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캐한 먼지와 매연. 반쯤 부서진 무언가의 거대한 건물. 거리마다 널브러진 유리조각들은 카펫과 같았고 반쯤 찌그러든 총알들은 카펫을 장식해주고 있었다.
고요한 종말에 숨소리가 울려퍼진다. 방독면을 쓰고 카펫 위를 걸어나갔다. 한참을 걸어서 겨우 찾은 작은 빌라의 안으로 들어갔다. 밤이 다가오고 있었기에 하루정도 묵을 요량이었다.
신기하게도, 빌라는 문이 전부 열려있었지만 오직 한 방만 문이 열려있지 않았다. 우선 정중하게 노크했다. 안에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다시 한번 노크했다. 반응은 없었다.
잘 안쓰던 목을 가다듬어 영어로 말해봤다. 그러자 안에서 반응이 보였다. 힘없이 죽어가는 가느다란 신음소리였다. 문을 열 수 없다고 하기에 쇠지레로 현관문을 땄다. 그리고 칼을 든 채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방 안은 그저 그랬다. 침대. tv. 옷장과 화장실. 그리고 고름이 가득 차 구더기 낀 배를 갖고 어떻게 살아있는지 모르겠는 여성 한명. 코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보니 숨은 쉬고 있었다.
칼로 고름덩어리와 구더기를 대충 들어낸 다음 빠르게 옷 안주머니에서 아끼던 주사제와 일회용 주사기를 꺼내 그녀의 허벅지에 주사했다. 아까웠지만 5년동안 처음 보는 사람이었기에 살리는게 우선이었다.
여성의 상반신 전체가 부풀어 오른다. 배꼽 위에서부터 명치까지 갈라지며 악취 나는 액체를 쏟는다. 구더기와 굳은 고름이 간간이 섞인걸 볼 수 있었다. 잠시 시간이 흐른 후에 여성은 일어났다. 그리고 나를 보며 눈물을 흘리면서 나를 껴안았다.
왜? 라고 생각했지만 사람의 온기가 너무나도 따뜻해 가만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녀도, 나도 서로 눈물을 흘렸다.
한참 시간이 지난 후 진정된 우리는 먼저 통성명부터 했다. 금발에 파란 눈인 전형적인 서양인이었던 그녀는 한국말이 꽤나 유창했다. 그녀는 자신을 레베카라고 소개했고, 서유진이라고도 소개했다. 나는 내 이름을 말했다. 꽤나 즐거웠다.
그녀는 대학생이었다. 그러다 학비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알바를 찾다 임상실험 알바를 구해 약물을 맞고 집으로 왔는데 일어나보니 이상태였고 그렇게 두달동안 있다가 내가 왔다고 했다.
그녀에게 현재 날짜를 알려주자 꽤나 놀란 눈치였다. 나는 내 이야기를 시작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미친듯이 짧은 이야기가 끝난 후에 나는 그녀에게 방독면을 건네주며 같이 다니자고 권유했다. 그녀는 웃으며 몇달만에 만난 사람인데 당연하다고 하며 방독면을 채갔다.
방을 옮겨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새벽에 일찍 출발했다. 그녀는 묵직한 가방을 들며 살짝 불평했지만 그래도 종말에 이야기 할 사람은 있다며 미소지었다. 나도 웃으며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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