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한 그날이 옵니다.

모든 시간이 잠드는 때에 가만히
차갑던 눈물이 소복히 쌓이는
거북한 그때가 옵니다.

거울은 서리가 끼고 김이 서려 보이지않는데
저를 비치는 모습은 흐리지만 뚜렷합니다.
거북한 그날에는 보이지않겠지요.

겨울은 거북하지않습니다.
거울 앞에 쌓인 눈들은 저를 보고
거울에 비친 나도 저를 보지만
겨울은 괜찮습니다.

거북한 날은 눈도 거울도 모든게
저를 보지않는 추운 날에 찾아옵니다.

거북한 날이 지나 겨울이 오길 바라면서도
거북한 날 때문에 거울을 바라보지 못하는
저는 다시 엎드려 차가운 눈물이 쌓이는 걸
바라만 볼수 밖에 없으니...

거울은 저를 비춥니다.
거북한 그날에 저를 무시합니다.
거북한 그날은 언젠가 찾아옵니다.
거창하지않지만 사소한 하나로도 느낍니다.
거울에 비치지 않는 순간은 한순간이지만

그때가 비로소 거북한 날 입니다.
겨울이 찾아옵니다.

비록 몇날며칠을 지내야 찾아오지만
거북한 그날은 겨울에 찾아올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