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는 손이 있다.

손에는 필연적으로 손가락이 붙어있다.


누군가는 손가락으로 

세상을 바꾸고

자신을 바꾼다.

하지만 나의 이 작고 연약한 손가락은

무언가를 할 순간도 없이 

그저 남의 이득을 위해

그저 무의미한 미래를 그리기 위해

존재할 뿐.


아, 누군가 내 손가락을 없애버렸으면

그렇다면 이 비극도, 이 현실도

더는 이어질 수 없을 것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