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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탁. 딸각. 딸깍 딸각.


 여기 컴퓨터 앞에 앉아서 영상을 편집하고 있는 한 남자가 있었다.

 그 남자의 이름은 고훈민.

 흑발에 더벅머리를 하고 있었으며 갈색의 눈을 가진 이 남자는 한 손으로 안경을 고쳐 쓰며 진지한 표정으로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었고 무언가 중요한 것을 작업하고 있는지 주변의 소리가 들리지 않으리라 추측하게 되는 두꺼운 헤드셋을 낀 뒤, 마우스를 열심히 움직이며 딸깍거리고 있었다.

 혼자서 뭔가 신나는 노래를 듣고 있는 걸까. 고개를 끄덕임과 동시에 왼손 검지 손가락으로 책상으로 툭툭 치며 리듬을 타고 있었고, 그런 그를 바라보는 한 여성은 멍하니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신혜라.

 어깨 아래까지 내려오는 것 같은 고동색의 긴 머리카락에 갈색의 눈을 가지고 있었으며, 지금 시간이 몇 시인지 확인하고 싶어진 그녀는 핸드폰을 집어 들고 버튼을 눌러 핸드폰 잠금화면을 바라보았다.

 잠금화면에는 그들이 서로 부둥켜안은 채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사진이 있었으며 그것을 본 그녀는 한숨을 내쉬고 핸드폰을 다시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

 ... 본래 그녀는 컴퓨터에 앉아서 그림을 그리는 것이 맞겠지만 그 컴퓨터는 눈앞에 보이는 남자친구, 훈민이 사용하고 있었기에 그녀는 바닥에 책상을 하나 깔고 아이패드로 뭔가를 끄적거리고 있다가 집중하고 있는 그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으며 다시 아이패드에 집중할 생각인지 쓰고 있는 안경을 다시 고쳐쓰기 시작했다.


- 툭... 딸각. 딸각.


" 흠... 흥흠... "


 헤드셋에서 흥미로운 리듬이 흘러나오는 것일까? 입으로 그것을 따라부르기 시작하면서 그는 나지막하게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그 소리가 들리자 다시 한번 고개를 든 혜라는 훈민이를 바라보았고, 그는 그녀가 바라보고 있는지도 모르는지 계속해서 무언가를 작업하기 시작했다.

 어떤 영상이 나옴과 동시에 자르고, 합치고... 다시 리듬을 타던 그의 손이 멈추었다가 다른 리듬을 타기 시작하고... 그런 행동을 반복했다.

 그 행동을 조합하면 그가 하는 일은 아마 프리랜서 종류의 영상 편집가라고 추측할 수 있었고 시시각각 변하는 그의 손과 눈, 표정을 멀리서 하나하나 관찰하던 그녀는 푸ㅡ 하는 한숨 소리를 내쉼과 동시에 손에 들고 있던 아이패드의 펜을 책상 위에 내려놓고 두 팔과 다리를 쭈욱 뻗어 기지개를 피기 시작했다.

 이런 소리를 내도 상당히 집중하고 있는 그를 바라보다 결국 지쳐버린 걸까.

 조금 피로해진 몸을 풀어주기 위해서 두 다리를 양옆으로 쫘악ㅡ 벌린 다음 두 팔을 하늘 위로 쭈욱 뻗기 시작했다. 전형적인 앉은 상태의 기지개 켜는 자세. 누가 봐도 이상하지 않을 기지개이지만...

 

" 끄으으... ... 으흐으으으우... "


 하늘하늘한 원피스를 입은 채로 두 다리를 좌우로 벌려 무방비하게 팬티를 노출한 다음, 양손은 하늘 위로 쭈욱ㅡ 올려 옆구리를, 옆 가슴을 무방비하게 노출하는 행위는 누가 봐도 야시시하게 보였으며 거기에 신음소리라고 느낄 수 있는 아찔한 목소리까지. 이 정도라면 정말 남자가 오해하기에 딱 좋은 상황이었지만... 그는 눈치채지 못했다.

 이런 흐트러진 자세와 목소리, 행동은 엄마나 친한 동성 친구 이외에는, 아니 그런 사람이라도 보여주기 부끄러운 것인데 이런 행동을 그의 눈앞에서 바로 할만한 행동은 아니었기에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는 그녀였지만...

 그를 자주 만나고 같은 방에서 다른 작업을 하더라도 계속 그를 바라보고 있던 그녀는 그에 습관이나 습성에 대해 몇 가지를 깨달았는데... 그중 하나는 그가 무언가에 집중하기 시작하면 옆에서, 뒤에서 무슨 짓을 하더라도 결코 눈치채지 못한다는 것이다.

 가령 새하얀 팬티 위에 손을 올리고 발기되지 않은 클리토리스를 살살 비비는 자위행위나... 검지손가락으로만 또는 손가락으로만 질 입구 또는 음순 주변 쓱쓱 만지는 추잡한 행위 같은 거...?

 그런 외설적인 행동을 해도 그는 전혀 눈치채지도 못했고, 반응하지도 않았다.

 어떨 때는 실수로 화면에 반사되는지도 모르고 자위행위를 하던 때가 있었는데... 그때에도 그는 눈치채지 못하고 계속해서 영상편집을 진행했다.

 그 덕분에 그녀는 조금씩 대담해질 수 있었고...


" ... ... "


 지금도 조금씩 흥분되기 시작하는지 왼손으로 천천히 자신의 가슴을 만지기 시작했다.

 천천히 그리고 느긋하게 가슴을 만지던 그녀는 지금 입고 있는 원피스, 그 안에 가슴을 고정해주고 있는 브래지어가 답답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무리 집에 있다고 하지만 지금은 남자친구가 눈앞에 있는 상황이고 그에게 자신의 속옷이 방바닥이나 침대 위에 널브러지는 것을 보게 하고 싶지는 않았기에 그녀는 답답해도 어쩔 수 없이 브래지어를 입은 채로 자신의 가슴을 만질 수밖에 없었으며, 가슴을 만지지 않는 다른 손은 아랫배와 사타구니 쪽을 천천히 만지기 시작했다.

 마치 눈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맹인처럼 천천히 몸을 더듬으며 자신의 몸에 손가락의 온기를 전달하기 시작했고, 몸은 그 뜨거운 손가락의 감각을 느끼면서 조금씩 조금씩 차오르는 민감도와 흥분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여자가 할 수 있는 자위행위 중 가장 기본이라고 말할 수 있는 자위행위 중 하나를 하기 시작하는 혜라는 그가 바라볼 수도 있기에 머릿속에선 하면 안 된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래도 점점 달아오르는 몸은 그 생각을 부정하는지 조금씩 발기되는 클리토리스를 만지기 위해 팬티 위에 손을 올려 천천히 만지기 시작했다.

 클리토리스가 천에 비벼지자 기분 좋은 감각이 느껴지기 시작하는지 두 눈을 찡그리며 계속 자위행위를 하기 시작했고.


" 읏... 으응...♡ "


 결국, 신음소리까지 조금씩 흘리기 시작했다.

 약간의 배덕감 때문일까... 남자친구가 눈앞에 있음에도 추잡하게 자신의 성기를, 음부를 만짐으로써 흥분되기 시작한 그녀는 팬티가 질 안쪽에서 흘러나오는 애액으로 인해 살짝 젖었다고 느껴지자 그가 바로 보는 눈앞에서 자위하면 질척거리는 소리 때문에 안 되겠다고 생각했는지 뜨거운 숨을 들이마시며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해 걸어 나갔다.


" ... ... "


- 끼이익... 탁ㅡ


 방은 오피스텔형 원룸에서 투룸 정도 되는 작은 방이기에 화장실이 가까웠지만... 그녀는 약간 불안한지 아직도 작업을 하는 훈민이를 바라보았다.

 ... 다행스러운 것인지 아니면 눈치가 없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는 바보처럼 영상편집에 집중할 수 있었고, 그녀는 그나마 안심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뒤, 화장실 안으로 천천히 들어간 이후 문을 잠갔다.


- 통...


.

.

.


- 달칵. 쿵... 


- 두근. 두근. 두근. 


 화장실 안으로 들어오니 제어되지 않는 폭주 기관차처럼 쿵쿵 뛰기 시작하는 심장은 지금 그녀가 얼마나 흥분했는지를 대변하고 있었다.

 잔뜩 달아오른 몸은 벌써 질 입구에서 애액을 배출하기 시작했는지 팬티에 검은색의 자국이. 갈라진 균열에 꼬옥ㅡ 달라붙고 있었다는 그럼 음흉한 자국이 아주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일단 단단하게 발기돼서 브래지어가 불편하다고 젖꼭지가 단단하게 서서 자기주장 하는 몹쓸 가슴도 답답했지만 보다 소중한 부위가 음부가 자기 자신의 애액 때문에 팅팅 불어 이상한 모습이 되는 것은 원하지 않았으니까.


- 슥... 스륵...


 달아오른 성욕을 풀어주기 위해 그녀는 원피스 치맛자락을 잘 정리한 다음 입술로 그 모아진 치맛자락을 물었다. 그 이후 배꼽까지 적나라하게 보이는 자신의 몸을 거울을 통해서 바라보았고 멍하니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니 점점 몸이 달아오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에 그녀는 입안에 고이고 고인 침을 한 번 삼켰다.


" ... ... "


 조금씩 달아올랐다는 것을 보여주는지 배꼽이나 아랫배 같은 부분이 분홍빛으로 물들어있었다.

 그녀는 생각했다.

 지금 팬티를 벗어본다면... 끈적끈적한 애액의 실들이 얽히고설켜 거미줄을 만들 것이고, 갓 구운 끈적한 모차렐라 치즈를 좌우로 찢었을 때 다리를 만드는 것처럼 진득하게 묻어있을 것이라고.

