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그 지역에서 좀 잘나갔는데


아빠가 낮밤 할거없이 술드시고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벨트풀어서 존나때림


집에 들어가기 싫어서 해 질때까지 친구들 모아서 왕놀이하면서 애들 괴롭히고 분풀이했음


어렸을 때부터 미술한다고 아빠한테 개기고 그랬는데 아빠는 공무원하라고 그랬으니까 사이 안좋을수밖에 없긴함


중학교 막 들어가고 며칠 뒤에 아빠한테 혼나다가 아빠가 갑자기 쓰러지시고


그대로 돌아가셨음.


아버지 돌아가시니까 그때부터 제대로 미술공부하면서 고등학교 들어갔는데


고등학교 들어간 뒤론 시험 성적 점점 떨어지다가 공부 손놓음


할 거 없으니까 나같은 앰생들 모아서 길바닥에서 침 찍찍뱉고 패거리로 몰려다니면서


엄마한테 받은 돈으로 술집에서 술이나 까면서 시간보내다가 새벽에나 집에 들어옴


그러다가 어머니가 병 걸리셔서 누우셨는데 의사분께서 유방암이라 하셨음


그 해 말에 결국 돌아가심.


돌아가신 뒤로 맘 잡고 뭐라도 해볼 요령으로 시험 쳤는데,


해 놓은게 없으니까 미대 지원한 데 떨어지고 걍 다 포기함.


집안 남긴 돈 까먹으면서 허송세월 하다가 군대 영장오길래


좆까라하고 뻐팅기다가 입영기피로 고소당할거냐 입대할거냐 해서


걍 좆되는 셈 치고 내 발로 걸어 들어가서 입대했는데


의외로 여기가 적성에 잘 맞아서 말뚝 박고 몇년 있었음.


그렇게 하다가 전역하고 나서 군대 선임 한 분한테 호프집에서 한번 일해보라고 추천받음.


호프집에서 일했는데 거기 사장님한테 열심히 일한다고 눈에 띄어서 지인 분 회사로 이직하고,


거기서도 좋은 평가받아서 계속 승진하다 보니 이제는 꽤 높은 위치에 올랐음


어머니 임종 지켜주시던 의사 분이랑, 군대에 있을 때 직장 알아봐주신 분 만나뵙고


서로 인사도 나누고 선물도 드리고 식사도 한 다음에 헤어졌음

처음엔 내가 누군지 모르시길래 이야기해드렸더니 그 때 그 친구냐면서 놀라시더라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그 철없던 놈이 여기까지 어떻게 올라왔나 싶고,


 주변 사람들도 좋은 사람밖에 없어서 앞으로는 인생 잘 필거 같다 ㅎㅎ









마지막으로 인증 겸 본인 사진 하나 올려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