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조예가 정말 아예 없다싶이해서 너무 창피한 질문이지만북한는 처음 남한에 비해 엄청나게 좋은 인프라(일본이깔아둔)를 가지고있었는데 왜 이렇게 까지 말아먹었던건가요? 독재와 부패가 심했다고 한들 경우의 수 중에서 가장 안좋은 경우에수로 수렴해갔다고 생각해서요..이때의 북한의 정치적 과오와 이를 반성하고 만든 정책들이 북한 내에서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글입니다. "경제정책이 병신이라서요"라고 줄여서 얘기할 수도 있겠는데.... 그건 좀 심하게 대충이고.... 그렇다고 자세히 얘기하기에는 경제정책은 제 분야가 아닙니다. 이 질문 자체가 딱히 이벤트 주제인 현대 북한 정치와는 거리가 있는 질문이라서 그냥 패스할까 싶다가 관련이 없는건 아니라서 간단히 언급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일본이 깔아준 인프라: 그리 좋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공업력 규모만 보면 상당한 것으로 알고있습니다만은 이는 대부분 중화학에 집중되어 있고 다른 기반이 전혀 없는 북한에 중화학만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대규모 경제성장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뭣보다도 소련군의 약탈과 6.25 전쟁으로 인한 파괴가 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 과장하듯이 소련군 약탈로 모든 북한 공업기반이 증발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초반에 약탈하다가 이후에 자제한 것도 있고 대북 경제원조 차원에서 복원시켜준 것도 있기 때문입니다. 전쟁으로 파괴된 부지 역시 전후에 소련과 동유럽 지원으로 어느 정도 복구됩니다. 관련해선 조수룡 교수의 논문 연작들을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2. 정말 일본이 균형잘잡힌 공업 인프라 잘 깔아줬다고 하더라도 애초에 사회주의는 경제 근본 시스템과 정책 자체가 병신입니다. 구멍이 뻥뻥 뚫릴 수 밖에 없는데 관련해선 야노스 코르나이의 책이 최고이니 그걸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3. 사회주의권 중에서도 북한은 스탈린이나 마오가 그랬던 것처럼 가장 변태적인 중앙집권화된 고속삽질을 반복했고 이후 남한 및 미국과의 대결에서 군사비까지 폭증하면서 경제가 처참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거기에 일부 극좌 병신들이 찬양하는 북한식 무역은 북한의 신뢰성을 바닥까지 끌고가는 문제였고 그 대가를 현재는 김정은이 치르고 있습니다.


4. 겉으로도 반성안했고, 지금 정은이가 하는 꼴을 봐선 진짜로 안한 것 같습니다. 다만 (자본주의국가들을 포함한) 대외무역에서의 신뢰성 회복 노력, 농업과 경공업의 비중 증가, 경제의 과학화 등등 약간의 교훈을 얻은 점은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변태적 중앙집권적 경제와 도적무역 관행이 어찌 되지 않기 때문에 가망이 없습니다.


어쩌다보니 그냥 흔해빠진 반북 선전물 정도가 됐는데.... 질문이 너무 러프하기 때문에 답변도 러프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더 자세한 답변을 원하신다면 앞으론 질문을 구체적으로 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