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 웅-..


" 하아암.. 응? 지금 문자 올만한 게 있던가? "


밤에 인터넷을 한창하다가 갑자기 온 문자에 나는 휴대폰을 뒤집어 문자를 확인했다.


[Web 발신]

국가초상방재원에서 전달드립니다.

전 세계는 현재 멸망을 앞두고 있으며,

이는 불가피합니다.

멸망의 날은 한국 시간 기준 7월 19일, 

현재 날짜 기준으로 3일 뒤에 도래합니다.


국민 여러분은 침착히 남은 기간동안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 뭐? 세계 멸망은 지랄, 누가 이딴 장난 문자를 보내고 난리야.. "


나는 이내 문자를 확인하고는 터무니없는 내용에 인상을 찌푸리고는 대충 휴대폰을 침대에 던져버리고 나서 시계를 보고 기지개를 폈다.


" 끄응.. 벌써 1시인가? 에휴, 잠이나 자자. "


나는 그렇게 베개에 얼굴을 파 묻고는 아침의 출근을 준비하기 위해 잠에 빠져들었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따르르릉.. 따르르릉..


분명 이제는 별로 쓰는 사람도 없을 알람시계가 요란스레 울리며 나를 단잠에서 깨웠다.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부스스한 머리를 대충 정리하고 TV를 켜두고는 여느 때와 같이 아침 준비를 하려는데.


" ㅡ정체불명의 문자 메세지는 누가 발송한건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세계 멸망의 진위 여부도 밝혀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저명한 학자들은 모두 장난 문자니 상대할 필요가 없다고 하지만 세계 전체를 상대로 장난을 칠 수 있다면 그건ㅡ "


뭐? 오늘 새벽에 온 그 문자? 그 헛소리가 전 세계적으로 왔다고?


거짓이라고 믿었던 정보가 진실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생기는 동시에 다른 정보까지 받아들인 내 뇌는 잠시 과부하를 맞이한건지 사고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나는 이불을 대충 치우고는 다시 침대에 앉아서 휴대폰을 꺼내들고는 어제의 그 문자를 다시 확인해보기로 하였다.


" 국가초상방재원..? 여긴 어디야? 7월 19일이면.. 그래, 3일 남았나. 후.. "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지 아직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째선지 머리는 깨질듯이 아파왔고 몸은 계속 떨려왔으며 이유모를 불안감이 몸을 감싸왔다.


대체 뭘로 멸망한다는거지? 운석 충돌? 화산 폭발? 대지진? 그것도 아니면ㅡ


웅-..


그 문자가 오기 전까지는.


" 응? 또 뭔 문자야? "


오늘 정상 출근합니다.


나는 문자를 보고는 머리가 맑아지며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오고 말았다.


" 풋, 푸하하.. 그래 씨발, 멸망은 얼어뒤질. 출근 준비나 하자. "


평소보다는 조금 늦어졌지만 별 다를바 없는 아침.


아침을 차려먹고 씻고 양복을 입고 아침 지하철을 타고 출근한다.


세계가 멸망하든 말든 오늘도 지하철은 사람이 붐비는 지옥철.


간신히 지하철에서 빠져나와 하늘을 보며 장난스레 생각한다.


어쩌면 멸망은 우리를 지옥에서 꺼내주려는 구원의 손길일지도.


현세가 멸명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은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