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시나리오 활성화 까지 30분 남았습니다.]


메시지가 떠오를 때마다 싸움은 늘고 더더욱

필사적이게 되었다.


"죽어! 죽으라고!"

"사, 살려줘! 제발!"

"나, 나도 딱히 원한이 있는건 아냐, 그, 그냥 살려고...."


그린존을 차지한 이들의 경계심어린 시선이 나와

나의 아이템을 향한다.

이따금씩 내아이템을 뚫어져라 보는 이들도 몇몇있었다.

너무 태평하게 있었을까,

비형이 노발대발하기 시작했다.


"야! 너 뭐하는 거야!"


! 그러고 보니 성좌들도 내 스마트폰을 볼지도 모르...


"빈 메모장만 들여다 봐서 뭐하시게?"


.....빈 메모장?


"이거?"

"그래! 성좌들이 속터진다고 난리도 아니다!

그리고 너 뭐야? 상급 관리국도 네특성창을 못 봐!"


세상에, 관리국이? 


"에휴, 내가 실수한건가....지금이라도 움직여..."


비형의 푸념따위는 들리지도 않는다,

시나리오에 있어서 압도적 우위를 가지는

도깨비가 이 텍스트를 못 읽는다.

게다가 관리국조차 내특성창을 못본다니....

그럼 멸살법의작가는 뭐고

내게 성흔을 하사한 성좌는 도대체 누구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와중.


"끄윽!"


내 바로 앞 그린존의 주인이 정해졌다.


"가, 가까이 오지 마요."


놀랍게도 지금 내게 나이프를 겨누는 이는

 아까 그 소년이다.


"걱정 마, 네 건 안 뺏어."

"그래? 아저씬 뒈지고 싶은가봐?"


싸가지 없는 말투에 뒤를 돌아보자 이지혜가 장도를 

들고 거들먹거리고 있었다.


"너네는 방 안 구하냐?"

"나랑 나영이건 아무도 안 건드려, 다들 뒈질걸 알거든."


하긴, 김나영은 몰라도 지금 이지혜를 상대할 수 있는건

건물주 연합이나 유중혁 정도겠지.

나를 유심히 보던 이지혜가 다시 입을 열었다.


"아저씬 안 뒈졌음 좋겠어. 아까 우리 사부한테 

개기던 거 꽤 인상적이었거든."

"방을 못 구한다고 꼭 죽는 건 아냐."


내말은 분명한 '진실'이었다.

실제로 고작 몇일 전에 그 불가능한 걸 살아 증명한 이가 있을테니까.


"아저씨 강해? 우리 사부만큼?"


내가 어깨를 으쓱하자 이지혜가 뒤돌아 사라지려 했다.


"김나영이랑 유중혁은 어딨냐?"

"알아서 뭐하게. 사부는 항상 바빠."







[세 번째 시나리오 활성화까지 20분 남았습니다.]


환승길 계단으로 일행들이 내려왔다. 하나같이 

어두운 표정이었다.


"방.....못 구했어요."

"괜찮습니다. 다른 방법이 있으니까요."

"네?"


그 말의 일행들의 얼굴에 희망이 깃들었다.

불쌍하게도, 곧 부서질 그런 희망.


"두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우리 모두 살 수 있는 쉬운 방법입니다."


정희원이 눈을 가늘게 떴다.


"보통 그럴때는 두번째를 선택하던데...."

"네, 두 번째는 매우 어려운 방법입니다.

또 우리중 누군가는 죽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 하죠 그럼."

"다른 분들은요?"


이현성이 가장 먼저 대답했다.


"모두가 확실하게 살 수 있다면, 첫 번째가 

좋을 것 같습니다."

"형이 원하는 대로 해요."


망설인건 유상아 뿐이었다.

나는 계단참으로 올라가 무언가를 가리켰다.


"첫 번째 방법은 저겁니다."


일행들의 시선이 닿은 곳은 주변을 잔뜩 경계하는

남녀 다섯이었다.


[그린 존 5/5]


저들이 차지한 곳은 정확히 5인 짜리입니다.

하지만 개개인의 능력치는..."

"잠깐만요 독자 씨, 지금-"

"맞습니다."


내말에 일행들이 몸을 떨었다.

정희원이 깊이 상처받은 듯한 말투로 말했다.


"누가 그런 방법을 몰라요!"

"형이 하자면 전 할게요."


아까부터 차분한 얼굴이었던 이길영이 둔기를

꺼내들었다.


"안 돼, 길영아!"


유상아가 이길영을 제지했다.

나는 일부러 무심한듯 말했다.


"저들도 누군가를 죽이고 저 자리를 차지했을 겁니다.

