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친하게 지내온 친구가 두명 있다.

아니 한명은 동생이구나, 이 두명은 한 살차이나는 자매로 초등학생때 친하던 그녀의 집을 찾아간게 계기로 틈만나면 셋이 뭉쳐다녔다.

 

"받아.“

 

"오빠 이거 받아.“

 

"고마워.“

 

"그래서 누구 것이 더 마음에 들어?“

 

", 잘모르겠는데..난 둘다 좋아.“

 

그때부터 였다. 이 두 자매가 이상한 내기를 시작한 것은.

내기의 내용은 간단했다. 누가 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잘 아느냐

그 이후 두명은 하루종일 졸졸 따라다녔다.

 

"얀붕아 어디가?“

 

"나 PC방 갈려고 하는데?“

 

"그래? 나도 가도 돼?“

 

"너 게임 안하지 않아?“

 

"지금부터 하면 돼.“

 

그래도 중학생이 되고나니 그녀의 여동생은 자연스레 멀어졌다. 아무래도 같은 학교가 아니다 보니 만나는 기회가 적어진 것. 나는 다행이라 생각했다.

 

"오빠.“

 

그 생각은 그녀의 동생조차 같은 중학교에 입학하고나서 다시 접어두었다.

 

쉬는시간,점심시간 하나도 빠짐없이 두 자매는 반에 와서 서성였으며 화장실까지 따라 들어올려는걸 말렸다.

 

그리고 특히 내 생일 때 마다 선물을 줬는데 둘중 누구 것이 좋냐고 물어보는건 이제 익숙했다. 둘다 좋다고 말하면 계속해서 추궁하다 자매끼리 말다툼하고, 연말행사 같았다.

 

"얀붕아 잠깐.“

 

"?“

 

하교 도중 그녀는 갑자기 내게 팔짱을 끼고 연인마냥 행세했다.

 

"언니..“

 

"왜그래? 후후..“

 

같은 고등학교에 진학한 그녀와 나는 자연스레 다시 여동생과 멀어졌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녀의 여동생은 수업이 끝나면 바로 교문 앞에서 나와 그녀가 나올때까지 기다렸다.

 

"오빠.“

 

"하아..“


2학년이 되자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다른반인 그녀는 틈만나면 나를 찾아왔고, 다른 학년인 동생도 찾아왔다.

 

"너네 내기는 언제 끝낼거야?“

 

"무슨내기?“

 

"너네들 6년동안 하고있는 그거 있잖아.“

 

"?“

 

"그 내 선물.“

".. 내용이 좀 달라졌어.“

"뭘로?“

"비밀.“


내 의자에 낑겨서 나에게 기댄 동생과, 앞자리의 의자에 앉아 나를 바라보는 그녀를 바라보며 한숨만 나온다.

 

"그래서, 둘중 누구랑 연애하는거야? 설마 양다리?“

 

"돌았냐?“


"아니 하루도 빠짐없이 찾아오는데 안사귀는거 아니면 답없지, 네가 고백하면 바로 받아줄걸? 그리고 니 친구 노리는 애들 많던데.“

 

"됐어, 뭘 사겨 가족같은 얘들인데.“


"얀붕아?“

 

같은반 친구와 떠들고 있던 도중 그녀가 내 옆자리까지 온 사실을 몰랐었다.

 

"어 왔어?“

 

"방금....아니다.“

"?“

 

그녀는 자연스레 자리에 앉아 나를 바라보며 대화했고, 잠깐 시간이 지나 동생도 찾아왔다.

 

"뭐야 너 머리 잘랐어?“

 

". 어때? 이뻐?“

 

"잘 어울리네.“

 

"고마워.“

 

솔직히 둘다 엄청 인기 좋을 수 밖에 없다.

그녀와 동생이 엄청 예쁘다는건 알지만 하도 어렸을 때부터 봐 왔던 때문인지, 이성으로서 느낌이 없던 것.

 

 

 

이때부터 뭔가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처음 있었던 일은 책을 추천받을려고 도서실에서 같은반 도서부인 여자애 한테 물어본적이 있었다.

 

".. 너 걔네들 뭐야?“


"?“


"아니.. 그 틈만나면 니랑 붙어다는 두명 있잖아.“

 

"걔네가 왜?“

 

"아니, 갑자기 나한테 와서 하루종일 너랑 무슨사이냐고 꼬치꼬치 묻잖아.“

"갑자기?“

 

"너랑 도서관에서 단둘이 있던걸 봤다고, 거짓말 치지 마라고, 하루종일 붙잡아 두는데 한명도 아니라 두명이라 미치는줄 알았다.“

"...“

 

 

나는 순간 문쪽에서 나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그녀와 동생이 가만히 서서 쳐다보는걸 발견했다.

 

"암튼..그렇다고..“

 

나와 얘기하던 친구도 이상함을 느꼈는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고 그제서야 그 두명은 나에게 다가왔다.

 

"너네 아까 나랑 얘기하던 애한테 뭐라 했다며?“

 

"?“


".."


그녀는 사고친 강아지마냥 모르는 척 눈을 돌렸고, 동생은 사고친 고양이가 갸르릉 거리며 달라붙는 것처럼 달라붙기만 했다.

