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음집: https://arca.live/b/writingnovel/44124179
------------------------------------------------------------------

지난 이야기:
소년과 소녀는 병원으로 가다 의식을 잃었고
의식을 차렸을때는 왠지 모르게 병실 안에 있었다.

그곳의 맞은 편에 어느 한 여인이 있었는데
그 여인은 둘을 반갑게 맞이 했다.

소녀는 그녀에게서 흘러나오는 마나를 보고 그녀가 병원으로 가야했던 이유인 아르시테제 뷔에 레이샤인걸 알고 소년과 함께 가까이 다가가 그녀와 이야기를 하였다.

아르시테제는 이야기를 들으며 웃고 울고 감탄을 하고 고개를 끄덕이다 이야기를 해줘서 고맙다고 말하며 선물을 주겠다고 말했다.

그렇게 아르시테제는 파란색과 연두색의 오브를 만들어 하나로 합치면서 소년과 소녀의 눈길을 끌었는데 그때 그녀는 소년을 향해 던졌고 소년은 그 오브를 맞고 뒤로 날아가 문에 강하게 부딪혔다.

.
.
.

"알베르토!"

소녀는 눈 깜짝 할 사이에 날아간 소년을 보다 고개를 돌려 아르시테제에게 화를 냈다.

"아니, 아줌마 왜 그래요? 정신 나갔어요?"

소녀가 자신을 아줌마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아르시테제는 눈을 가리고 눈물을 흘리는 척을 하며 얘기했다.

"흑흑흑~ 아직 몸은 젊은데 벌써 아줌마 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이상하네요~"

"아니 제정신이면 아무한테 공격을 하지않죠."

"네~ 그럼요~ 카즈리마양? 저는 공격을 하지 않았습니다. 선물을 준거라니까요?"

소녀는 아르시테제의 목소리가 약간의 생기가 돌아온 목소리임에도 자신보다 더 발랄하고 맛이 간 듯한 목소리같아 두려움과 불쾌감을 조금 가졌다.

자신이 화를 내는데도 태평하게 웃는 그녀의 모습에 소녀는 더욱 화가 나 침대의 프레임을 세게 치며 소리쳤다.

"선물을 받았는데 누가 뒤로 날아가요! 그게 무슨 선물....."

소녀가 화를 내고 있었는데 소년이 바닥을 기어오며 바들거리는 손으로 소녀의 오른 팔을 잡았다.

"카즈리마.... 진정해.... 난 괜찮으니까 등은 아프지만 말이야...."

소녀를 잡은 손은 묘하게 차가운 느낌이 났고 소년이 하는 말에 무언가 눈꽃이 향이 난다면 날 것 같은 향이 같이 들렀다.

소년이 일어나  다시 자리에 앉았는데 소녀는 소년의 머리를 보고 놀라 말했다.

"너... 너 머리 색이 변했는데?"

"뭐...?"

소년은 머리 색이 달라졌다는 말에 다급히 머리를 보니 자신의 갈색 머리 중 몇몇 부분이 금색으로 변해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이지...?"

소년은 놀라 울먹이는 표정으로 소녀를 보는데 소녀는 소년의 얼굴을 보고 한번 더 놀라 입을 막으며 말했다.

"너..... 너 왼쪽 눈 색이 붉어졌는데...?".

달빛 밖에 보이지 않는 밤에 어두운 병실 안인데도 소년의 왼쪽 눈은 붉게 반짝이고 있었다.

"뭐라고....?"

소년은 무언가 알아차린 듯 고개를 돌려 아르시테제를 봤다.

아르시테제는 전과 달리 생기가 더 불어난 모습으로 눈을 감지 않고 입만 살짝 올리고 웃으며 소년을 보고 손을 흔드는데
아르시테제의 왼쪽 눈이 하얗게 달빛을 반사하고 있었다.

"설마.... 당신이 저한테...."

"후후.... 제 선물 어때요? 마음에 들까요?"

"도대체.... 저한테 왜 주신 거죠?"

"갑자기 뭔 소리하는 거야 알베르토?"

소년은 걱정하는 눈과 겁을 먹은 표정으로 아르시테제를 보고 있었고 아르시테제는 소년을 보고 눈을 감고 웃으며 침대에 다시 누웠다.

소녀는 소년의 모습을 보고 소년의 양쪽 어깨를 잡아 자신을 보게끔 돌려 소년을 보면서 말했다.

