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땠어?"

그녀가 말을 걸어준다.


"... 그럭저럭 괜찮았어..."

나는 대충 둘러대며 말한다.


"거짓말, 얼굴은 전혀 아니라고 대놓고 보이는데?"

그녀는 귀신같이 알아차리고 나에게 가까이 온다.


"...일단 오늘은 좀 쉬고싶어."

나는 그대로 침대에 눕는다.


"그래~ 너가 괜찮다면 괜찮은거겠지?"

그녀가 나의 바로 옆에 걸터 앉는다.

"그런데..."

그리고 그녀는 다시 나를 바라본다.

"정말 괜찮아?"


그녀가 의미심장한 물음을 던지자 나는 그녀를 바라본다.

"너 스스로가 괜찮다고 자신을 다독여도 곁에 아무도 없으면 무슨 소용이야?"



나는 잠시 일어난다.



"너가 오늘처럼 이렇게 우울해하잖아?

그러면 오늘 같은 날은 또 다시 찾아오게 돼."

나는 그녀에게 오늘 있었던 일을 말 할지 말지 생각에 잠겨 있을 때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리 팔을 벌린다.

아무래도 자신에게 안겨도 좋다는 신호인 듯 하다.


"자, 이렇게 우울한 날에 누군가 위로해주는 존재가 있다는 것 만큼 좋은게 어딨어?"

그녀는 안겨도 좋다는 듯이 나를 부드럽게 대해준다.


...

...

나는...












- 몇 개월 전-





대학생이 된 후 첫 개강을 맞이하게 된 나.

개강 후 며칠 동안은 큰 변화 없이 중간고사를 치뤘다.

중간고사가 끝난 후 집으로 가던 중 집 앞 골목에 어떤 여성이 쓰러져 있었다.


나는 순간적으로 당황했지만 바로 정신을 차리고 119에 전화를 하려했다.

그러려는 찰나 그녀가 신음을 내며 정신을 차린다.


"괜찮으세요? 잠시만요, 바로 119를..."

"아냐..!"

그녀가 내 손을 잡는다.


"아냐... 부르지마..."


그녀는 숨을 거칠게 내쉬며 벽에 기댄다.

나는 어찌할 줄 몰라 방황하고 있었다.


"하아... 윽..

조금만 쉬면 괜찮아지니까..."


그녀는 그대로 벽에 기대어서 숨을 고른다.

반면 내가 그녀에게 어떻게 대처 해야할지 혼란스러워 할 때 그녀가 먼저 말을 한다.


"염치 없지만... 혹시 물 좀 가져다 줄 수 있을까?"

나는 그녀의 부탁을 듣고 집으로 들어가 냉장고를 열어 본다.


물을 꺼내려 할 때 못보던 새 생수병이 눈에 띄었다.

아무래도 부모님 중 한 분이 또 일터에서 받고 가저 오신 듯 하다.


나는 그것을 들고 그녀에게 건내주려 나갔고

그녀는 어느새 기운을 차린 듯 몸을 풀고 있었다.

나는 물병을 그녀에게 주려 다가갔다.


"아, 벌써 왔어?"

언제 아팠냐는 듯이 그녀는 목소리에서부터 활기가 넘쳤다.

나는 그녀를 보며 물병을 건낸다.

"아핫, 고마워. 너무 염치 없었는데."

그녀는 뚜껑을 따고 물을 마신다.


"캬하, 늘 마시는 물인데 오늘따라 더 시원한 것 같네."

그녀는 물통을 순식간에 비우더니 만족해 보이는 표정을 한다.


"저기...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응? 뭐가?"

그녀는 방금 전 일이 기억나지 않는 듯이 묻는다.


"방금까지만 해도 여기에 쓰러져 계셨는데..."


"응? 아아, 정말 괜찮아."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녀는 무언가 숨기려는 내색을 하였다.

"그래도 이렇게 도와줘서 고마워.

나는 <성이>라고해. 너는?"


그녀가 갑자기 자기소개를 하자 나도 얼떨결에 나의 이름을 말한다.

"아, 저는 OO입니ㄷ 에요"

혀가 꼬여 마침표를 제대로 못하였지만 그래도 서로 소개는 확실하게 된 듯 하다.


"좋은 이름인데? 여기ㄱ"

'위이잉. 위이잉.'

그녀의 주머니에서 핸드폰의 진동이 울린다.

그녀는 화면을 보고 살짝 놀란 표정을 보였다.


"미안해, 일이 있다는 걸 까먹고 있었네. 먼저 갈게, 다음에 또 봐!"


