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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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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어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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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그러니까 너희들이 그냥 넘어와버리면 뭐가 어찌되든 세간의 집중이 될 거란말야. 게임캐릭터임을 알아본다는 게 아니라 갑자기 연고도 없는 사람들이, 그것도 일부는 외국인처럼 생긴 사람들이 대량으로 우리나라에 존재하게 되면 당연히 당국에서 수상하게 여기겠지. 처음 금란이 왔을 때도 겨우 그럴듯한 사연 지어내서 주민등록을 했는데, 이건 금란이 누가 봐도 한국이름을 갖고있고 한국인처럼 생겨서 그런거고. 다희는 다행히 어린아이라서 입양이 통과된거고. 아무튼 그래서 금란과 다희처럼 그냥 아무 준비도 없이 오면 일이 잘못될 가능성이 커.




라비아타:  그렇...군요.... 방법이 아예 없는건가요....



요안나:  확실히... 나만 봐도 그대의 나라 사람들과는 확연히 차이나는 외모니까... 이름도 그렇고...




나: 외국인 신분으로 외국인등록증을 받는다고 쳐도 너희들이 어느나라에서 왔다는 그 증거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냐는 거지. 



레오나:  ......그냥 단념해야 하나.....게임캐릭터라는 것만으로도 서글픈데 현실세계에서도 환영받지 못한다니....




칸:  레오나... 아직 포기하는걸 이르다. 분명 방법이 있을꺼다.





나와 오르카 자배들은 요즘 한창 어떻게 하면 최소한의 혼란으로 이쪽세계로 넘어와 살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


당장 올 수 있다는 기약은 없지만 가능성이 0은 또 아니기에 그때가서 급하게 진행하기 보단 이렇게 미리미리 생각해두는 편이 낫다는 판단에서였다.


허나 역시 의견을 주고받을 수록 현실세계, 특히나 대한민국의 체류제도가 상당히 빡빡하다는 것만 확인할 수 있었고 어떻게든 방법을 강구해보고 있지만 점점 자매들이 지쳐가고 있었다.





나: 에잇... 답이 없네.......




아스널:  우리때문에 너무 무리하지는 말게 그대여. 그대를 직접 만날 수 있다면 더할나위없이 기쁘겠지만 그것을 위해 그대가 고통받는 것 또한 원하지 않네.



마리:  맞습니다. 저희는 지금 이대로도 이미 충분히 만족합니다.




나: 그래도 뭐랄까... 꿈을 이루어주고 싶어서 그래.




알파:  하지만 저희가 막상 세환님 세계로 간다면... 저희가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세환님 뿐이에요. 정말 감당하실 수 있는지 충분히 생각해보셔야...




나: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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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아무도 말하지 않는 정적이 이어졌다. 저항군 자매들은 뭔가 의견을 내보려 했지만 내가 워낙 심각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는 이내 나의 의견이 나올 때 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나: 흠....................... 혹시...... 아르망 지금 호출 가능해?




라비아타:  아르망 양이요?




나: 응. 아르망. 지금 바로.




라비아타:  아, 네 알겠어요. 바로 호출할께요.






잠시 후 호츨에 응한 아르망이 내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르망:  부르셨습니까 폐ㅎ.... 아니 세환님.





나: 와줘서 고마워 아르망. 딴 건 아니고. 오르카에서 우리집 PC를 통해 내가 사는 세계의 인터넷으로 이곳 정보를 학습하고 있잖아?




아르망:  네 물론이죠. 덕분에 세환님 세계의 대한 지식을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나: 아르망에게는 데이터에 기반한 예측능력이 있지. 캐릭터설정에 그렇게 되어있으니까.




아르망:  에...네...확실히 그렇게 되어있죠.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시는지요?




나: 아르망은 오늘부터 현실세계의 경제관련 정보를 축적하는걸 요청하고 싶어. 



아르망:   경제....말인가요?




나: 생각해봤는데, 나 개인 자본의 힘만으로 너희들을 현실세계에 무탈하게 정착시키는건 어려울 듯해서. 솔직히 말해서 이 나라는 자본주의거든. 돈만 있으면 재단 같은걸 설립해서 합법적으로 체류자격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거든. 난민구호하던가 무적자 구재 같은걸 도와주는 그런 재단말야. 그걸 할려면 자본이 필요해.




