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청작) 독실한 남자 감금하고 쾌락조교하는 서큐버스 전편

 

혜진은 으슥한 뒷골목에서 길 건너편에 있는 대형교회를 바라보았다.

 

누군가를 기다리듯이 계속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던 그녀는 뭔가 초조한지 핸드폰을 그녀의 핫팬츠에 넣고는 반대쪽 주머니에서 담배와 라이터를 꺼내들었다.

 

담배를 꼬나물은 혜진은 서둘러 라이터로 담배에 불을 붙히려고 했지만 잠시 무언가 생각하더니 혀를차며 담배를 뱉었다.

 

“하 씨발… 이게 뭐라고….”

 

헤진은 마치 밥소리를 듣고 흥분한 강아지처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자신을 보며 나지막하게 한숨을 뱉었다.

 

그러나 앞으로 이야기할 사람에게 그 어떠한 트집조차 잡히고 싶지 않은 그녀로서는 담배냄새가 그녀의 입이나 옷에 밸까바 순순히 라이터를 다시 그녀의 호주머니에 넣었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다간 진짜로 미쳐버릴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 그때

 

다행스럽게도 그녀의 불평을 하늘이 들은걸까

 

교회에서 큰 종소리가 올리더니 이내 예배를 보던 사람들이 하나둘 건물에서부터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혜진은 그 광경을 보고는 마추 전쟁을 시작하는 장군처럼 자신의 옷매무새를 점검하기 시작했다.

 

남청색 빵모자를 조심스럽게 그녀의 밤하늘같은 머리카락 위에 올려놓았고, 심호흡을 하기위해서인지 그녀의 목에 감겨있는 초커를 한손가락으로 조심스렇게 늘어놨다.

그녀의 각선미가 돗보이는 부츠와 검은색 한팻츠. 그 위로는 골반과 배꼽 사이의 살을 들어내 묘한 흥분감을 선사하는 가슴이 파인 버튼업 티셔츠가 그녀의 육감적인 몸매를 감싸앉고 있었다.

 

평소라면 이 차림 그대로 길거리를 거닐으며 성욕에 껄덕대는 남성들의 음란한 시선을 즐겼겠지만 오늘은 날이 아니였다. 오늘은 단 한 남자를 위한 날이였으니까.

 

그렇기에 군청색 윈드브레이커를 그 위에 걸친 그녀의 모습이였지만 오히려 윈드 브레이커 사이로 보이는 맨살이 묘한 배덕감을 불러오며 감출 수 없는 그녀의 색기를 표출했다.

 

슬슬 뒷골목을 나서려는 순간 그녀는 자신이 깜빡한 한가지를 기억해 냈다.

 

“아참 꼬리 숨겨야지”

 

혜진은 자신의 등뒤를 돌아보며 인간에게는 있을 수 없는 신체부위를 과시했다.

 

그녀의 꼬리뼈에서는 검은색 뱀같은 꼬리가 돌출되어 있었다.

 

하트 모양의 끝부분을 가지고있는 매끈한 꼬리는 그 비늘로 햇살의 빛을 반사하며 요사스러운 빛을 내며 자신의 존재를 과시했다.

 

이내 그녀는 뭔가 집중할려는듯이 그녀의 눈을 가늘게 뜨기시작했고, 혜진의 핫팬츠로부터 뻗어나와있던 그 꼬리는 서서히 투명해지기 시작했다.

 

그녀의 꼬리가 완전히 사라진걸 확인한 혜진은 서둘러 인파사이에서 자신이 일주일전에 만난 남성 진우를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서큐버스의 첫번째 고백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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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인파를 해쳐나갔을까 혜진은 이대로 가다가는 진우를 놓치는게 아닌가 싶은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차라리 교회 안으로 들어가는게 나았을까?

 

그러나 악마의 일종이라 할 수 있는 서큐버스로 태어난 그녀로써는 차마 찬송가와 십자가로 가득한 신의 집에 들어가는건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자신의 안일한 판단을 저주하고 있던 그때 혜진의 시야 끝에서 잊을 수 없는 남자의 형상이 스쳐지나갔다.

 

시원시원한 키와 친절한 미소가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외모.

 

깔끔한 와이셔츠와 청바지를 입은 진우가 한 할머니를 부축하며 길을 건너고 있는 것이 보였다.

 

 

‘참…. 변함없이 상냥하구나’

 

혜진은 속으로 자신이 선택한 남자를 칭찬하며 몇주전 진우를 처음봤을때의 일을 상기했다.

