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의뢰 보수는요?”

 “지금 당장은 안됩니다기사단장에게 연락해 놓을 터이니 텔레스에서

 “시발 그게 말이야이 의뢰를 끝내면 준다던 게 누구더라그런데 지금 당장은 안된다?”

 

휴엔이 인상을 찌푸리며 슬레이어의 멱살을 잡고 따지고 들었다그는 난처한 표정이었지만 휴엔에게 그딴 것은 신경 쓸 바가 아니었다이번 의뢰를 마치고 지불하겠다고 했으면서 갑자기 나중에 지불하는 것은 그에게 있어서 절대 안 될 말이었다임금체불에도 정도가 있는 것이다.

 

 “우리가 텔레스로 돌아가기 전에 확실하게 돈 준비해 놓으라고뒤지게 빡세게 굴렀는데서드씨한테 당장 연락해 이 새끼야!!”

 “그러니까… 그 서드씨가 지금 텔레스에 계시니까 거기로 돌아가 계시라고요!!”

 

휴엔은 그제서야 그의 멱살을 풀고는 힘이 빠진 채로 다시 주저앉았다속으로 그런 거면 빨리 말하라는 그의 안도의 한숨과 함께 휴엔은 부축을 받으며 여관으로 끌려갔다슬레이어는 곤란한 듯 머리를 긁었다도시의 외곽일지언정 마차가 다니는 도로가 거의 박살이 났으니 이것을 어떻게든 수습해야만 했다그것을 또 사비로 감당할 서드를 생각하면 머리가 아팠다.

 

 “어차피 저 의뢰도 사비로 했겠지윗선에 말해도 될 텐데 대체 왜 그러는 건지 몰라

 “?”

 

그곳을 정리하던 말단 기사단원이 그의 말에 당황했다누구를 말하는 것인지는 잠시만 생각해보면 답이 나왔다기사단 운영자금조차도 가문의 사비로 충당하는 기사단장이라는 소문이 있으니 필시 기사단장 서드의 이야기이리라하지만 슬레이어는 그가 듣든 말든 신경쓰지 않고 짜증 섞인 한탄만을 뱉어냈다.

 

 “하여튼 녀석도 문제야 문제왜 저런 돈벌레들한테 눈독을 들이는 건지 참

 “단장님도 생각이 있으시겠?”

 

말단 기사는 자신 없게 한마디를 덧붙였다그러자 그것을 들은 슬레이어는 일 안 하고 헛짓거리 하냐고 그에게 핀잔을 주었다이에 그 기사는 대답한 몇 초 전의 자신을 원망하며 더더욱 힘을 들여 잔해를 치우기 시작했다그는 이곳에서 있었던 일이 무엇인지는 듣지 못했지만최소한 사람이 싸운 흔적은 아닌 듯했다마치 공성 병기로 건물을 무너뜨리려 한 것 같은 잔해들이 남아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에요?”

 “그건 알필요 없고… 잠깐만돌겠네저거 베라핌아냐?”

 “?”

 

베라핌질투의 기사단장의 이름이었다기사가 본 방향에는 하늘과도 같은 푸른 머리칼을 지녔지만그와 반대되는 붉은 날개와 뿔을 가진 용인종 사내가 있었다유쾌하면서도 날카로워 보이는 그 모습이 마치 뱀이 연상되었다그리고 그의 옆에는 그의 집사로 보이는 한 늙은 사내가 있었다그 집사는 이내 그들이 있는 방향으로 걸어와서 슬레이어에게 말을 걸었다.

 

 “이거… 수고가 많으십니다차 한잔이라도 하시겠습니까?”

 “아뇨필요 없습니다스레드베라핌님은 무슨 일이시랍니까또 도망쳐 나오신 겁니까?”

 

그 노인은 잔에 차를 따르며 온화하게 웃었다그러고선 말단 기사에게 그 차를 권했다그는 그것을 넙죽 받아 마시며 마음이 편안해졌다이내 슬레이어는 바닥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그러고선 담배를 물며 라이터로 그것에 불을 붙이고서 말했다.

 

 “… 기사단장께 매번 일 좀 떠넘기지 말라고 전해주시겠습니까덕분에 저희 기사단장님께선 몸이 다섯 개여도 모자랄 지경이라서요.”

 “하하하하… 제가 전한다고 해도 안 바뀌겠습니다만… 우선 전해놓겠습니다.”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슬레이어는 연기를 내뿜었다그러고는 그 노집사는 베라핌에게 돌아갔다그후 얼마 안 있어 베라핌은 슬레이어가 있는 곳으로 다가와서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하하… 이거 정말 죄송해요아무래도 저도 여기저기 도와주느라 바쁘거든요하하핫!”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슬레이어는 그의 사과를 듣는 척도 하지 않고 담배를 문 채로 잔해를 치우고 있었다이내 말단 기사는 의아했지만 이내 자신도 그의 일을 도왔다그러고서 그가 사라질 즈음에 슬레이어가 입을 열었다.

 

 “저러는게 하루 이틀이 아니야저렇게 도와주는 척만 하다가 사라지더라고저 사과도 비꼬는 거일걸?”