 그 생각을 하니 더 참을 수 없게 된 그녀는 양손으로 팬티 끈을 잡은 뒤 천천히 아래로 내리기 시작했다.

 안타깝게도 평소 유연성 운동을 하지 않아 그리 유연하지 않았고 덩달아 치맛자락을 입에 물고 있으니 자신의 아랫도리가 제대로 보일 리 없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바로 손으로 팬티를 벗기 시작했다.

 스르륵... 하는 소리와 동시에 질걱거리는 소리가 화장실에 울려 퍼지는 것 같았다.

 뭔가 이렇게 집중하고 있으니까 거울이 없어도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니 너무나도 야하게 보여... 그렇게 생각한 그녀는 그대로 변기 위에 앉은 뒤 검지 손가락 끝으로 음순 주변을 쓰윽ㅡ 만져보았다.

 너무나도 민감하게 느껴지는 음부는 지금 만지는 이 손가락이 남자의 성기라고 착각했는지 그것을 받아들이기 위해, 몸 안에 품기 위해 애액을 배출하는 양을 조금씩 늘리기 시작했고, 혹시나 자위하다가 입이 벌어져서 치마가 다시 떨어져 애액이 옷에 묻을 수 있다고 생각한 그녀는 손가락으로 애액을 긁어모으며 질 입구 주변을 깨끗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슥... 스으윽... 손톱이 음부를, 음순 주변을 긁으면서 애액을 모으기 시작하자 개미가 지나가는 것 같은 간지러움이 느껴지기 시작했고, 그 간지러움을 조금씩 느끼며 몸을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

 

" 응♡... 하아♡ 하으으...♡ " 


 점점 거칠어지는 숨소리. 손으로 계속해서 질 입구를 긁기 시작하니까 이제 슬슬 서 있는 것도 힘들다고 생각이 드는 것이 다리가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고, 그녀는 넘어지지 않기 위해 일단 변기 위에 앉은 뒤, 그대로 뜨거운 한숨을 내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두 눈을 감고 남자친구의 모습을 생각하는 혜라.

 약간 여자처럼 보이지만 진지할 때는 엄청 진지한 얼굴이 되면서 집중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매력적으로 보였으며 그 얼굴로 한 번쯤은 그녀 자신을 봐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그녀는 두 눈을 감고 망상의 나라로 빠져들어 갔다.

 망상에 빠져들어 가자 그 남자가 그녀의 몸을 부서질 듯 꼬옥ㅡ 껴안는 모습이 상상되었고, 그녀의 귓가에 사랑한다고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오면서 그 남자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고, 좋아하고 있다고 말하듯 미친 듯이 두근거리는 심장은 곧 터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았다.

 언제나 그의 옆에 있고 싶어, 언제나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어. ...이런 마음이 그녀의 마음속에 차오르고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의 기쁨이 되어...


" 오빠아... 오빠아아아♡ "

 

 그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다.

 아무리 그가 컴퓨터 앞에 앉아 열심히 영상편집 일을 하고 있다고 하지만 언제나 그녀 옆에 있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더 나아가 이런 추잡한 행동을 하는 자신의 모습까지 사랑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에 계속해서 상상하고, 혼자서 이름을 불러보고, 신음소리를 흘리며 축축하게 젖은 비부를 만지고 있었다.

 열심히 자위해도 직접 질 안에 손가락을 넣는 행위는 무서운지 수박 겉핥기처럼 천천히 그 주변만 만져주면서 찌걱찌걱하는 소리가 점점 강해지기 시작했고, 망상은 더욱 과하게 확장돼서 그녀의 비부를, 음부를 만져준다거나, 입으로 핥아준다거나, 가슴을, 젖꼭지를 빨아준다거나 하는 일을 상상하면서 곧 절정에 다다르기에 그의 이름을 열심히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 오빠... 오빠아♡... 좀... 나.. 읏ㅡ... 좀... ... "


 그 순간...


- 똑똑...


" ㄱ♡... ... 가흑...!? "


 갑작스럽게 문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곧 있으면 절정할 것 같은데 갑자기 노크 소리가 들리니 화들짝 놀란 그녀는 다리를 오므림과 동시에 가슴을 주무르면서 만지던 손은 빠르게 움직여 한 손으로 가슴을 가리게 되었고, 음부를 만지던 손은 곧바로 손을 동그랗게 모은 다음 그 손으로 음부를 살며시 가리며 노크 소리가 들린 문을 바라보았다.


" ...? 혜라야. 거기 있어? "


 문밖에서 들리던 노크 소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남자친구, 훈민.

 일하다가 그녀가 계속 부르는 소리가 들렸기에 온 것일까? 아니면 화장실이 급해서 온 것일까.

 아니면 그녀가 같이 있고 싶다는 마음이 전해진 걸까... 그것도 아니라면 자리에 없어진 그녀를 찾기 위해 집 안을 돌아보는 걸까.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던 그녀는 일단 답은 해야 했기에.


" ㄴ... 네에~ ... 저 여기있어요. "


 목소리를 가다듬고 그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자ㅡ


" 아니... 네가 날 부르는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서. 노크해봤어. 화장실에 있었어? "


 그는 그녀가 부르는 소리에 왔다고 했으며 뭐 도와줄 것 있냐면서 물어보기 시작했다.

 다행히... 다행히 이런 추잡한 행위는 들키지 않았구나ㅡ 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녀는...


" 으... 응. 일하는 도중에 불러서 미안해요... 그... 그 죄송하지만... 화장실 문 앞에 휴지 좀 가져다줄 수 있어요...? 휴지가 다 떨어져서... "


 화장실이라는 특수 조건을 이용해 그를 부른 이유를 말하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그는 너무나도 착하고, 너무 착해서 둔하고 순진한 그는...


" 알았어. 조금만 기다려ㅡ "


 그렇게 말하며 터벅터벅 방안을 걸어 다니기 시작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 그녀는 애액으로 끈적해진 자신의 손을 바라보며 밀려오는 자괴감에 한숨을 내쉬었고... 이렇게 음란한 자기 자신을 마음속으로 비난하며 빨리 뒷정리하고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터벅터벅... 툭. 똑똑.


" 혜라야. 휴지 앞에 있어. "


" 아... 감사합니다... "


 세면대에서 손을 씻기 시작한 그녀는 그가 가져다준 휴지를 챙겨야겠다는 생각에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문으로 다가간 순간...


" 혜라야. "


 문 너머로 진지한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그 소리에 화들짝 놀란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양손을 모은 다음 자신의 가슴께에 얹고...


" ㄴ, 네 ! "


 말했다. 그러자 그는 뭔가 고민하고 있는지... 머리를 긁적이더니.


" 우리... 영화 보러 갈까 ?"


 데이트 신청을 했다.

 그 소리에 화들짝 놀란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떨리는 목소리로...


" 어, 언제요? "


 그에게 말을 걸었으며 그는 조금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ㅡ


" ... 지금ㅡ 아직 오후 1시니까... 시간은 많이 남았잖아.

 너랑 같이 저녁까... 지같이 먹고 오고 싶어서... "


 그 말을 듣자 그녀는 수줍게 말하는 그의 얼굴을 상상했으며 지금 당장이라도 문을 열고 보고 싶었으나...


" 네...! 그, 그럼. 지금 준비할게요...! "


 참았다. 그것보다 더 좋은 데이트를 해야 했기에 그녀는 빠르게 준비하기 시작했다.

 오늘 할 일? 마감?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그림 마감은 조금만 신체에 무리를 주면 할 수 있는 거고, 지금 당장 사랑하는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즐길 기회는 지금 밖에 없으므로 그녀는 곧바로 나갈 준비를 했다.


.

.

.


- 부우웅...


 어느 한 백화점에 있는 영화관.

 아직 영화가 시작되기 전에 도착한 그들이기에 서로 얼굴을 바라보며 서로...


" 뭐하지...? "


" 그러게요... 뭘 해야 할까요? "


 라는 의문만 내세우며 고민하기 시작했다. 결국, 결론은...


" 우리 백화점 돌아볼래? "


 백화점 돌아보기.

 영화는 3시에 시작되고 지금은 2시 언저리밖에 되지 않았으니까... 아직 1시 정도의 여유 시간이 남은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 오빠 ! 이거 이쁘게 생기지 않았나요? "


" 오빠 ! 이거 봐봐요 !! "


" 오ㅡ 이게 이쁘다. "


" 그 모자도 귀여운데? "


 이렇게 서로의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재미있는 하루를 보내기 시작했다.

 신난다. 즐겁다. 이런 감정이 미친 듯이 들기 시작했고 그녀는 행복하다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백화점을 돌아다녔다.

 그러다 잠시 뒤, 한 자리에 멈춰선 그녀는 멍하니 한 가게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 ... ? 혜라야? "


 그녀가 멈춰선 가계는 다름 아닌 보석이나 장신구가 잔뜩 있는 매장.

 멍하니 그 매장을 바라보다가 귀신에게 홀리기라도 한 듯 그 안으로 천천히 들어가기 시작하는 혜라는 직원의 인사에 대꾸하지도 않고 멍하니 유리 상자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상자 안을 살펴보다가 무언가를 바라본 채 멍하니 서 있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발견한 훈민은 그녀의 뒤를 따라갔고, 그녀의 모습을 잘 살펴보기 시작했다.

 하나의 반지를 바라보며 멍하니 서 있던 혜라와 그 모습을 바라보는 훈민.

 그는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다 고개를 들어 점원을 바라보았다.

 가계 주인인 남성은 가만히 훈민을 바라보며 쓴웃음을 짓기 시작했으며 훈민은 그에게 영화티켓을 한 장 건네주었다. 그리고 무언가를 중얼거리기 시작했고 그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훈민에게 「영화 티켓」을 다시 건네준 그는...


