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에 물이 들어온다. 무언가가 꿀렁대며 빨려들어가는

느낌.

뭔지는 몰라도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아주 잠깐만 더 버티자.

10, 20, 30..... 

간신히 물속에서 나오자 보인건....


개자식,

예상은 했지만 사람을 다짜고짜 던져버리냐.

그것도 어룡의 입속에.


플래쉬를 비추자 주변의 정경이 눈에 들어왔다.

생각보다 훨씬 역겹군.

나는 10레벨의 체력 덕에 의식이 

끊어지지는 않았지만, 유상아까지 

같이 떨어져 버렸는데,

그러고보니 유상아는....

아, 다행이군.


[한 성좌가 크게 안도 합니다.]


의식을 잃은 그녀는 나와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5분 정도 지났을까.

[시나리오 클리어에 실패했습니다.]

[유료 정산이 시작됩니다.]

[채널 수수료로 100코인이 감산되었습니다.]


"하하, 이거 아쉽게 됐네요.

아주 흥미진진한 탈출극이었는데."


허공에서 스파크가 튀기며 도깨비가 나타났다.


"왔냐?"

"네, 뭐, 꼭 올 줄 알고계셨다는듯한 말투시네요?"

"맞아."

"흠.마치 절 기다리고 계셨다는 것처럼 들리는데요?"

"당연하지, 내게 받아갈 코인이 있잖아?"


여기서부터는 기싸움이다.


".... 코인이요?"

"내가 시나리오에 실패했으니 그 대가로 

코인을 받아가셔야지."

"흠, 목숨이 아니라요?"

"그럴꺼면 실패 결과로 '사망'이라고 표기하고 말지,

물음표를 써 놓지는 않았을 거 아냐."


잠시 멈칫 하던 도깨비가 입을 열었다.


"하하, 재및네요.

맞습니다. 추리력이 대단하시네요.

과연 성좌님들의 관심을 받는 화신체 다워요."

"잔말 말고, 얼마야?"

"저여성분까지 6228코인 정도 지불하세요.

그럼 목숨은 부지하게 해 드리죠."


[보유코인: 6228c]


저자식이?


"그건 너무 많아."

"순순히 협조하시는게 좋을걸요?

코인을 받겠다는 것도 어디까지나 제 재량일 뿐입니다.

수틀리면 그냥 여기서 끝내버려도..."

"그러든지."

"....예?"

"우리 두고 그냥 가도 된다고."

"......."

"못 하겠지?"


저놈은 아마 지금 나로인해 꽤 재미보고 있겠지.

게다가 죽일 생각이었다면 애초에 

내게 제안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놈은 나를 비참하게 죽어가게 할지언정,

미적지근하게 죽는걸 원하지는 않을테니까.


"하, 이거 열 뻗치네. 이봐. 지금 나랑...."

"하급 도깨비 비형. 이야기꾼 활동은 할 만한가?"


놈의 눈이 아까 전과 비교도 안되게 커졌다.


"뭐야! 당신, 어떻게...."

"요즘 방송할 맛 나냐? 아직 초반 시나리오라

성좌들 후원도 영 쪼잔할텐데 말야?"


[다수의 성좌들이 경악합니다.]

[소수의 성좌들이 당신의 존재에 의구심을 품습니다.]


"우선......"


슬슬 유상아를 깨워야 했기에 나는 

비형에게 말을 걸었다.


"우선 채널 닫고 얘기하지?"

"....."

[#BI-7623 채널이 닫혔습니다.]


"자, 이제 말해보시지, 인간 주제에 어떻게 성류 방송을

아는거지?"

"그건 중요한게 아냐."

"뭐?"

"비형, '도깨비 왕'이 되고 싶지 않아?"

"뭐? 그건 또 어떻게..."

"독각이나 길달 따위는 가볍게 뛰어넘는,

이매망량(魑魅魍魎) 최고의 이야기꾼,

되고 싶지않냐고."


비형의 안색이 변하고 있었다.


"나와 계약해라. 내가 널 도깨비 왕으로 

만들어 줄거다."


엄밀히 말하자면 도깨비 왕은 이야기꾼이 아니라

그들의 수장격 인물이다.

