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하루만에 C급이 되는건 무리였구나...다음날 아침까지 수련을 한 나는 조금 피곤하기도 하고 약속 시간까진 아직 시간이 조금 있으니 쉬어둬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옆에 있는 유지수를 바라봤다.

내가 요란하게 방출과 압축을 하던 것과 다르게 눈을감고 앉아 있는모습, 가만히 있는 것 처럼 보여도 땀을 흘리며 웃는걸 보니 분명 머릿속에선 누군가와 엄청난 공방을 벌이고 있겠지?

번쩍!

"누나 일어났어요? 수련은 좀 어때요?"

유지수가 눈을 뜬걸 확인하고 난 정수기 물을 받아 그녀에게 건냈다.

"후우... 개운하네, 간만에 이런 수련을 하니까 좋아, 죽이고 싶은 놈들 상대로 하니까 스트레스도 풀리고"

살벌한 말을 하며 상큼하게 웃는 모습이 뭔가 언밸런스 하지만 그래도 기분 좋아보이는 모습에 난 수련의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마탄을 방출하여 유지수의 몸 주변을 빙글빙글 돌리기 시작했다.

"역시 내 남자친구! 정욱이라면 금방 해낼줄 알았어, 하지만 아직 C급 수준은 아니구나?"

"네, 아직은 이정도 밖에..."

그 말대로, 아직 난 마탄으로 유지수의 몸 주변을 돌게 할 뿐 자유자재로 조종하지는 못한다.

"우리 정욱이 피곤할텐데 잠깐 누울까?"

내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유지수는 휴개실의 바닥에 나를 눕히더니 자신도 나의 팔을 배게 삼아 누워 나에게 가볍게 뽀뽀를 했다.

"아쉽네, 정욱이가 이렇게 지쳐있는 모습을 가지고 싶은데, 여긴 위험하니까 참아야지..."

지금 있는 곳이 협회가 아니였음 아마 난 지금쯤...

새근새근

유지수는 피곤했는지 금방 잠에 들고 나도 그녀를 따라 잠에 들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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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후 약속시간, 모든 인원이 오억만의 사무실안에 모여 앉았고 각자의 자리위엔 드론과 연결된 모니터가 놓여있었다.

"다들 드론 조작법은 익숙해 지신거죠?"

나와 유지수는 수련을 하느라 연습 못했지만 게임 속 저 드론을 만든게 난데 조종따윈 우스울 뿐이다. 그리고 유지수는 S급 최고의 마나 컨트롤 기술을 가진 사람이라 연습따윈 필요 없겠지

모두 긍정의 신호를 보내자 난 각자의 드론을 모두 회수해 포탈의 앞에 두고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자 그럼... 들어가죠"

바리아의 목소리와 함께 모두의 드론이 포탈 너머 미지의 공간으로 사라졌다.

"... 붉은 사막?"

김여울의 짧은 감상 대로, 오억만의 포탈은 모래 색이 붉은 사막의 한 가운데에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다.

"확실한 건 그냥 사막은 아니네요, 모래 색이 빨간색이라니..."

바리아의 말을 끝으로 우리는 천천히 포탈을 중심으로 다섯 방향으로 나뉘어 각자의 드론을 출발시키기 시작했다.

약 한 시간 쯤 지났을까? 포탈의 너머인데도 불구하고 몬스터의 그림자 하나도 보이지 않아 다들 지쳐갈때 쯤 머스가 다급히 우릴 찾았다.

"다들 이리로 와봐!"

머스의 모니터로 보이는건 빨간 모래알이 아닌

"...숲?"

나무로 뒤 덮여 있는 숲이였다.

몬스터 세계 조사의 핵심 포인트인 숲 지형을 이렇게 빨리 찾아내다니... 마음이 불안해 지기 시작한다.

바리아가 다치지 않고 스토리를 스킵한 문제점, 그건 김여울의 성장이 게임과 다르게 더디다는 것이다. 이때쯤 유저에 따라 성장의 차이는 나겠지만 김여울은 최소 B급의 실력자가 되어야 하는데...

'내 생각보다 너무 빨리 찾았어...'

다른 사람들은 각자 드론을 조종하며 머스의 화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나무가 많아서 조종하기 힘든걸?"