 

 

이때부터 나에게 따지는 여자애들이 많았다.

 

특히 나와 한번이라도 대화를 나눈적이 있는 친구들이 내게 와서 제발 걔네들좀 어떡해 해 보라고, 도대체 뭐하는 년들이냐며 화내는게 일상. 내가 하지말라고 여러번 얘기해도 듣지않아 그 피해는 오로지 나에게 왔다.

 

"그래서..?“

 

"아니라니까!“

 

화장실에서 나온 후 교실로 들어갈려는 도중 잘 사용하지 않는 후문쪽 계단에서 희미하게 내가 알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슨사이냐고 내가 물었잖아.“


"아무사이 아니라니까?“


어김없이 그 곳에는 한 여자애를 둘러싼 자매가 끈질기도록 추궁하고 있었고, 나는 순간 화가났지만 참았다.

 

".“

 

흠칫

 

내 목소리를 들었는지 한 여자애를 쏘아대던 그녀와 동생은 순간 몸이 굳었으며, 여자애는 표정을 찌푸린 채로 갈길을 갔다.

 

"너네 뭐하냐?“


그제서야 몸의 경직이 풀렸는지 조심스레 고개를 돌리는 두명은 나를 보더니 두려움에 가득찬 눈으로 올려다 보았다.

 

"내가 몇 번 말했어?“

 

"..미안..“

"...“

 

"한번만 더 그러면 진짜 화낼거야.“

"..“

 

그 두명은 겁먹은 강아지마냥 눈을 피했다.

 

 

 

 

 

-

 

 

"구라좀 적당히 까라 씨발.“

 

"아니 진짜 그랬다니까?“

 

나는 술집에 앉아 대학 동기들과 함께 떠들었다.

 

"그런 얘들이 널 좋다고 달려들면 넌 왜 가만히 보고만있었냐?“


"아니 가족같은 얘들인데 뭘 건드려.“


"구라 아니면 니새낀 고자새끼지.“

 

그녀와 나는 좀 멀리 떨어진 대학에 다니기 시작했다. 솔직히 그 두 자매의 과도한 집착인지, 내기 때문에 날 놀리는건지는 몰라도 나는 자취방을 구해 자연스레 멀어졌으며, 그녀와 동생의 전화를 몇 번이나 씹고 있다.

 

"난 간다.“

 

"벌써가게?“


오랜만에 마시는 술이라 그런지 금방 취기가 올라왔고 하늘이 빙글 도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솔직히 그 두명이 그립지 않냐고 물어보면 그렇다 라고 대답할거다.

 

몇 년이나 하루도 빠짐없이 붙어다녔는데 떨어지니 좀 섭섭하기도 하지만, 3 후반에는 내 생활도 못할 지경으로 그녀들이 붙어 다녔었다. 특히 휴대폰 고리라며 선물했던게 사실 GPS라는걸 알았을땐 소름이 돋긴 했었다. 몰랐다면 아직도 달고 다녔곘지.

 

"어서와.“

 

"?“

 

자취방에 들어가자 마자 보이는건 음료수를 마시고있는 그녀와 동생 이였고 나는 술에 너무 취해 그리움에 헛것을 보나 싶어 그녀들을 지나치며 누웠다. 그때 그녀가 술좀 깨라며 음료를 한잔 건내 줬으며 나는 아무생각 없이 마셨다.

 

"우리 내기 내용을 좀 바꿨어.“

 

"뭔 내기내용.“

 

"누가 먼저 임신할지로.“

 

"뭔 개소리야...“


술이란게 참 이상한가 보다.

 

"처음에는 네 취향을 누가 더 잘아냐 였어.“

 

나는 눈을 감으며 이야기를 경청했다.

 

"그다음에는 누가 더 너한테 소중한 사람인가 였지.“

 

뭔가 이상하다. 환상이나 환청이라면 촉각이 느껴질 일이 없을텐데..? 아니 그것보다 음료를 건내준 것부터 헛 것을 보는게 아니잖아...

 

"그러다 누가먼저 너와 사귈까, 누가먼저 너와 첫키스를 할까, 누가먼저 너와 성관계를 맺을까?“

 

"..잠깐 너네..“

 

술 때문에 온몸이 나른했고 지금 일어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해서 머리까지 두배로 지끈거린다.

 

"근데 뭘해도 결판이 나지 않았어, 그래서 생각해 낸거지. 기성사실을 만들어 버리면 되잖아?“

 

"아니 시발 잠깐만..“

 

메스껍고 눈이 천천히 감기는 듯 했다. 술때문인가? 아니 술이라 해도 이런 상황에서 정신을 못차릴 정도로 마시지 않았는데? 흐릿하게 보이는 그녀들은 이미 옷을 벗기 시작했으며 내 옷까지 벗기기 시작했다.

 

"그만...“

 

"괜찮아, 임신해도. , 둘다 임신하면 그땐 그때가서 생각해 보지 뭐.“


나는 그렇게 정신을 잃었다.









선생님들..요즘 사료들 너무 맵습니다. 대회를 이용해 주십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