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거리를 내다 보았다. 지독한 검은 군복을 입은 이들이 사방에 있었다. 역겨운 파시스트들. 끔찍한 초국가주의자들. 어지러운 가속주의자들. 이 세상에 존재해선 안될 모든 끔찍한 사상들의 합성품이자 괴수가 이 거대한 행성을 집어삼키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저런 작자들이 거리마다 한둘은 있었다.


표정은 언제나 무표정이였다. 죽어갈 때도, 누군가의 머리에 총을 쏠 때도. 감정이 없는 것 같았다. 이건 지옥이야. 끔찍한 지옥이라고. 그들의 눈 안에 들어오면 사형선고가 내려진 것과 같다.


마치 모두가 하나의 의지를 가진듯 했다.

공장에서 쏟아져나오는 정신과 의지를 장착한 고기 로봇.

그리고 그들이 가장 무서운 점은 아무도 그들이 활동하는. 그들을 자극하는 기준선을 모른다는 점에 있다.


현 정부를 모욕하다 그러는 사람을 그냥 지나칠 때도 있으면서도. 길을 거닐던 한 남자 얼굴에 이유 없이 손을 대 근력으로 갈기갈기 찟는 모습을 보았을 때.

그들의 행동에 의미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불규칙적인 것인가? 금기가 있나? 하지만 알아보는 것은 공포스럽다. 나는 말장난을 하다 죽고 싶지는 않으니.


그들은 외계, 심해, 혹은 다른 차원에서 나온 것은 아닌 모양이다. 죽은 시체를 본 적 있다. 갑자기 자기들끼리 총을 쏴 서로의 머리에 구멍을 내 죽은 시체를. 사람이다. 의심할 여지 없이 그것은 우리와 같은 사람인게 분명했다. 인간이라는 종족. 칼로 해부했을때 더더욱 확실하게 다를게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하지만 이러면 그들의 무지막지한 힘. SI에 대해서 SISI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떻게 신체 구조와 모든 것들이 평범한 인간과 완전히 동일한데 그런 무지막지한 힘을 내는 것인지. 그것이 상식상의 존재이긴 한지. 모르겠다. SISISI할 수 없다. 나는 혼자고.


하지만 지난 밤 받은 편지는. 나에게 위험을 강요했다. 검은 군복을 입은 것들. 그들에 대한 특징, 규칙성 그런 것들을 아는대로 적어오라는 제안. 그래주면 안전은 보장해주겠다는데. 어떻게 그게 가능한지 모르겠다. 이 세상이 다 저들 아래 지배되고 있지 않는가. 적어도 우리 태양계는 그러하다.


하지만 희망이라도 걸어봐야지 않겠나. 

나는 내가 아는 것들을 가능한 끄적여봤다.

결과물은 그들에게 만족스럽지 않겠지만, 그래도 내가 아는걸 다 적어놓았다. 


불안감이 온 몸을 감돈다. 만약 그들이 알아낸다면 나는 죽을 것인데.SISIsI당할 것을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이 빌어먹을 희망을 놓을 순 없지 않는가.

나는 내일 이 보고서를 그들에게 전달할 것이다.

일단 해봐야 죽어도 억울하진 않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