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초심자에게 최강의 플롯을 알아보자!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이전 팁글에서 말했듯 웹소설 플롯을 크게 둘로 나누면 오픈월드 플롯과 스테이지형 플롯이 있습니다.

이전 팁글을 보지 않아서 오픈월드와 스테이지 플롯의 차이를 모르겠다고요?


제가 그린 그림입니다.


이게 오픈 월드입니다.


1. 주인공이 이세계에 소환됐다. 숲에서 깨어났다.


여기서 작가는 고민을 해야 합니다.


2-1. 몬스터가 나타나 쫓긴다.

2-2. 근처에서 소란이 일어나 가보니 마차에 탄 공주가 위협을 당하고 있다.

2-3. 당장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아 정처없이 걷는다.

2-4. 작은 마을을 찾았다.

2-5. 동글을 찾았다. 무척 깊어 보인다.


여기서 2-4을 선택했다고 칩시다.


3-1. 마을 사람들이 외지인이라고 못 들어오게 한다.

3-2. 마을 사람들이 반갑게 맞아주며 식량도 나눠준다.

3-3. 마을 사람이 반갑게 맞아주고 식량도 줬는데 식량에 수면제가 있어서 깨어나보니 감옥이다.

3-4. 마을 사람들이 전부 죽어있다.

3-5. 마을이 텅 비어있다.


이런 식으로 매 순간 시나리오 선택을 해야 하는 게 오픈월드 플롯입니다.

대부분의 소설이 오픈월드입니다.

이 플롯의 장점은 다양한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지만 단점은 스토리가 산으로 갈 수 있습니다.

또, 초보 작가가 쓰기에 전체 줄거리를 기승전결로 구성하기 어렵습니다.


스테이지형 플롯입니다.


1. 주인공이 이세계에 소환됐다. 숲에서 깨어났다.


여기서 작가가 주인공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겁니다.


퀘스트 : 24시간 이내에 고블린을 죽이지 않으면 사망(남은 시간 23시간59분59초)


이런 걸 던져 줍니다. 주인공은 당연히 죽지 않기 위해 고블린을 찾아 돌아다니겠죠.

물론 평범한 인간이 갑자기 고블린을 죽일 수 없으니 무기도 주고 지도도 주고 육체도 상향시켜줍니다.


2. 어렵사리 고블린을 죽였더니 보상과 함께 다음 퀘스트가 나타납니다. 


퀘스트 : 제공 된 나침판과 지도를 보고 숲을 벗어나 인근 마을로 이동하라. (남은 시간 47시간59분59초)


이런 식으로 하면 주인공은 어쩔 수 없이 마을을 찾아 이동합니다.


3. 마을 도착 보상과 함께 새로운 퀘스트 발생!


퀘스트 : 마을에 숨어있는 뱀파이어를 사살하라. (남은 시간 5일23시간59분59초)



차이점을 잘 모르시겠나요?


5살 아이를 공원에 풀어놨다고 칩시다.


 오픈 월드라면 아이는 공원에서 놀 수도 있고 공원을 벗어나 근처 식당에 들어갈 수도 있고 공원을 벗어나 차가 달리는 도로로 뛰어들 수도 있으며 근처 카페로 갈 수도 있습니다.

스테이지형은 아이를 키즈카페에 풀어 놓는 겁니다. 뭘 하든 키즈카페 안에서 노는 거죠.


스테이지형은 주인공이 작가의 통제하에 한정된 상황 속에서 움직입니다.

스토리가 산으로 갈 확률이 무척 낮아집니다.


 오픈월드건 스테이지형이건 작가가 쓰는 건데 무슨 소리냐고 할 수 있는데

글을 장편으로 한 번이라도 써보신 분은 알겠지만 상황만 주어지면 주인공들은 살아숨쉬는 것 처럼 알아서 움직입니다.

캐릭터 설정을 확실히 잡아주면 인물들끼리 대화를 나누는 게 작가가 그 대사를 생각해서 쓰는 게 아니라 마치 실제 인물들이 이야기하는 걸 옆에서 받아적고 있다는 기분이 들 정도입니다.

