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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재판이라니...! 공작님께서는 옳은 일을 하신 것 뿐인데!'

하지만 이 나라의 법에 따르면 공작님의 행위는 불법입니다.

'안돼...! 공작님을 구해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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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와 같이 귀족으로서 공무를 하던 중, 갑자기 위병들이 내 저택으로 침입했다.

"살바티오 공작! 그대를 불법 노예 해방을 행한 혐의로 긴급 체포한다!"

결국 걸렸는가, 내 재산을 이용해 노예를 비밀리에 해방했지만, 결국 들통났다.

나는 감옥에 가게 됐다. 아무리 귀족이라고 해도 불법행위는 신분에 관계 없이 용납을 하지 않기에.

"재판은 3일 뒤에 있을 예정이다. 마음의 준비나 해둬라, 귀족 나으리."

난 위병의 말을 무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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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겐 아직 힘이 없었기에, 그분의 재판을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살바티오 공작, 그대는 노예를 불법 해방한 것을 인정하는가?"

"아니, 인정할 수 없다. 혹여나 밖에서 내 노예를 봤으면, 그건 내가 내 노예를 심부름으로 보낸 것이다."

"헛소리를... 그 노예들이 그대의 집 안으로 들어간 것을 본 사람이 없다. 그리고 그대는 어떻게 그 수많은 노예를 구매할 수 있었지?"

"보시다시피 제겐 저택에서 썩어가는 제물이 너무 많았기에, 그것들을 좀 썼습니다."

"노예상인들의 말에 의하면 그댄 노예를 구매할 때 웃돈을 주고 구매한 것 같은데? 살바티오 공작,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그대의 그 많은 제물로도 그들 전부를 사기에는 역부족이다. 해병해봐라."

"....."

구원자께서는 침묵을 유지하셨습니다.

전 왠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여봐라, 그 문서를 갖고 와라."

"네, 전하."

신하가 한 무더기의 문서 더미를 갖고 왔습니다.

"이 문서는 지난 4개월 동안의 국고에 있던 돈의 유출입을 기록한 문서이다. 하나도 빠짐없이 모든 유출입이 기록되어 있지. 헌데, 이 문서에 최종적으로 기록된 국고에 저장된 세금의 양과 현재 국고에 저장된 세금의 양이 다르더군, 이게 어찌 된 것인지 말해보겠나, 살바티오 공작? 그대는 세금을 관리하는 중요한 귀족이니까."

"글쎄요, 나라에 도둑이 많아서 그런 것 아닐까요?"

"그 도둑이 바로 그대겠지, 살바티오 공작. 그대가 세금을 몰래 빼돌려 그것을 노예를 해방하는데 쓴 거 아닌가?"

제 구원자께서는 침착히 반박을 하셨지만, 이미 많은 증거들이 이렇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살바티오 공작이 세금을 빼돌려 노예를 해방하는데 쓰고 있었다.'

결국,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살바티오의 공작 직위를 파하고 그의 재산을 몰수한다. 또한, 노예들을 다수 해방한 대가로 살바티오 전(前) 공작은 노예로 강등된다."

땅 땅 땅

저는 그 판결을 들은 순간 하늘이 꺼지는 듯한 고통을 느꼈습니다.

 그분께서는 착한 일을 하신 것인데, 그분께서는 고통에 빠진 노예들을 해방시킨 것인데!

"그가 해방한 노예들은.... 됐다. 그냥 내버려 둬야 겠군. 아무튼 살바티오 전 공작, 아니 이제는 노예인가? 축하하군, 그래도 그대가 원한 목적은 이루어졌으니까."

왕이 제 구원자를 우롱했지만, 전 눈물을 머금고 침묵을 유지한 채 재판장에서 나왔습니다.

재판장 입구 앞에서, 플라티나 공작과 귀족 영애들이 보였습니다.

"살바티오 공작께서 그런 끔찍한 일을 저지르시다니..."

"플라티나 공작님, 이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뭐, 부모가 그를 제 악혼자로 임명했기에 기대를 했었는데, 뒤에서 노예를 해방시키는 어리석은 일을 하고 있었네요. 정말, 그에게는 실망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그래도 그가 노예가 됐으니 걱정은 안드십니까?"

"그가 그러한 어리석은 짓을 한 순간부터 전 그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이만 가시죠, 영애님들."

전 그 대화를 듣고 분노했습니다.

그녀가 약혼자였다는 건 둘째 치고, 약혼자면...! 그분을 계속 걱정해줘야 되는 거 아닌가!

전 무아지경으로 저택으로 돌아갔고, 그곳에서 흐느끼며 울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불법을 행해 노예로 전락한 이들은 국가에 소속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분이 외국으로 보내질 일은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울던 와중에, 전에 받은 편지가 생각났습니다.

분명히... 반란군에 협조해달라는 내용의 편지엿습니다.

전 그 편지를 유심히 읽어봤습니다.

하지만 편지에는 협조해달라는 내용만 있었고, 그 외의 내용은 없었습니다.

'역시... 헛소리만 가득한 편지였군요...'

전 화가 나서 편지를 태워버리려고 촛불을 켜서 불을 붙이려 했습니다.

촛불에 편지를 갖다 댄 찰나, 색이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색이 변한 부분이 글자처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XX거리의 □□술집에서 주인에게 위스키에 거품 가득이라고 말하시오.'

저는 그걸 읽자마자 바로 그 장소로 달려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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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으로 달려갔는데, 간판에는 'CLOSED'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전 그걸 무시하고 술집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손님, 오늘은 문 닫았습---"

"위스키에 거품 가득."

".... 알겠습니다. 안으로 들어가시지요."

안으로 들어가자 무슨 비밀공간처럼 길이 쭉 이어졌고, 방으로 들어가자 사람 3명이 있었습니다.

"오? 드디어 왔구만. 귀족 나으리"

"내가 말했잖아, 괜히 글씨로 장난치다가 이렇게 늦게 만났잖아."

"뭐 그래도 레몬즙으로 쓴 글씨를 용케도 발견했네."

저는 그들에게 질문했습니다.

"당신들은, 도대체 누구죠?"

"우리는 반란군, 정확히 말하자면 원래 노예였던 자들이 모여서 결성한 반란군이다. 탈출한 노예들도 있고, 아니면 살바티오 공작이 그랬던 것처럼 자유를 받은 노예들도 있다. 그리고 넌 후자에 속하겠지."

"그럼 혹시 살바티오 공작님이 노예들을 풀어주신게..."

"아니? 그분은 정말 순수한 목적으로 그들을 풀어준거야, 그분은 반란군에 대해 토시 하나 아는 것도 없어. 그리고 그분이 잡혀가자 그분이 풀어준 노예들이 우리 반란군에 대거 들어왔고."

"저도... 반란군에 들어올 수 있을까요?"

"당연하지, 아니면 그 편지를 왜 보냈겠어?"

"그럼... 협조하도록 하죠, 당신들에게 금전적인 도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좋아, 이 나라를 전복하자, 다 같이 함께."

저는 반란군에 협조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저의 구세자이시여, 이번엔 제가 당신을 구원해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