" 손님. 죄송하지만 저희 매장은 3시부터 점심시간입니다만. "


 3시가 다 되는 시간부터 점심시간이라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 이건 백화점 매장마다 다르겠지만 보통 백화점 매장에는 점심시간은 없다.

 어떻게 대리로 가게를 봐주는 사람이 있거나, 옆 가게의 주인장과 잘 이야기해서 잠시 자신의 가게를 봐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면 매장 내 점심시간이라는 허울 좋은 말은 없다.

 하지만 그는 정말로 가게 문을 닫을 생각인지 매장 입구에 있는 철창을 향해 다가갔고 셔터를 반쯤 내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훈민이는 그녀의 양어깨를 손으로 잡은 뒤 다정하게...


" 혜라야 가자. 영화 시작하겠어. "


 그렇게 말하며 그녀를 설득했다. 그러자 그녀는 이제야 정신을 차렸는지 아ㅡ 소리를 내곤... 고개를 끄덕였다.

 반쯤 내려간 셔터를 지나기 위해 허리를 숙인 뒤 가게 밖으로 나간 훈민이와 혜라.

 혜라는 아쉽다는 듯 앞을 바라보며 걸었고, 훈민이는 점점 내려가기 시작하는 셔터를 바라보며 어벙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뭐지? 그는 무엇을 이해한 거지?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손에 있는 영화표를 확인한 순간...


" ... ... "


 나지막하게 미소를 짓고는 영화표를 자신의 바지 앞주머니에 찔러 넣은 뒤, 혜라의 손을 잡고 앞으로 뛰기 시작했다.


" 어... 엣? 오, 오빠 잠ㅡ... 꺗 !! "


 훈민이가 혜라의 손을 강제로 잡고 뛰어갔기 때문에 이 갑작스러운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한 혜라는 어쩔 수 없이 그를 따라 뛰기 시작했고, 또각또각ㅡ 거리는 구둣소리가 백화점 안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 ... ... 준비해야겠구만. "


 그 모습을 바라보면 가게 주인은 다시금 셔터를 연 뒤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

.

.


- 와아아아아아 !!!!


- 챙!!! 창 !!!


 수많은 사람의 함성과 칼과 칼이 부딪치면서 나는 심오한 철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벌써 영화는 시작된 것일까... 정확히 3시는 아니라도 3시보다 약간 지난 시간에 도착했음에도 급박한 상황이 연출되기 시작하는 영화는 자리에 앉지 않았어도 엄청 흥미롭게 보였다.


" 영화 시작됐나 봐 빨리 가서 앉자. "


 그렇게 말하며 훈민이는 혜라를 데리고 예매된 자리에 가서 앉기 시작했고, 혜라는 아무 말 없이 그를 따라갔다.

 자리에 앉은 뒤 가만히 영화를 보기 시작한 그들은 멍하니 계속 그 영화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

.

.


 ... 영화가 시작되었는지 1시간이 지났나? 조금씩 혜라의 눈치를 살피던 훈민이는 다리를 조금씩 배배 꼬기 시작했다.


" ...? "


 영화를 보다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는지 고개를 돌려 훈민이를 바라보았다.

 지금 그는, 이 영화관 내부가 약간 더운지 입고 있던 가벼운 상의를 벗은 채로 있었고, 다리를 배배 꼬기 시작하는 것이 누가 봐도 화장실이 급하다는 듯이 보였다.


" 아... "


 그 모습을 보고 깨달은 그녀는 그의 귀에 입을 가까이 한 다음...


" 화장실 급하면 다녀와도 돼. 못 본 건 내가 기억했다가 나중에 알려줄게. "


 주변의 사람들에게 민폐가 되지 않게 말했고.


" 윽... 미, 미안... 다녀올게...! "


 손에 들고 있던 가벼운 상의를 그녀와 자기 자신 사이에 있는 손 걸이에 걸어둔 뒤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숙여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가 되지 않게 영화관 밖으로 빠르게 뛰어나가기 시작했다.

 고개를 살짝 들어 그가 영화관 밖으로 나간 것을 확인하자 그녀는...


" ... ... "


 팔걸이에 걸쳐진 옷을 들었고.


" 킁킁... ... "


 그 냄새를 천천히 맡기 시작했다.

 시끄러운 영화 소리와 화려한 화면 덕분에 다른 사람들은 그녀의 이상 행동에 관심을, 신경을 쓸 시간이 없었다.

 잠깐 눈 돌리면 너무나도 빠르게 지나가는 영화 내용이기에 다른 사람들은 그녀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고 그녀는 아무도 자기 자신을 보지 않는다. 라고 생각하면서 그의 옷 냄새를, 사랑하는 남자친구의 냄새를 천천히 맡기 시작했다.


- 쿵! 쿵! 쿵!


- 준비하라 !!!


" 쓰으으으... "


 남자친구의 냄새가 너무 좋아. 이렇게 냄새만 맡고 있어도 팬티가 젖어버릴 것 같아...

 

- 가자아아아ㅏㅏㅏㅏ!!!


- 쿵쿵쿵쿵쿵쿵 !!!!


- 까아자아아ㅏㅏㅏㅏㅏ!!!!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이 행동을 참을 수 없던 그녀는 그가 돌아오기 전까지 그의 옷을 잡고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

.

.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지났나.


- 뚜벅뚜벅


" ... ... " 


 그는 자기 자리를 향해 다시금 걸어오기 시작했다.

 영화는 슬슬 클라이맥스를 지나 끝나가는 시점이기에 슬픈 장면이 나오고 있었다.


- 내... 내 죽음을... 적에게...


 중요한 대사가 나오려고 할 때, 훈민이 자리에 돌아왔으며.


- 끼익...


" 미안미안... 너무 오래 걸렸네... 영화 어땠어? "


 그는 자연스럽게 그녀의 옆에 앉았고 손 걸이에 걸어둔 뒤 자신의 옷을 집어 들곤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그 모습을 본 그녀는...


" 굉장했어요. 진짜 명장면 꼭 봐야 했는데... "


 그렇게 말하며 다정하게 그의 손을 잡으며 스킨쉽을 시도했다.

 그는 그런 그녀의 손을 잡고 다정하게 잡아주었고 영화는 10분 정도 지나자 완전 끝이 났다.


- 짝짝짝짝짝.


 영화가 끝나자 수많은 관객이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기 시작했고 혜라와 훈민이도 군중심리에 따라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친 다음...


" 이제 내려갈까? "


 그렇게 말하며 그는 다정하게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고,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훈민의 손을 잡고 천천히 바닥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퇴장하라고 문을 열어둔 장소를 향해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3시에 시작한 영화는 2시간 30분이라는 어마어마한 시간이 들었기에 그들은 이제 슬슬 저녁을 먹기 위해 이동하기 시작했다.

 저녁밥은 어디서 뭘 먹을까ㅡ 를 고민하던 혜라. 하지만 그때...


" 혜라야. "


" 네? 왜 그러세요. 오빠? "


" 오늘은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


 훈민이가 먼저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가자고 이야기했으며 혜라는 내심 그에게 좋은 음식점이나 분위기 있는 장소를 마련했나? 라는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 생각에 그녀는ㅡ


" 네 !... "


 고개를 끄덕이며 그가 가자는 곳을 따라가기 위해 팔짱을 꼈다.

 그렇게 앞으로 걸어가는 훈민. 그 길이 어떻게 되어 있냐면...

 백화점을 나와서 횡단보도를 걷고 오른쪽.

 그대로 10분 정도 앞으로 쭉 걷다가 O민은행 이 보이는 곳에서 왼쪽.

 그 앞으로 쭉 걸어가 가보면 먹자골목이 있는데 떡방앗간을 하는 집과 고깃집 사이에 으슥한 공간이 있는 장소로 천천히 들어가기 시작했다.


" ... ...? "


 갑자기 스산한 분위기가 맴도는 골목길 안을 걷기 시작하자 그녀는 상당히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여기까지 오는데 대략 20분 정도의 시간 동안 걷게 했는데 또 걷는 곳이라곤 이렇게 스산한 기운이 가득한 장소라니... 그녀는 절대로 이해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물어보았다.


" 오빠... 아직 멀었어? 정말 이 길로 가는 거 맞아...? "


 약간 투정 부리는 말투로 그에게 물어보았다.

 그는...


" 응... 맞아... 조금만 더 걸으면 돼. "


 그렇게 말하며 앞으로 걸어 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혜라의 불만은 조금씩 커지기 시작했다.

 가장 큰 이유는 그녀의 발이 아파져 오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눈앞에 있는 이 으슥하고 눅눅한 느낌이 드는 골목길이 너무나도 음침했기 때문이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돌아가자고 말하거나 돌아가겠다고 말할 수 있는 그녀였지만 다른 마음에서는 이렇게 멀리 걸었는데 끝은 봐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있었다.


" ... 오빠. 뭘 먹으러 가는지 정도는 알려주면 안 돼...? "


 하지만 그 끝을 보고 싶어도 얼마나 대단한 음식이길래 이렇게 그녀 자신을 고생하게 만드는 걸까.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음식일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그에게 물어보았다. 그는...


" ... 끄응... "


 살짝 곤란하다는 듯, 한 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더니...


" ... 전... "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혜라의 귀에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다. 그렇기에 그녀는...


" 네? 못 들었어요. 오빠 한 번만 더 말해주실 수 있어요? "


 한 번 더 말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 아냐아냐... 가서 먹어보면 알아.

 평범한 재료로 평범하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는 곳이니까... "


 대충 이렇게 얼버무리며 계속 걷기 시작했다.

 연애 시작하고 이렇게 걸어서 멀리 가는 것도 처음이고, 혹시나 그만 아는 비밀장소인가 싶어 계속 그를 따라갔다.

 ... 이러고 얼마나 더 걸었나.

