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밑에 2줄 요약 있는데 그것만 봐도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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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 터뜨려주마

피를 마셔주마

이딴 식으로 쓰는 건 가짜 광기임

 

광기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일종의 강박관념이나 스스로 믿고 있는 강한 신념이나 상처에 집중하면서 이를 의식의 흐름대로 써 내려가는 것이 좋음

 

예를 들어 평범한 신출내기 히어로가 있었다고 치자

 

이 히어로는 스파이더맨 같은 히어로를 롤 모델로 삼고 있어서

 

사람들에게 선의를 베풀고 잡범들을 때려잡고 경찰에 넘기는 그런 캐릭터임

그러다 이 히어로에게 시련이 하나 찾아오게 됨

 

무장 테러 집단이 은행을 점거 했다고 해서 출동하게 됨

 

아이들이 인질로 잡혀있어서 경찰들이 쉽사리 접근 못하는 상황

 

히어로는 아무래도 자신이 맡을 수 있는 책임의 한도를 넘은 것 같아서 망설이고 있는 데

밖에서 자신을 부르는 이름이 들리는 거지.

 

원래라면 짱짱한 초능력 가지고 있는 슈퍼맨 같은 히어로가 와서 상황 정리하는 게 맞지만 시간이 지나도 올 기미가 안 보여.

 

결국 자신이 나설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면서 벌벌 떠는 체로 테러범들 앞에 섬.

 

상대는 10명이 넘는데 자신은 혼자고 주변에는 무고한 사람들이 약 20명, 인질만 동시에 3명 잡고 있는 놈들을 상대해야 했음

 

사람들은 히어로인 자신을 믿고 있지만 정작 히어로는 미쳐버리기 직전이고 자신의 실수 때문에 무언가 잘못될 까봐 돌아버릴 것 같음

 

시간을 끄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어서 시간을 끌게 되는 데 그 과정에서 테러범이 히어로로써 수치스러운 일을 시킴

 

 

지금 당장 저 아이의 손가락을 분지르지 않으면 인질 중 한 명을 죽이겠다.

 

 

인질은 자신을 향해 반드시 구해줄 거라는 믿음과 죽고 싶지 않다는 구원을 바라는 눈빛으로 히어로를 주시하고

 

아까까지만 해도 히어로의 이름을 부르며 기뻐하던 아이의 표정은 정색하면서 바들바들 떨기 시작해

 

모든 사람들이 주목하는 가운데 히어로는 식은 땀을 흘리면서 아이에게 다가간다.

 

아이는 고개를 계속 저으면서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고 인질을 빨리 저 애새끼의 손가락을 분지르라고 인상을 쓰며 울기 시작했음

 

히어로는 아이의 손을 분지르기 위해 한 걸음 씩 걸음을 내디고 아이의 부모는 경멸하는 눈으로 자신을 쳐다봐

 

한 걸음 씩 내 딛을 때마다 아드레날린이 머릿속에서 소용돌이치고 손가락이면 괜찮은 거 아니야? 라고 속으로 그런 식으로 자기 합리화하기에 이름

 

히어로 자신도 울면서 아이를 바라봐

 

하나면... 하나면 되니까 제발... 용서해줘... 부탁이야... 네 손가락 하나로 저 사람을 살릴 수 있어... 제발...

 

테러범들은 팝콘각 개꿀잼 이러면서 쳐다보고 은행에 있던 사람들은 히어로에 대한 환멸과 무능에 대해 욕하기 시작함

 

네가 그러고도 히어로냐!

저새끼 진짜로 애새끼 손가락 분지르려 해!

 

테러범은 원래라면 조용히하라고 위협해야 하지만 히어로가 오줌까지 지리기 시작했다는 걸 보고 눈 웃음을 지음

 

히어로는 아이의 손가락을 붙잡고 아이는 아둥바둥하기 시작할 때

 

 

 

다행히 A급 히어로들이 뒷문을 통해 들어와서 내부 인원들을 제압하고 테러범을 조져 버림

 

사람들은 환호하고 잡혀있던 인질들도 A급 히어로에게 감사를 표함

 

히어로는 다행이라고 안심하면서 아이의 손을 놓았는 데

 

갑자기 시민들이 달려와서 발로 차면서 욕함

 

 

 

네가 그러고도 히어로냐! 애새끼 손가락이나 부러뜨리려 한 자식!

 

히어로는 차마 반박하지 못함

그러면서도 네놈들이 날 불렀잖아, 그래도 난 시간을 끌었다고, 실제로 하지 않았으니까 괜찮잖아! 라고 내면에 메아리침

 

A급 히어로는 신출내기 히어로를 두둔하면서

 

제가 여기 오기 전까지 시간을 끈 신출내기 히어로군도 휼륭한 영웅입니다, 이 이상 욕하지 말아주세요.

