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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칵. 병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아까 본 아저씨가 들어왔다.
“ 수아야 엄마 왔어 ”
“ 정말요 ? ”
나는 몸을 반듯이 세운채 물어보았다.
“ 그래, 얀붕이 너는 잠깐 나와 있어라 ”
“ 안녕 ”
남자애가 인사를 하고 나갔다. 다음에 또 만날 수 있을까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 잘가 ”
“ 다음에 또 올게, 그때는 안 아프겠지 ? ”
“ 응 ”
나는 멀어져가는 남자애를 눈으로 쫒았다. 아이는 뒤를 돌아보면서 아저씨의 몸 뒤로 사라졌다.
“ 아저씨도 잠깐 나가있으마 ”
“ 왜요 ? 같이 있어요, 엄마 찾아주셨잖아요 ”
“ 여기 있으면 안된단다 ”
아저씨는 그 말을 하고 사라졌다. 나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손가락을 튕기며 놀고 있는데 긴 생머리를 한 여자가 병실로 들어왔다.
“ 예은아 ”
여자는 문턱에 서서 나를 보았다. 나를 부르는 소리인가 싶어 눈을 깜빡였다. 여자는 숨어들 듯이 내 옆으로 다가왔다.
“ 우리 아기. 괜찮은거지 ? ”
여자는 내 볼을 어루만지면서 울먹였다. 그녀는 나보다도 헬쑥한 모습이었다. 당황스러웠다. 약에 취해있던중 우리 엄마를 그린 모습을 떠올려보았다. 우리 엄마. 흐릿하고 금방이라도 사라질듯하지만 내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던 우리 엄마. 나는 그녀를 본다. 이게 우리 엄마라고 ?
“ 예은아, 내 아가. 많이 아팠구나. 엄마 알아보겠어 ? ”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여자는 대꾸를 하지 않으니 금방이라도 무너질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내 팔뚝에 나 있는 주사자국을 보고는 소리없이 눈물을 흘렸다.
“ 못된 사람. 너가 많이 힘들었구나. 엄마가 미안해 ”
“ 괜찮아요 ”
자세한 사정은 모르지만 나는 일단 위로를 해주었다. 여자가 우는 모습이 너무 가련해서였다. 지금까지 그토록 고생을 했는데 그런 나조차도 누군가를 위로해야했었다. 그 만큼 여자의 모습이 불안해보였다. 그녀는 몇 번 훌쩍이더니 병실 밖을 지나가는 누군가의 그림자를 보았다. 그녀가 문 밖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숨을 고르더니 밖으로 나가버렸다.
또 한번 말소리가 들린다. 우리 엄마라는 사람과 아저씨의 목소리가 들렸다.
당신. 정말 너무한거아니야 ?
어쩔수 없었어.
예은이는 아픈데 지금까지 한번도 보러오지 않고
어쩔수 없었다니까
그럴거면 왜 나랑 만났어 ? 왜 애는 키우라고 했어 ?
그럼 어떻게 해. 나도 저렇게 아플지 몰랐었단 말이야.
아저씨의 언성이 높아졌다.
그리고 당신도 할 말 없잖아. 내가 결혼 한 뒤에도 계속 만나겠다고 해 놓고.
그게 어디 내 잘못이야 ? 당신은 그떄 안 만난다고 했어 ?
아니, 그만해 애가 듣겠어.
잠깐 말소리가 끊어졌다. 고요하다가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이제 어쩔거야 ?
뭐 ?
예은이 말이야. 어쩔거냐고.
… 나는 못 데려가
허. 그래, 그럴 것 같았어 혹시나 해서 물어봤는데 역시나네
나보고 뭘 어떻게 더 하라는거야 ?
당신. 저 애 아빠라는 자각은 있어 ?
있어, 나도 그런건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두 사람 다 숨을 삼켰다. 아저씨가 말했다.
나한테는 수아가 있잖아.
.
.
.
.
.
“ 뭐하고 있어 ? ”
나는 깜짝 놀라 몸을 뒤로 빼버렸다. 고개를 들어보니 아까 본 여자애가 문턱에서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 혼자 있는거야 ? ”
여자애는 내쪽으로 천천히 다가왔다. 나는 여자애의 걸음에 맞춰 몸을 뒤로 숨겼다. 내 코앞까지 다가오자 나는 벽에 등을 갖다붙이고 있었다.
“ 미안해… ”
나도 모르게 사과를 해버렸다. 여자애는 내 모습을 보고는 한번 코웃음을 쳤다.
“ 왜 미안하다는거야. 나 아무것도 안했어 ”
그러게. 내가 왜 사과를 한걸까. 나는 잘못한게 없는데. 나 스스로도 부끄러워 눈동자가 흐려졌다. 여자애는 다시 내 머리칼을 만져보았다.