 골목길 끝에 보이는 새하얀 빛은 그녀에게 이 음산한 길이 곧 끝난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었고 훈민 또한 계속 그 앞으로 걸어갔다.

 마치 이제야 아는 길이 나왔구나! 라는 느낌을 주는 명쾌한 발걸음... 훈민도 내심 불안했던 것일까. 이제야 천천히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잠시 뒤...


" 다 왔어...! "


 그는 활짝 웃으면서 눈앞에 보이는 가게를 가르쳤다.


" 와~... ...아? "


 하지만 그녀의 반응은 그렇게 유쾌하지 못했다.

 눈앞에 보이는 가게는 골목길 으슥한 곳에 자리 잡고 있으면서 외관도 그렇게 좋지 않았다.

 바람이 조금만 불면 당장이라도 판자로 된 지붕이 날아가서 옆 건물에 부딪힐 정도로 허름해 보였으며 창문과 그 주변 벽돌에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것 같았다.

 총평하자면... 정말 낡고 허름한... 대포집이었다.


" 허...? "


" 보기엔 허름해도... 정말 괜찮은 곳이야...! "


" 아... 그러니까 오빠가 말한 음식점이... "


" 이. 일단 들어가자 ! "


 그렇게 말하며 그는 혜라의 손을 잡고 들어갔다.


.

.

.


- 드르륵...


" 이모~ 여기 모둠전 하나랑 파전 하나. 오징어 튀김 하나랑 쌀 막걸리 한 병이요. "


" ... ... "


 들어가자마자 주문을 한 그는 자연스럽게 창가 쪽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혜라 또한 그를 따라갔지만... 그녀가 예상하던 것과 상당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기에 약간...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 되었다.


" 아... 어... 오빠.

 저희 맛있는 거 먹으려고...? "


" 응응. "


" ... ... "


 평범하게 생각할 수 없다. 생각하기 힘들다.

 잘 생각해보아라. 누가 여자친구와 저녁을 함께하기 위해 차갑고 음산한 뒷골목을 20분? 아니 생체시간으로 대략 50분 정도 넘게 걸어서 데려온다는 것이 고작 이런 허름한 술집이라고 생각하겠나.

 이는 말도 안 돼... 아니 성립할 수가 없다.

 평범한 남녀 간의 데이트라면 적어도 술은 나오지만 그래도 나름 느낌이고 분위기 좋은 장소로 가서 밥을 먹으려고 하지 않는가. 그렇기에 그녀는 이해할 수 없었다.

 이해하려고 해도 그녀의 본능이 거부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살짝 구겨진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고, 그는 그녀의 눈치를 살피며...


" ... ... 여기가 그렇게 별로인가...? "


 어색하다는 듯 시선을 회피하며 머리를 긁적이기 시작했다.

 자신이 생각한 것과 정말 다른 표정을 지었기에 그는 어떻게 할 줄 모르는 복잡한 표정으로 열심히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니 뭔가 미안함이 밀려오는지 혜라는 다시 한번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의 이해되지 않는 행동, 그리고 그걸 따라온 나 자신. 들어오자마자 음식을 시키는 그의 행동.

 분명 메뉴가... 「모둠전, 파전, 오징어 튀김, 막걸리 한 병」 이었나.

 ... 이 메뉴를 다시 한번 생각하니 그녀는 조금 전까지 이해가 가지 않았던 행동들이 하나하나 정리되기 시작했다.

 전을 싫어하지 않는다. 오히려 좋아한다. 거기에 막걸리까지 있으면 금상첨화라고 할 수 있다.

 조금 더 잘 생각해본다면 비 오는 어느 날... 파전 먹고 싶다고 중얼거렸던 적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추적추적ㅡ 비가 내리는 날에 달달한 막걸리와 아찔하게 맛있는 파전 한 조각에 간장을 살짝 발라서 먹고 싶다고.


" ... ... "


 그 생각이 들어서 그는 여기까지 데려왔던 걸까? 만약 진짜 그런 것이라면 저런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어야 하는 건 훈민, 그가 아니라 혜라, 그녀가 되어야 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녀는ㅡ


" 하지만... 전 좋아해요. "


 조금 전까지 어이없다는 미소는 싹ㅡ 사라지고 따뜻한 미소만 남았다.

 그 얼굴을 보자 그는 다행이라는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 달그락, 달그락ㅡ


" 전 나왔습니다~~~ "


 아직 그렇게 붐비는 저녁 시간대는 아니라 그런가, 사람이 많이 한적한 이 가게는 사장님처럼 보이는 이모님이 직접 서빙하는 것인지 직접 쟁반을 들고 그들이 있는 테이블에 다가왔다. 그리고 훈민이 시킨 음식들을 하나 한 내려놓기 시작했다.


" ㅡ오 "


 생각보다 퀄리티가 좋은 음식을 보고 자연스럽게 핸드폰을 들어 사진부터 찍기 시작하는 혜라.

 찰칵ㅡ 소리가 지나간 뒤, 먼저 젓가락을 들고 중앙에 놓인 파전을 작게 자른 뒤 파전 정중앙에 올라간 간장에 살짝 찍어 음식의 맛을 보기 시작했다.


" 하ㅡ 압... "


 이제 막 갓 나온 따끈따끈한 파전이 입안으로 들어간다.

 살짝 찍은 간장이 바닥에 흐르지 않게 조심스럽게 입으로 가져간 그녀는 다행스럽게도 아무것도 흘리지 않았으며, 입안에 들어간 파전은 따뜻한 열기를 입 전체에 퍼트림과 동시에 포근하고 맛있는 식감이 그녀를 맞이했다.

 쪽파가 익으면서 퍼지는 달달한 맛과 그것을 보좌하는 듯 짭조름한 맛이 너무나도 일품이었다.

 태어나서 이런 파전을 먹어본 적 있나? 싶을 정도로 놀라운 맛을 선사해주는 파전을 맛본 그녀는...


" 우와ㅡ! 여기 전 진짜 맛있네요? 특히 이 파전이... 너무나도 맛있어요 ! "


 아낌없는 감탄사를 내뱉기 시작했다.


" 그렇지 !? 그렇게 미심쩍어해도 이렇게 막상 들어와서 파전이랑 막걸리 먹어보면 엄청ㅡ 좋아한다니까~

 뭐랄까... 그리운 맛이라고 해야 하나? 정말 끝내주고는 맛... 그런 느낌? "


 그 감탄사를 듣자 그는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어린아이와도 같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 모습도 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한 그녀는...


" 여기는 어떻게 알게 된 거예요. 오빠? 지인이랑 같이 왔던 걸까? 아니면ㅡ "


 편안한 마음으로 그에게 질문했다. 그러자 그는...


" 아... 그건ㅡ "


 잠깐 뜸을 들이더니...


" ... 전에 비 오는 날에...

 내가 작업에 집중하고 있었을 때, 네가 파전이 그렇게 먹고 싶다고 하는 걸 들었어. 그래서 혼자 찾아다녔지... 친구에게도 물어보고, 네X버나... 그런 SNS도 찾아보고... "


" 아... "


 그 말을 듣자 그녀는 조금 전 자신의 행동을 나무랐다.

 사소한 것 하나하나 기억하고 있는 그가 너무나도 감사했다. 이런 그의 마음도 모르고 불유쾌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를 곤란하게 하다니...


" ... 고마워요ㅡ "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잔에 막걸리를 가득 채웠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를 향해 잔을 내밀며.


" 짠~ "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는 이제야 완전히 안심하는 표정을 짓더니...


" 짠ㅡ! "


 그녀가 내민 막걸릿잔과 자신의 막걸릿잔을 살짝 부딪쳤고, 그들은 서로의 술잔을 자신의 입가에 가져가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

.

.


 그렇게 얼마나 마셨을까... 


" 읍... 웁... 우ㅡ... " 


 잔에 담긴 막걸리를 마시던 그녀는... 


" 푸하ㅡ... " 


 탁ㅡ 하는 소리와 함께 막걸릿잔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멍하니 훈민을 바라보았다.

 누가 봐도 취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붉어진 혜라의 모습... 하지만 그녀의 정신은 멀쩡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그녀는 취한 척하고 있었다.

 남자의 보호 본능을 자극해야 한다는 여성의 마음 때문에? 아니면 정말 그녀가 의도한 걸까? 정확한 것은 그녀만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 혜라야. 이제... " 


 그녀의 마음을 완전히 꿰뚫어 보지 못하고, 약간의 술기운이 올라온 훈민이는 슬슬 돌아가자ㅡ 라는 말을 꺼내려고 하는지 천천히 입을 열기 시작했다.

 뭔가 아쉬움이 남은 그녀는 이 자리에 조금 더 있고 싶었지만...


- ♪~♩...


 이상한 타이밍에서 훈민의 핸드폰에 누군가 전화를 했는지 벨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 아... 전화 왔네. 잠시만... "


 전화를 받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버린 그는 밖으로 나가 전화를 받기 위해 밖으로 걸었지만...


- 텁.


 혜라는 그를 잡았다.


" ... ... "


 그녀는 생각했다. 뭔가 지금 그를 놓으면 안 될 것 같았다. 지금 놓는다면 기회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 그런 생각을 하며 그저 아무 말 없이 훈민이를 바라보던 그녀는 천천히 입을 열더니.


" 오빠. 저... "


- 툭... 두둑... ...


" 에구머니나... 밖에 비가...!! "


 그를 바라보며 무언가를 말하기 시작했다.

 빗소리에 묻혀서 제대로 들리지 않는 이 말. 하지만 그 앞에 있는 훈민이는 들었을 것이다.

 그야 자신의 말을 다 전한 이후 붉어진 얼굴과 안절부절한 그 눈동자는 지금 자신이 엄청 부끄럽다는 것을 알려주듯 주변만 슬쩍슬쩍 쳐다보며 그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했으니까.

