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https://arca.live/b/reader/38772443  

1편: https://arca.live/b/reader/38925924  

2편: https://arca.live/b/reader/39079079 

3편: https://arca.live/b/reader/39492649 


나는 뒤이어 들어온 잘생긴 청년을 따라 금호역으로 들어갔다. 


옆에서는 유상아가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괜찮아, 유상아씨? 걱정마. 내가 지켜줄께."


"부장님때문에 그런거잖아요."


"내가 뭘 했다고 그래?"


"부장님이 김독자씨를 버리고 넘어와서 이렇게 된거 아니에요!"


"하 유상아씨, 거참. 어짜피 세명중에 한명은 죽는거였어. 내가 유상아씨를 살린거고. 살려준 은혜를 갚지는 못할망정 이렇게 배은망덕하게 말하면 안돼!"


"아까 유중혁씨는 혼자 넘어오셨잖아요! 분명 방법이 있었을꺼라구요!"


아까 그 잘생긴 청년의 이름이 유중혁이였나보다. 


"그게 그렇게 쉬웠으면 김독자도 넘어왔겠지. 그리고 만약 가능하다면 어짜피 우리가 없어도 되는거잖아!"


"그래도 공격당하고있는데 그걸 버리..흑 오면...흑 어떻..."


나는 울고있는 유상아를 뒤로하고 근처에 있던 사람들을 보았다. 모두 힘없이 쭈구리고 있는 걸 보면 이들은 실세가 아니다. 하지만 배가 고팠기 때문에 정보도 얻을 겸 그들에게 말을 걸었다. 


"어이 거기, 혹시 여기 먹을 것은 좀 없나?"


몇몇 사람들이 서로 눈치를 보다가 나에게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 식량들은 모두 주류 그룹에서 관리하고 있어요. 식량을 얻으시려면..."


됐다. 더 들을 필요도 없다. 이제 주류 그룹만 찾으면...


"반갑습니다. 오늘 새로 들어오신 분이시군요. 혹시 성함을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찾았다. 더 보지 않아도 저놈이 실세다. 무협지를 보면 일단 처음에는 얕잡히지 않는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나는 이렇게 말했다. 


"그러는 너는 누구지?"


"아, 제 소개가 늦었습니다. 저는 천인호라고 합니다. 이곳을 관리하고있죠. 먼저 소개를 하지 않은 저의 결례를 용서해주십시오."


흠, 제법 예의는 있는 놈이군. 그렇다면 내 소개를 해볼까? 


"나는 한명오라고 하네. 미노소프트의 부장이자 한경그룹 총수 일가의 막내아들이지."


"오, 한명오씨 반갑습니다. 금호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나는 그에게 역의 상황에 대해 대략의 상황을 들었다. 잠시 자기들끼리 속닥이더니 나에게 말했다. 


"혹시 저희 그룹에 들어오셔서 같이 행동하시겠습니까? 함께 그룹을 이끌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입꼬리가 귀에 걸릴거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원래 이럴 때는 한번정도는 튕겨줘야 내 몸값이 비싸지기 때문에 이렇게 말했다. 


"내가 그렇게 해야 할 이유가 뭐지?"


내가 봐도 존나 카리스마있었다. 이 장면을 찍어둘 수 있으면 좋으렴만.


"한형은 한경그룹의 총수 일가의 자제 분이신데다가 대기업의 부장직에 있었던 만큼 많은 인원들을 관리하는데 능하실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이런 제안을 했습니다. 함께해주시겠습니까?"


하하하, 이 녀석 나의 진가를 알아보는군. 하지만 너무 좋아하면 안된다. 따라서 나는 감정을 최대한 숨기고 승낙했다. 


"알겠네. 힘든 시기이니만큼 나도 힘을 보태주겠네."


크으으, 이 장면을 아버지가 보셨으면 벌써 미노소프트의 사장직은 내 자리일텐데. 


그들의 그룹이 된 후 그들은 나와 같이 온 이들을 그룹에 받으려 했다. 


물론 그 유중혁이라고 불리는 녀석은 어디있는지 종잡을 수가 없고 말을 붙이기도 어려운 분위기였으나 겉보기부터 강해보이는 건장한 청년이나 유상아의 예쁜 외모를 보고 받는게 좋다고 판단한 것 같다. 


몇몇이 유상아에게 눈독을 들이는 느낌이었으나 어짜피 유상아는 내가 먼저 차지할 것이기 때문에 문제는 없었다. 


천인호는 나를 그룹에 스카웃할 때 처럼 그들에게 접근했다. 


그는 비슷한 말로 이현성이라는 청년과 유상아에게 그룹에 들어올 것을 권유했다. 


