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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책임져


임신도장꾸욱+기억상실 이 두 소재를 섞은 게 너무 좋았음.

낯선 천장이다 스타트인데도 기존 작품들에서 못봤던 신선한 분위기를 낼 정도였으니까.

아직 초반이라 떡밥 회수하는 능력은 못봤는데 소재 설정하는 걸 보면 ㄹㅇ미친 플롯 나올 거 같음


일단 메인 소재가 '순애야스 임신결혼까지 다 했는데 여자가 기억상실함'인데 

사실 로맨스물에서 기억상실이란 소재가 애저녁에 사골까지 싹 우려내고 버려졌던 원시고대급 설정인데

그걸 이렇게까지 시너지 나오도록 조합한 게 소름돋음.

기존 작품들을 보면, 과거의 사건이나 홧김에 저질러버린 사건들로 '후회물 플롯'을 기깔나게 표현한 작품(설원, 하루살이 등)이나, 또는 TS직후부터의 '현재'의 사건을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라노벨류의 작품이 많았음. 

그런데 이 작품은 기억상실이란 소재를 사용해서 지난 2년간의 사건과 지금부터 일어날 사건을 동시에 다루게 됨. 특히 상실 전후로 여주의 성격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점이 더 부각된다.

가장 심플하게 플롯을 궁예해보면 과거파트는 설원식 피폐물로, 현재파트는 달달하게 풀어도 이상할 게 없다는 거임. 뭐 굳이 이렇게 안 풀어도 어떻게 하든 깊이는 충분히 보장되지만 말야.


서브플롯으로 주인공을 '밴드음악 보컬/기타'로 설정한 점도 좋았음.

기존 작품들은 부랄친구들이 주로 롤 친구, 회사 동료 이런 식으로 자연스럽지만 피상적인 관계로 나옴. 그래서 따로 약속을 잡지 않았을 때 만나는 장소가 피시방, 노래방, 카페, 직장 등 어느 정도 한정될 수 밖에 없었음. 그런데 이 작품은 밴드 멤버를 부랄친구 포지션에 넣어서 이런 점을 극복함.

작게는 정기 연습부터, 크게는 합숙이나 실제 라이브까지 이어지게 되겠지. 실제로 벌써 첫번째 라이브를 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밴드 활동을 더 크게 할 거라고 예상할 수 있음. 설레발 좀 치면 라이브를 계기로 전국 투어를 할 수도 있고, 해외로도 나가볼 수 있겠지. (아님 말고)


그리고 유튜브나 인터넷 커뮤니티에 어느정도 노출된 활동을 줘서 TS병에 대한 세간의 인식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것도 좋았다. 계속해서 등장하는 인터넷 댓글부터 주인공이 기타로 다른 사람을 후려친 사건까지. 거기에 이런 인식을 정면으로 마주보는 주인공의 정체성과 성격까지 드러냄.

주인공이 밴드보컬이란 설정 하나로 주인공의 정체성, 부랄친구 관계, TS에 대한 세간의 인식을 한번에 담아냈음.


마지막으로 주인공의 남편으로써 한참을 휘둘릴 불쌍한 재혁 군까지.

이건 말로 어떻게 표현할 수가 없다. 달달함 치사량까지 쌉가능. 순애해 야스해 작가님 제발..


진짜 이건 완결까지 계속 달렸으면 좋겠다. 벌써부터 냄새 맡은 나데나데 석학들이 무수한 악수세례를 퍼붓고 있더라. 더 많이 나데나데 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