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서 내린다
횡단보도를 건넌다
피캣을 든 사람의 얼굴을 힐끔 본다
정치인의 구속을 외치는 집회 소음에 귀를 막는다
아이들 뛰어노는 물가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용히 앉는다
손을 잡고 물가를 거니는 연인과
낮선 도시 한복판에 놓여진 이방인
눈이 시릴 만큼 텅 빈 창공
이질적인 콘크리트 위를 흐르는
투명하고 순수한 액체의 흐름에
나의 모습을 비추어 본다


나 역시
머지않아 물이 되어 흐를 터인데
어째서 일상의 파편에 찔려
눈물짓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