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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형님! 일났습니다! 백호파 놈들이 이젠 저희 영역까지 넘보려는 것 같습니다!"

"뭐?! 그 상놈의 새끼들은 직업 윤리도 없냐! 애송이면 애송이 답게 솔잎이나 처먹을 것이지, 아니 왜 흑곰파나 황룡파랑 싸우던 것들이 갑자기 우리를 노려?!"

"그, 저번에 마약팀 놈들이 그놈들 쪽 영역에서 돈줄 잡는다고 애들 몇명 끌고가서 약 맥이고 했던 게 걸린 것 때문인 것 같습니다."

"니미럴! 왜 겨우 애새끼 몇 명한테 호객한 거 가지고 지랄인데!"

남자는 피해자들의 입장은 조금도 생각하지 않은 채 오직 자신들이 당하는 현 상황에만 분을 삭혔다.

"어떻게 하죠?"

"어떻게 하긴, 백호파 그놈들 한 번 짖기 시작하면 미친개마냥 끝을 보려할 놈들인데 말이 통할리가 없잖아, 소지섭이 그 상놈의 새끼한테 지 눈깔에 넣어도 안 아플 딸년하나 있다며? 그 딸년을 잡아서 협박해야지."

"네? 하지만..."

"왜, 뭐!"

"전에 홍사인력에서 그 딸 죽이겠다고 해외용병들 여러명 보냈다가 전부 고깃덩어리 되서 본사 앞에 뿌려졌던 일 있잖습니까, 그런데 과연 딸을 건들 수 있을까요?"

"그 딸년 보디가드로 있다는 짐승새끼 말이야? 설마 그 놈이 아무리 쎄도 그렇지 혼자했겠냐! 그래봐야 사람 새끼, 칼로 찔리고 오함마로 찍히면 뒤져!"

"하지만 짬밥 좀 있는 애들은 아무도 안 맡으려 합니다...큰형님"

"에이썅! 사내라는 새끼들이 겨우 그런 짐승 새끼하나한테 쫄아서!"

남자의 고함에도불구하고 부하는 떨면서 말을 멈추지 않았다.

"형님도 그때 보시고 들으시지 않으셨습니까, 그 짐승놈한테 덤볐던 놈들이 본보기로 어떻게 됐는지, 유일하게 살아남은 놈이라고는 팔 다리 전부 어중간하게 잘라놓고 눈도 다 뚫은 채 뽑지도 않아 곪아버리고, 딱 말만 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 논 몰골을, 거기다 배 속에 납덩어리 잔뜩 넣어놔서 그 놈도 납중독으로 다다음날 죽어버리고. 그것 때문에 저희 말고 다른 조직도 백호파는 안 건드릴려 합니다..."

"그럼 뭐! 너 지금 내가 잘못했다 이거냐!"

"차라리 소지섭한테 가서 어떻게든 화해를 해야합니다, 안 그래도 저희 적이 많은 상황에서 백호파를 적으로 돌렸다간 진짜 끝장입니다. 큰형님, 부디 대국적으로 생각하세요."

"...젠장! 왜 똑같이 막나가도 우리만 적이 많은 거야?! 백호파 그놈들 5년 전만 해도 별 거 아니었잖아!"

"형님!"
"...빌어먹을, 어떻게 방법이...아, 야, 너 걔 연락처 아직 있냐?"
"네? 누구 말입니까?"

"우리도 알 잖아, 피에 미친 광년하나."

남자가 누구를 말하는 것인지 이해한 부하는 안색이 새파래져 더욱 다급한 말투로 그를 말렸다.

"형님 진짜 걔는 안 됩니다, 지금 저희가 왜 이 상황 된 건지 아시잖아요, 그 미치년이 또 일으키면 저흰 백호가 문제가 아니라 흑곰이랑 황룡파 양쪽한테 찍히게 됩니다."
"어차피 우리한텐 호랭이나 곰탱이나 용새끼나 다 똑같아! 그 또라이가 차라리 백호놈들 묻어주기만 하면 돼, 그럼 곰탱이랑 용가리도 못 이기는 척 넘어갈 거야."

"하지만..."

"니 말대로 백호 놈들이랑 대화를 하자고 하자, 그 새끼들이 과연 우리랑 얘기 자체를 할려할까? 적어도 우리 쪽이 제대로 엿 한 번 맥이지 전까진 놈들이랑 우린 같은 테이블에 서는 것 조차 못한다."

"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남자 또한 속으로 생각했다.

여자애 하나 잡겠다고 그녀를 푸는 게 과연 잘 한 짓일까?





2월

분주한 학교의 강당

"이상으로 본교의 졸업식을 마치도록하겠습니다."

중학교라는 신분을 버리고 이제 곧 고등학생이 될 아이들은 모두 각자의 부모님 혹은 졸업사진을 찍느라 바빴고 유리 또한 마찬가지였다.