"알베르토 도대체 왜 그러는건데?"

"아르시테제님이 나한테 탐구자의 눈을 준 거같아...."

"탐구자의 눈? 그게 뭔데?"

소녀의 질문에 아르시테제는 예상을 한 듯이 대답했다.

"탐구자의 눈은 마법을 쓰는데 필요한 것이에요. 마나를 익히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 정도는 들어본 이야기죠."

소년은 아르시테제가 그 후로 무얼 말하려는지 알고 이어서 말했다.

"사람이 쉽게 마나를 감지 할수 없으나 탐구자의 눈을 가진 사람들은 마나를 감지 할수 있고 그것을 시각으로 볼수 있어서 자신의 길을 나아갈 수 있게 된다. 설령 그것이 악으로 가는 길일지라도....."

소년의 말에 아르시테제는 생긋 웃으며 이어서 말했다.

"탐구자의 눈은 길을 밝히는 길잡이 밖에 되지 않으므로 그대는 탐구자의 눈에게 자신이 원하는 곳을 가리키며 나아가야 한다. 물론 그대도 앞이 보이지않아 길잡이를 따라야 할 모순이 있지만....."

"그러한 모순도 이겨 자신이 바라는 곳으로 가는 것이 우리...."

소년과 아르시테제는 동시에 말했다.

"우리 마법사의 존재의의이다."

아르시테제는 감명받은 표정으로 소년의 등을  한대 치며 말했다.

"크으... 역시 배운 사람들은 뭐가 다른 거 같아요 그쵸!"

"아얏.... 아파요...."

"뭐, 다시 말하자면 우리같은 마법사들은 탐구자의 눈으로 마나를 보며 마나와 친해져야 마법을 쓸 수 있는 겁니다."

소녀는 이해를 했지만 어째서 둘 다 왼쪽 눈이 달라졌는지 몰라 물었다.

"그런데 어째서 둘 다 왼쪽 눈인거에요?"

아르시테제는 조금 더 생기가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당연히 탐구자의 눈은 왼쪽 눈이니까요.
물론 의미상 왼쪽 눈이고 저처럼 눈을 누군가에게 주었다고 해도 보는 건 문제가 없어요. 다만....."

"다만 마나를 보지 못하는 것 뿐이며 양도를 한다는 것은 마법사의 자질을 포기 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랑 다름 없어."

소년이 이어서 한 말에 소녀는 놀라 아르시테제를 쳐다보았고 그녀는 소녀가 놀라 자신을 본 표정이 재밌어서 입을 가리고 웃으며 말했다.

"호호~ 그래도 전 이제 빛을 잃어버렸으니까요. 누군가에게 주는 게 낫죠."

"그게 무슨 소리에요.... 아르시테제님...."

"저는 아직도 레비아탄에게 몸을 지배 당했을 때의 기억이 생생해요. 아직도 눈앞에 얼어붙고 죽은 사람들이 선하게 보여서...."

아르시테제는 허공을 보며 팔을 앞으로 뻗고 눈물을 흘렸다.

소년과 소녀는 잠시 침묵을 했다.
그녀의 흐르는 눈물을 보면 할 수 밖에 없었다.

그 후 소녀가 문득 떠오른 의문에 입을 열었다.

"저기.... 근데 마나라는게 제가 알기로는 한사람 당 하나만 쓸수 있는 걸로 아는데.... 여기 알베르토랑 아르시테제 언...니? 랑 다른 마나를 쓰지않나요?"

아르시테제는 얼굴을 문지르고 대답했다.

"맞습니다. 그래서 원래 탐구자의 눈은 보통 같은 마나를 쓰는 스승이 제자에게 물려주었는데 저는 스승도 없고 제자도 없다보니..... 빛이 느껴지는 여기 알베르토에게 준 것이죠. 그리고 저도 나이가 나이인지라 아줌마라고 말해도 좋아요."

"하지만 마나가 다르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탐구자의 눈은 마나를 볼수 있다고 했죠? 저는 알베르토의 눈에서 순백의 마나가 나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어디에선 마이너스 원소라고 부르고 어디에선 음기라고 부르는 것이지요.
순백의 마나는 다른 마나들을 흡수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그래서 순수한 순백의 마나를 다루는 마법사들이 거의 없죠."

"그럼 알베르토가 순백의 마나를 다뤄서 그런다는 거에요?"