 열심히 눈동자를 굴리며 그의 대답을 기다리는 그녀가 있었으니까.


" ... ... "


 그 말을 듣자, 아니... 정확히는 혜라가 그의 손을 잡자 주변의 시간이 무척이나 느리게 흘러가는 것 같았다.

 주변이 어떤 소리를 내든, 어떤 상황이 펼쳐지든, 어떠한 시간이 흐르든... 그 누구도 방해하지 못할 시간 같았다.

 머릿속에서 수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가기 시작했고 손에 들려 있는 전화기를, 누군가에게서 오는 전화를 꺼버린 다음 주머니에 넣은 다음...


" ... 이런 건... 좀 더 좋은 곳에서 하고 싶었는데. "


 주머니 안에 있었던 작은 선물 상자를 꺼내고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 우리 연애 기념일... 옛날에는 서로 바빠서 챙기지도 못하고 제대로 만나지도 못했으니까 이번에 조금이라도 더 만나고 사랑을 나누고 싶었어.

 ... 사실, 이 반지는 좀 더 좋은 장소에서 이걸 주고 싶었지만. "


 선물 상자마냥 꽁꽁 포장해놨던 말들을 천천히 풀기 시작했다. 하지만 머릿속으로 할 말을 정리하고, 곱씹어서 정리해봐도 결국 똑같은 말이라고 생각한 그는 그냥 미소를 지으며...


" ... 너를 만난 건 내 생애 최고의 행운이라고 생각해. 그래서 고마워... 아무 말도 안 하고 언제나 컴퓨터만 바라보며 일하고 있는 내 뒤를 지켜줘서... 둘이서 놀고 싶어도 꾹ㅡ 참고 있어 준 거...

 비록 지금은 작은 반지로 기념일을 챙기지만... 좀 더 노력해서 네게 걸맞은 남자가 되도록, 언제나 네게 행복을 줄 수 있는 남자가 될 수 있게 노력할게.

 ... 1주년 기념일까지는 아직 하루 남았지만... 미리 축하해. 그리고... "


 작은 상자를 열어 그녀에게 보여주었다.

 그곳에는 백화점에서 그녀가 멍하니 바라보았던 반지 한 쌍이 놓여있었고, 그는 조심스럽게 반지 하나를 꺼낸 다음 상자를 테이블 위에 올려둔 다음 반지를 들고 있지 않은 손으로 혜라의 왼손을 살며시 잡은 다음, 다정하게 그녀의 약지 손가락을 만지기 시작했다.

 말랑하고 부드럽다. 그 생각을 하면서 그는 지금 들고 있는 반지를 그녀의 약지 손가락에 천천히 넣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 사랑해. "


 이 말을 끝으로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맞춤을 해주었다.


" ... ... ... "


 갑작스러운 그의 행동.

 처음에는 그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마음만 전달할 생각이었다. 지금이 아니라면 기회가 없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너무나도 달콤하고 애절한 지난날이 담겨있는 사랑 가득한 고백...

 그의 모든 행동을 아무 말 없이 바라보고 있었고, 멍한 얼굴로 듣고 있었다.

 그의 말을 들으면서 지난날, 미친 듯이 바빠 밤낮없이 마감이 치여 살던 서로를 기억해냈다.

 한 명은 밀려있는 영상편집으로 인해 쓰러질 정도의 과로.

 다른 한 명은 10명이 넘는 개인 방송용 일러스트와 5개의 Live 2D 캐릭터 작업.

 서로 좋아한다는 말 한마디 할 틈도 없이 바쁘게 살았던 지난날은 서로의 감정이 식지 않았나? 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서로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눈앞에 있는 「마감」 이라는 글자에 치여 살았기에.

 그녀는 그와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시간이 날 때마다 계속해서 그의 집으로 찾아갔다.

 그림 작업은 어떻게든 타블렛이나 아이패드와 같은 기기만 있으면 충군히 작업했으니까 그렇게 했다.

 그렇게 지금까지 왔다. 연애 시작한 지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도 모른 채.


" 오빠... "


 그녀는 왼손 약지에 낀 반지를 바라보자 갑작스럽게 지난날 서로의 모습이 겹쳐 보이기 시작했다.

 그와 서먹해진 것이 아닐까? 하면서 계속 마음 졸이고, 노력하던 것이 모두 보상받는 것 같았다.

 미친 듯이 밀려오는 행복감에 그녀는 눈에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고 아무 말 없이 그를 껴안았다.


.

.

.


- 쏴아아아아...


 미친 듯이 쏟아지는 빗물.

 대포집에서 나누었던 달달한 사랑의 속삭임을 끝낸 그들은 지금 서로를 갈라놓을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며 대포집을 나갔다. 하지만... 그들은 곧바로 현실을 마주했다.

 미친 듯이 쏟아지는 그 비에 그들은 어디 가지도 못하고 완전히 묶여버렸으며, 혜라는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이런 행복한 날 눈치 없이 비를 내리는 무심한 하늘을 향해... 신이 있다면 제발 죽어달라고.

 그렇게 생각하자 비는 더욱더 거세졌고 상황이 조금씩 악화되는 것을 느끼자 훈민은 주변을 빠르게 둘러보면서 핸드폰으로 잠깐 쉴 곳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핸드폰에 무언가를 봤는지...


" 혜라야. 저쪽으로 가자. "


 그녀의 손을 잡고 어디론가 뛰기 시작했다.


" ㄴ, 네? 잠깐 오... 꺄앗 !!! "


 차박차박 하는 소리가 골목길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고, 빠른 속도로 뛰었기 때문일까... 그래도 완전히는 아니지만 그래도 옷을 말리면 다음 날 다시 입어도 될 정도로 비에 맞은 그들은 어느 한 모텔에 도착했다.


" 하아... 하아... 괜찮아? "


 그렇게 말하며 혜라의 눈치를 살피는 훈민.

 대포집에서 500m 쯤 떨어진 곳에 모텔이 있었기에 그곳까지 열심히 뛰어간 그는 평소 잘 뛰지 않던 그녀가 힘들지 않았을까 걱정하고 있었다.

 그녀는 힘든 것은 둘째치고 평소에 컴퓨터 앞에만 앉아서 영상편집만 하던 그가 어떻게 이런 긴(...?) 거리를 지치지도 않고 빠르게 뛰어올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니, 평소 뛰는 거랑 거리가 멀었던 그녀 자신의 잘못인지... 뭐가 되었든 제대로 이해가 되지 않던 그녀는 숨을 크게 들이마신 뒤, 천천히 내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영상 또는 그림으로만 그렸던 모텔이 눈앞에 있었기에...


" 오늘은 여기서 하룻밤 자고 가야 할 것 같아. 아까 날씨 확인해보니까 밤새 오는 것 같더라... "


 머리에서 수많은 생각이 지나가던 혜라의 귀에, 생각이 많던 머리에 내리 꽂히는 훈민의 한마디.

 「자고 간다.」


" 어... 어어... ㄴ, 네...! "


 그 말이 들리고 그녀는 지금 내 몸이 어떻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이런 생각을 하자 그녀는 지금 당장이라도 머리카락을 부여잡고 절규하고 싶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평소에 다이어트를 하면서 몸무게와 몸매를 관리하고, 속옷도 야하지는 않지만, 남자를 유혹할 수 있는 승부 속옷으로 좀 입고 다니고, 머리카락도 샵에서 꾸준히 관리받아서 찰랑하게 만듦과 동시에 피부도 관리하면서 지낼걸ㅡ 이라는 생각에 그녀는 과거에 자기관리를 하지 않던 자기 자신을 저주하며...


- 짤랑...


" 303호입니다. "


" 감사합니다ㅡ "


 그의 뒤를 따라 모텔 방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 드르륵... 달칵.


" 후... "


 방에 들어오자마자 편히 쉴 수 있는 침대를 바라본 그는 한숨을 내쉬며 비에 젖은 상의를 옷걸이에 걸었다.

 그러면서 얼굴에 있는 물기를 닦아내듯 휴지 몇 장으로 얼굴을 툭툭 만지던 그는 문 앞에서 멍하니 서 있는 혜라를 바라보았다.


" ...? "


 마치 메두사의 눈을 본 것처럼 딱딱하게 굳어버린 그녀는 훈민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빨리 들어오라고 말을 해도, 손짓해도 그녀의 반응은 너무나도 느렸다.

 그저 고개만 살짝 끄덕이고 아무 말 없이 움직이는 그녀는 윤활유가 관절에 충군히 들어가지 않은 기계마냥 삐걱삐걱 움직이고 있었고, 그녀가 호텔 방 중앙에 오자 붉어진 얼굴로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런 혜라의 모습을 보자 피식ㅡ 하고 웃음이 나온 그는 뒤에서 다정하게 그녀를 껴안은 다음ㅡ


"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는 거야... 온몸에 힘이 잔뜩 들어갔잖아ㅡ "


 상냥하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다 정수리에 짧은 입맞춤을 해주었다.

 그가 입맞춤을 해주자 그녀는 설마 이거 여기서 해버리는 거 아니야? 천천히 옷이 벗겨지면서 분위기가 달아오르는 거 아니야? 라면서 더욱더 얼굴을 붉히기 시작했고 마음의 준비를 하기 위해 숨을 크게 들이마신 이후 뒤를 돌아보려는 순간...


" 꽤 피곤해 보이는 것 같으니까 나 먼저 씻고 나올게ㅡ 잠깐 앉아있어. "


 라고 말하며 머리를 쓰다듬어 준 뒤,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 ㅇ...에? "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들이 한순간에 박살 나는 그 순간.

 뭔가 허무하다. 강한 박탈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거 무조건 섹스로 진행되는 거 아니냐고. 근데 왜 바로 화장실로 들어가 버리는 것이냐고.


" 잠... "


- 끼익... 쿵.


