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재능을 닦고, 무로써 마음을 증명한다.



속전속결 - 2턴 내 클리어

무사히 탈출 : 어린 아즈사의 생명 80% 이상 보존






조용한 복도



아즈사 : 휴우~! 겨우 오늘 수업이 끝났네, 하마터면 책 볼 시간도 없을 뻔했어!



아즈사 : [츠루야 잡문]... 오보로 녀석, 꼭 자기처럼 못 미더운 책을 줬단 말이야...



아즈사 : 불놀이...? 굉장히 재밌는 것처럼 적혀있네. 영봉의 분위기와는 아주 다른 것 같아...



아즈사 : 츠루야에 정말 이렇게 재미있는 곳이 있을까... 그 녀석, 날 속이는 거 아냐?



어렴풋 들리는 소리 : 하압--! 하앗--!



아즈사 : 뒷 숲에서 들리는 소리인가? 이렇게 늦은 시간에 누가 그런 곳에서...



장로 아자미 : 그러게나 말이다... 누가 뭘 하고 있는 걸까?



아즈사 : 자, 장로님!? 저는... 앗!



아즈사 : (이런! 이 책...! 이대로라면 혼날 텐데...)



장로 아자미 : 후후, 마음에 의혹이 있는데 어째서 직접 확인하러 가지 않는 것이냐?



아즈사 : 예?



장로 아자미 : 가 보거라.








늦은 밤의 뒷산



아즈사 : 저건... 키리? ...저 녀석, 오늘 수업 도중 넘어져 다치지 않았나?



아즈사 : 정말 제멋대로라니까! 다쳤으면 푹 쉬지 못할망정, 밤새 무술 연습이라니... 남은 다리 한쪽도 필요 없다는 거야 뭐야!



아즈사 : 안 되겠다... 가서 말려야겠어!



장로 아자미 : 아즈사.



아즈사 : ...장로님?



장로 아자미 : 네가 보기에 키리의 실력이 어떤 것 같으냐?



아즈사 : 장로님께 답합니다. 제자가 보기에 키리의 실력은 상당합니다. 비록 평소에 다소 충동적인 면이 있지만, 키리는 우리 수련자 중에서도 뛰어난 실력자입니다.



장로 아자미 : 그런 키리가 네가 걱정하는 것에 대해 모를 거로 생각하느냐?



장로 아자미 : 알고서도 하는 것이다. 무모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건 마음속에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지.



아즈사 : 바라는 것... 무엇을 바라는 걸까요? 대체 무엇을 바라길래 자신의 몸을 상하게 하면서도... 아! 설마 '무武의 시련' 때문인 건가요?



아즈사 : 하지만... 아무리 시련 때문이라지만 자신을 상하게 하는 건...



장로 아자미 : 아즈사, 네 실력은 다른 사람에 비해 어떤 것 같으냐?



아즈사 : 무술에 대해서라면... 제자, 다른 사람을 겨우 이길 정도입니다.



장로 아자미 : 후후, 겸손할 필요 없다. 너는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났단다. 게다가 네 부모와 마찬가지로 놀라울 만한 이해력을 갖고 있지. 특히나 물령의 힘을 다루는 데에는 백 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재능이더구나.



장로 아자미 : 그런 너이기에 수련을 받는 동안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던 거다. 하지만 다른 사람과 비교해 떨어지는 점이 하나 있더구나.



아즈사 : 제자 부끄럽습니다, 장로님. 가르침을 내려주시옵소서.



장로 아자미 : 사람이 무언가를 원하게 되면, 뜻을 정하고 의지를 굳게 다지게 된단다. 그 뜻을 굽히지 않으면 쓰러뜨릴 수 없지. 아즈사, 너의 가장 큰 약점은 바로 너의 '원하는 마음'이란다.



장로 아자미 : 아즈사, 네가 시련에 참가하고... 아니, 어린 시절부터 고난을 참으며 자신의 재주를 닦는 건 무엇을 원하기 때문이더냐?



아즈사 : 장로님께 답합니다. 제자는 영종의 부흥을 위해 노력하고, 츠루야를 지키기 위해 힘써 배우고 있습니다.



장로 아자미 : 후후, 여기 있는 모든 제자 중에 그 뜻을 이어받지 않은 아이가 얼마나 되겠느냐? ...허나 그걸로는 부족하단다, 한참 부족해.



아즈사 : 장로님?



장로 아자미 : 됐다, 추후 너 스스로 그 차이를 깨닫게 될 것인즉.






영종 - 무의 시련



시험관 : 오늘 '무의 시련'의 최종 결과가 나왔습니다. 승자는 제자 아즈사입니다.



시험관 : 잘했습니다. 부디 남은 시련에서도 모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길 바랍니다.



키리 : 역시... 또 너한테 졌구나...



아즈사 : 키리, 네 다리는...



키리 : 흥! 그렇게 동정 어린 눈빛으로 날 볼 필요 없어! 이깟 상처 따위, 내 실력에 아무 지장도 없으니까! 진 건 진 거야... 하지만--!