그녀는 그렇게 급하게 자리를 떠났으며 나도 집으로 들어가려 했다.

'...다음에 또 봐?'


그녀의 마지막 문장이 신경 쓰였지만 나는 예의상 한 말일 것이라 생각하고 넘어갔다.

그렇게 바로 다음 날

나는 다시 등교를 위해 집을 나선다.

집을 나서자 어제의 일이 떠올랐고 그녀가 쓰러져있던 자리에 그녀가 서있었다.


"여어~"

나는 그대로 굳어버렸고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생각에 잠겼다.

"괜찮아, 걱정 안해도돼."


그녀가 내 곁에 서더니 길을 같이 가게되었다.

나는 당황하고 긴장하여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기억이 안나지만

확실한 것은 그녀와 살짝 친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자 그녀는 다시 가야할 곳이 있다며 먼저 떠난다.

나와 그녀는 서로 작별 인사를 하고 평소와 같은 일과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정류장에서 내렸으나 그녀는 없다는 것을 보자 무언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다시 집 근처에 도착했을 때 뒤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OO아, 잘 갔다왔어?"


뒤를 보자 그녀가 나를 불렀다.

"아, 안녕하세요?"

그녀는 낯가림없이 나에게 다가온다.


"괜찮아, 편하게 말해도돼."

"그래도 초면인데 바로 말 놓기가..."

"그러면 편할 때 말 놓아도 돼, 오늘 강의 수업은 어땠어?"

"들어가자마자 밀린 과제를 해야돼서..."

...

...

한 10분 정도 나의 일과를 말하고 슬슬 들어가야 할 시간이 느껴졌다.

"아, 이제 들어가봐야 할 거 같아요."

"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나와 그녀는 작별 인사를 나누고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그로부터 며칠이 지난 후

나와 그녀는 서로 더 친해지게 되었고

그녀는 나와 같은 나이였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또한 내가 하는 공부들도 도움을 받아 좋은 결과를 이루는 날이 많아졌지만...


이 날들이 하나의 신기루였듯이 잊혀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그녀는 점점 나의 학업 방식과 삶에 참견을 해오기 시작하였고

날이 갈수록 그녀는 점점 입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이건 어제 같이 했었는데 까먹으면 어떡해.

정말 모르는거야?

책에 필기와 줄까지 그었으면서 모르는게 말이돼?

힘들겠지만 참아

너한테 도움을 주고 싶어서 그래


와 같은 말들을 하루에 한 번 꼴로 듣게되니 나는 점점 스트레스가 쌓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녀는 그럴 때마다 나의 스트레스를 많이 없애준다.

스트레스가 한계에 찼을 때 그녀는 내가 관심있어 하는 것들로 기분을 풀어주는 모습을 보였다.


그녀의 이런 행동들도 슬슬 적응이 되어갈 무렵

나는 학교에서 나와 같은 학년인 어떤 여학생과 친해지게 되었다.


그녀는 갑자기 나타났다는 말이 어울리듯이

지난 한 학기동안 강의실을 다니며 같은 학과였다는 것을 내가 모를리가 없을 모습을 하고 있었다.

아름답다는 표현이 들어맞을 정도의 외모와 체형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학과생이었다는 점이 놀라웠다.


더 놀라운 것은 이런 사람이 나에게 말을 걸어준 점이지만...


그녀는 특이하게 이름은 알려주지 않고 자신을 '파랑(Blues)'이라고 불러주면 된다고 하였다.


그녀의 특이한 점은 내가 힘들 때마다 내 앞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성이에게 여러 잔소리를 듣거나, 과제와 같은 스트레스들

내 기분이 안좋을 때마다 나에게 말을 걸어준다.

그리고 그녀는 성이와는 다르게 상냥하게 나를 감싸준다.


흔하게 듣는 말들인



괜찮아, 그럴 수 있어.

오늘도 수고했어~

힘들었겠다...



이런 말들과



이리와서 안겨도 돼~

쓰다듬어줄까?



와 같은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표현으로 나에게 접근 해왔고, 결국 새로 만난 그녀는 나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남게 되었다.

하루는 그녀와 같이 집에 가던 중 성이와도 마주쳤다.

성이는 급하게 어디를 가고 있었고, 성이도 그녀를 보았지만 별 반응 없이 '이따 봐' 라는 말만 남기고 급하게 어디론가 가버렸다.



...

...



그녀와 같이 길을 가던 중 나는 어느새 집 앞에 도착하였다.



나는 그녀에게 잠깐 들어왔다 가지 않겠냐고 권하였고

그녀는 놀란 표정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정말 들어가도 되냐고 다시 물어보았다.