원래 소설 중반에 죽이려고 했던 인물이 글을 쓰다보니까 처한 상황이 그 인물을 죽일 수 없는 상황으로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물론 능숙한 작가들은 5살 아이를 공원에 풀어놓고 지켜보다가 아이가 도로에 갈 거 같으면 막아서고 식당이나 카페로 갈 거 같으면 못 가게 하고 손 붙잡고 공원을 돌다가 그 다음 백화점에 갔다가 극장에 갔다가 하는 식으로 잘 데리고 다닐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플롯이라는 계획을 잘 짜야지요.


 초보자가 짜는 플롯은 높은 확률로 스토리가 산으로 가며 독자들이 싫어하는 쪽으로 흘러갑니다.

기성 작가가 보면 참 안타깝죠.

저쪽으로 갈게 아니라 이쪽으로 가야 재밌는 상황인데 왜 저쪽으로 가서 소설을 망치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런 기성 작가의 스킬은 어떻게 얻냐고요?

글을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은 반응을 지켜봐야 체득할 수 있습니다.


자! 그럼 스테이지형을 사용한 여러 작품들을 분석해봅시다.


 이세계로 통하는 엘리베이터는 주인공이 도서관 엘리베이터를 탔다가 이세계에 도착합니다. 한 달 안에 숲의 제왕을 물리치면 벗어날 수 있다고 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숲의 제왕을 잡았더니 차원의 신을 만나고 그는 앞으로 10개의 임무를 완수하면 큰 보상과 함께 해방해주겠다고 합니다.

 그러고 깨어나 보니 지구로 돌아와 있습니다. 근데 퀘스트 창에 한 달 후 엘리베이터에 탑승하라는 지시가 떠 있습니다. 그렇게 한 달간 쉬다가 다시 엘리베이터에 탑승. 다른 세계로 가서 임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임무1-지구에서 한 달-임무2-지구에서 한 달-임무3-지구에서 한 달 이런 식으로 플롯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계속 이세계에 있지 않고 왜 굳이 지구로 돌아오냐고요?

지구에서도 다양한 에피소드를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이능력을 얻은 소수의 능력자를 통제하려는 정부도 있고 수련도 하고 사랑도 하고 능력자들끼리 싸우기도 하고요.


100층의 회귀자 플롯을 볼까요?

간단합니다. 탑에 소환 된 사람들.

100층까지 도달해야 원래 살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다음 층으로 올라가려면 빛의 기둥이 있는 곳으로 가야 합니다.

근데 1층 빛의 기둥은 식인종 마을 중앙에 있네요?

식인종들과 싸우며 간신히 2층에 도착했더니 2층은 또 다른 세계가 펼쳐져 있습니다.

거기도 저 멀리 빛의 기둥이 보이는데 거기까지 가는데 또 시련을 겪어야 합니다.

이세계로 통하는 엘리베이터와 비슷한 플롯이지만 지구에서 휴식을 취하는 부분이 없죠.


만화원작에 애니, 영화까지 만들어진 '간츠' 플롯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지하철에 치여 죽었는데 오피스텔에 소환됩니다.

검은 구슬 간츠는 외계인을 죽이러 가라고 지시합니다.

죽였더니 다음 소환 때까지 자유시간을 줍니다.

일주일 뒤쯤 다시 오피스텔로 소환돼서 또다시 외계인을 죽이라고 합니다.

대표적인 스테이지형 플롯 만화죠.


두말하면 입 아플 정도로 유명한 스테이지형 플롯 소설입니다.

본 지 오래돼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탑에 소환됐을 때 이지, 노말, 하드, 헬 난이도를 고를 수 있는데 술 취한 주인공은 헬 난이도를 골라서 엄청난 난이도의 탑을 올라야 해방될 수 있는 상황에 부닥치죠. 한 층을 오르면 중간에 대기실도 있고요. 어떤 대기실의 경우 다른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고요.


이차원 용병 역시 대표적인 스테이지형 플롯이죠.

