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하늘이 즐거웠다.

투박한 마대다발 꼬아만든

고리 너머로 바라보는 세상은

언제나 아름다웠다.


진통제를 들이키듯 

한숨을 아플 때까지 들이마셔

마취된 동공이 그 고리마냥 벌어지면

세상은 언제나 더 밝게 빛나며

내 귓가에 노래를 속삭였다.


놀자, 놀자, 행복한 추억을 떠올리자

진흙 속에서 진주를 찾듯이

쓰레기장 속 보물을 찾듯이

흙탕을 떨치고 피어오르는

수려하고 호젓한 연꽃을 꺾자


혹한 속 성냥처럼 기억을 후비며

일말이나마 남은 따스함을 찾자


저 고리 너머의 세상보다

아직은 추억들이 좀 더 아름다웠으니

나는 다시 내려와 거울 앞에 서서

거울 속 벌어진 동공을 마주하며


그 고리 속 행복했던 추억들과

따스했던 기억들과

아름다웠어야 했을 바람들을,


희미하게 솟는 마음의 편린을

조금씩, 조금씩 쏟아내었다.


점점 선명해져 가는 고리 너머의 아름다움을

조금씩, 조금씩 지워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