머스는 주변에 있는 나무에 드론이 망가질까 조심조심 숲 안으로 진입하기 시작했고 곧

크르르르르....

몬스터를 발견 할 수 있었다.

"레드울프군 C급 몬스터 정도면 쉽게 상대 할 수 있....!!!!!"

카메라를 보던 머스가 중얼거리는 소리를 듣기라도 한건지 갑작스럽게 나타난 다른 몬스터가 레드 울프를 그대로 식사로 삼아버렸다.

"레드베어... B급 녀석이군, 몬스터끼리의 생존경쟁이 치혈한데?"

레드베어의 눈을 피해 식사를 감상하던 머스는 이상하다는 듯 말했다.

"잠깐... 어떻게 먹을 수 있는거지? 시체가 소멸하지 않는건가?"

?!!!

그래... 다른 차원, 즉 인간세계에온 몬스터들은 그 목숨이 다했을때 소멸하지만 자신들의 차원에서 그들은 시체를 남긴다. 이것도 여기수 밝혀지는 설정 중 하나였지

이 숲 안에서 마주칠 수 있는 몬스터는 최소 C급 부터 시작되어 레드베어 보다 더 강한 몬스터도 이곳에 존재한다.

"주변에서 계속 몬스터들의 소리가 들려오는 걸 보니 한, 두마리가 아니야 상당히 위험하겠어"

한 동안 몬스터들의 눈을 피해가며 조사 하던 와중 나머지 드론들이 포탈앞에 도착해 드론을 회수하고 다시 머스의 모니터에 집중하기 시작하던 바로 그때

쿵! 쿵! 쿵!

익숙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히익...!"

김여울이 낮게 비명을 지르고 몸을 떨기 시작했고 나도 조금 몸이 떨렸다.

"정욱오빠?! 여울씨?! 왜그러세요?"

"정욱아 왜 그래?!"

바리아와 유지수의 걱정스런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목소리가 나오질 않는다.

젠장... 트라우마 같은건가? 이 발 소리는 분명....

"레드오크다"

머스의 모니터로 보이는 레드오크의 모습에 몸이 더 떨려온다.

괜찮아... 괜찮아... 난 그때 보다 더 강해졌어, 레드오크 정도는 분명 쉽게....

그때 힘겹게 자기최면을 걸던 나의 손을 김여울이 낚아채듯 잡아왔다.

"저...정욱씨 죄송해요, 너무 무서워서... 떨림이 멈추지가 않아서... 그래도 저희 둘이서 레드오크를 잡았으니까요!! 또... 또 할 수 있겠죠?"

금방이라도 부서져버릴것 같은 그 모습을 보고 전에 김여울이 처음으로 레드오크와 마주했던 모습이 겹쳐 보였다.

그러자 떨림이 조금 진정되었고 나는 김여울이 잡고있는 손을 들어 말했다.

"이렇게 떠시면서 용기내셨는데 저도 가만히 있을순 없죠... 해보죠 여울씨!"

저번 처럼 똑같이

김여울은 내 대답을 듣고 놀라더니 이내 활짝 웃으며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꽈악!

그리고 그런 나의 반대편 손을 유지수가 부서질듯 낚아채 잡고는 김여울의 손을 뿌리쳐 버렸다.

김여울은 넘어질뻔 하였지만 겨우 자세를 바로 잡았다. 그리고 유지수는 나만 들리게 천천히 입을 열었다. 잡고 있는 손이 정말로 부서질 것 같다....!

"정욱이는 누나만 보면 되는거야, 누나가 지켜줄테니까... 앞으로 저 년 근처도 가지마... 대답해... 빨리 대답하라고...김정욱!! 너 나 보다 저년이 좋은거야?!! 빨리 대답안해? 저 년이 손 잡는다고 그걸 그대로 잡아줘? 우리 정욱이 정말 안되겠네? 손을 잘라 버리면 될까? 정욱아? 정욱아? 정욱아? 정욱아?"

ㅈ...정말로 손이 부서질 것 같아!!

"지수씨! 정욱씨 손 부서지겠어요!!"

