ... 요 "


 에이 씨발. 이제 될 대로 되라ㅡ... 라는 마음이 들기 시작하는 성현.

 아무리 하루가 눈치가 없다고 해도 이 정도 소리면 분명 이상하다고 생각할 것이 뻔하다. 하지만 그런데도 성현은 전화를 이어나갔다.


- " 어...? 성현. 니가 이 전화를 왜 받아? "


" 아아... 내 여친님이 자기들 노는데 음식 좀 가져다 달라고 시켰다가 잡혔다. 나 참... 여자들 노는데 왜 내가 있어야 하는지... "


 하지만 성현은... 안타깝게도 눈치를 못 챈 것 같았다.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지 안쓰럽다고 해야 하는지 잘 구분되지 않던 그녀는 자연스럽게 한숨을 쉬기 시작했으며, 하루는... 이런 성현의 목소리를 당연하듯 믿기 시작했다.


- " 아아... 고생이네. 아 참, 예진이는? 예진이 좀 바꿔줄래? "


 하지만 오늘의 하루는 뭔가 달랐다. 그의 목소리에는 확실한 목표가 있는 것 같았다.

 이 상황을 숨겨야 한다. 예진이 다른 남자의 자지에 범해져 헐떡이고 있다는 이 사실을 철저하게 숨겨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며 성현은 최대한 말을 돌렸다.


" 예진 씨... 아. 아니 이제 『제수씨』 인가?

 『제수씨』 는 지금 전화 받기 힘든데? 여자들끼리 소주 잔뜩 먹고 배게 싸움하다가 지금 결혼하는 사람을 집중공격하는지 베개로 제압한 상태네. 전화 받기는 그른 것 같아. "


 그렇게 말하며 도훈에게 손짓하는 성현.

 도훈은 그런 성현의 손짓을 보곤 그녀의 머리를 한 손으로 잡은 뒤 억지로 숙이게 만들며 소리를 죽이기 시작했고, 성현은 계속해서 하루와 전화통화를 하기 시작했다.


- " 어... 어? 그럼 네가 좀 도와줘야지 내일 결혼하는 사람을ㅡ...!! "


 하지만...


- 짝ㅡ!!!!


- " 아으으으읍♡ "


" ... ... "


 도훈이 갑자기 예진의 엉덩이를 때리자 예진은 그것에 반응하듯 신음소리를 흘리기 시작했다.

 산 넘어 산이다. 도훈은 어떻게든 이걸 수습하기 위해 상황을 생각했고... 그 결과 성현은ㅡ


- " 들었냐. 『제수씨』 손이 좀 매운가 보다. 소리가 큰 거 보니까.

 미안하지만 나까지 저 손바닥에 맞기 싫어서 말이야... 일단 진정은 시켜보는데... 잘 될는지 모르겠다.

 진정 좀 되면 전화 왔다고 전해줄게. 전화하기 뭐 그러면 O톡이라도 하라고 할 테니까. 알았... 어 어어어!? "


 어떻게든 빨리 이 전화를 꺼야겠다는 생각에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겼다는 듯 빠르게 말하며 전화를 끊었다.

 이거면 하루는 갑자기 성현에게 급한 일이 생겨서 전화를 끌 수밖에 없는 일이 생겨서 그런 것이겠지. 라고 생각할 것이다.


" 후... "


 10초에서 20초의 시간이 흘렀나... 다시 전화기가 울리지 않는 것을 보아 하루가 어느 정도 납득한 것 같다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고 핸드폰을 무음 상태로 책상 위에 올려둔 뒤ㅡ 담배를 하나 입에 물고 라이터로 그 끝을 천천히 태우며 깊은숨을 들이마시기 시작했다.

 잠시 뒤, 그 숨을 내쉬며 미친 듯이 허리를 움직이고 있던 도훈을 바라보곤...