나는 당연히 허락을 하였고 그녀는 우리집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나는 마침 냉장고에 있던 콜라를 꺼내 그녀와 나눠마시고 여러 이야기들을 나눴다.


거창한 표현이겠지만 그녀야말로 누구나 원하는 정말 완벽한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와 잘 맞았다.


휴대폰으로 간단한 게임도 즐기며 시간을 보내고

1시간 정도 후 그녀는 슬슬 가야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나는 배웅 해주겠다며 따라 나서려 하였지만

그녀는 괜찮다며 나를 말린다.


어찌저찌 그녀가 현관을 떠나는 모습을 보기로만 하였고

그녀가 떠나자 나도 방에 들어가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 정확히 1분이 흐른 후 성이에게서 연락이 왔다.

내용을 보니 아무래도 오늘도 거친 공부는 피하지 못할 듯 하다.





...

...

...





시간이 흐를수록 성이의 성격은 점점 변해갔고

성이와도 말싸움을 하는 일이 많아졌다.


나는 계속해서 참았지만 성이는 점점 나를 옥죄는 느낌을 주었고

결국 나 역시 참지 못하고 그녀에게 한마디 하였다.


그렇게 불편한 관계가 서서히 이어지다가

겨울의 어느 비오는 주말에 결국 일이 터졌다.



다툼은 커질대로 커지고 성이는 결국 나에게 '너 같은걸 내가 왜 도와줬는지 모르겠다.' 라는 말을 남기고 어디론가 또 가버렸다.


나는 그 말에 충격을 받고 침대에 누워 생각을 정리하려 하였으나

성이가 하였던 말을 떨쳐 낼 수가 없었다.

내가 무엇을 잘못한건지 모를 쯤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고

나는 그대로 잠이 들었다.


오후 7시가 됐을 무렵 나는 잠에서 깼고

집은 어두웠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집 안에 아무도 안왔다는 것을 확인하고

밥을 먹으려 하였으나 반찬이 없어서 마트에 갔다오기로 하고 창밖을 보니 비는 그쳐있었다.

나는 대충 준비하여 근처 마트에서 아이스크림과 즉석 조리 식품 그 외 간단한 간식 거리를 사고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 오니 부모님께서 돌아와 있으셨고 자신들도 방금 막 왔다고 하였다.

아무래도 동선이 살짝 안맞아 못 본 것 같았다.


나는 간식 거리를 권하였지만

부모님들은 바로 가봐야 할 곳이 있다며 바로 방에 들어가셨다.



...

...


평소 같으면 그렇구나 하며 이것들을 냉장고에 넣어 놓았겠지만

오늘따라 저 말이 왜 이렇게 실망스러울까


나는 말 없이 사온 것들을 넣어놓고 간단하게 밥을 먹었다.

부모님은 내가 밥을 다 먹자 나가시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자신들은 2일 후에 오니까 그동안 잘 챙겨먹고 있으라 하시며

용돈 5만원을 건내주신다.


나는 다시 말 없이 받고 부모님들은 서둘러 나가신다.


...

...

...


왜 이렇게 공허할까

집은 조용하고 나는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 하였다.


나는 방으로 돌아가려 할 때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OO아 있어?"

부드러운 목소리... 파랑이었다.


나는 문을 열고 그녀를 반겼다.

"방금 너네집에서 나가신 분들이 너희 부모님이셔?"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녀는 살짝 아쉬워 하였다.

"그러고보니 너희 부모님을 뵌 적이 없었네?"


그녀가 이렇게 묻자 그녀와 성이 역시 우리 부모님을 만난 적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그녀를 들여보내고 거실에 같이 있으려 하였으나 그녀는 내 방에 있겠다며 방에 데려다 주고
마실것을 챙겨왔지만 책상 위에 두고 그녀에게 주고 나 역시 그녀 옆에 앉았다.

ㅡㅡㅡㅡㅡ

"오늘은 어땠어?"

그녀가 말을 걸어준다.


"... 그럭저럭 괜찮았어..."

나는 대충 둘러대며 말한다.


"거짓말, 얼굴은 전혀 아니라고 대놓고 보이는데?"

그녀는 귀신같이 알아차리고 나에게 가까이 온다.


"...일단 오늘은 좀 쉬고싶어."

나는 그대로 침대에 눕는다.


"그래~ 너가 괜찮다면 괜찮은거겠지?"

그녀가 나의 바로 옆에 걸터 앉는다.

"그런데..."

그리고 그녀는 다시 나를 바라본다.

"정말 괜찮아?"


그녀가 의미심장한 물음을 던지자 나는 그녀를 바라본다.