김여울이 내 손을 보고있다 급하게 소리치자 유지수는 정신이 든듯 손에서 힘을 빼주었고 나는 손을 주무르며 상태를 확인했다.

피가 통하지 않아서 하얗게 질려 있고 욱신거리긴 했지만 다행히 뼈에는 문제가 없는것 같았다.

"내가... 정욱이를 다치게 할 뻔 했어... 아니야... 정욱이가 다른 년 손을 잡았으니까 어쩔 수 없는거잖아? 정욱이가 이걸로 나 싫어하면 어쩌지...? 아니야... 정욱이가 날 싫어 할리가 없는걸? 하지만 지켜준다면서 내가 정욱이를 다치게 할 뻔 했어... 아니야... 이건 어쩔 수 없이... 정욱이가 날 싫어해...?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또 시작이다, 유지수의 이 상태가 지속되서 좋을게 없다는걸 알고있기에 난 유지수에게 다가가는 바리아를 말리고 유지수를 안아주며 귓가에 말해주었다.

"누나, 제가 이런걸로 누나를 싫어 할리가 없잖아요? 제가 잘 못 했어요, 여자친구 신경도 안쓰고 다른 여자 손 잡아서 미안해요"

"그래... 정욱이는 나 사랑하지? 난 잘 못 한거 없는거지?"

"네 누나, 제가 잘못했어요, 사랑해요"

"정욱아... 흑흑"

유지수의 우는 모습에 더 미안해 진다. 남자친구라는 놈이 여자친구 앞에서 다른 여자 손잡고 있는데 어떤 여자가 참을 수 있을까? 그것도 집착이 심한 유지수라면?

"... 아니야 정욱이도 잘 못한거 없는걸? 감히 정욱이의 손을 잡은 저 년 잘못이야.... 저년만 없으면.. 저 년만 없으면... 내가 저걸 꼭 죽여 버리..."

"죄송해요 너무 무서워서 그만 여자친구 앞에서 이런 짓을... 죄송합니다."

김여울이 방금 말을 듣진 않았겠지?!! 타이밍 좋게 김여울이 사과하는 것으로 다행히 이 해프닝은 마무리가 되었고 유지수는 내 팔짱을 낀채 머스의 모니터를 바라봤다.

"정욱오빠, 이건 오빠가 잘 못했어요"

바리아의 말에 쓴웃음이 지어졌고 머스는 드론을 조종하며 나를 향해 측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조사를 이어 나가던중 한 번씩 보였던 몬스터들이 포탈을 열고 사라지는 모습에 바리아가 알아본 결과는

"포탈을 열었던 몬스터들과 같은 종류가 세계 각지에서 나타난게 확인됬어요"

몬스터들이 나타나는 곳이 여기가 맞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려주었다.

"저... 몬스터들이 이 곳에서 나타나고 사라진다면, 전에 포탈을 통과하셨던 사람들은 모두 이곳에?"

쿠웅!

나를 제외한 모든 인원은 한 방 먹은 표정으로 김여울을 바라봤다.

"그... 그러게요?!! 실력에 꽤나 자신있는 사람들이 넘어갔으니 분명 살아있는 사람들도 있을꺼에요!!"

"하지만, 바리아 몬스터들을 제압하더라도 굶어 죽을껄?"

"몬스터를 잡아먹는 미친놈이 아니라면 말이야"

그런 미친놈이 있단 말이지... 이쯤 되면 등장할때가 됐다.

"뭐...뭐야?!! 갑자기 드론이 안움직여?!!"

"그게 무슨소리야 머스? 주변에 몬스터는 없..."

"살려요 사람!! 살려요 사람!! 먹고 싶다 난 매우 몬스터 말고 밥!!!"

머스와 유지수의 목소리를 끊고 들려오는 드론너머 고장난 변역기의 어색한 남자목소리

"스테판 이름 내 입니다 헌터 S급!! 들립니까?"

2년전 S급이 모두 모였던 드래곤 사냥 이후로 사라졌던 또 한 명의 S급이 이곳에 등장 한  것이다.

"그럴수가?!! 스테판 씨는 무려 사라진지 2년 정도나 지났다구요?!! 굶어 죽지 않은건가요?"

머스는 속이 안좋은지 힘겹게 바리아의 말에 대답해 주었다.

