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방패의 전설 모음집(계속 업데이트) - 창작문학 채널 (arca.live)

-------------

16화, 검은 불꽃


엄청난 열기에 절벽 위의 마법사들은 고통을 호소하다 하나 둘 쓰러져 가고, 심지어 수십 미터 떨어진 아인마저도 뜨거움을 버티기가 버거웠다.


“당황하지 마라! 공격!”


아인이 공격을 명령했으나 대부분의 병사들은 열기에 눈조차 뜨기 힘들어 하고 그나마 날아든 몇몇 병사들의 공격마저 ‘아바라치아’에게 닿기도 전에 불타 사라졌다. 그 순간, 절벽의 일부분이 무너지며 그 위에 있던 잔을 비롯한 마법사들이 추락하고 말았다. 다행히 전원 마법으로 안전하게 착지할 수 있었지만. 아인은 땅에 착지한 잔을 일으켜 세웠다.


“잔, 괜찮아?”


다행히도 금색 머리카락과 옷이 조금 타고 얼굴이 빨개진 것을 빼면 큰 외상은 보이지 않았다. 잔이 절망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무런 공격도 통하지 않아! 얼음은 닿기도 전에 증발해 버리고 화염마법은 저 불에 삼켜졌어!”


“말도 안 돼, 이런 엄청난 능력이라니…!”


“사령관 님, 절벽 위를 보세요!”


누군가의 외침에 절벽 위를 바라본 아인은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아바라치아’로부터 약 20여 미터나 떨어진 곳에 있는 울창한 숲의 나무들에 불이 붙더니 마치 마른 장작에 화염 마법을 갈긴 듯 활활 타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한순간에 산 한쪽의 나무들이 장작이 되고 말았다. 마리가 절망한 듯 중얼거렸다.


“이런 파괴력이라니… 이런 게 잔뜩…”


‘아바라치아’는 오만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끝이다, 필멸자들이여. 순순히 이 ‘검은 불꽃’의 먹이가 되어라!”


‘아바라치아’의 입에서 검은 불의 창이 만들어지기 시작하자 협곡의 모든 병사들이 의지를 잃고 말았다. 그러나 그 누구도 도망치지 않았다. 도망쳐봐야 끝임을 알기에. 아인 역시 아무 말없이 그저 우두커니 서 있었다. 잔이 중얼거렸다.


“이제 끝인가…”


그때, 아인이 잔의 어깨를 잡았다.


“잔, 도움이 필요해. 나를 저놈에게로 날려줘.”


잔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으로 아인을 쳐다보았다. 


“뭐…? 너 정말 재정신이야?”


갑자기 자신을 용에게 날려 달라니, 자살행위였다. 그러나, 자신을 바라보는 그의 눈이 결의로 가득 찬 눈이어서일까, 잔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아인의 말을 수긍했다. 


“지금 죽여주마.”


‘아바라치아’가 마침내 창을 발사하려는 순간, 잔의 마법을 받은 아인이 엄청난 속도로 ‘아바라치아’를 향해 솟구쳐올랐다. 엄청난 열기가 아인을 덮쳤지만 신기하게도 뜨겁기만 할 뿐 몸이 불타오를 정도가 되지는 못했다. ‘아바라치아’가 창을 발사하려는 순간, 아인은 방패로 그의 턱을 강하게 후려 쳤다. 아인이 날아온 속력과 그의 팔 힘, 방패의 견고함이 더해지자 ‘아바라치아’의 턱이 강제로 닫혀버리고, 직후 생성된 창이 ‘아바라치아’의 주둥이에 박혀 버렸다. 다시 바닥으로 떨어지던 아인이 소리쳤다.


“지금이야! 놈의 주둥이를 막아버려!”


그 즉시 잔이 ‘아바라치아’의 주둥이를 마법으로 단단히 감싸버렸다. 아인은 잔에 의해 안전하게 착지했다. ‘아바라치아’의 그 오만한 얼굴이 경악과 공포로 일그러졌다.