"너 스스로가 괜찮다고 자신을 다독여도 곁에 아무도 없으면 무슨 소용이야?"

나는 잠시 일어난다.



"너가 오늘처럼 이렇게 우울해하잖아?

그러면 오늘 같은 날은 또 다시 찾아오게 돼."

나는 그녀에게 오늘 있었던 일을 말 할지 말지 생각에 잠겨 있을 때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리 팔을 벌린다.

아무래도 자신에게 안겨도 좋다는 신호인 듯 하다.


"자, 이렇게 우울한 날에 누군가 위로해주는 존재가 있다는 것 만큼 좋은게 어딨어?"

그녀는 안겨도 좋다는 듯이 나를 부드럽게 대해준다.


...

...

나는...




그녀에게 오늘 있었던 일을 말 하였고 그녀는 평소와는 다르게 나를 진심으로 다독여주었다.

조금 전의 부모님께 느꼈던 감정도 말하자 나는 억눌린 감정이 폭발할 것 같았다.


그녀는 나를 안아주며 토닥여준다.

...

그녀의 품이 평소보다 더 포근하게 느껴진다.

생각해보니 나에게는 성이에 대한 쌓여있던 감정이 많았던 것 같다.


처음에는 좋았지만 마지막은 결국...

순간 파랑이 역시 이렇게 될까봐 겁이 난다.

파랑이만큼은 잃고 싶지 않다.


...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나는 그녀의 품에서 천천히 나와 정신을 차렸다.


시간을 보니 자정이 되어있었다.

부모님이 나가신 시간만 해도 8시는 되었을텐데...


"오늘은 내가 같이 자줄까?"


나는 귀를 의심하는 말을 들었다.


"너만 괜찮다면 내가 자고 가줄 수 있어.

그런데 만약 나를 돌려보내면 집에 아무도 없는데 괜찮겠어?"


...

무엇때문일까

혼자가 된다는 겁이 나서였는지 나는 그녀에게 자고 가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녀는 알겠다하며 씻고 와서 자도 되는지 물었다.

해도 된다고 하고 갈아입을 옷을 묻자 그녀의 가방에 들어있다고 나는 수건만 건내주었다.


그녀가 가방을 가져온 것을 자세히 못봐서인지 나는 그녀의 가방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

그녀의 가방을 화장실 앞에 두고 나는 방에 들어와 침대에 누웠다.

...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그녀가 방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을 보자 나는 고개를 바로 돌릴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속옷만 입은 상태로 내 방에 들어왔었다.

그런 나를 보자 그녀는 그런 내가 귀엽다는 듯이 웃고는 머리를 말리기 시작한다.

그녀가 여럿 장난을 쳤었으나 드디어 옷을 입고 난 후 그녀를 제대로 볼 수 있었다.


"그러고보니 궁금한게 있어."

나는 그녀의 말에 귀 기울인다.

"성이 걔는 어디를 그렇게 자주 가는거야?"


...

...?

그러고보니 성이는 어디를 그렇게 가는지 나 역시 모른다.

그냥 바쁜가보다 하고 넘어만 갔는데...

나 역시 모른다고 말하였고 그녀는 더욱 궁금증을 보였다.


2시가 될 무렵 우리는 같은 침대에서 잠을 청했다.

여자와 함께 잠을 잔다는 것을 의식하니 나는 잠은 전혀 오지 않았다.

뜬 눈으로 지내던 중 간신히 잠에 들려할 때


"OO아, 자?"


그녀가 물어보자 나는 아직 안잔다 하였고,

그러자 그녀는 나에게 백허그를 하였다.


내 등에서 그녀의 감촉이 지나치게 느껴졌고

나의 잠은 다 달아났다.


"있지... 내 쪽을 한번 봐줄래...?"


그녀의 요청에

나는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 전에 몸이 먼저 움직였다.


...

그녀를 바라보자 희미한 불빛 때문인지 그녀는 평소보다 더 아름답게 보였다.

말 없이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는 나를 자신의 품속으로 천천히 끌어당겼다.


그녀의 품에 묻히자 처음 느껴보는 편안함과 따뜻함. 그리고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바로 잠에 빠져들게 되었다.


...

...

...





'으음...'

나는 천천히 눈을 뜨며 주변을 둘러본다.


그녀는 내 옆에 없었고 방 문은 열려있었다.

나는 침대에 걸터 앉아 정신을 차리고 있었고 밖에서 어떤 소리가 나는 것을 듣게 되었다.


나는 기지개를 펴고 밖으로 나가자 그녀는 볶음밥과 여러 반찬들을 하고 있었다.


