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어가는 하늘 사이로 보이는 희미한 빛 무리,
바람이 지나가며 내뱉는 한 숨,
눈 덮이듯 스러져 간 벗들이여 나 이제 작별을 고하네
밤이 드리우면 오늘이 끝나는 것과 같이
길이 부르니 나 이제 떠나려 하네
언덕 위로, 보리수 나무 아래로
은빛 물결 굽이 쳐 바다로 내달리는 강을 지나
겨우 아침 쌓인 눈 위로
나를 집으로 데려다 줄
이 길 위에 서서
우리 함께 이 길을 걸었지만 이제는 아니니 작별을 고하네
함께 지났던 그 많은 장소들
함께 했던 그 많은 슬픔을
나 잊지 않겠네
후회하지도 않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