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장 보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나는 초대장을 보여주었다.

"들어가십시오."

나는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

공기가 답답했다.

외부와의 환기는 되고 있지만 이질적인 무언가로 통제되는 느낌이다.

주변에서 느껴지는 느낌도 상당히 날카로웠다.

뭔가 일어날 것 같은 불쾌한 느낌이다.

몇몇은 옷 안에서 쇠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진짜 친분을 위한 집합이라면 저런 소리가 들릴 수는 없다.

나는 통신을 보냈다.물론 이런 곳에서 전화를 하거나 하면 거의 확실하게 감청당하기 때문에 암호가 섞인 주파수로 내 메세지를 보냈다.

"자,그러면 이제 어떻게 해야할려나."

나는 계단으로 위층으로 올라갔다.

일단 무기는 권총과 탄창 몇개,단검이 끝이다.

그나마도 숨기기 쉬우라고 작은 놈으로 들고와서 전면전은 무리다.

"처음 뵙네요.박태진 하사님."

"주최자가 비상계단에 짱박혀도 되는겁니까?"

유한나가 나를 직접 보려고 온 것인가?

뜻밖의 상황이다.

"......젠장."

발소리가 들려왔다.

간격과 겹치는 정도를 봤을 때에는 한두명이 아니다.

거기에 느껴지는 압도적인 기세.

"난리났네."

나는 일단은 유한나를 데리고서 안전한 장소를 찾아서 위로 올라갔다.

그녀는 당황한 기색이나 긴장한 느낌 조차도 없었다.

"흠,뱀파이어들도 저를 굉장히 싫어하는 모양인데요."

"유한나 씨는 저희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이죠?"

본론은 빠르게 언급하는게 좋다.

이런 곳에서 오래 머물다가 전면전을 치루는 사태는 피해야한다.

"흐음.....글쌔요?그쪽의 사냥을 내가 조금 도와줄 수 있다는 것 정도?"

이런 사람이 '도움'을 주겠다고 말을 먼저 했다는 것은 본인의 도움 없이는 일을 진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계산 하에서 나온 발언일 것이다.

"......마녀라 불릴만한 사람이군요."

"칭찬으로 들을게요."

능청을 떠는 모습이다.

"그래서 저희에게 요구할 조건이 뭐죠?"

"흠....안전 보장."

어처구니가 없는 발언이다.

지금도 마음만 먹으면 어떤 사람보다도 안전하게 있을 수 있으면서 안전을 요구한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

"누구보다 안전하게 있으실 수 있지 않습니까?"

"그 능력을 경험해본 사람이 그런 말을 하는게 더 이해가 안 되네요.제가 요구하는 것은 지한성의 살해 시도로 부터의 안전이에요."

......뭔 ×같은 요구사항이야?

이 녀석 지한성이랑 원수졌나?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요.제 연애 사업에 필요한 내용이라서."

나는 일단 의문을 접어두고서 주변 상황을 파악했다.

일단 고층 건물의 아주 고질적인 문제인 탈출구 문제가 아직 해결이 안 되었다.

일단은 밑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상황을 살펴야 하니까 말이다.

CCTV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렇게 좋은 방법이 아닐 것 같은 직감이 들었다.

-오늘 이곳을 찾아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기계와 같은 이질감이 드는 음성이 건물에 울려퍼졌다.

목소리가 이상한 것은 둘째치고 무시무시한 살기와 압박감이 느껴졌다.

-지금부터 입구를 폐쇄하겠습니다.-

×됐다.

나는 다급하게 옥상으로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살아남아서 증명해보시죠.저희와 함께 나아갈 자격이 있다는 것을.-

상황은 미쳐돌아갔다.

인기척이 분주하게 돌아다녔다.

몇몇 인원들이 무기를 뽑았다.

나도 권총을 뽑고서 전투태세를 갖추었다.

지독한 시간이 시작되었다.

유한나는 익숙한 듯 내가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붙어다니기 시작했다.

"여ㄱ..."

"시끄럽게 할거면 총을 써야지."

나는 계단을 통해서 옥상으로 향했다.

옥상으로 향하는 길은 생각보다 순조로웠다.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몸을 뒤로 젖히지 않았다면 상체가 터져나갔을 충격량이 벽에 꽂혔다.

"그걸 피해?너도 동류냐?"

......압도적인 기백.

온몸의 감각이 곤두서는 이 날카로운 느낌.

지한성보다야 훨씬 못하지만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이 녀석은 '초인'이다.

"아가씨,알아서 숨어.저 녀석은 진짜 전력으로 싸워야 하니까."

나는 숨을 크게 들이켰다.

아드레날린 한계치,신경 촉매 작동 개시

몸이 내 자기암시에 작동하기 시작했다.

온몸의 피가 미친 속도로 돌기 시작했다.

뜨겁고 숨이 갑갑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버스트 개시."

나는 방아쇠를 당겨서 놈을 향해 총알을 보냈다.

녀석은 순식간에 사선을 빠져나가서 나에게 달려들었다.

녀석의 주먹이 내 머리 옆을 스치고 지나갔다.

날카로운 풍압이 내 뺨에 상처를 남겼다.

하지만 정타는 아니다.

나는 녀석의 팔을 왼손으로 꽉 잡은 뒤 녀석의 복부에 총구를 대고서 방아쇠를 당겼다.

"으아아아아!"

아픈지 녀석이 비명을 지르면서 내 복부에 니킥을 꽂았다.

숨이 턱 막혔지만 억지로 의식을 붙들은 뒤에 방아쇠를 더 당겼다.

"뒤져!"

녀석이 완력으로 나를 집어 던졌다.

무슨 힘이 저래?

등에 큰 충격이 왔다.

하지만 이정도로 쓰러지면 곤란하다.

"죽어라!"

녀석이 달려들면서 주먹을 나에게 뻗었다.

나는 녀석의 몸쪽으로 파고들었다.

고통이 밀려왔지만 참았다.

몸끼리 부딪히자 의식이 흔들렸다.

시야가 흰색과 검은색으로 점멸했다.

탕탕

의식이 끊어질 것 같은 상황에도 나는 꿋꿋하게 방아쇠를 당겼다.

"이런....미친....새×....."

녀석은 그 말을 마지막으로 피를 한웅큼 토하면서 쓰러졌다.

온몸에 주었던 긴장에 풀리면서 고통이 밀려들었다.

갈비뼈는 5개가 나갔고 흉골도 금이 갔다.

왼팔은 부러졌고 내장은 충격으로 살짝 출혈이 있는 모양이다.

그래도 이정도면 값싼 대가다.

"그건 그렇고 지원은 올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