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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사령관의 작전을 최대한 빠르게 복습하자면, 우리 스카이 나이츠가 제공권을 쥔 철충들을 유인해 호라이즌이 있는 곳으로 유인해서 놈들을 쓸어버리는 거야. 그 사이 오르카 호가 섬에 접근하고 사령관이 호위부대와 함께 섬 내부로 진입해 다른 자매들을 구조하는 거고. 맞지?"


"그래. 이미 완벽하게 이해한 모양이군. 거기에 조건을 하나 덧붙이자면, 나를 후송해줄 대원은 그리폰으로 한다."


"뭐, 뭐?! 왜 나야?!"


"자네의 이름을 봤을 때부터 감이 왔었다네. 자네와는 좋은 의미로 만날 수 있겠다는 그런 감이 말이야. 제국에도 자네 이름을 딴 괴물들이 많았는데 그 중에서 나를 충실히 따른 영물, 데스클로도 있었지. 뭐... 싫다면 어쩔 수 없지만."


사령관이 말끝을 흐리며 먼 곳을 바라보자 얼굴이 빨개진 그리폰이 자길 장난스래 보며 킥킥 거리던 다른 대원들을 째려보다가 어쩔 수 없다는 듯 빨개진 얼굴 그대로 시선을 돌리며 작게 말했다.


"뭐... 꼭 그래야한다면 특별히 허락해줄 수도 있어."


"고맙군. 시간이 많지 않으니 즉시 작전을 개시하도록 하지. 다들 위치로!"


"좋아! 다들 늘 하던대로 하자! 나랑 린트블룸, 블랙 하운드가 적을 유인하고 하르페이아는 미사일로 직접 주의를 끌며 우리쪽으로 오면 돼! 그리폰 너는... 그냥 우리 곁에서 떨어지지 말고. 사령관을 태우고 있으니까 격하게 움직이거나 해서 사령관이 떨어지기라도 하면 큰일이니까."


"으... 알았어."


"사령관. 오르카 호가 섬으로 접근 중이다. 그리고 호라이즌의 자매들도 대공 포화를 할 준비를 끝냈고. 남은 건..."


스카이 나이츠가 한창 지시를 주고받으며 마지막 준비를 하는 동안 사령관에게 칸의 무전이 들렸고 그걸 들은 사령관이 칸에게 답했다.


"알겠네. 그럼 다들 작전대로 움직이도록 자네와 홍련이 거듭 주의를 주게. 지그마의 나라, 지그마의 신민들을 구하기 위한 오르카 호 최대의 작전을 지금 시작하도록 하지!"


"라져."


"스카이 나이츠 기사단이여! 오르카 호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작전 개시!"


"폼 잡을 시간 있으면 얼른 업혀!"


투구를 쓰고 모조 갈 마라즈를 치켜 들며 외친 사령관에게 그리폰이 가볍게 주의를 주자 사령관이 꾸벅 고개를 숙이곤 그녀의 등에 올라탔다. 처음 만났을 때 이후 참으로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느끼는 사령관의 몸에 그리폰의 얼굴이 빨개졌지만, 곧 그 몸의 주인이 가진 중압감과 책임감을 떠올리곤 진지하게 사령관에게 말했다.


"야, 인간."


"왜 그러지?"


"...다시 한 번 말하는 거지만, 절대, 절대 죽지마. 용서 안할 거야."


"하하. 자네 말을 그대로 돌려주지. 그대들도 절대 죽지 말게. 함부로 죽는 건 내가 허락하지 않겠어."


"흥. 우리 활약을 보고 놀라지나 말라고?"


서로 죽지 말라는 말을 주고 받으며 웃은 그리폰과 사령관이 먼저 공중으로 날아오른 자매들을 따라 날아오르자 섬 주변에서 철충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역시... 꽤 많네. 전부 떨쳐내긴 힘들겠어."


"전대장. 그래도 전대장이라면 무사히 임무 속행할 수 있잖아?"


"맞아요~ 전대장님의 실력이라면 저런 철충들은 백날 노력해봤자 전대장님을 한 대도 맞추지 못할 걸요?"


"그대는 부하들에게 신임을 받고 있군. 부하에게 신임받는 지휘관만큼 이상적인 상사도 없지."


하늘에 무리지어 다가오는 철충들을 보고 슬레이프니르가 걱정스럽게 중얼거리자 그리폰과 블랙 하운드가 그녀를 격려했고 사령관도 그녀를 칭찬하자 이내 어깨가 으쓱해진 슬레이프니르가 말했다.


"헤헤! 그렇게까지 말해주면 괜히 으쓱해지는걸? 좋아. 한놈당 3초만 기다려. 철충을 없애는 덴 그 정도면 충분하겠지."


"앗! 벌써 가버렸네... 그럼 난 슬레이프니르가 유인한 철충들에게 미사일을 쏴서 파괴하면서 더 많은 수를 유인할게. 린트블룸하고 블랙 하운드도 슬레이프니르랑 같이 움직이는 거, 알지?"


"네네~ 알고 있어요!"


"사령관님, 귀여운 린티의 활약을 잘 보시라구요?"