솔직히 앞으로는 이런 식이 통할 가능성은-"

"독자 씨."


정희원이 내 말을 끊었다.


"난 살인자에요, 첫 번째 시나리오에서도,

금호 역에서도 살인을 했고 그걸 후회하지 않아요.

하지만."


정희원이 고통스러운듯 말을 이었다.


"난 괴물이 되고 싶지는 않아요."

"저도 동감입니다. 독자 씨."


이현성의 말을 마지막으로, 나는 잠시 눈을 감았다.

그래, 이 정도면 적당하다.


"좋습니다, 두 번째 방법으로 하죠."


내 말에 일행들의 표정이 다시 밝아졌다.

지금까지한 말들은 모두 두 번째 방법을 위해서였다.

이 방법은 상당한 각오가 필요하니까.

정희원이 허탈하게 웃었다.


"참나, 왜 사람을 간 보고 그래요?

내 그럴줄알았다니깐."

"딱히 그럴 의도는 없었습니다.

여러분이 무슨 선택을 하든,"


나는 불안한 눈으로 나를 보는 이길영을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저는 그 선택을 존중할 테니까요."


유상아가 한숨을 쉬었다.


"독자 씨는 정말 짖굳으세요."

"착한 사람이 아니라 죄송합니다."


[세 번째 시나리오 활성화까지 5분 남았습니다.]


"다들 따라오세요."


내 무거운 안색에 일행들 표정도 굳어졌다.


"지금부터 무조건 제 지시를 따라주셔야 합니다.

만약 누군가가 저를 믿지 못하면-"

"....."

"죽을지도 모릅니다."


누군가가 침을 삼켰다. 그와 동시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현성이 대표로 말했다.


"믿겠습니다. 사실 지금 살아있는 것도 독자 씨 덕이고요


나는 일행들과 함께 철길로 이동했다.

그리고 터널 입구 안쪽으로 붉게 빛나는 '레드 존'


"괴물들은 저쪽에서 생성되 밀려올 겁니다."


이현성이 긴장한채 물었다.


".....그럼 우리는 여기서 괴물과 싸우는 겁니까?"

"아뇨, 못 싸웁니다, 그러다 다 죽어요."


이현성의 '태산 부수기'는 일종의 궁국기다,

물론 그만큼 체력소모도 심한데다

아무리 광역기라도 겨우 한 두번으로 그 많은

괴물들을 처리하는 건 불가능하다.

유상아의 '실'도 함정으로 쓸 수 야있다만 마력에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 작전은 일행들을 나눠야 합니다.

이현성 씨, 유상아 씨, 정희원 씨는 괴물이 나타나면

곧장 그 쪽으로 달리세요."

"네?"

"반드시 정면으로 달려야 합니다. 그리고 왼쪽 벽면을

잘 보세요. 그럼 알게 될겁니다."

"알겠어요."


유상아가 이해한듯 대답했다.

이현성과 정희원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독자 씨는요?"

"저와 길영이는 다른 방법을 찾겠습니다."


이제 그들의 의지에 달렸다.


[세 번째 메인 시나리오가 활성화됩니다!]


"달려요!"


내 외침에 세사람이 동시에 뜀박질을 시작했다.

이현성이 최전선에 그롤과 격돌 하려는 순간,

유상아가 소리쳤다.


"여기에요!"


그녀의 손은 벽면에서 빛나는 초록색타일에 닿아있었다.

곧바로 모두가 벽면에 도달했다.


"독자 씨!"


유상아가 나를 부르는데 돌아볼 틈은 없다.


[세 번째 메인 시나리오에는 몇가지 숨겨진

'그린존'이 있다. 이것들은 매회 특정 '벽면'에서

활성화된다.]


그리고 지금  이곳에 히든 스페이스는 두 곳뿐이다.


어느새 땅강아쥐들이 내 허벅지를 물어뜯기 시직했다.

운좋게 얻은 슈트와 높은 체력 레벨덕에 큰 타격은

없으나 계속 이렇게 되면 슈트의 내구도가 다할지도

모른다.

등에 업힌 이길영이 땅강아쥐를 견제했다.

가끔 새끼그롤도 섞여 있었다.

10미터쯤 떨어진 곳에는 아까 그 소년이 잔뜩

겁에 질려 떨고 있었다.


"하핫! 이거 일이 재및게 돌아가네요! 그럼... 

오늘도 어제처럼 패널티가 있어야죠!"


허공에서 나타난 비형이 손가락을 튕겼다.

그리고 이어진 시스템 메시지.


[시나리오 페널티가 발생하였습니다!]

[기존에 존재하던 일부 '그린 존'이 비활성화 됩니다.]