" 야이 씨발놈아 너 혼자 재미 보냐? 너 때문에 좆될뻔했잖아ㅡ! "


 십 년 감수했다는 듯 짜증을 내기 시작하는 성현은 단단하게 발기된 자지를 한 손으로 잡고 침대 위로 다가갔다.

 도훈은 이런 상황이 익숙한지 미소 지으며ㅡ


" 에이 형님ㅡ 이런 게 스릴아니겠어요?

 애초에 형님도 두근거려서 이러는 거잖아요?

 자자. 밤은 기니까 어서 형님도 오세요ㅡ "


 성현에게 같이 즐길 것을 권유했다.


.

.

.


 그렇게 새벽 1시... 하루가 11시 언저리에 전화했으니 대략 1~2시간쯤 지난 시간인가.


" 후... 그래서... 어떠세요? "


" 뭐가. 네토리? "


 성현과 도훈은 잠시 쉬겠다는 듯 서로 의자에 앉아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 그러면서 자기들끼리의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예진은 침대 위에 완전히 뻗어선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녀의 얼굴은 쾌락으로 인해 완전히 망가져 있었고, 거친 숨을 토해내며 계속 오르가즘을 느끼고 있었다. 그 순간...


- 부웅... 부우우웅...


"" ...? ""


 또 한 번 전화가 걸려오기 시작했다.

 책상에서 울려 퍼지는 진동 소리. 누가 봐도 예진의 핸드폰이라고 알 수 있던 그들은 또 하루에게 전화가 왔다. 생각하고 그 핸드폰을 들고 누가 전화를 걸었는지 확인했다.


" ... 또 걸었네. "


 성현이 하루라는 것을 확인하자 도훈은 핸드폰을 들고 예진의 눈앞에 놓았으며 전화를 받으라는 듯한 손으로 그녀의 뺨을 가볍게 쳤다.

 그러자 조금씩 고개를 들기 시작하는 예진은 나지막하게...


" 하루... 오빠... "


 하루라는 것을 확인했다.

 친절한 도훈이 통화 버튼을 누르자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하루의 목소리.


- " 여. 여보세요? "


 하루는 상당히 당황스러워 보이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으며, 예진은ㅡ


" 여보... 세효오...? "


 살짝 풀린 목소리로 그 전화를 받기 시작했다.


- " 여보세요? 예진이야?

 아아...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혹시나 해서 전화해봤는데 역시 나네... 술 너무 많이 마셨지? 내가 데리러 갈까? "


 걱정스러운 하루의 목소리는 지금 당장이라도 차를 타든 택시를 타든 출발할 수 있다는 목소리로 예진에게 말하기 시작했고, 예진은 몽롱한 목소리로 자신의 진심이 담긴 말을 전했다.


" 아니야... 오빠...♡

 오늘따라... 친구들이 장난을 너무 많이 쳐서...♡

 그냥 여기서 자야 될 것 같아♡... 내일 결혼식이니까 무리는 안 할게... 걱정해줘서 고마워... "


 진심이 담긴 그녀의 말.

 오늘은 여기서 자야 할 것 같다는 그 말을 한 예진의 눈에는... 확실히 쾌락을 즐기는 모습이 가득했다.

 하루를 배신했다는 그 죄책감도 하나의 쾌락으로 변질했는지 지금 그와 전화를 받고 있으면서도 성현과 도훈을 바라보는 게, 정확히는 그들의 자지를 바라보는 게 행복하다는 듯, 배시시 웃기 시작한 그녀는 도훈의 의도대로 많이 망가져 있었다.


- " 그래...? 그런다면 다행이지만... 무리하지마. 알았지? "


" 응... 고마워 오빠... 내일 봐...♡ "


 이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은 예진은ㅡ


" 주인님... 저... 저 좀 더 하고 싶어요...

 저 좀 더 하고 싶어서 하루 오빠에게 거짓말까지 했어요...♡

 그러니까... 상...♡ 주시는거죠...♡? "


 그윽한 눈으로 도훈과 성현을 바라보며 유혹하기 시작했고, 그들은 피고 있던 담배를 끄고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다가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