주인공은 찢어지게 가난해서 힘들어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영혼 주식회사 같은 곳에서 일하게 됩니다.

거기서 하는 일은 다른 세계의 사람 몸에 들어가서 죽기 직전의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그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했어야 최선이었나 보여줘야 하는 거죠.

원래 몸의 주인은 그 상황에서 죽었지만 주인공은 입을 털어서 살아남습니다.

그에 몸의 주인은 감탄하며 인정을 해주고 영혼 주식회사는 주인공에게 돈을 줍니다.

원래 살던 세계로 돌아온 주인공은 돈이 필요해서 계속 다른 세계 다른 사람의 몸에 들어가서 죽을 위기를 벗어나는 게 목표인 소설입니다.


아레나 이계 사냥기는 고시생이 고시원에서 자다가 심장마비로 죽어서 천사를 만났는데 그 천사가 자신이 주는 임무를 따르면 살려주겠다고 합니다.

 살고 싶은 주인공은 그 천사의 지시에 따라 다른 차원으로 가서 몬스터를 죽이고 지구로 돌아옵니다. 천사는 며칠 뒤 다시 다른 세계로 가서 자신이 주는 임무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세계로 통하는 엘리베이터와 비슷한 플롯이지만 이세계로 통하는 엘리베이터가 매 임무에서 전혀 다른 차원으로 가는 것에 반해 아레나 이계 사냥기는 매번 같은 차원으로 가서 임무를 끝낸 장소에 소환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킬 더 히어로'같은 경우 오픈월드지만 회귀와 복수라는 키워드 때문에 오픈월드와 스테이지 복합 플롯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주인공은 복수라는 뚜렷한 목표 의식이 있어서 다른 길로 샐 수가 없거든요.

굳이 퍼센티지를 따지자면 오픈월드 70%에 스테이지 30%라고나 할까요? 게이트 공략하며 힘을 키우고 아이템을 얻으며 자신을 죽인 녀석들의 길드를 야금야금 부숴가니까요.


명탐정 코난이 자신을 어리게 만들어버린 검은 조직에 복수하려고 하는 플롯을 가지고 있지만, 정보가 전혀 없다 보니 일상생활(주변 살인사건 추리, 미란이 가족과 일상, 학교 다니며 친구들과 일상)을 하다가 가끔 검은 조직에 대한 단서를 접하는 식인 것에 반해 웹소설은 오픈월드로 쓰더라도 킬 더 히어로처럼 몇 개의 키워드를 던져줌으로써 스토리가 옆으로 튀는 것을 방지해야 합니다.


오픈 월드의 대표적 실패작이 '이세계 회귀자'입니다.

100편 정도까지 튜토리얼 섬을 재밌게 쓰고 120편까지 훈련소 이야기를 재밌게 쓰고 훈련소를 졸업하며 선택의 갈림길에 들어섰습니다.


1. 주인공이 길드를 만든다.

2. 남이 만든 소형 길드에 들어간다.

3. 남이 만든 중형 길드에 들어간다.

4. 남이 만든 대형 길드에 들어간다.

5. 일단 주변 귀족 밑으로 들어간다.

6. 국가 기사단에 들어간다.

7. 장사를 해서 돈을 모은다.

8. 혼자 움직인다.

9. 훈련소에 교관으로 취직한다.

10. 대륙을 모험한다.


선택권이 너무 많았기에 고민 끝에 4번을 선택했는데 그게 큰 패착이었습니다.

시작부터 대형 길드에 들어가니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너무 한정됐습니다.

길드 안에서 위로 올라가는 거랑 그 대형 길드가 몬스터 토벌하는 이야기로 갈 수밖에 없죠.

쓰면서 독자들이 재미없어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나 였습니다.


스테이지형의 가장 좋은 점은 쓰다가 이번 에피소드가 재미없어도 다음 에피소드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펼쳐질 수 있기 때문에 독자들이 특정 에피소드에 재미없어도 하차하지 않고 다음 에피소드까지 따라온다는 장점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