“그럴 수가!”


아인과 잔은 그를 향해 삿대질을 날렸다.


“네놈은 이미 죽어있다.”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주둥이를 고정시킨 얼음을 부숴버리며 놈의 주둥이에서, 그리고 코와 눈에서 검은 불길이 뿜어져 나왔다. 이윽고 그 자리에서 연기가 피어오르자 놈은 날개 짓을 멈추고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가 바닥까지 닿는 데에는 한세월이 걸리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 큰 몸뚱이가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떨어지자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 그 누구도 ‘아바라치아’가 죽었다고 확신하지 못했다. 아인은 마음을 다잡고 조심스레 ‘아바라치아’에게 다가가서는 칼을 휘둘러 목을 반쯤 잘라냈다. 검은 피가 뿜어져 나옴과 동시에 모두에게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마침내 ‘아바라치아’는 패배해 죽음을 맞이했다.


그로부터 며칠 후, 아인은 ‘아바라치아’의 목과 함께 트리움피한으로 당당하게 돌아왔다. 성문에서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환호하며 그들을 반기며 거의 모든 사람들이 승리에 기뻐했다. 얼마 후, 광장 한가운데 ‘아바라치아’의 10미터에 육박하는 거대한 머리가 긴 창 5개에 박힌 채로 새워졌다. 이후 한동안 셋은 각자의 일을 해야 했다. 잔은 탑으로 돌아가 밀려 있던 마법연구를 계속했고, 마리는 대주교에게 솔리스에 대한 믿음을 입증하기로 했으며 아인은 전사자들의 가족을 찾아가 하나하나 위로해주었다. 그렇게 약 1달이 흐르고, 카이저가 아인을 불렀다.


“카이저 님, 무슨 일이십니까.”


“아인,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자네에게 작위가 수여될 걸세.”


“네?”


“자네는 이미 이 카이저를 구했고, 전사한 사령관 대신 병사들을 이끌어 미카엘 선왕 이후 전무후무한 용과의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네. 충분히 작위를 하사 받을 자격이 있어. 이제는 ‘아인 폰 발터’가 되겠군.”


아인은 그 말에 조용히 생각을 했다.


“카이저시여, 불충 된 말이오나 거절하겠습니다.”


“왜 인가? 지금 것 작위를 마다한 사람은 없었네만. 작위 하나면 자손이 대대로 편할 텐데 말이야.”


“알고 있습니다. 허나 저에게는 더 큰 목표가 있습니다. 작위는 그 후에 받겠습니다.”


카이저는 그 말에 잠시 고민했다.


“알겠네, 작위 수여는 뒤로 미뤄두지. 그렇다면 자네는 떠날 것인가?”


“네 그렇습니다.”


“어디로 갈 것인지는 정했나?”


“아니요. 아직 정하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가는 길을 정해주지.”


카이저는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에 놓인 종이를 집어 들더니 종이를 말아 왕실의 인장을 찍고는 아인에게 넘겨주었다.


“이 서신을 드워프 황제, 요나탄 슈미트 3세에게 전해주게나.”


아인은 서신을 받고는 카이저에게 경례를 했다. 드워프의 영토, 800여년 전 정령전쟁 당시 불의 정령군주가 나타났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곳이자 300여년 전 거인전쟁에서 불의 거인에 의해 영원히 타오르고 있는 지역, 아인은 어렸을 적 아버지가 들려주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그러고 보니 어렸을 때부터 한 번쯤은 가보고 싶어했던 장소이기도 했다.


“카이저님, 본부대로 하겠습니다.”


아인은 다시 카이저에게 경례를 하고는 밖으로 나섰다. 숙소에 돌아가려던 그때, 아인은 누군가 자신을 미행하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

Q: 오마에와 모 신데이루

A: 나니ㅣㅣㅣㅣㅣㅣㅣㅣ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