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둘려먹고

이틀은 날래먹고

사흘은 이슬맺힌 물푸레의 밤이오


나흘은 우려먹고

닷새는 낼름 삼켜먹고

엿새는 전단하는 보료의 새벽이오


이레는 아껴먹고

여드레는 씹어먹고

아흐레는, 아흐레는 배곯은 태양의 박명이로다


아귀의 목을 바늘귀에 비할쏘냐,

거위와 오리처럼 다를 바 없다.


배에 따사로운 백반 대신 물만이 차오르다

터지지 못하고 부풀어 오른 채 부패했나


열흘을 못 넘기고 아흐레에 강을 건넜으니

차라리 나절 더 아프지않고 잠듦이

길할 것이라 하더이다.


언제나 누런 황금 들판이 펼쳐진 가을을 기다리누만

온 적도 없는걸 기다리는데,

목마름은 가실 일없고


갈라진 목구멍은 물을 갈구하나

비구름 한 점 없이

서로의 피로써 목을 축이다

비오는 열흘에 못미쳐


항상 아흐레에 쓰러지더이다.

열흘을 본 이는 결국 아무도 없어

아흐레 밤에 눈물로 입술을 적시며 

처음 기쁨을 느꼈더이다.


아흐레, 아흐레의 밤을 넘어

눈물을 삼키고

기쁨을 느꼈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