내가 일어난 것을 보자 그녀는 나에게 수건은 건내며 간단하게 씻고 오면 맛있는 밥이 돼있을 것이라며 미소를 지어준다.


나는 조금 당황하였지만 비몽사몽한 나를 그녀가 바로 화장실로 보내버렸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씻은 다음, 밖으로 나가자 맛있는 냄새가 나는 것을 느꼈다.


동시에 몰려오는 허기감에 나는 빠르게 머리를 말린 후 그녀에게 갔다.

그녀는 딱 맞춰 왔다며 같이 밥을 먹자고 권하였다.


잠에서 깨니 내가 이런 대접을 받아도 되는 것인지 걱정이 들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상냥하게 나를 바라보았다.


...

...

그렇게 식사가 끝난 후 다시 방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있지, 어젯밤에 어땠어?"


그녀가 갑작스럽게 묻자 나는 어버버 거리며 답을 못하였다.

동시케 그녀의 품에서 잠 든 것이 생각나자 나는 그녀의 시선을 피한다.


"아핫, 귀여워~"


그녀는 나를 강아지 다루듯 하였고 그런 내가 귀엽다는 듯이 여러 애정 행각을 해주었다.


"있지..."

그녀가 잠시 고민하며 뜸들인다.

"혹시 괜찮으면... 오늘 우리 집에 가지 않을래?"


용기 내어 나에게 물어보자 나는 그녀의 집이 어딘지 모르고

낯선 남자가 그녀의 집에 방문해도 되는 것인지에 대한 걱정이 들었다.


"괜찮으면 꼭 와줬으면 해서... 사실 나 혼자 살아서... 누가 우리 집에 와주었으면 한달까..."



그녀가 씁쓸한 표정을 짓는다.

그녀의 표정이 매우 슬퍼보여 나는 가겠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녀는 밝은 미소를 보이며 얼른 가자며 들떠있었다.


나는 늘 입던 옷을 입으려는 순간 그녀에게서 옷을 추천 받기로 하였다.

그녀는 고민하며 고민하더니 30분의 시간이 지난 후 제대로 옷을 입을 수 있었다.


"그러면 이제 얼른 가자!"

그녀는 어린 아이가 놀이공원에 가듯이 엄청 들 떠 있었다.


밖으로 나가며 그녀의 집을 대략적으로 듣자

근처 지하철을 타고 종점까지 가야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와 함께 걸으며 지하철 역에 도착 후 지하철을 기다리던 중 역에 역무원을 제외한 우리밖에 없나는 것을 알았다.

사람들이 그래도 어느정도 있던 역인데 아무도 없는 것은 처음보는 것 같다.


"있지..."

그녀가 말을 걸었다.

"괜찮으면 우리 집... 아니 나랑 같이 지내지 않을래...?"


그녀가 조심스레 묻고 그녀의 표정이 무언가 슬퍼보인다.


그녀의 표정을 보자 나는 말 없이 그녀를 안았다.

나 역시 그녀가 있어야 하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녀는 나의 답을 알아 차린듯이 나를 끌어안았다.




"나랑 평생 같이 지내자..."




그와 동시에 지하철이 들어오고 그녀는 나의 손을 잡는다.



그녀가 지하철에 오르자 나 역시 따라 타기 시작한다.

잠시 후 스크린도어가 닫힌다는 안내음과 함께 뒤를 돌아보니

누군가 계단에서 뛰어 내려오고 있었다.


...

낯익은데... 누구였지?

계단에 있던 어떤 여성과 눈이 마주치자 지하철 문은 닫히고 계단에 있던 그 여성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자리에 주저 앉았다.

그리고 지하철도 동시에 출발하며 나와 그녀는 종점으로 향한다...






















...

[ 뒤틀린 소리 #⬜️ ]


- 아뇨... 무뚝뚝하지만 잘 지내는 편이었어요...


- 잘 지내는 편이었다라... 평소에 연락도 자주 안하셨죠?

- 네... 필요할 때만ㄴㄴㄴㄴㅡㅡㅡ


- ㅡㅡㅡㅡㅡㅐㅇ분 방에서 유품을 정리 하던 중 많은 약봉지가 발견 되었습니다.
   약 성분을 알아보니 우울증 약이었어ㅇㅇㅇㅡㅡㅡ

- ...저희가 집에 왔을 때 밥그릇 하나만이 식탁에 올려져있ㅇㅓㅆㅡㅡ
   그리고 방에 가봤는데 깨워도 반응이 없길래...


- ㅡㅡ분께서는 가을부터 자신을 자책하기 시작하였다고 정신과 담당 의사분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