“ 진짜로 이상하네, 머리가 왜 이럴까 ”
그녀는 마음에 안들었는지 머리칼을 잡아당겼다. 살이 뜯어질것처럼 아팠다. 고삐를 당기는것처럼 여자애의 손을 따라 머리가 딸려갔다. 그녀는 아파하는 나를 보다가 싫증이 났는지 손을 놓았다.
“ 얀붕이랑 무슨 이야기 했어 ? 나한테도 말해줘 ”
여자애는 눈웃음을 지으며 나를 쳐다보았다. 무섭고 당혹스러워서 말이 나오지를 않았다. 무언가를 붙잡으려는것처럼 손가락과 발가락이 오므라들었다. 벽쪽으로 몸을 더 가까이 붙인다.
“ 미안해… ”
“ 뭐가 미안하다는거야 ”
그녀는 내 팔을 잡아채었다. 아야. 손아귀에 살이 찝혀서 고통스러웠다. 그녀는 내 팔에 나있는 멍과 주사자국을 보더니 깔보는듯한 웃음을 지었다.
“ 너 진짜 이상하구나, 몸이 왜이래 ? 너 꼭 죽은 사람 같아. ”
“ 미안해… ”
“ 칫 ”
그녀는 팔을 다시 던졌다. 팔은 힘 없이 떨어졌다.
“ 넌 말도 할줄 몰라 ? 미안하다는 말 그만하라고 ”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내가 아무말도 하지 않자 여자애는 심술이 밴 표정을 하더니 병실 밖을 한번 보고 말했다.
“ 너는 그래도 엄마가 있구나 ”
“ 어..? 으응… ”
어쩐지 쓸쓸해보이는 표정을 짓길래 작게 대답을 했다. 저 사람이 우리 엄마라는건 나도 실감이 나지 않지만 그래도 엄마는 엄마였다. 최소한 주변에서는 다들 그렇게 불러주었다. 여자애는 다시 나를 보더니 씨익 웃으며 말했다.
“ 근데 너희 엄마도 많이 아픈가 보네. 너처럼 이상해 ”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근데 왜 우리 아빠랑 같이 있을까 ? 너도 우리 아빠 알고 있어 ? ”
나는 고개를 저었다.
“ 하긴, 아빠가 저런 이상한 사람이랑 같이 있을 리가 없지 ”
그녀는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 얀붕이랑 함부로 이야기 하지마. 개는 내거거든. 다음에도 이야기하면 또 찾아올거야. 오늘은 봐줄게 ”
아이는 한껏 자비로운 표정을 지었다. 내 머리칼에 손을 뻗었다. 나는 몸을 움츠렸으나 그녀는 머리끝을 베베 꼬으면서 손장난을 치다가 일어섰다. 나는 떠나가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았다.
아빠. 나 이제 집에 갈래
아이는 복도에 나가서 소리쳤다. 대화를 다누던 두 사람이 조용해졌다. 잠시 어수선하더니 떠나는 발소리가 들렸다. 긴 머리칼을 한 여자는 다시 방안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나를 보고는 침대에 얼굴을 파묻은채로 울었다.
우는 모습이 불쌍해서 이유도 없이 여자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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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아니 우리 아빠는 종종 병원에 찾아왔다. 아빠라는건 조금 시간이 지나서야 알았다. 아빠인거는 아는데 아빠라고 부르지를 못했다. 어쩐지 말이 나오지를 않았고, 그렇게 부르는걸 원치 않는 것 같았다. 확실히 이유를 안건 나이가 더 들었을떄이다.
우리 엄마. 아니. 우리 엄마라는 사람은 아빠가 찾아올떄마다 나를 보며 울었다. 우는 모습을 보는건 항상 괴로웠다. 내가 죽을뻔했을떄, 힘들고 고통스러웠을 때, 그럴때마다 항상 엄마를 찾았는데, 막상 진짜 엄마라는 사람이 이렇게 초라해보이는걸 견딜수가 없어서였다. 엄마는 나에게 불쌍하다는 말을 했다. 대견하다거나 잘해왔다는 칭찬 대신 그런 울적한 말을 자주 하셨다. 그래서 괜히 마음이 더 불편해졌다. 나는 더 이상 불쌍하거나, 안됬다는 말을 듣고싶지 않아. 그런 말을 들을떄마다 누워있던 나를 보며 지나가던 사람들이 생각났다.
그래도. 좋은 것은 있다. 나를 찾아오는 사람은 이 둘뿐만이 아니니까.