 

혜진과 진우는 둘다 미암대학교의 학생이었다.

 

비록 학과도 다르고 학년도 혜진이 2학년 위여서 만날일은 없었지만 그 둘은 우연한 교양수업을 같이 듣게되며 만나게 되었다.

 

솔직히 처음에는 관심을 갖지 않았다.

 

성적은 평범. 재력은 형편없음. 외모는 준수한 편이었지만 혜진의 어장에는 그 보다 훨씬 훌륭한 몸매와 외모를 가지고있는 남성들이 득실득실했으니까.

 

그러나 교양수업 커리큘럼때문에 봉사활동을 가게된게 모든 만남에 시작이었다.

 

일반적인 과제라면 조교오빠와 은밀하고 열락으로 가득찬 만남을 갖는걸로 해결되었지만 아쉽게도 제대로 학점을 인정받기위해서는 다수의 외부기관의 봉사증을 가져와야 하는 활동이였기에 그녀는 귀찮음을 무릎스고 봉사활동에 참가했다.

 

여러가지 봉사구역이 있었지만 혜진은 일단 어린이 병동을 고르기로 했다.

 

아마 이 결정은 그녀가 어린아이들에게 큰 호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을것이다.

 

혜진은 꽤나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부모는 분명 둘다 인간이었으며 그녀의 남매또한 인간이었다.

 

하지만 육식동물이 초식동물 사이에 영원히 살 수는 없는법.

 

혜진은 자신이 자라나면서 점점 그녀가 또래와는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그녀가 실수를 해도 어른들은 그녀를 혼내지 않았다.

 

또래아이들은 그녀가 다가가기만 해도 우물쭈물거리면서 호감을 표시했다.

 

그렇게 점점더 알 수 없는 호의와 숭배에 우월감을 느끼던 혜진은 그때까지만 해도 세상 모두가 이유없이 그녀를 좋아하는 줄 알았다.

 

허나 이상하게도 그들의 숭배를 받을때마다 그녀의 하복부에는 도저히 채워지지 않는 허기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

 

그리고 고등학생이 되고 서큐버스의 피가 더욱 진해졌을때 혜진은 비로소 그 호의와 숭배의 원천을 알게되었다.

 

왠지 모르게 허기가 사라지지 않던 어느날, 혜진은 평소 자신을 유독이뻐하던 남자 간호 선생님의 배려로 간호실에 누워있던 그녀.

 

수마에 빠져 조용히 누워있던 그녀는 가랑이 사이에 느껴지는 이물감에 눈을 떴다.

 

방금 일어나서 부스스한 그녀의 시야사이로 평소에는 자신을 언제나 배려해주던 간호 선생님이 바지를 벋고 흉하게 그녀의 보지를 탐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거친 콧김, 붉게 충혈된 눈 그리고 그것보다 떠 빨간 색을 띄며 그녀의 보지를 탐하고 있는 선생님의 남근

 

너무나도 당황스러운 나머지 어떻게든 그를 때어내려고 했지만 헤진으로서는 다 큰 성인 남성의 완력을 당해낼 수 없어다.

 

그렇게 수치심과 당혹감에 눈물을 흘리려고 할때, 헤진은 평생 단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충족감을 느꼈다.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간호 선생님의 자지로부터 그녀의 보지로 무언가 흘러오고 있었고 모든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포만감과 어두운 정복욕이 눈을 뜨기 시작했다.

 

첫 경험의 고통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녀는 허리를 흔들며 간호사 선생님의 정기를 탐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간단한 행동은 혜진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왔다.

 

짐승처럼 그녀를 탐하던 간호선생은 마치 물에서 빠져나온 물고기처럼 허리를 튕기더니 여자아이나 낼법한 한심한 고음을 내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애원했다. 그의 나이의 반정도 밖에 안되는 혜진에게 노예처럼 비굴하게 빌었다.

 

“혜진아. 너무 기분 좋아 핫 아♥♥ 갈것 같아”

 

서큐버스로서 자신을 자각하기 시작한 혜진에게는 보였다.

 

감당할 수 없는 쾌락. 폭력적이라고 할 수 있는 절정에 폭풍에 휩싸여 흉하게 자신의 욕구를 표출하는 한심한 남성

 

그제서야 그녀는 자신의 허기의 원천이 무엇인지 이해했고, 알수 없는 해방감에 그녀의 몸을 맞기며 간호선생을 철저히 맛보기 시작했다.