아르망:  말씀인 즉, 저의 테이터 예지능력을 통해 주식 등의 투자행위로 재산을 불려나가자는 거죠? 재단설립을 위해?




나: 그렇지. 나도 자산운용 전문가로 일하고 있으니까 나의 생각과 너의 생각을 합쳐서 최대한 공격적으로 투자를 해볼려고. 원래는 공격적 투자는 자칫하다간 말아먹기 좋은 방식이지만 아르망이 있잖아?




아르망:  그렇게 절 믿어주시다니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 또한 세환님의 세계로 넘어가면 당연히 예지능력이 사라지겠지만 그러기 전에 최대한 도와드릴께요.




나: 그래. 부탁좀 할께.




아르망:  도움을 드릴 수 있어서 정말로 기뻐요 세환님.





그렇게 결정한 우리는 곧바로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아르망은 나에게서 현재 한국과 세계의 경제동향과 각 국가별 주식시장 등을 배웠고 스스로 인터넷을 통해 경제상황을 살피기 시작했다. 물론 아르망이 주식계좌를 만들 순 없기에 아르방이 나에게 조언을 해주고 최종적으로 내가 투자활동을 하는 식이다.





금란: 여보. 진짜 괜찮겠어요? 너무 리스크가 큰 계획 아닐까요?



나: 처음에는 감당할 수 있는 정도로 소액으로 투자해볼꺼야. 아르망과 나의 계획이 제대로 먹히는지 확인부터 해야하니까.



금란: 잘만 된다면 기쁘겠지만.....  



나: 우린 언제나 해냈잖아. 이번에도 그럴꺼야.





그렇게 아르망에게 경제공부를 시키고 테스트 목적의 소액 주식을 몇개 사본후 몇 일이 지났다.


다행히 우리의 걱정은 기우였는지 우리의 투자는 매번 의미있는 수익을 냈고 그 수익으로 불어난 자산을 이용해 조금씩 투자 금액을 올리기 시작했다.



아르망:  방산업체 관련 주는 지금이 고점입니다. 한국이 유럽에 K2전차를 수출실패할 가능성이 90%를 넘네요. 유럽에서 독일이 러시아의 공격에 대비해 금융을 포함한 각종 지원을 해주는 대가로 자국의 레오파트를 사가라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나: 음? 폴란드도 그렇고 유럽에서 한국산 무기가 인기인데 K2를 안사간다고?



아르망:  한국산 무기도 좋지만 당장 옆나라인 독일이 자본으로 직접 지원한다고 전향적으로 선언했으니 그에 대한 화답으로 독일전차를 사가겠죠.



나: 그래? 흠..... 알았어. 어차피 저번 폴란드 수출건으로 크게 올랐으니 지금 팔아도 이익이 크긴 하니까....




그리고 아르망의 말대로 한국의 K2수출은 고배를 마셨고 그날 전차 제조사를 포함한 방산주가 크게 떨어졌다.



아르망:  이제 다시 오를겁니다. 지금이 저점이니 매수하시구요. 그리고 아프리카쪽 역청탄 수급에 문제가 터질 예정입니다. 군벌 간 내전이 격화되어 역청탄 수입에 차질이 생기면 일단 전력생산, 철강 쪽에도 영향이 갈 겁니다. 유념해주세요.



나: 아, 고마워. 아참. 주식뿐만 아니라 아예 새로운 사업을 생각해본건 어찌됐어?




아르망:  세환님 세계의 기술이나 문화의 발달을 토대로 곧 선보일 사업 아이템을 구상중에 있습니다. 사업계획서와 설계도면, 프로그램 코드 등을 메일로 보내드릴께요. 닥터와 포츈이 저희가 쓸 메일 도메인 만들기에 성공했거든요. 이걸 받으신 후 투자자 유치를 해주세요. 물론 이걸 하려면 지금의 자본으론 어림도 없지요. 그러니 열심히 해야해요.




나: 알겠어. 고마워. 계속 수고해줘.




대체 어떤 사업을 하자고 하길래 저리 자신감있게 말하는 걸까 싶었지만 그 누구도 아닌 아르망이니 일단 믿고 기다리기로 했다.


주식만으론 어림도 없으니 사업을 해보자고 한 건 나인데.... 사업이라... 한번도 사업을 해 본 적이 없는데 이거 너무 저지르고 본건 아닌지 모르겠다. 고민이 깊어지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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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을 도우려면 일단 자신부터 금수저가 되어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