"그래요. 순백의 마나는 다른 말로 창조의 마나. 제가 준 탐구자의 눈 속에 들어있는 얼음의 마나로 더욱 새로운 걸 만들어낼수 있겠죠."

"....."

아르시테제가 웃으면서 짓는 표정은 어딘가 아련하면서도 조금 일렁이는 빛이 나는 듯 헸다.
그녀가 그런 표정을 짓는 것은 소년과 소녀가 예전의 자신과 그를 보는 듯 해서 그리고 어쩌면 둘도 똑같은 길로 가지않을까하는 우려도 들어 그랬을 것이다.

아르시테제는 박수를 치고 일어나 목 뒤를 만지작 거렸다.

"제가 말이죠~ 생각해보니까 카즈리마, 당신에게 선물을 주지 않았네요."

"엥? 저한테도 줘요? 굳이 줄 필요 없는데...."

"자, 사양하지말고 받아요."

아르시테제가 소녀에게 건네준 것은 뱀이 반 밖에 없는 조각이었다.

"이게.... 뭐에요?"

"우로보로스라고 해요. 물론 반밖에 없지만 당신에게 부적으로 드릴게요."

"아... 네 감사하게 받을게요 아줌마."

"역시 아줌마라고 듣는건 익숙하지 않네요. 그래도! 앞으로도 편하게 불러주세요. 그럼...."

아르시테제는 약속이라도 한 듯이 다시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아르시테제님...."

"....."

아르시테제는 마치 잠을 자는 것처럼 조용히 새근새근 거리는 숨소리만 들려주었고 소년과 소녀는 조심히 일어나 병원에서 진찰을 받고 나왔다.

그렇게 다시 숙소로 가려는데 어디선가 비파를 연주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소년과 소녀는 홀린 듯 비파소리가 나는 곳으로 갔다.

비파 소리가 들린 곳에 도착하니 그곳은 어느 신을 모시는 성당같았다.

소년과 소녀는 성당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여러 사람들이 비파소리를 들으며 기도하고 비파를 연주하는 사람은 아름다운 하얀 머리를 바람에 맡기며 계속해서 아름다운 비파연주를 하고 있었고
그 연주자가 입은 드레스는 마치 비파를 연주하는 연주자의 몸을 더욱 아름답게 보이도록 하였다.

소년과 소녀는 아름다운 연주자의 연주를 가만히 서서 멍하게 보다 문이 닫히며 들린 큰 소리로 인해 놀라 비명을 질렀고 비파 연주자는 그걸 들어서 인지 아니면 우연이었을지 소년과 소녀가 비명을 지를 때 연주를 멈춰 애매한 불협화음으로 연주를 끝맺었다.

기도하던 사람들은 전부 기도를 멈추고 소년과 소녀를 의심하는 눈으로 보았다.

소년과 소녀는 뻘줌하게 목례를 하고 다시 나가려는데 비파를 연주하던 연주자가 비파를 한번 튕기고 쩌렁쩌렁 울리게 말하지만 그 마저도 아름다운 목소리로 말하였다.

"잘 오셨소! 이곳엔 어떠한 일로 온 것이오?"

소녀는 애써 고개를 돌려 나가려는데 소년은 그 연주자에게 저벅저벅 다가가 무릎을 꿇었다.

소녀는 소년을 데려 가려고 소년을 잡고 끌어당기는데 소년은 멍하니 연주자를 보며 말했다.

"저희는.... 아름다운 당신의 연주소리를 듣고..... 왔습니다...."

연주자는 생긋 웃으며 박수를 치기 시작했고 자리에 앉아있던 많은 사람들도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좋소! 그대들은 우리 신에게 다가갈 기회를 주겠다오. 신도들이여! 이 둘을 그곳으로 데려 가도록 하시오!"

소녀는 자신을 잡으려는 사람들을 이리저리 치면서 빠져 나왔는데 그만 소년을 놓쳐버렸다.

"아.... 알베르토!!"

소녀는 다시 성당 안으로 들어갔지만 그 안에는 환상이라도 본 것처럼 아무 것도 없었고 오랫동안 아무도 안 쓴 걸 보여주듯 구석 구석에 거미줄이 널려져있었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인거야.....?"

그때 지진이 일어나는 것처럼 땅이 쿵쿵쿵 하고 울리다 멈추었고 성당은 오래되어 버티지 못한다는 걸 보여주듯이 무너져 내리며 천장이 소녀를 덮쳤다.

"꺄악!"

성당은 무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