 

라고 하니까 사람들이 A급 히어로가 말하는 거니까~ 하고 아까까지 죽이려고 발로 까던 것들이 그냥 아무 일 아니었던 것처럼 가버림

 

아이는 자신을 증오하는 눈으로 보고 있고 

인질도 자신을 위해 시간을 끌어준 히어로를 그저 흘겨 보면서 자기 가족들의 품에 안겨 울고 있음

 

그리고 A급 히어로는 일어나라면서 히어로에게 손을 내밀어주는데 히어로는 그냥 혼자 일어섬

 

그 상태로 밖에 나가니까 그 현장이 생중계 되고 있었고 

자신의 피폐해진 모습과 지나가는 시민에게 토마토와 계란, 술병, 포장된 콘돔에 얻어맞는 모습이 전세계에 찍힘

 

히어로는 집에 돌아와서 샤워실에 들어가 울기 시작하고 그대로 침대로 들어감.

 

 

 

난 저런 새끼들을 위해서 히어로가 된 건가.

조금만 피똥 싸도 똥개 새끼라고 욕하는 놈을 위해서 히어로가 된 건가.

그때 내가 뭘 했어야 A급 히어로 처럼 사람들의 칭송을 받았을까.

 

 

 

이러면서 자신의 스파이더맨을 롤 모델로 삼은 아이덴티티가 무너지고 

자신의 히어로 코스튬은 쓰레기통 안에 넣고 태워버림

 

 

 

다음 날 마스크랑 선글라스를 낀 다음 얼마 없는 생활비를 털어 총포상에 찾아감

 

그리고 거기서 산 권총으로 뒷골목으로 가서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 했는데

 

성폭행당하려는 여성과 그녀를 강간하려는 약쟁이 3명을 발견함

 

하지만 자신은 더 이상 히어로가 아니기 때문에 무시하고 뒷골목의 푸른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어이 형씨, 당신도 할래? 망 좀 봐주면 이따 형씨도 따먹게 해줄게. 오케이?

 

 

 

이런 식으로 건드리니까 약쟁이랑 한때 히어로 였던 자신이 동급으로 취급 받는 것 같아서 피가 머리에 쏠려버림

 

그 자리에서 총으로 약쟁이들을 쏴 죽이고 성폭행 당할 뻔 했던 여성은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쓴 히어로에게 공포를 느껴 도망감

 

머리에 피가 쏠렸다고는 하지만 사람을 죽였고 이제 갈 때까지 갔다고 생각해서 자살하려고 자신의 턱에 총구를 들이미는 데

 

총알이 다 떨어짐

 

되는 일이 없다고 총을 벽에 박힐 정도로 쎄게 집어던지고 이어서 총 소리를 듣고 경찰보다 먼저 달려온 갱들과 마주함.

 

총과 빠따, 쇠파이프를 들고 5명이 나타나는 데 히어로는 단순히 자살까지도 방해 받았다는 화풀이로 이들을 전부 죽여버림

 

 

 

그래 놓고 날 건드리는 놈들은 이렇게 되도 싸다고 생각하며 죄책감을 회피함

 

결국 준법 정신 넘치는 히어로의 도덕 관념이 박살 나버림

 

이 뒤로는 어떻게 될지는 몰라도 스파이더맨 같은 히어로를 목적으로 하던 놈이 이미 사람 죽이는데 거리낌 없는 미친놈이 되었음

 

이런 식으로 사람은 자신의 행동에 제약을 거는 것들을 하나하나 치워버려도 된다고 믿으면서 사람이 미쳐버린다고 생각함

 

이 상태로 악당이 되면 타락하는 거고 깨달음을 얻으면 다크 히어로 쯤 되겠지

 

즉, 복수할 상대나 반드시 이뤄야 할 목적이 있다면 그 대상을 죽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고 그 수단과 방법을 합리화 하는 것이 광기임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한다.

 

이게 광기 표현에서 가장 중요한 거라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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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줄 요약

 

1.광기를 묘사하고 싶으면 '사연이 있는' 등장 인물이 자신의 목적을 위해 수단을 정당화하는 행보를 보이도록 이야기를 짜라

 

2.사연이 있어야 하는 이유는 사연이 없는데 광기를 흩뿌린다면 그 캐릭터는 그냥 괴물이거나, 자연 재해거나 조커 파쿠리 쾌락살인마 정도 밖에 안되기 때문


출처: 광기 표현하는 법 - 웹소설 연재 갤러리 (dcinsi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