“ 오늘은 어땠어 ? ”
남자애는 내 옆에 앉아서 물어보았다. 나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 하나도 안 아팠어 ”
“ 다행이다. ”
아이는 밝게 웃음을 지었다. 아. 나는 그럴떄마다 얼굴을 붉히고 만다. 그러다 내 팔에 나있는 주사자국이 보였다. 얼마 전 여자애의 말이 떠올라서 나는 그걸 이불 밑으로 숨겼다.
“ 왜 그래 ? 어디 아파 ? ”
“ 아니야… ”
남자애는 이불을 들춰보더니 팔을 꺼내었다. 세공사가 보석을 살펴보듯 팔을 이리저리 돌리며 관찰했다. 나는 창피해서 고개를 반대편으로 틀고 있었다.
“ 어디 아픈건 아니구나 ”
남자애는 말하고는 자기 팔을 옆으로 대보았다.
“ 너 피부가 진짜 하얗구나, 나는 까매서 이상한데 ”
남자애는 말했다. 나는 궁금해져서 내 팔을 본다. 젓가락 한 쌍처럼 남자애의 팔이 나란히 놓여있었다. 확실히 거뭇했으나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 아니야, 하나도 안 이상해 ”
“ 정말 ? ”
남자애가 말했다.
“ 수아는 내 피부가 까만게 이상하다고 했어 ”
조금 침울해보이는 말투였다. 이상하게 화가 났다.
“ 아니야, 안 이상해. 오히려 부러운걸 나는 밖에 나가지도 못해서 하얗게 된거야 ”
남자애는 쑥쓰러운 듯 목 뒤를 긁적였다. 나는 말했다.
“ 멋있어 ”
남자애는 고맙다고 말했다. 우리 둘 다 멋쩍어져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로의 마음이 맞닿은것처럼 떨리고 있었다. 문 밖에 있던 여자애가 불쑥 고개를 내밀었다. 아이는 눈살을 찌푸리더니 방안으로 들어왔다.
“ 얀붕아, 나 목말라. 같이 뭐 마시러가자 ”
여자애는 공주님처럼 새침하게 눈을 감고 말했다. 남자애가 쩔쩔매는 표정을 지었다.
“ 어 ? 나 목 안 마른데… ”
“ 싫어, 나는 자판기에 손 안 닿는단 말이야. 빨리 나와아아 ”
여자애는 남자애의 팔을 붙잡고 끌었다. 내가 방금 칭찬했던 그 팔이다. 갑자기 눈매에 힘이 들어갔다. 그건 너가 함부로 끌고 다닐 수 있는게 아니야. 너가 함부로 다루는 물건이 아니란 말이야. 여자애는 나와 눈이 마주쳤다. 아이도 나를 찌르듯이 노려보았다. 우린 몇초간 눈싸움을 하다가 결국 내가 고개를 틀었다. 여자애는 제까짓게 어딜 노려봐 라는 표정으로 웃음을 흘렸다. 남자애는 줄곧 나를 보고있었다.
“ 빨리 가자니까 ”
“ 어.. 어어 ”
여자애가 재촉을 하자 못이기고 결국 이끌려갔다. 나가면서도 나를 바라보고있었다.
남자애는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여자애는 주위에 사람이 없자 나를 찾아왔다. 내 머리를 잡아당기고 팔을 꼬집어댔다. 나는 아파서 소리만 지를 수밖에 없었다. 여자애는 제 분이 풀릴떄까지 나를 괴롭히고 놓아주었다. 나는 분해서 씩씩대다가 눈물을 흘렸다.
저녁이 되자 그들은 다시 돌아갔다. 엄마는 나를 보며 또 한번 울었다. 비슷한 날이 반복되었다. 나는 남자애와 함께 놀고, 여자애는 그걸 멀리서 보다가 나를 찾아왔다. 괴롭힘의 강도는 점점 심해졌다. 그래도 괜찮았다. 그 아이를 만날수만 있다면 어떤 일이 있어도 상관없으니까.
그런데. 이제는 아니다.
어느날부턴가 아저씨만 병원에 찾아왔다. 나는 부쩍 우울해지고 말수가 줄어들었다. 엄마는 나를 보면서 여러 번 울었다. 어쩐지 이제는 위로를 해주기도, 머리를 쓰다듬어주기도 싫어졌다.
언젠가 한번 여자아이가 찾아왔었다. 그녀는 얄미운 웃음을 지으며 나에게 말했다.
“ 얀붕이는 이제 안올거야. 내가 오지 말라고 했어 ”
나는 그 말을 듣고 침대보를 꽉 움켜쥐었다.
“ 나, 이제 개네 집에서 맨날 놀아 ”
이빨이 으득거렸다.