재빠르게 철충들을 향해 날아간 슬레이프니르를 보고 하르페이아가 린트블룸과 블랙 하운드에게 지시를 내리자 그들도 곧장 슬레이프니르의 방향으로 날아가며 철충들을 향해 기관총과 기관포를 쏘기 시작했다. 공중에서 바이오로이드가 자신들을 공격하는 것에 철충들은 그 뻔한 도발에 응해주겠다는 것처럼 그들을 향해 미사일과 기관포 사격을 가하며 다가오기 시작했고 하나둘 바다로 떨어지는 철충들을 보며 서로 눈짓을 하던 슬레이프니르와 블랙 하운드, 린트블룸은 계속 공격을 가하면서 뒤쪽으로 조금씩 후퇴하기 시작했다.


"좋아... 작전은 순조롭군. 하르페이아. 슬슬 공격할 준비를 하게. 그러면 철충들은 나에게 시선이 끌려 더 많은 수가 유인될 것이야."


"알았어. 그리폰. 사령관님을 부탁할게."


"사령관님. 닥터 양에 의하면 섬 상공에 있는 철충의 35% 정도가 스카이 나이츠를 향해 움직이고 있답니다."


사령관의 지시를 받은 하르페이아가 공격 준비를 하는 동안 오르카 호 내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홍련이 사령관에게 통신을 했고 그녀의 통신을 받은 사령관이 답했다.


"35%라... 홍련. 닥터에게 유인된 철충의 수가 75%가 되면 오르카 호를 부상시키고 호라이즌 기사단으로 일제 사격을 하도록 조치를 취해놓으라고 전달해주게."


"네. 부디 몸조심하시길..."


"인간, 상황은 어때?"


"다들 잘해주고 있다네. 섬 상공에 있는 35% 정도의 철충이 스카이 나이츠 기사단에게 유인되었다고 하더군. 조금만 더 버텨주면..."


그리폰에게 상황을 전달하던 사령관은 앞장 서서 레이저를 쏘던 슬레이프니르가 비틀거리는 걸 보자 말을 멈추고 숨을 들이키는 소리를 냈다. 다행히 뺨에서 피가 흐르는 걸 보아 철충의 공격이 스친 것으로 보였고 슬레이프니르는 곧바로 자신에게 공격을 한 철충을 응징했다. 그녀가 쏜 레이저에 구멍이 뚫려 바다로 추락하는 철충으로 사령관과 그리폰의 시선이 옮겨졌을 때, 하르페이아가 쏜 미사일이 철충 여러마리를 격추시켰고 곧 철충들은 하르페이아와 그리폰, 그리고 사령관의 존재를 눈치채고 일순 공격이 멈췄다.


"쟤들 뭐야... 갑자기 왜 멈췄지?"


"분명 나의 존재를 눈치챘기 때문이겠지. 지금부터가 진짜겠군. 다들... 꼭 살아남게!"


잔뜩 긴장한 스카이 나이츠에게 사령관이 살아남으라는 명령을 내린 순간, 전선을 형성한 철충들이 일제사격으로 전방을 뒤덮었다. 갑작스러운 일제사격에 스카이 나이츠가 회피에 급급한 사이 오르카 호가 수면에서 부상했고 곧 해치가 열리며 강화 외골격으로 오르카 호 상부에 단단히 고정된 네레이드, 운디네, 테티스, 그리고 세이렌이 모습을 드러냈다.


"힘쎄고 강한 점심! 대공 방어 유닛 네레이드 등장!"


"운디네 씨, 테티스 씨. 네리 씨가 미니건을 쏘면 스카이 나이츠 분들과 합류해서 공격해주세요. 저도 견제사격을 할테니까요!"


"Oui! 가자 테티스!"


"꺄하하핫! 좋았어!"


"네리 씨! 지금이에요!"


세이렌의 지시가 떨어지기 무섭게, 네레이드가 씩 웃으며 공중을 향해 미니건을 미친듯이 난사해 탄막을 뿌려댔다. 그러자 스카이 나이츠는 일제히 사선에서 비켜섰고 그 사선에 들어선 철충들이 바람구멍이 난 채 추락하는 걸 보며 한숨 돌릴 수 있었다. 그 사이 운디네와 테티스도 스카이 나이츠와 합류해 근처에 남아있던 철충들을 공격했고 오르카 호 밑에서 세이렌의 지원까지 가세하자 더는 버틸 수가 없다고 판단했는지 철충들이 물러서기 시작했다.


"봐! 철충들이 도망가고 있어!"


"이걸로 1단계는 성공인가... 닥터. 상황 보고를 부탁하네."


"응. 일단 유인한 철충 중 31%를 격추했어. 25%는 중파 상태여서 당장 전장에 투입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고 11%는 경상, 나머진 끄트머리에 있어서 타격을 입지 않은 개체들이야."


"대충 19% 정도가 남았다는 소리네. 하지만 일단 섬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걸로 만족하는 게 좋겠지?"


"남은 개체들은 섬 내부에서 소탕하는 게 좋을 거 같아. 뭐, 거기서부턴 우리가 아닌 다른 자매들이 할 일이지만."


닥터에게 전황을 보고 받은 사령관이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스카이 나이츠와 호라이즌을 보고 안도의 미소를 짓곤 말했다.


"다들 잘해주었다. 단 한 사람도 전사하지 않고 돌아올 수 있었던 것도 천주 지그마님의 은총일 터. 자, 이제 섬으로 상륙한다. 다들 오르카 호에서 대기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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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끝났따 씨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