충무로역 곳곳에서 비명이 울렸다.

가장 가까운 비명은 그 소년의 것 이었다.


"아, 안 돼! 아아아악!"


소년의 시체가 시간을 버는 사이 나는 이길영을

뒤에 숨기고 '부러지지 않을 신념'을 꺼내들었다.


스가각!


백청의 환검이 괴물들을 마구 베어냈지만

숫자는 전혀 줄지 않았다.

단 하루라지만 이 파도에서 몇시간을 버티다니,

역시 유중혁은 괴물이다.

지금 가진 코인을 모두 능력치로 바꾼다면

나도 가능하겠지만, 이코인은 쓸데가 있다.


"형."

"지금 말 걸지 마. 바쁘니까."

"저 그냥 여기 두고 가셔도 돼요."

"....뭐?"

"전 사실 이해가 잘 안가요. 혼자라면 형은 훨씬

쉽게 살 수 있을텐데."


죽음이 눈앞에 있는데 태연하게 저런 말을 한다.

아니, 어쩌면 저 아이에게 죽음은 항상 눈앞에서

아른거리는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아이의 마음은.....


"그래, 니 말이 맞아."


나는 이길영을 주저 앉히며 '신념의 칼날'을 크게

휘둘렀다.


"혼자 다 처먹고, 외면하면 편하겠지, 그런데."


나는 이길영을 다시 없었다.

내가 왜 이러는 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아는 것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소설은 그런 내용이면 안되거든."

"네?"


흔들리는 눈동자,

나는 주인공이 아니다, 나는 신도, 구원자도 될 수 없다.

하지만.....


"형 꽉 잡아라."


이길영은 오늘만큼은, 그리고 앞으로도, 

죽지 않을 것이다.

밀려오는 괴물들을 향해 달린다.

송곳니가 달려들고 뿔이 칼을 뻗는걸 방해한다.


[1번 책갈피를 활성화합니다.]


김남운의 흑화가 전신을 뒤없자 괴물들이 

물러서기 시작했다.

동시에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몸에 송곳니가 박히기 시작했다.

뿔에 찔린 곳에는 큼지막하게 

멍이드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멈춰선 안된다.

다시 달린다. 달리고, 또 달리고.

마침내 초록색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힘껏 도약하자 빛은 더욱 선명하게 보인다.

그런데....


[그린 존 1/2]


저 망할 싸이코패스 새끼.


나는 뒤쪽에서 괴물들이 몰려오는 것 조차 잊고

놈을 바라보았다.


"야."


놈은 귀찮은 듯 고개도 돌리지 않았다.


"비켜주면 안 되냐? 넌 여기 없어도 되잖아?"

"곤란하군. 오늘은 피곤해서."


저 새끼가....어떻게 여길 아는 거지?

분명 저 놈은 지금 3회차인데....


크르르르....


뒤에서 들려오는 땅강아쥐 울음소리.

동시에 이길영의 파르르 떠는 떨림또한 느껴졌다.

어쩔 수 없다.

우리는 거의 동시에 말했다.


"아이라도 받아줘."

"아이는 받아주지."


나는 깜짝 놀란 이길영을 유중혁에게 넘겼다.


[그린 존 2/2]


좋아, 이걸로 이길영은 안전하다.


"형! 형! 잠깐만요!"


정신을 차린 이길영이 다급히 내 쪽을 향했지만 

다행히 유중혁에의해 제지 되었다.

나는 계속해서 칼을 휘둘렀다.


[성좌, '대머리 의병장'이 눈을 감습니다.]

[성좌, '악마 같은 불의 심판자'가 안쓰러운 눈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제길, 혹시나 했지만 '절대 용서받지 못할 기만'의

후원은 오지 않았다.

충무로 오자마자 후원이 끊기다니....

이제는 어떻게든  '정신 방벽'으로 버텨봐야한다.

나는 품속에서 영석을 꺼내들었다.

그대로 입에 털어넣으려는데...


꽈악!


순간, 땅강아쥐가 내 손을 물어버렸다.

이러면.......안 돼는데?

망할 땅강아쥐가 정신을 잃고 내 손에서 떨어졌다.

그리고 놈의 빌어먹을 주둥이에서 흘러나오는

증기. 

망했다. 진짜로.


[환영 감옥이 활성화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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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차 히든 스페이스 ->2일차 히든 스페이스

스펙터의 영석:직접 흡수시 환영 감옥 활성화

+일시적으로 유령종으로 변화

+간접 흡수시 환영감옥 활성화(유령종으로 변이X)

또한 '흡수'는 직접 영석을 섭취또는 영석이 깨졌을때

바로 나온 연기를 흡입하는 경우를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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