"우리 딸 김치~"

"아빠, 쪽팔려..."

목숨을 걸어도 아깝지 않을 딸을 위해 급한 일들을 미루고 부하들에게 도망쳐 몰래 커다란 꽃다발을 두손 가득히 사 온 지섭은 딸과 조금이라도 많은 사진을 찍기 위해 안간힘을 썻고 유리 또한 툴툴대면서도 자신을 위해 일까지 미루고 아버지와 함께 순순히 찍혔다.

"찍었습니다."

"어, 고마워."

이 장소에서 유일하게 가족 및 관계자가 오지 않은 범은 유리 부녀의 사진을 묵묵히 찍어줬다.

졸업식에선 범이처럼 여러 사정으로 아무도 오지 못한 애들도 있었으나 그런 아이들은 이곳에 머물이유가 없었기에 일찌감치 돌아갔다.
"아, 저, 저기, 부모님은 못 오게 되서 정말 유감이야."

아무 생각 없이 딸과의 한때를 즐기다 그것을 깨달은 지섭은 급하게 그의 눈치를 살폈으나

"아뇨, 뭐, 부모님은 멀리 떨어져서 일하느라 바쁘시니까요, 축하는 전화로 이미 받았고요."

정말로 아무렇지 않아보였다.

아니 그보다 눈으로 분명히 지섭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그딴 것보다 이제 작작 좀 찍어.'

"유리야~ 우리 같이 사진 찍자."

"그래~ 아빠, 나 잠깐 갔다올게~!"
"응, 우리 딸~"

친구들에게 유리를 눈으로 쫓으면서 한편으로 숨을 돌리며 벽에 기대는 범과 그 옆에서 친구들과 딸을 흐믓하게 바라보는 지섭.

"정말 괜찮겠어?"

"그럼 어떡해, 오늘이 엄마 장사 제일 잘 되는 날이고 아빠도 휴가 못 낼텐데."

"그래도 그 니가 맨날 말하는 할아버지라던가.."

"할아버지라... 됐다, 기대할 사람을 기대해야지."

"사이 안 좋아?"

"아니 그런 건 아닌데 그냥 이런 거에 오실 분은 아니야. 그보다 너야말로 괜찮은 거야? 어차피 또 몰래 튄 걸 거 아니야, 곧 아저씨들이 잡으러 올 것 같은데."

"그래도 어떡해, 우리 딸 남은 가족이라곤 나 하난데, 이렇게라도 같이 있어줘야지."

"하긴."

차가워 보여도 그 누구보다 가족의 정이 깊은 범이었기에 리더로써 무책임한 발언으로 보일 수도 있는 지섭의 말에 평소랑은 다르게 툴툴거리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했다.

"그보다 너 진짜 합격 통보왔을 땐 놀랬다, 걔가 진짜 제대로 가르쳤구나. 너한테 핼렐레 빠져서 아무 것도 안 시켰을 줄 알았는데."

"공부는 별로 좋아하진 않는데 할아버지가 어렸을 때부터 시키긴 했거든. 사냥도 다 머리를 써가면서 하는 거라고, 머리 안 쓰고 무턱대고 달려드는 건 사냥감의 역할이라고."

그때 다른 학생들처럼 온 몸을 가리는 로브와 학사모를 쓴 안경 소녀가 휴대폰 하나를 든 채 범이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 오빠."

"응?"

관심없는 것이나 사람은 기억하지 않는 편이었지만 눈 앞의 소녀에겐 어떤 인상도 없는 범은 순간 구석에 있던 자신에게 굳이 걸어와 말을 걸었다는 것에 살짝 당황했다.

"저랑 졸업사진 한 장만 찍어주실 수 있나요?"

"응? 어. 휴대폰 줘봐."

주위를 둘러보니 서로 찍어주기 바빴기에 찍어줄 손이 빈 사람을 찾다가 여기까지 왔나보지 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범은 휴대폰을 건네받을 것을 요청했지만 소녀는 넘기지 않았다.

"아니 저를 찍어달라는 게 아니라 저랑 찍어주실 수 있냐고요."

"나랑?"
반 애들과도 찍지 않은 사진을 처음보는 소녀랑 찍는 건 또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아 대답이 늦어진 범이에게 소녀가 다시 입을 열었다.

"아, 저 이번에 오빠랑 같은 학교로 가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올라가서도 친하게 지내자는 의미에서 찍자는 거에요."

"아, 그래? 미안한데 이름이 뭐야?"

"수아요, 임수아에요."

일단 합격자들의 면면을 가볍게 훑어봤을 때 그녀의 임수아란 이름은 없었던 것 같지만 정말로 대충 살펴봤던 거라 그때 놓쳤던 거겠지 하며 범이는 별 생각없이 그녀와 함께 서서 그녀와 셀카를 찍는 형태로 함께 사진을 찍었다.