“ 앞으로도 계속 만나고, 계속 옆에 있을거야 ”
나는 여자애를 노려보았다. 아이는 계속하라는 듯이 우쭐대며 말했다.
“ 너는 아파서 나오지도 못하지 ? ”
여자애는 그렇게 말하고 떠났다. 나는 그 날 밤 울었다. 더 이상 그 아이를 볼수없다는게 슬펐고, 그런 말을 듣고도 아무것도 할수 없다는게 슬펐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슬픈건 지금까지 그렇게 아프고 힘들어했으면서도, 무엇 하나 마음대로 할수없어서이다.
또 다시 밤이 찾아왔다. 우리 엄마는 내 침대맡에서 그대로 잠이 들어있었다.
병실은 조용했다. 조용해지자 속에서 외로움이 올라왔다. 그떄 보았던 남자애의 팔이 떠오른다. 햇빛을 받아 그을려있었다. 해변의 모래처럼 황금빛이 나고 건강한 빛깔이었다. 다시 내 팔을 보았다. 창백해서 핏줄이 보였고 군데군데 푸른 멍자국이 있었다. 누군가 엉뚱한 색으로 칠을 하다가 만 것 같았다. 여자애의 말이 생각나서 나는 심란해진다.
창밖을 보았다. 바람에 날아가는 잎들이 보였다. 가끔씩 창문이 덜컹거렸다. 저렇게 세찬 바람을 맞는다면 어떤 기분일까. 병원 화단에서 가로등 불빛아래 어딘가로 걸어가는 사람이 보였다. 바람을 맞으면서도 꿋꿋이 두 발을 놀리고 있었다.
내 피부로 저런 바람을 느낄수있다면. 이렇게 긴 머리칼이 휘날리고 온 몸에 털이 곤두서는 한기를 느껴본다면. 따뜻한 햇살에 피부를 그을린다면. 그떄는 살아있는 느낌이 드는걸까. 나는 병실에만 있어 힘이 없는 제 모습이 한심해보였다.
지금 밖으로 나선다면 걷기는커녕 저기 있는 잎들처럼 날아가버릴 것이다. 그녀는 자기가 무력한 것을 실감했다. 만약 건강했다면 당장이라도 그 아이를 찾아갈텐데. 여자애가 나를 괴롭혀도 맞서 싸울수 있을텐데. 그녀는 처음으로 제 몸이 아프단 사실이 혐오스러웠다.
하찮고, 쓸모없고, 무력하다. 의식이 꺠어나도 나는 변한게 전혀 없다. 나는 아직도 이 침대에 갇혀사는 신세였고, 이곳을 벗어날 수 없었다. 정말로 슬픈건 이제는 여기를 빠져나오고 싶다는 것이다. 이곳을 나가고 싶다. 나가서 그 아이의 웃음을 보고싶다. 이런 인생을 계속 살아야하나 싶지만, 기왕 살아야한다면 그 아이를 보고싶다.
나는 울었다. 남들이 보고있지 않을때만 울었다. 그렇게 몇 년을 지내고 나는 병원을 나올수 있었다.
그때 우리 엄마는 시간을 건너뛴것처럼 폭삭 늙어있었다. 엄마는 내가 병원을 나왔을때야 비로소 웃을수있었다. 우리 아빠. 아니. 아저씨는 연락처를 보내주었다. 필요한게 있으면 언제든 말하라고 했다. 그의 말투에는 책임감과 동시에 도망치려는듯한 기묘한 느낌이 났다. 죄책감 떄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병원에서 나오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일이 있었다.
하지만 역시,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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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순이, 아니 예은이는 학교 운동장에 서서 멍하니 한곳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시선 끝에는 얀붕이와 수아가 함께 있는 모습이 보였다. 둘은 교정의 한 벤치에 앉아있었다. 수아는 토라진 표정으로 얀붕이의 대답을 피하고 있었다. 얀붕이는 머리를 싸매더니 수아에게 이런저런 말들을 내 뱉고 있었다. 어딘가 변명처럼 보이기도 하다.
어릴때랑 변한게 없었다.
예은이는 미동도 하지 않은채 그 자리에 서있었다. 마음 한 구석이 답답하며 열이 올라왔고, 한편으로는 구멍이 뻥 뚫린 듯 공허했다. 그녀는 한참을 바라보다가 다시 걸어갔다. 다음 수업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녀의 하얀 피부가 햇빛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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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아 애 생각보다 나쁜 애였구나... 원래는 안 이랬는데
예은이라는 이름 잘못 지은것같네요. 이름 적을때마다 - 는 이라는 조사가 붙어야하는데 이게 좀 거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