 그에게 뭘 말해보기도 전에 그는 화장실 문을 닫았고 옷가지들을 잘 정리해 선반 위에 올려둔 뒤, 물을 틀고 천천히 씻기 시작했다.


" ... ... "


 방 안에 혼자 남은 그녀는 멍하니 그 화장실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갑자기 밀려오는 엄청난 상실감과 박탈감에 제정신을 유지하기 힘들었던 그녀는 얼굴을 붉히기 시작했고, 볼에 바람을 잔뜩 집어넣기 시작했다. 그리고 작은 소리로 혼자 중얼거렸다.


" 아니... 여자가 이렇게 가만히 있고 남자가 뒤에서 껴안아 주고 머리를 천천히 만지면 바로 씻는 게 아니라 천천히 키스하면서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해줘야... ...

 나 혼자 잔뜩 설레고 이게 뭐야... 진짜 눈치 없어서 내가 진짜 하... 이렇게 안 하려고 했는데... "


 ... ... 여자가 이성에게 여자로서 인정되지 않고 그저 친한 동생이나 아껴야 하는 연인 취급 받는 게 너무나도 싫었던 걸까.

 남자가 들었으면 뼈를 각목으로 수차례 가격하는 말들을 중얼중얼하면서 혜라는 비에 젖은 옷들을, 자신의 몸을 가려주는 옷들을 하나둘 벗기 시작했다.


- 스르륵... 툭ㅡ


 상당히 기가 찼는지 옷에 주름이 남는다는 것 따위는 신경 쓰지도 않은 채 옷을 바닥 어딘가에 던져놓고 성큼성큼 화장실 문을 향해 걸어간 뒤 그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가 화장실 안에서 샤워하고 있음에도ㅡ


- 달칵...


" ... 응? "


 마침 머리를 감고 있었던 그는 두 눈을 감은 채 머리카락에 샴푸를 풀고 있었다.

 뭉게뭉게 피어온 샴푸 거품은 그의 머리카락 전체를 뒤덮을 뿐만 아니라 눈까지 덮고 있었고 그녀는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했는지 그의 등 뒤로 다가가...


- 꼬옥...


" 읏...? "


 그의 등을 껴안았다.

 샴푸로 눈앞이 가려진 터라 눈을 뜰 수 없었던 그는 손을 들어 머리를 감던 그 자세 그대로 굳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 ㅎ, 혜라야...? "


 나지막한 목소리로 그녀를 불러보았고, 그녀는 그를 꼬옥ㅡ 껴안고 있음에도 볼을 부풀리며 자신의 불만 사항을 토하기 시작했다.


" 진짜 바보 오빠... 분위기 좀 읽어요... 여자친구랑 단둘이 모텔에 왔고 그렇게 뒤에서 꼬옥 껴안은 다음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키스까지 하는 거 받아줬는데 왜 혼자 씻으러 들어가요...

 진짜아... 그럴 때는 다정하게 입 맞춰주면서 남자답게 리드해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 "


" ㄴ, 네...? "


 그림 작가라서 그런지 너무나도 순식간에 엄청난 말을 해버린 혜라와 그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훈민.

 그는 바보처럼 얼빠진 목소리로 말했고 두 눈을 감은 상태에서 상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머리를 감고 있는 도중 느껴지는 푹신한 감촉. 마시멜로보다 더 말랑한 것 같은 감촉이 등에서 계속 느껴졌고 그 말랑한 무언가에 달린 것이 뭔가 툭ㅡ 하고 튀어나온 것이... 생각보다 단단하면서도 단단하지 않은 무언가가 있다고 느껴졌다.

 마치 콩알처럼 동그라면서 약간 단단한 것이... 아무리 둔감한 그라도 이게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아니, 모르는 게 말이 안됐다.

 지금 느껴지는 것은 다름 아닌...


" 혜... 혜라야. 일단 우리 거리를 좀... "


 그녀의 가슴. 그것도 실오리기 하나 걸치지 않은 그녀의 생가슴.

 그렇기에 그는 어떻게든 평점심을 유지하며 이 상황에서 벗어나 보려고 했다. 아니, 벗어나야만 했다.

 잘 못 하면 지금, 이 상황은 큰 문제가 될 수 있었기 때문에... 하지만ㅡ


" ... 싫어. 싫어요. 왜 거부해요 ? 이렇게 밥상까지 다 차려줬는데... "


 그녀는 그런 그의 말을 듣기 싫은 것 같았다.

 오히려 그의 몸을 더 강하게 껴안기 시작했고 애절하게 말하던 목소리가 점차 진지한 목소리가 되기 시작했다.


" ... 못 놓아줘. 싫어.

 내가 이날을 얼마나 기다려왔는데...

 사랑한다고, 영원히 함께하자. 라는 말을 얼마나 기다렸는데... 왜 내 마음을 몰라주는 거야...?

 내가... 내가 오빠의 사랑을 받으려고 얼마나 노력했는데... "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손을 천천히 움직여 그의 복부를 만지기 시작했다.

 시스팩같은 것은 없지만 의외로 잔 근육은 많던 그의 몸.

 그 근육을 천천히 만지며 그의 몸을 자극하기 시작했고 조금씩 복부를 만지던 손이 조금씩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약간 시들어 있는, 다시 말하면 점점 단단하게 발기되고 있는 그의 자지를 향했다.


" 자, 잠깐 혜라야... 거긴ㅡㅡ!! "


" 하아아... ... 제가 이거 한 번 만져보려고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요...?

 얼마나 이걸 상상하면서 자위를 했는지 알아요...?

 오빠를 상상하면서... 계속 스스로... 응읏♡... 클리을 만져가면서... 쑤셔달라고... 거칠게 해달라고 애원했는데... ...

 그런데 오빠는... 오빠는 날 거부하기만 하고...

 저도 이제 못 참아요. 이렇게 빼기만 하는 오빠가 나쁜 거야. 절 이렇게 꼴리게 만들고 모른 척하는 오빠가 잘못한 거야...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자지... 단단하게 있는 자지를 따먹을 거니까...♡ 아아...♡ 벌써 커지고 있어...♡ "


 느긋하게 단단하게 일어나기 시작하는 자지를, 자지가 단단해짐에 따라 자신의 씨앗을, 유전자를 퍼트리기 위해 정자를 끝없이 상상해내는 고환을 상냥하고 친절하게 어루만져주기 시작했다.

 오른손 검지손가락으로 그의 자지 끝을, 요도 입구 그 주변을 상냥하게 만지던 그녀는 조금씩 흘러내리는 쿠퍼액을 손에 묻히며 계속 그의 자지 끝을 괴롭혔으며 다른 손가락은 빵빵해져 가는 귀두의 고리를, 치구를 괴롭히며 그에게 성적 쾌락을 주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다른 한 손은 그의 고환을 잡으며 가볍게 주물주물 만져가면서 마사지하고 있으니 고환에 있는 정자를 더욱 많이 생산해 내라는 듯 자극적인 움직임을 주고 있었다.


" 봐요...♡ 자지는 벌써 이렇게 단단하게 서버려서 잔뜩 화난 곳 같잖아요♡... 거기다 불알도 이렇게 빵빵한 게... 쓰으.... 흐아♡ 정자도 날 위해 착실하게 모아온 거처럼 보여...♡ 그래서 안쓰러워♡ 자지 끝에서 나오는 쿠퍼액이 마치 눈물 같아♡ 핥아도 돼요? 아니... 핥을래... 어차피 오빠는 내 꺼인걸...? 내가 내 것을 빨겠다는데... 그쵸? "


 그렇게 질문과 대답을 혼자서 하기 시작한 그녀는 훈민이 보기에는 정말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그녀를 막아야 한다. 술을 잘 먹는다고 해도 오늘은 급하게 먹기도 했으니 그녀는 제정신이 아닐 것이다. 라고 생각하며 그녀를 말려야한다고 생각한 그는... 몸을 움직이려고 했지만 이상하게도 몸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오히려 온몸에 힘이 풀리고 그녀에게 모든 걸 맡기는 듯한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왜? 어째서? 야한 것이라면 그렇게 흥미가 없었는데? ...라고 생각한 그는 몰랐다.

 오히려 본능에 잠식되어 본 적이 없기에 그는 몰랐다.

 지금 조금씩 몸을 풀고 여자에게 자신의 성기를 맡긴다는 것 그 행위 자체가 여자가 남자를 향해 복종과 충성, 그리고 사랑을 담는다는 뜻이며 그것은 남자의 성욕을 자극하는 지름길과 같았다. 또한, 그녀의 말 안 담겨있는 애절함과 강압적인 목소리는 그도 모르는 그의 정복욕을, 마음속에 잠들어있는 정복욕을 일깨우고 있었다.


" 아무 말이 없다는 건 동의한다는 거죠...? 후흐♡... 그러엄... "


 그렇게 말하며 빽 허그를 하고 있던 그녀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샤워기가 틀어져 있어 머리에 있던 수많은 거품이 쏟아져 내려 머리카락을 깨끗하게 씻겨 내려가기 시작했으며 거품이 사라져 눈을 뜰 수 있었던 훈민은 천천히 눈을 떠보기 시작했다.

 눈을 떠보니 서로의 몸이 맞닿은 채 몸을 움직였던 혜라가 어느새 앞에 있었고, 혜라는 깨끗한 물이 쏟아져 내리고 있는 그의 얼굴을, 눈 주변에 있는 물을 닦아내려고 하는지 양손을 뻗어 엄지손가락으로 그의 눈 주변을 닦아주었다.

 그 모든 모습을 보자 훈민은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기 시작했고, 그녀는 일부로 그의 눈을 바라보았으며


" 흐히♡... "


 소악마스러운 미소를 지은 뒤.