키리 : 네가 천재든 뭐든 상관없어. 비록 이번에는 내가 졌지만, 난 절대 포기하지 않아! 반드시 나 자신의 실력으로 영종을 지킬 수 있는 지도자가 될 테니까!



아즈사 : 지도자... 그게 바로 네가 원하는 거니?



오보로 : 하, 정말 귀엽지 않은 꼬맹이네!



아즈사 : 오보로! 왜 여기서 모습을 드러낸 거야? 만약 다른 사람이 보면 큰일이라구--!



오보로 : 걱정하지 마, 이미 주변의 기운은 다 훑어봤거든. 영종의 그 바보들은 모두 이미 자리를 뜬 데다, 애초에 그 녀석들 능력으로 날 발견하면 그게 더 이상한 거야!



오보로 : 이미 여러 차례 너와 함께 수업을 들었지만, 들킨 적은 없잖아. 그러니 그런 쓸 곳 없는 걱정은 그만둬.



아즈사 : 오보로... 나 아무래도 네 도움을 받아선 안 될 것 같아...



오보로 : 응? 확실히 그렇긴 하더라! 방금 지붕 위에서 쭉 훑어봤는데... 나뭇가지 꼬마가 아주 제법이던걸! 저 꼬맹이들은 애초에 네 상대가 못 돼.



오보로 : 네가 몇 번 탁탁 치면 다들 나자빠지던 게, 아무래도 무술 쪽에서는 내가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겠던걸!



아즈사 : 아니... 이번뿐만이 아니야... 오보로, 나는 나 스스로 해내고 싶어!



아즈사 : 앞으로의 시련은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 나 자신만의 힘으로 통과하고 싶어.



오보로 : 남이라고?



오보로 : 야! 왜 내가 남인데!



오보로 : 나는 네 친구 아니었어? 그래... 그래서 아까 나보고 개입하지 말라고 한 거구나...



아즈사 : 무슨 바보스러운 소리를 하는 거야! 내 말은 그게 아니잖아--!



오보로 : 흥, 쓸 데 없는 말은 필요 없어! 그러면 어디 한 번 시험해보라고. 츠루야에서는 강자의 말을 존중한다지? 만약 네가 나보다 강하다는 것을 증명하면 네 말을 들을게!









오보로 : 덤벼, 만약 네가 5합 내에 날 이길 방법을 찾는다면, 나는 널 인정하겠어! 그리고 두 번 다시는 네 주변에서 널 방해하지도 않을 거야!



오보로 : 하지만 그렇게 못 한다면, 너는 내게 빚을 지는 거야! ...음... 조건 하나를 들어주는 걸로 하지!



아즈사 : 너 정말 말귀를 못 알아듣는구나! 됐어, 본녀가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주고 말지. 나도 예전의 그 꼬맹이가 아닌걸!






오보로 : 으윽--!



오보로 : 아즈사... 진심이야? 그렇게까지... 날 이기고 싶었던 거야?



아즈사 : 난 진심이었어.



아즈사 : 장로님께서 말씀하셨어. 나는 다른 동문에 비해 '원하는 마음'이 부족하고...



아즈사 : 키리나 다른 아이들 모두 무엇보다 경건하고 엄숙한 태도로 시련에 참가하고 있어. 반면에 나는 타고난 재능만으로 건성건성 넘겼을 뿐이지...



아즈사 : 심지어 중요한 시련에서도 영종의 사람이 아닌 네게 의지하고 있잖아.



아즈사 : 난 정말 부끄러워.



오보로 : 예전에는 시련의 결과 따윈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잖아? 왜, 이제 와서 그 꽉 막힌 고집불통 말을 들으니 마음이 흔들려?



오보로 : 내가 보기에 이 영봉이란 곳은 그냥 돌로 만들어진 조각상하고 별반 다를 바 없어, 아주 따분해! 존자의 의지를 계승하니, 츠루야를 지키니 뭐지 하지만, 실상은 그저 높은 곳에 자리 잡은 창살 없는 감옥일 뿐이잖아!



오보로 : 이제 너도 그 감옥에 갇힌 꼭두각시가 되고 싶은 거야?



아즈사 : 바보같은 소리하지 마! 영종은 네가 말하는 그런 게 아니야!



아즈사 : 영종의 기예는 츠루야의 모든 생명을 지키기 위해 전승되는 거야. 존자의 의지를 지키고 일깨우는 건 우리 영종에 속한 모든 사람 마음 속에 새겨진 중요한 뜻이라구!



아즈사 : 규칙이 엄격하긴 하지만, 그것도 다른 사람에게 더욱 솔선수범하기 위해서인 거야.



오보로 : 그만해! 그런 말은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었으니까!



오보로 : 너는 다른 사람과 다를 줄 알았어... 너라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 줄 알았다고! 그런데 지금 보니... 너도 다를 바 없구나.



오보로 : ...어쨌든 내가 졌어. 그러니 약속을 따를 수밖에!



아즈사 : 오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