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금호역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 났다.

첫번째로, 한명오가 자취를 감추었다.

싸움이 시작할때쯤부터 안보이더니.

그새 어디로 튀었거나 숨어있었겠지.


"이제 같이 안 다니려나 보죠. 난 처음부터 

맘에안들었오어요. 게다가 그 사람만 사라진 것도

아니고."


그 말대로다. 이제 역에 남은 인간은 겨우 일곱명

뿐이다.

생존인원은 그 어떤 회차보다도 많았으다,

다만 대부분은 역을 떠났다.


"저기요! 진짜 우리랑 같이 안가요?"


정희원이 아직 금호역에 남아있는 이들에게 외쳤다.

남아있는 사람들이라고 해봐야 

겨우 일곱명이었다.

당연한게,

어젯밤 이후로 생존자 대부분은 금호역을 떠났다.


"우리는 따로 갈게요. 코인도 조금 남아서요..."


이해가 안가는 것은 아니었다.

하나는 사람들을 살리기를 거부 했고,

하나는 학살을 저질렀다.

이현성의 행동은 분명 사람들을 지키기 위함이었지만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저들눈에 우리는 철두파와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남은 이들을 뒤로하고, 우리는 충무로 역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독자 씨!"


유상아가 나를 부르더니 갑자기 손가락을 맞대었다.


"희원 씨가 드리는 거에요, 자기만 코인 먹기 미안하다고...."


생각해보니 어제 철두파를 가장 많이 학살한건 정희원이었다.

이현성도 사람들을 구한 일등공신이니 절대 선 계통에게 꽤나 큰 관신을 받았겠지만,

악인들을 학살한 정희원은 가릴 것 없이 후원을 받았겠지,


뒤쪽을 돌아보자 정희원이 묘한 미소를 지니고 있었다. 

'내가 코인을 이만큼 벌어왔다!'라는 자랑....은 아닌 것 같은데,

여하튼 조금은 죄책감이 든다.  내가 죽인 철두파들은 코인이 별로 없었다, 다 합쳐도 겨우 200코인,

그럼에도 내가 챙긴 코인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나는 은밀하게 '도깨비 통신'을 보냈다.


"어제 얼마나 벌었냐?"


답변이 없다. 나는 재차 말했다.


"내놔."

"쳇, 하여간 넘어가는 법이 없구만."


[도깨비'비형'이 당신에게 4500코인을 보냈습니다.]


그럴줄알았다.

그건 그렇고 나도 슬슬 능력치를 올릴때가 되었다.

...................................................

[체력;Lv16]

[근력:Lv17]

[민첩:Lv11]

[마력:Lv13]

[총 6800 코인을 소모 하였습니다.]


우리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 정거장을 지날 때마다 땅강아쥐를 사냥하고,

생필품을 챙겼다.

중간에 사명대사의 동상을 파괴하는 것도 잊지않았다.

비형 때문에 귀가 나갈 뻔하긴 했다만.....

그렇게 다시 이십분쯤 걸었을까.


[서브 시나리오가 도착했습니다.]

[서브 시나리오-'환영감옥'이 시작됩니다.]


"환영 감옥? 이게 뭘가요?"

"......다들 정신 똑바로 차려주세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희뿌연 안개 같은 것이 잔뜩 

몰려오기 시작했다.


"으앗.....토할 것 같아."


사방에서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지금은 사명대사의 아이템이 잘들기를 바랄 뿐이다.


[독자야.]


듣기 싫은 목소리다. 줄곧 잊고 있던 이의.

그런데..... 뭔가가....다르.....


[야! 김독자!]

[김독자! 죽여버리겠다! 김독자!]

[독자 씨! 안됩니다! 제발......]

[형! 형! 잠깐만요! 독자 형!]

[아저씨!]

[독자 씨! 그만하세요! 제발!]


[전용 스킬, '정신 방벽'Lv5가 발동합니다.]

[성흔, '자기 합리화Lv1'이 발동합니다.]

[스킬의 효과로 환영 감옥에 대한 면역이 발생합니다.]


환영 감옥의 힘이 사라지자 주변에서 기척이 느껴졌다.


"다들 진정하고 천천히 심호흡..."

"이, 이병 이현성! 잘 못 들었습니다?"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엄마!"

"이 개같은 새끼들이! 저리 안꺼져?"


제길, 이미 늦었나.


환영감옥, 대상자를 트라우마의 환상 속에 빠트려 

광기로 이끄는 공간,

유중혁이 이현성을 두고 간건 이 때문이었다.

벌써 광기에 휩싸인 절규가 들려왔다.

다행히도 모두가 그런건 아니었다.


"도, 독자 씨.......?"

유상아의 손목에서 환한 빛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다행히 '사명대사의 염주'는 제역할을 한 모양이군.


"엄호해주세요, 지금부터 이공간을 파괴할겁니다."


유상아와 나는 등을 맞대고 섰다.


[전용 스킬, '파마'Lv1을 발동합니다.]


몸에서 푸르고 청명한 빛이 새어나왔다.

빛이 닿는 곳을 시작으로 안개가 걷히자

일행들의 모습이 보였다.


"우, 우리의 결의! 우리는 국가와 국민에게 충성을 다하는 대한민국 육군이다!"

"으.....으......엄마!"


무슨 트라우마인지 한눈에 알 수 있는 광경에

유상아가 나섰다.


"현성 씨? 길영아! 다들 정신 차려요!"


순간 뒤에서 눈먼 칼날이 날아왔다.


"......다 죽여버릴 거야..."


서서히 붉어지는 눈동자, 

'귀살'의 징조였다.

제길, 이럴까봐 거적을 준건데,

정희원의 정신 상태가 여간 허약한게 아닌듯하다.

나는 기절시킨 정희원을 유상아에게 맡기고

'부러지지 않을 신념'을 꺼내들었다.


[8급 유령종, '스펙터'가 출연하였습니다!]


나는 흐물거리는 유령종들을 향해 

백청강기를 발동했다.


['스펙터의 영석'을 획득하였습니다.]


괴성을 지르며 사라진 놈들이 있던 자리에 하얗게 

빛나는 자그마난 돌이 하나 떨어졌다.


"1번 밖에 못쓰겠군."

"네?"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조금 뒤 이현성과 이길영이 정신을 차렸고,

우리는 다시 충무로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지금쯤 2일차은는 되었을 것이다라고 생각한 순간.


촤악!


공중에서 황금빛의 실이 거미줄 마냥 튀어나왔다.


"다들 피해요!"


내외침에 일행들이 즉시 떨어졌다.

곧이어 한 소녀가 허공에서 내려왔다.


".......여기는 무슨 일로....."


익숙한 교복과 앳되보이는 외모,

명찰을 가리려는 듯 후드집업을 걸쳤지만 눈에띄는

외모마저 가리지는 못했다.


"앗! 저아이는...."


당연하게도 유상아가 가장 먼저 반응했다.

그녀는 저소녀의 생명의 은인이었다.


김나영.


내가 없는 틈에 유중혁을 무사히 따라간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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