" 사랑해...♡ 오빠의 그 어떤 것이라도 영원히♡... "


 그렇게 말하며 무릎을 꿇고 앉아 단단히 발기된 자지를 빤히 바라보기 시작했다.


" 아아♡... 크고 길어...♡

 이런 거 그림 말고는 본 적이 없는데... 대단해...♡ "


 그렇게 말하며 그의 자지 뿌리부터 귀두 끝부분까지 길이를 가늠하기 위해 양 부분에 손을 가져다 댄 혜라.

 그리고 자신의 손이 곧 자와 같다. 라는 듯 길이를 측정한 손의 간격 그대로 움직여 자지 뿌리 부분을 그녀 자신의 클리토리스 부분에, 질 입구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되는 자리에 가져다 대고 다른 한 손은 자신의 자궁 입구, 자궁이 있을 것 같다고 생각되는 부근에 가져다 댔다.

 그러자 조금 전 그의 자지 길이와 확연히 차이가 났으며 그녀는 그 사실에 조금 겁먹었지만 그래도 간혹 자신이 보던, 자신이 그리던 그 망가 속 여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고, 그 사실에 야릇하게 미소를 짓기 시작하는 혜라.

 그녀는 망가 속 여자 주인공이 남자를 기쁘게 하는 방법을 머릿속으로 되새기며...


" ... 하... 츄읍ㅡ♡ "


 우뚝 솟아오른 자지를, 그 부분을 입에 살짝 머금었다.

 버섯처럼 약간 우산 모양처럼 된 귀두와 그 아래쪽에 있는 치구를 혀끝으로 빙글빙글 굴려 가며 정성스럽게 애무를 하기 시작했고, 그는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펠라치오에 두 눈을 질끈 감았다.


- 츄릅... 츄르르... 츄팟ㅡ...


 단둘이 있는 모텔 방 안 화장실에서 울려 퍼지는 음란한 소리.

 혜라의 혀가 딱딱하지만 부드러운 음경 전체를 감싸면서 전해지는 따뜻함은 훈민이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여자가 정말로 그의 물건을 입으로 물고 정성스럽게 빨면서 핥고 있다는 사실이 꿈이 아닌 현실임을 알려 주고 있었다.


" 읏... 혜, 혜라야... "


 입안의 따뜻한 온도가, 말랑한 혀가 민감한 귀두 표피를 스쳐 지나가면서 느껴지는 쾌감, 폭신한 입술이 치구에 걸릴 때마다 쯔복ㅡ 쯔복ㅡ 거리는 소리가 나는 것이 너무나도 음란하다고 느껴지는 훈민은 자기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머리 위에 자신의 손을 얹어 천천히 쓰다듬음과 동시에 그 머리를 약한 힘으로 잡기 시작했다.

 사정 직전에 그녀가 머리를 빼지 못하게 방지하기 위함일까... 몽롱한 눈으로 혜라를 바라보기 시작하는 훈민.

 밑에서 열심히 봉사를 하는 혜라는 갑작스럽게 머리가 잡히자 당황스러운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았지만 이내 음흉한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정말 자신이 그린 그림이나 그림을 그리기 위해 참고한 만화나 소설 그대로 남자가 성욕에 눈이 돌아가면 여자를 하나의 암컷으로, 자신의 씨앗을 퍼트리기 위한 씨받이로 보는 거구나... 라고 생각한 혜라는 공격적으로 그녀 자신을 겁탈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조금 더 빠르게 그의 자지를 빨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빨다 보니 처음 느껴졌던 비릿했던 맛은 어디로 갔는지 점점 흥분되고 행복감이 차오르던 그녀는 슬슬 자신의 흥분을 주체할 수 없게 되었는지 한 손으로 자신의 음부를, 클리토리스를 만져가며 펠라치오를 계속해주고 있었다.

 그가 좀 더 거칠게 다루어주었으면 좋겠어♡ 이 머리를 억지로 흔들어서 거대하고 기다란 자지로 내 목구멍을 잔뜩 쑤셔주었으면 좋겠어♡ ... 이런 생각을 하며 입을 벌리며 고개를 뒤로 뺀 뒤 여태 빨았던 자지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얼마나 열정적으로 빨았는지 반절 부분은 화장실 형광등에 비춰 반들반들하게 보이기 시작했으며 마치 이제 막 나와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거대하고 굵은 소시지처럼 보이기도 했다.


" 응아♡... 조금... 버겁네...♡ 너무 커서 그런가아... 턱이 빠질 것 같아...♡ "


 그렇게 말하며 한 손으로 그의 물건을 잡고 혀를 입 밖으로 내민 뒤 그 끝으로 요도 입구만 집요하게 핥기 시작하는 혜라.

 확실히 펠라를 하면서 그의 물건을 전부 입안으로 받아들이기에는 규격 외로 너무 컸으며 결정적으로 혜라, 그녀 자신이 성 경험이 아예 전무하고 시각적 자료만 잔뜩 참고했기에 실제로 하면 어떨까? 라는 두려움과 호기심이 공존했기에 그녀는 반 정도만 입에 물고 열심히 빨았다.


" 츄릇... 츄우우우우♡... ... 쪽♡ 쪽ㅡ♡ "


" 큭... ... "


 입술로 귀두 끝을 물고 빨대로 커피를 마시듯 쪼오옥ㅡ 빨기 시작하던 혜라는 두 눈을 살짝 감으며 그의 귀두 끝에 사랑의 맹세를 하듯 두 번 키스했으며, 그것이 너무나도 큰 자극이 됐던 그는 이젠 참을 수 없는지 잡은 그녀의 머리를 움직여 억지로 그녀의 입안에 자신의 자지를 집어넣으려고 했다.


" 읏... 우극...♡ "


 갑작스럽게 들어오려는 훈민의 자지.

 사랑하는 남자의 물건이라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막상 이렇게 곧바로 삽입하려고 하니 두려움이 생기기 시작한 그녀는 목에 힘을 주며 미약한 저항을 하기 시작했고, 목에서 저항감이 느껴지자 그는 완전히 이성을 놓아버리게 되었는지 더 강한 힘을 주며 그녀의 머리를 자신의 사타구니 안쪽으로 밀어 넣기 시작했다.


" 욱... 우프읍ㅡㅡ!? "


 찔꺽 거리는 소리와 동시에 입안 가득, 아니... 식도 저 너머까지 꽉 차고 들어가 버린 훈민의 자지.

 갑작스러운 감각에 그녀의 몸은 야밤에 불빛을 본 고라니마냥 경직돼버렸으며 그는 그런 그녀를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성욕만 중시하겠다는 듯 스스로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 우븝... 으응... "


 혜라는 정말로 그가 자신의 바람대로 난폭하게 움직이려고 하는 것 같은 움직임을 보이자 심장이 두근두근하기 시작했다.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지 않으면 당황해서 그의 물건을 깨물거나 그의 몸을 밀쳐버릴 것 같다는 생각에 심호흡이든 아니면 그의 허리를 잡든... 어떻게든 긴장을 풀어야 하는데...


" 흣... 크윽 !!! "


" 쿠픕...!! "


 본격적으로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하는 훈민의 허리 때문에 혜라는 제대로 된 생각을, 판단을 내릴 수 없었다.

 그저 본능적으로 그의 허리를 양손으로 잡은 뒤 한 손은 부서질 것 같은 상반신을 지탱하며 다른 한 손은 조금만 천천히 해달라고 항의하듯 그의 허리를 손바닥으로 툭툭 칠 수밖에 없었다.

 그럴 때마다 남자의 성적 가학심을 자극하는 걸까. 한층 더 빨라신 훈민의 허리 움직임... 그리고 곧이어 사정을 준비하려는지 그의 자지가 조금씩 떨리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목구멍에서 그의 것을 모두 받아들이고 있는 혜라의 얼굴이 더욱 붉어졌다.

 자지의 떨림은 곧 남자의 사정과도 같다는 것... 그의 자지 뿌리와 맞닿은 입술에서부터 목 깊숙한 곳에 박혀있는 자지 끝부분까지 부르르 떨리는 감촉이 머리에 직접 진동을 주는 것 같아서 너무나도 아찔하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고 머지않아 조금씩 부풀어 오르는 그의 물건은 이제 정말 턱이 빠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입에, 목에 강한 부하를 주고 있었다.


" 혜라야... 미안...! ... "


 지금까지 느껴본 적 없는 쾌락을 느끼면서도, 성욕이 미친 듯이 끌어올라. 허리를 흔들고 있음에도 아직 이성이 남아있었는지 그녀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계속 반복하며 미친 듯이 허리를 흔들고 있었다.

 그녀는 괜찮으니까 마음껏 사용(사정)해달라고 제대로 말도 못 한 채, 구강형 오나홀마냥 계속 박히고 있었다. 그리고ㅡ


- 울컥...


" 욱... 으우우우ㅡㅡ!! "


 그의 자지가 심하게 떨리기 시작하더니 곧이어 피스톤 운동이 아닌 아예 허리를 최대한 밀어 넣기 시작하는 훈민.

 지금까지 느껴본 적 없는 쾌락을 느끼면서도, 성욕이 미친 듯이 끌어올라. 허리를 흔들고 있음에도 아직 이성이 남아있었는지 그녀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계속 반복하며 미친 듯이 허리를 흔들고 있었다.

 그녀는 괜찮으니까 마음껏 사용(사정)해달라고 제대로 말도 못 한 채, 구강형 오나홀마냥 계속 박히고 있었다. 그리고ㅡ


- 울컥...


" 욱... 으우우우ㅡㅡ!! "


 그의 자지가 심하게 떨리기 시작하더니 곧이어 허리를 최대한 밀어 넣기 시작했다.