"고마워요 오빠! 아, 전화번호 남겨주실수 있나요? 제가 사진 보내드릴 게요."

"...그래."

보디가드가 되서 조직사람이나 일 관련 이외의 사람에게 처음으로 전화번호를 넘겨준 범이는 손을 흔들며 떠나는 그녀의 모습을 잠시 눈을 쫓았다.

마침 분위기를 환기시킬 좋은 타이밍이기도 했고 그의 스승이나 보호대상인 유리 이외에 처음으로 이성과 어울리는 범이를 지섭이 탄성을 지르며 놀렸다.

"오~여친이냐?"

"이상하다, 분명 처음보는 앤데..."

"그냥 예전부터 너랑 친해지고 싶었던 옆반 여자애라던가 그런 거 아니야?"

"왜 나랑?"

"아니 너 얼굴 나쁘지 않잖아."

조직 사람 대부분은 그의 성격 때문에 잘 못 깨닫는 사실이지만 범이는 입만 다물면 꽤 쿨한 미남이었다.

"겨우 그것 때문에...?"

"나도 유리 엄마랑 처음 사귀었을 땐 얼굴하나만 보고 사귀었어, 계기야 뭐면 어때, 끝이 순수하면 되는 거야."

"야, 방금 걔 누구야?"

그때, 분명 친구들과 떠드느라 바빴을 터일 유리가 어딘가 언짢아보이는 태도로 걸어와 범이에게 쏘아붙였다.

"수아라고 해서 내년에 저희랑 같은 고등학교에 올라간답니다."

"수아? 그런 애가 있었어?"

"그렇다는군요, 아마 그다지 사교적인 성격은 아니어서 아가씨도 저도 모르는 거겠죠."

"그런가? 흥, 근데 넌 걔랑 같이 몸 붙이고 노는 것 같던데 뭐하던 거야?"

뭘 어떻게 하면 같이 붙어서 사진 찍은 게 클럽에서 노는 것 처럼 착각할 수 있는 걸까 라며 범이는 어이없어 했지만 이런 백치미도 유리 나름의 매력이라 생각했다.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고 사진 한 장 함께 찍자해서 찍어줬습니다."

"그래..? 야, 너 사진 찍어."

"네, 누구랑 찍으려십니까."

"누구긴, 너! 빨리 안 와? 아빠, 나 얘랑 사진 한 장만 찍어줘."

"어? 어."

뭐가 그리 불만인지 잔뜩 구겨진 표정을 지으면서 그녀는 범이와 사진을 찍을 것을 강요했고 그녀의 팔에 끌려 지섭의 앞으로 이동한 범이는 그대로 제대로 된 자세 조차 못잡고 그저 멀뚱히 선 채로 그녀와 사진을 찍혔다.

지섭에게 폰을 돌려받은 유라는 그것을 부술듯이 노려보며 버튼을 빠르게 눌렀고 곧 방금 찍혔던 사진이 범이의 폰으로 전송되었다.

"이제 가자, 아빠! 나 밥사줘."

"어, 어."

그녀의 뒤통수를 쫓던 두 남자는 눈빛으로 그녀의 심리 변화에 당혹해했지만 서로 이성에게 무관심 혹은 너무 오래되있기에 해답은 나오지 않았다.




한 편, 범과 찍은 사진을 보며 학교를 나와 뒷골목까지 걸어들어간 수아는 자신의 온 몸을 가리고 있던 로브를 벗었다.

그 로브안에는 다른 학생들이 입던 교복이 아닌 배꼽이 들어나고 가슴 굴곡이 그대로 비칠 정도로 얇고 짧은 티셔츠에 허벅지가 보일 정도로 짧은 바지등, 절대 졸업식에 입고 올 만한 복장이 나타났다.

벗은 안경을 그대로 땅에 던져 깨뜨린 수아는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어머, 다시봐도 잘생긴 오빠라니까, 또 시덥잖은 걸 시켰다간 다 죽여버리려 했는데, 이런 끝내주는 오빠 만나게 해준다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수아는 사람을 죽일 때 범이가 짓는 것돠 비슷한, 허나 그보다 가학적인 느낌이 깊어진 음탕한 미소를 지으며 액정 속 범이의 사진에 군침을 뚝뚝 흘렸다.

"이 멋진 오빠는 죽을 때 어떤 신음을 내려나~? 아아, 벌써 젖어버릴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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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내 최애 소설을 쓸 때도 거의 안 한 연참을 여기다 다 해보게 되네..

쓰고 싶은 히로인이 너무 많아 일단 다 넣어보고 있는데 이대로 가다간 너무 번잡해질 것 같으니까 나중에 탈락시키던가 죽이던가 해야겠어.

나름 유리가 타이틀 히로인인데 빌드업이 길어서 그런가 인기가 없을 것 같아.

중간 중간 떡밥은 넣고 있는데....

아무튼 추천과 댓글은 매넌 거 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