 “

 

베라핌과 스레드는 이내 둘이 상황 수습을 돕는가 싶더니 슬레이어의 말처럼 어느샌가 모르게 사라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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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관의 문이 부서지듯 열린다케라르는 쉬던 중에 그 소리에 놀라 자빠질 뻔했다휴엔은 류의 부축을 받으며 그의 앞에 앉았다그는 휴엔에게 술을 권하듯이 잔을 건넸지만그것을 거절하자 케라르가 입을 열었다.

 

 “어떠셨나요… 광견은?”

 “들어봐요푸헤헥… 그 인간이… 아오한테 1대 결투를 요청했는데… 갑자기 얘가 야마가 돌아가지고… 푸하하하핫!”

 “아오… 시끄러워 이 새끼야… 골 울려서 죽겠다

 

휴엔은 얼굴을 찌푸리며 귀를 막았다몸은 재생되었지만 정작 고통은 여전히 남아있는지아니면 체력은 그대로인지 지쳐서 거의 쓰러지듯 앉아있었다그는 고통을 호소하면서 짜증만 냈다아우루엔은 여전히 책만 읽고 있었고레아는 류와 함께 짜증 내는 휴엔을 놀리고 있었다

 

 “슬슬 도착할 즈음이라 생각했지어떻게 됐는고?”

 “누구?”

 

아오는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내를 보고 입을 열었다그리고 뒤돌아 보자 그가 알고 있는 얼굴이 다가왔다휴엔은 아하는 탄식을 한 뒤 한숨을 쉬며 얼굴을 찌푸리며 그에게 말했다.

 

 “댁이야아쉽게도 이번 의뢰는 실패

 “테그씨라고 불러라 이것아그 자식 상대로 살기라도 했으면 성공이지 뭔 실패냐?”

 

그는 넉살 좋게 다가와서 그에게 어깨동무를 했다휴엔이 비명을 질렀지만 그는 웃으며 그의 등을 때려댔다휴엔이 악악 거리며 신음 소리를 뱉어내도 그는 무시하고 자기가 하던 이야기를 계속했다.

 

 “어차피 그 자식을 진짜 잡을 거라고는 생각 안 했어막고 나서 안 죽으면 다행이라 생각했지근데잘 살아남았잖아!? 하하하하!”

 “… 그엑… … 그만그만 좀

 “하하핫그만해요애 죽겠어요~”

 

레아가 웃으며 그를 막았다휴엔은 상처 하나 없지만얼굴은 죽기 직전이었다속으로 온갖 욕지거리와 할 소리못 할 소리를 모두 내뱉어댔지만 정작 그것을 입 밖으로 꺼낼 힘은 없었다그는 신음소리만 내뱉어대며 얼굴로 욕을 하고 있었다.

 

 “하하하하하짜식 얼굴 썩은 거봐라의뢰는 성공한 걸로 해 줄 테니 돌아가서 몸조리나 잘하라고!”

 “뭐야의뢰를 맡기셨다는 사람이?”

 “어어맞아무기 만들어주고 의뢰 하나 삥 뜯은 사람!” 

 

그 말을 들은 류의 웃음이 폭발했다배를 부여잡고 미친 듯이 웃어댔다딱히 개그도 아니었고웃을 포인트도 없었지만휴엔을 엿 먹였다는 것이 마음에 들어 웃음이 터져나온 것이다휴엔이 노려보던 말던 죽어라 웃어댔지만 이내 휴엔은 죽을 힘을 다해 일어나 그의 뒷통수를 후려갈겼다.

 

 “… 씨발아!!”

 “쿠헤엑!”

 “하하하하하이 녀석들 참 재밌구만개그 쇼만 해도 성공할 자식들이야하하하하!”

 

케라르는 눈을 감고 한숨을 쉬었다사람이 적음에도 평상시 이상으로 시끄러웠다속으로 제발 빨리 돌아가 줬으면 싶을 정도였다그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휴엔은 테그를 밀치고서 일어났다.

 

 “시발 슬슬 올라가서 쉬어야지내일 일찍 돌아갈 거 아냐?”

 “내일 10시 즈음에 출발하자일찍 일어나기 힘들어~”

 

류가 웃으며 불평을 토로했다그러자 휴엔은 중지를 올리며 2층으로 올라갔다한 걸음한 걸음씩 나아갈수록 비틀거리는 것이 심해지며 한 칸씩한 칸씩 올라갔다그리고 다섯 번째 발을 내딛으려던 순간그의 몸에서 모든 힘이 빠지면서 쓰러졌다이내 아오는 그에게 달려가서 그의 상태를 확인했다.

 

 “휴엔!! 괜찮아!?”

 “으으으

 

휴엔이 신음을 흘렸기에 그곳에 있던 모두가 놀라서 달려왔다아니정확히는 아우루엔을 제외한 모두가 놀랐다아우루엔은 여전히 읽던 책을 읽고 있었다레아는 놀라서 그의 상태를 확인했다.

 

 “심장은… 뛰고… 숨은… 쉬는데

 

그 순간 휴엔이 코를 골기 시작했다.

 

 “드르렁… 크르아아아아아

 “못 쉬게 해도 되지?”

 “코를 비틀어버려.”

 

레아가 그의 코를 붙잡고 90도로 비틀어버렸다그러자 휴엔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류는 그 모습을 보고는 더 못 참겠던지 웃던 중에 눈조차도 뒤집어졌다.

 

 “끼에에에에에에에에에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