온갖 거대 설화와 스타 스트림에 모든 아이템으로

무장한 존재.

그리고 내눈앞에 도깨비도 그자리에 오르기를

바랄테지.


"하, 하하, 하하하하하하핫! 미친 놈이었군!

모든 성좌들의 후원을 거절했을 때 알아봤어야 했어!"

"내가 성좌가 아니라서 불가능 하다고 생각하나본데,

규정에 화신이 '스트림 계약'에 끼어들지 말란법은 없어.

"허, 이거 골 때리는 놈이네, 배후성도 없는 벌레가

감히..."


그렇다. 저놈 말대로, 나는 배후성을 선택하지않았다.

그리고 그건 이 순간을 위해서다.


"배후성이 없으니까 계약을 맺을 가치가 있는거지."

"뭐?"

"채널의 성좌들은 크게 두가지로 갈려,

'유희 찾기' 집단과 '화신 찾기' 집단, 맞지?"

"제법 박식 하군,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지?"

"아직도 이해를 못했어?

한국어 패치도 제대로 되었을텐데,

그러니까 네가 구독좌 세자리를 못넘...."

"닥치고 본론만 말해."

 

놀릴때보니까 이렇게 귀여운 놈이 따로없군,

놀리는건 그만하고 슬슬 운을 뗄때다.


"만약 유희 찾기와 화신 찾기를 

동시에 만족 시킬 수 있는 채널이 있다면 어떨까."

"무슨 개소리야? 그건 불가능해, 가능해도

배후선택의 기회는 아직 남았....."

"그건 화신이 정상적으로 배후 선택에 참여할때 얘기고,

"뭐? 설마....."

"그래, 배후성도 없는 채로 배후성을 가진

화신을 초월하는 화신이 그 누구도 배후로

두지않는다면?"

"너.... 설마 배후 선택을 않한게....."

"맞아."

"웃기지마!

아까 간단하게 당하고도 정신 못차렸어?

메인은 커녕 서브에 실패한 네게 어떤 성좌가 

눈길을 들이겠..."

"과연 그럴까?

지금쯤 성좌들 난리났을텐데, 아니냐?

다들 궁금해 미칠 지경일걸?

저놈은 뭐길래 성류 방송에 대해 알고 있으며

스트림 계약을 입에 담는가....."

"그만! 미친... 도데체...."

"좋아, 그럼 보여줄게, 생각 잘해라."


날 보는 비형의 눈빛이 달라지고 있엏다.

놈은 분명 고민 중일 테지,

여기서 날 믿어도 놈이 손해보는건 없으니까.


"일단 실패 정산부터 해, 그여자까지 6628코인..."

"뭔 소리야? 나 아직 실패 안했어."

".....엉?"

"이제 조건 충족이 됐을거야, 채널이나 열어."

"아까 부터 무슨 소릴..."


[히든 시나리오가 도착했습니다.]


"! 대체 어떻게?"

"하긴, 넌 아직 하급이니까 몰랐을만 하지.

이거 완수 하면 나랑 계약하는 걸로 하자, 괜찮지?"

"이거 난이도가 무려 A+라고. 

정말 클리어 할 수 있다고 생각해?"

"못 할 것도 없지."

"좋아, 생각해보지.

그럼 채널 열고 갈테니까, 어디 잘..."

"도깨비 보따리."

"뭐?"

"도깨비 보따리 좀 열어봐, 사야 할게 있으니까."

"...그건 또 어떻게 아냐?"

"잔말 말고 열어. 아, 광고 틀어서 가려주고."

".... 진짜 돌아버리겠네."



비형이 떠나자마자, 난 유상아를 깨웠다.

"컥. 웁.... 독자 씨? 여기는......."

"아마 괴수한테 먹힌 것 같아요. 다행히 도움될 만한걸

찾았습니다."


나는 도깨비 보따리에서 구매한 것을 보여주었다.


"가시랑 점액? 이런게 왜 여기에...."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눈을 떠보니 새로운

시나리오창과 이것들이 있더군요."


[상당수의 성좌들이 당신의 뻔뻔함에 감탄합니다.]


"우선 제가 말하는대로 따라해주세요,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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