 목에 자지가 왕복운동을 하면서 푹푹 쑤시는 것이 아닌 최대한 밀고 들어오려고 하자 들어오자 미친 듯이 두근거리는 심장과 계속 거근으로 목구멍을 쑤셔 제대로 숨을 쉴 수 없던 혜라는 이제 숨이 막히기 시작하는지 캑캑거리면서 두 눈이 반쯤 뒤집히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자지를 최대한 밀어 넣어 사정하려고 준비하니 감당하기 힘들었던 목은 결국ㅡ


" 읏♡... 후... ... "


 반쯤 혼절한 상태가 돼버리고 말았고 고개를 치켜들어 천장을 바라보면서 이를 꽉 깨물기 시작한 그는 끌어 오르는 정액을 그녀의 입안에, 정확히는 식도 너머에 있는 위장을 가득 채워 넣기 위해 계속 전립선에 힘을 주었다 풀었다를 반복하며 정액을 끌어올리는 펌프질을 하기 시작했다.

 귀두 끝에 쿠퍼액이 한두 방울 맺히기 시작하자 연이어 수맥이 터져 미친 듯이 쏟아지기 시작하는 정액은 그녀의 위 안을 가득 채워 넣기 시작했으며, 이것 또한 음식이라고 생각한 혜라의 몸은 기도를 단단히 막음으로써 정액을 채워 넣기 시작했다. 하지만 몸을 유지한 숨이, 산소가 부족했던 그녀는...


" ... ... "


 강제적으로 위장에 정액이 주입되면서 기절해버리는 상황이 나와버렸으며, 사정 이후 개운하다는 표정으로 쓰러진 그녀를 바라보자 허리를 뒤로 빼며 헤라의 입에서 그의 자지를 빼낸 뒤, 그녀를 바라보았다.

 눈물을 흘리며 세상 처음 보는 표정을, 두 눈이 반쯤 뒤집히며 눈물과 콧물을 동시에 흘림과 동시에 제대로 숨을 쉬지 않고 끕ㅡ끕ㅡ 거림과 동시에 신음소리를 계속 흘리는 그녀를 본 그는 화들짝 놀라며...


" 혜라야...? 혜라야 ! "


 그녀의 어깨를 잡고 강하게 흔들기 시작했다. 그러다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안정이라고 생각한 그는 쓰러진 그녀를 안아 들고 밖으로 나갔으며 상냥하게 침대 위에 올려준 뒤, 쓰러진 그녀를 상냥하게 쓰다듬기 시작했다.


.

.

.


 대략 5분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 흡... 켁... "


 갑작스럽게 숨을 몰아쉬며 조금씩 눈을 뜨기 시작하는 혜라. 그리고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몸은 괜찮은지 살펴보는 훈민이 있었다.


" ... 오빠...? "


 나지막하게 입을 열어 훈민의 이름을 부르자 그는 정말 다행이라며 눈을 뜬 혜라를 꼬옥ㅡ 껴안았고, 그녀는 멍한 얼굴로 어떻게 기억을 잃게 되었는지 다시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분명 처음은 그를 유혹하면서 펠라치오를 하려고 했다. 분명 머릿속에서 상상한 계획은 그를 유혹한 뒤, 펠라치오로 정액을 한 번 빼낸 다음 질퍽하고 농밀한... 그림으로 따지자면 민달팽이 섹스를 하려고 했다. 하지만...

 정작 처음 해본 펠라치오는 결국 혼절로 끝나버렸다. 분명 펠라치오는 기분 좋았지만 결국 처음 하다 보니 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고 덩달아 흥분한 그가 반쯤 이성을 잃고 허리를 흔들어 숨을 아예 못 쉬게 한 것은 예상 밖이었지만... 그래도 결국 어떻냐? 라고 물어본다면... 상당히 기분 좋았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두려움이 생겼다. 그의 것이 너무나도 크다고 생각했고, 실제로도 숨을 제대로 못 쉴 정도로 컸기에 저게 만약 질 안으로 들어간다면...?

 이 생각을 하자 그녀는 얼굴을 붉히기 시작했다.

 ... 그런 그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어찌할 줄 몰라하는 표정으로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던 그는...


" 괜찮아? 미안... 나도 모르게 너무 흥분해버려서 그만ㅡ "


 조금 전 자신의 행동에 대한 변명이라도 하려는 듯 뭔가 잔뜩 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설명은 필요 없다고 생각한 그녀는...


- 스륵...


 조금 전 혼절했음에도 불구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몸 위로 올라간 다음...


" 그렇게 걱정했었어...? 푸흐... 걱정도 참... 난 기절할 정도로 기분 좋았는걸?

 그러니까 오빠... 더 해줘♡... 방금 전처럼 기절할 때까지 범하고, 범해서... 날 망가트려 줘 오빠♡

 오빠의 것으로 잔뜩 채워줘♡ "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훈민의 손을 잡은 뒤, 엉덩이를 천천히 움직여 그의 복근에 그녀의 비부를, 음부를 천천히 비비기 시작했다.


" 자... 잠깐 혜라야ㅡ "


 하지만 그는 이제 막 일어난 그녀가 당장 섹스를 하자고 하는 행동이 좀 무리하는 것 같다고 생각하는지 조금씩 뒤로 내빼면서 그녀에게 이러지 말라고 말을 했지만 그럴 때마다 혜라는 오히려 그에게 다가갔으며 이제는 아예 떨어지기 싫다는 듯 그의 품에 안긴 뒤 그와 입술을 포갰다. 그 순간...


- 뻐국... 뻐국... 뻐국...


 자정을 알리는 뻐꾸기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고 그녀는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 ... 들려?... 오늘이 우리 1주년이야.

 1주년 축하해 오빠ㅡ 그러니까... 이게 내 선물이야...“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그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갠 뒤 다시 그를 바라보았다.


" 그러니까 오늘을 잊을 수 없을 만큼 오빠의 강한 모습을... 잔뜩 보여줘...♡ 망가져도 좋으니까... 오빠 마음대로... 잔뜩♡ "


 자기 자신이 선물이고, 어떻게 되든 상관없으니 기억 속에서 잊히지 않을 강한 쾌락을 머릿속에 심어달라고 애원했다.

 그 말은 들은 훈민이는...


" ... ... "


 식은땀을 흘림과 동시에 침을 삼키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

.

.


- 째깍... 째깍...


 시간이 얼마나 지났나 구름이 달빛을 가려 어두운 방 안에서는 남자와 여자의 거친 숨소리가 들렸다.

 그들이 내쉰 거친 숨으로 인해 방의 공기가 잔뜩 뜨거워진 상태였으며 거기에 그들이 하는 뜨거운 행위가 겹쳐지니 그 어느 때보다 더운 여름날보다 더 더운 것 같은 느낌을 주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듯 서로를 포개어진 입술을 접착제라도 붙여놓은 듯 떨어지지 않았으며 그들의 몸에는 끈적하고 미끈거리는 땀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 아♡ 아아아아♡ 오빠아아아아ㅡ 나 또♡... 또가앗♡... 또... 흐읏♡... "


 애절한 신음소리를 흘리면서 또 절정할 것 같다는 말을 하는 여자는 신음 소리를 참기 위해 몸을 그의 품에 자신의 몸을 맡긴 다음 입을 살짝 벌린 뒤, 그의 오른쪽 어깨를 깨물었다.

 그 순간, 한층 거칠어진 그의 허리 움직임은 절구 안에 담긴 떡을 치기 위해 절굿공이로 팡팡ㅡ 찍어대는 것처럼 보였으며, 한 번 한 번 허리를 움직여 그녀의 엉덩이를 칠 때마다 엉덩이 살이 그녀의 허리 부근으로 밀어 올려짐과 동시에 끈적하고 새하얀 애액이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 으흐으으으읏ㅡㅡㅡㅡ♡ "


 여성의 아찔한 신음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하면서 달을 가린 구름이 조금씩 걷히기 시작했다. 그러자 환하게 보이는 방안은... 공기 중에 미약이라도 퍼진 것처럼 음란한 모습이 가득했다.

 훈민의 등에는 수많은 손톱자국이 보였으며, 피까지 조금 나오는 것 같은 느낌을 줌에도 그는 혜라의 허리를 부서질 듯 꼬옥ㅡ 껴안으며 짐승과도 같이 허리를 흔들고 있었고, 혜라는 그런 훈민의 남자다운 모습에 계속되는 절정을 참기 위해 그의 몸에 계속 상처를 내고 있었다.

 손톱에 잔뜩 힘을 주며 그의 등을 계속 긁었고, 신음 소리를 줄이기 위해 그의 어깨를, 목을 계속 깨물었다. 그럴 때마다 고통을 느끼는 훈민은 좀 더 거칠게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고 끝내 사정을 하려는지 최대한 허리를 밀어 올림과 동시에 그녀의 허리를 잡은 손은 자신의 몸쪽으로 최대한 잡아당겨 자신의 자지를 그녀의 질 안에 쑤셔 박아 넣었다.

 그의 물건이 혜라의 몸 안으로, 질 안으로 전부 들어오자 그녀의 말랑하고 새하얀 배가 볼록하게 올라왔으며 훈민이 허리를 뒤로 빼면 없어지고 다시 밀어 넣으면 볼록하게 튀어나오는 것을 반복하고 있었다.

 퍽. 퍽ㅡ 퍽ㅡ 하는 소리가 계속 방안에 울려 퍼지고 혜라는 눈이 뒤집힐 정도로 미쳐버릴 것 같은 쾌락에 절정했다. 아니, 쾌락이 쌓일 때마다 계속해서 조수를 내뿜으며 절정했다.


" 오... 오빠아아아♡ 아아아아ㅡㅡ!!!♡♡ "


 연속되는 절정에 머리가 불타오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은 혜라는 계속해서 그를 불렀고, 그는 계속해서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말 이 여자를 쾌락에 절여지게 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다고, 자신의 물건이 아니면 만족할 수 없는 몸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하는 것 마냥... 끝없이, 계속해서 움직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