하지만 그들의 대답은 예상과는 달랐다. 


"죄송하지만 저는 독자씨가 올 때까지는 기다리겠습니다."


"저도 독자씨가 오면 그때 정할께요."


멍청한 녀석들, 아직 세상의 쓴맛을 덜봤구나. 니들은 그렇게 해서는 이 세상을 살아나갈 수 없어. 회사에서도 그렇듯 라인을 잘 타는게 얼마나 중요한데...


유상아씨가 안들어오는건 좀 아쉽지만 어짜피 며칠 지나고 나서 김독자가 죽었다고 생각되면 알아서 붙겠지 뭐. 




며칠 후




역 내가 소란스러워지며 새로운 생존자가 들어왔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한달음에 달려가봤다. 


"너, 너는....!"


아니나다를까 그곳에는 김독자가 있었다. 


분명 마지막에 봤을 때 내가 배신하고 튀었으니 나를 좋은 기억으로 생각하진 않을거다. 


나에게 앙심을 품고 나를 몰아내려고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여 나는 나를 따르는 그룹원들을 먼저 선동했다. 


“저, 저놈 내보내! 저거 아주 악독한 놈이야! 여기 있으면 안 될 놈이라고!”


그 때 천인호가 나오면서 말을 했다. 


“하하, 한 형. 다들 사이좋게 지내야지 왜 그러십니까.”


“아, 그, 그게.”


“그쪽이 오늘 새로 오신 분이시군요. 반갑습니다. 성함을 여쭤 봐도 되겠습니까?”


“김독자입니다.”


“김독자 씨. 그렇군요. 저는 천인호라고 합니다. 같이 오신 분들께 이야기는 잘 들었습니다. 괴물들과 싸워 저희 그룹원들을 구해 주셨다고요.”


뭐? 그룹원들을 구해줘? 이렇게 되면 내 자리가 위험하다. 이러다가 내 자리를 빼앗기기라도 한다면...


하지만 내가 우려했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김독자가 그룹에 들어오기를 거부한 것이다. 


김독자가 들어왔다면 유상아도 들어왔을텐데, 조금 아쉽긴 하지만 내 입지를 빼앗기지 않은 것에 감사했다. 


이렇게 된 이상 김독자와 사이를 가까이 해서 혹시라도 그룹에 들어왔을 때 위협이 되지 않도록 내 쪽으로 포섭해둘 필요가 있어보인다. 


나는 김독자와의 관계를 묻는 천인호의 말에 그룹에서의 입지와 관련된 말 빼고 전부 이야기했다. 




다음날, 갑자기 도깨비가 나타나 식량을 모조리 없애버린 후에 그들은 식량을 구하러 철길쪽으로 간다고 했다.


“꼬, 꼭 내가 같이 가야 돼?”


“에이, 이제 와서 왜 그러십니까, 한 형. 어젯밤부터 독자 씨와 화해하고 싶다고 매달리셨지 않습니까.”


“그, 그런······.”


“그, 그게 독자 씨. 괜찮다면 나도 같이······.”


“그러죠. 같이 갑시다.” 

 

나는 아까 전에 천인호에게 들은 말을 생각했다. 


"한 형, 따라가서 독자씨랑 화해도 할 겸 옆에서 뭐하는지, 시나리오는 어떻게 깨는지, 저들은 얼마나 강한지, 이런 것들을 좀 알아봐주세요."


그룹에서 높은 자리이긴 해도 결국 천인호의 말을 따르지 않을 수 없던 나는 그들을 따라가게 되었다. 


철길에서 조금 걷다보니 괴물들의 시체가 즐비해있었다. 


“유, 유상아 씨. 위험하니까 내 손을 잡고 걸어.”


“······저보다 부장님이 더 무서워하시는 것 같은데요?”


“아, 아냐!”


속내를 들킨 나는 괜히 큰 소리를 치면서 부정했다. 


잠시 후 괴물들이 출현하자 아까 얻은 무기로 멋있게 죽이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으나 휘두른 무기가 빗나가고 나는 그대로 괴물에게 물렸다. 


다행히 다른 이들이 빠르게 죽인 덕분에 다리에 약간의 상처 빼고는 크게 다치지 않았다. 


생각보다 아프지 않아 방심하고있었던 그때 뒤쪽에서 소리가 들리더니 괴물이 내 발을 물고 달아나기 시작했다. 


나는 비명을 지르며 유상아가 내민 창을 잡았지만 구해지기는커녕 도리어 유상아까지 끌려가는 신세가 되었다. 


그렇게 나는 괴물들의 소굴에 끌려가 묶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