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여기저기 이야기를 듣고, 가끔 상담하다보면 유독 중고등학생들가운데 소설가가 되고싶다는 애들중에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학교생활이 힘들어서, 가정생활이 힘들어서, 공부가 어려워서.


과도한 비약일지도 모르지만, 아마 소설을 쓴다는걸 현실에서의 도피처쯤으로 여기는 것 같다.


나쁜건 아닌듯.


나도 썩 좋은 학창시절을 보낸거 같지 않음. 밤새 좋아하는 장르 소설읽는게 큰 힘이 됐던거 같기도하고.


당시 네이버 카페같은 곳에서 서로 꽁냥거리면서 뭣도 모르고 쓴 소설들 서로서로 공유하기도 하고.


근데, 거기서 목을매고 굶어죽어도 글먹을 하려는 애들이 있어.


말은 그렇게하더라. 꼭 성공한 웹소설가가 되서 돈많이 벌고 싶다고.


좋지. 잘쓰면 남들한테 관심도 받고, 돈도벌고.


근데 이런 유형은 대부분은 어떤 글을 쓰고싶다가아니라, 관심을 받는다는거에 초점을 맞추더라.


하지만 기성들은 다 알거임. 이 관심이라는게, 존나 이롭지만은 않잔아.


정말 천부적인 재능이 있으면 상관없다.


근데 대부분은 아냐. 불행한 환경때문에 관심에 목매여서 글을 쓰기 시작하고, 연재를 시작했을 때.


정작 내가 쓴글에 관심을 가져주지 않으면 그것만큼 힘든게 없다.


와 잘썼어요, 재밌네요. 속빈말들 해주는건 어리기 때문에, 끼리끼리 모인 작은 곳에서 서로 해주는 빈말 같은거다.


돈주고 보는 독자들 존나 냉정해 진짜.


분명 내가 있던 곳에서는 나보고 잘쓴다고 했지만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상황에서보면, 어린 학생들은 대부분 인정이 아니라 회피를 한다.


내가 재능이 없거나, 내 글이 재미없어서가 아닌, 다른 이유때문에 인정못받고 있다고.


거기다 생업, 돈이 걸린 유료연재를 시작하면 한편 한편, 매일 숨이 바짝 말라간다.

 

멀쩡하던 사람도 자살말리게 함.


그런데 인간관계, 불우한 가정에 시다릴던 어린 학생이 거기에 뛰어든다?


유일한 도피처이던, 글을 쓰고있다는 자존감마저 박살남.

 


그러니까 내가 하고싶은 말은 아직 어린 학생이라면, 파는 글 쓸려고 하지마라.

인정받을려고도 하지말고.

그냥 취미로 쓰고싶은 것만 써라.

니가 쓸때 즐겁고, 아는 사람만 좋아해주면 충분하다.

지잡대든, 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이든. 남들처럼 대학생활도 찍먹해보고.

알바도 좀 해보고, 내가 좋아하는 다른 일이 없나 천천히 고민해보다가 진짜 하고싶다고 생각할때 다시 글쓰기 시작해도 안 늦는다.


출처: 소설을 쓰고 싶다는 학생들중에 이런 친구들이 많다. - 웹소설 연재 갤러리 (dcinsi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