"우웁...바리아... 방금 못들었어? 몬스터 말고 밥이 먹고 싶다고 하잖아..."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의 표정이 썩 좋진 않았다. 그 정도로 살고 싶었던 거겠지

"드론 하지마 도망! 구해줘 우리 제발!!"

드론을 통해 말을 할 순 없었기에 머스는 스테판에게 잡힌 드론을 힘겹게 위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끄덕 고개?!! 끄덕 고개?!!"

다행히 알아들은 스테판은 소리를 지르며 드론에서 손을떼고 머스는 포탈로 그를 인도하려 했지만 스테판은 약간 침울하게 말을 이었다.

"못 간다 혼자, 있다 사람들 다른"

쿵! 쿵! 쿵!

그런 스테판의 뒤로 레드오크가 달려오기 시작했고 이를 본 김여울은 급하게 소리 치기 시작했다.

"스테판씨!! 뒤!! 뒤!! 뒤!!!"

하지만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 그는 2년에 가까운 시간을 이곳에서 보낸 S급 헌터니까

"그게... 내가 이곳에 오고나서의 일이다..."

스테판은 입을떼며 마탄 한 발을 뒤로 날리더니 그대로 레드오크의 머리를 박살내 버렸다.

"...."

김여울의 벙찐 표정이 퍽 볼만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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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판의 상황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포탈 너머의 세상을 확인하고 돌아오려 했지만 돌아오지 못하고 있을때 한, 두명씩 다른 사람들이 포탈을 넘어오기 시작했고, 이들과 함께 이 곳에서 살아 남아왔다는 이야기

스테판의 말을 들은 머스는 작게 신음하며 말했다.

"으음... 저곳에서 오래 살았으니 꽤나 많은 정보가 있을꺼야, 직접 들어가 저들을 구하면 전력에도 도움이 될테고... 구하러 가는게 좋지 않을까?"

"하지만 어떤 위험 요소가 있을지도 몰라요, 그리고 스테판 씨가 몬스터가 아니라는 보장도 없는걸요?"

"....." × 3

나와 김여울, 유지수는 말없이 모니터의 스테판을 응시 했다.

"다른 세 분의 의견은?"

바리아의 질문에 김여울은 구출에 한 표를, 유지수는 나의 의견에 따른다는 말을 꺼냈다. 그럼 이제 내 의견에 모든게 달린건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오억만 사무실 안에 있던 신형 번역기를 꺼내 들고 말했다.

"고장난 번역기 듣기 싫네요, 새걸로 바꿔주러 가죠"

구출해주자는 내 의견에 바리아는 한숨과 함께 다수결에 따르기로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머스와 김여울도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풀기 시작했다.

"스테판은 헌터야, 몬스터야?"

나에게 조용히 귓속말로 묻는 유지수의 잘문에 나 역시 조용히 귓속말로 답해 주었다.

"스테판은 헌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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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S급 헌터 스테판

그는 S급이라는 자신의 칭호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자신감에 차있는 마탄의 달인입니다.

명랑하고 낙관적이며, 좋은 포도주와 음식만을 즐기는 미식가였습니다, 포탈속에 갔다오기 전까지는 말이죠

어느날 몬스터를 사냥하던 그는 도망치는 몬스터가 연 포탈에 호기심에 뛰어들어 포탈너머로 사라지고 처음엔 금방 나가겠지?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결국 생존을 위해 몬스터를 잡아먹는 경험을 하게됩니다.

이후 음식에 소중함을 알게 되어 편식따위는 절대 하지 않으며 어떤 음식이든 맛있게 먹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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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화는 전화 처럼 좀 늦게 올라올것 같아서 분량 좀 부족해도 그냥 지금 올림

얀붕이들 질문 있는데

길게 쓰려니 얀데레 느낌 주기가 힘들다. 보는 사람들 지금까지 유지수 하는 행동 얀데레스럽고 괜찮음?


예를들어서 이번 편도 사과한다고 얀데레가 보통 봐주나? 절대 아니지
근데 전개 때문에 이렇게 넘어간건데


그냥 최근 쓰는 내가 보기에 좀 그래서 보기 불편할까 질문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