 

정신을 차렸을 무렵 간호선생은 그저 자지만 벌름거리고 있는 시체같은 형체를 하고 있었고 갈라진 목소리로 헤진의 이름만 가냘프게 부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날을 기점으로 혜진은 바뀌었다. 자신에게 보여지는 호의 밑에 숨겨진 남성의 저열한 욕망을 느끼게 되었고 그들이 자신을 그저 발정의 대상으로 밖에 보이지 않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심지어 자신의 아버지, 동생까지도 자신의 몸을 보며 음란한 상상을 펼친다는 것을 알게된 혜진은 자연스럽게도 그녀 주의이 인간을 혐오하기 시작했다.

 

그저 자지가 시키는대로 앙앙거리기만 하는 한심한 가축

 

혜진이 생각하는 인간은 그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어린아이들.. 순수한 아이들만은 달랐다.

 

아직 이차성징도 오지 않아서 일까?

 

성욕이 없다시피한 어린 5살 미만인 아이들은 그나마 혜진이 보기에 사람처럼 대해줄만한 가치가 있는 유일한 존재였다.

 

그렇게 봉사 일정이 시작된 첫번째 날

 

혜진은 진우와 처음으로 말을 나누게 되었다.

 

그리고 그 둘의 첫만남을 말그대로 엉망진창이었다.

 

진심으로 병원 스태프를 도와주는 진우와는 다르게 혜진은 건성건성 애들과 가끔 놀아주다가 의사랑 밀회를 즐겼고 그녀의 불성실한 태도는 그 둘이 자주 싸우게 하는 원흉이 되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진우는 곧 혜진의 눈에 가싯거리가 되었고 혜진은 진우에게 복수를 하기위해 크고작은 일들을 벌이기 시작했다.

 

자신의 포로로 만든 의사를 이용해서 일거리를 밀어주거나, 방문한 아이의 아버지를 유혹해서 진상을 부리도록 유도했다.

 

그러나 혜진이 무슨 수작을 부리든 진우는 미소를 잃지않았고 오히려 혜진은 선도하기 위해 노력했다.

 

자신을 붙잡고 애들이 착하다는 둥, 날씨가 좋다는 둥. 안색이 안좋다는 싸구려 멘트를 날리고 자신에 행동을 사사건건 걸고넘어지는건 여전히 귀찮았지만 익숙해 진것인지 그나마 무시할만해졌다.

 

오히려 진우를 골탕먹이기위해 너무 심하게 착정해버린 의사와 아이 부모의 헐떡거림에 비하면 놀랄만큼 아무런 음심도 느껴지지않는 진우의 잔소리는 듣기 편안할 정도였다.

 

물론 가끔은 진우를 강제로 범한다음 자신의 밑에 깔아뭉겐채로 한심한 신음을 토하게 만들고 싶었지만 진우의 그 멍청한 웃음을 볼때마다 어이가 없어서인지 흥이 금방 깨져버렸다.

 

“아 진짜. 그만 좀 쫑알쫑알대! 내가 언제 일 안한댔냐?”

 

“혜진누나.  그렇게 농땡이만 피우지 말고 같이 애들 돌보는 것 좀 도와주세요. 애들 좋아하시잖아요”

 

하루에도 네 다섯번은 일어나는 설전.

 

“난 애들 보는걸 좋아하는거지. 애들 뒷바라지 하는걸 좋아하는게 아니야. 신경꺼”

“그래도 애들도 혜진 누나 좋아한단 말이에요. 한번 같이 놀아주세요”

 

서로 싫어하면 닮기 시작한다던가.

 

“아. 알았어 갈게! 가면 되잖아!”

 

혜진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진우에 말을 따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10분도 도와주었던게 어느새 1시간으로 늘었고.

 

자각하지도 못한 사이에 그녀는 진우와 함께 진심으로 병원에 입원한 아이들을 돌봐주기 시작했다.

 

그렇게 학기가 끝나가고 봉사활동도 막바지에 다달았을때 병원측은 그 동안 수고했다는 의미에서 작은 쫑파티를 열어주었다.

 

아이들이 있는 시설이었기에 술도, 섹스도, 담배도 없이 음료수와 과자로 점칠된 순박한 쫑파티였지만 혜진은 의외로 그 어이없을 정도로 재미었는 파티를 즐겼다.

 

그렇게 한참 음료수와 과자를 붓고 마시고 있었을때 혜진은 자신 옆에 앉아있는 진우를 바라보았다.

 

티 없이 맑은 미소. 생각해보면 교실에서 처음 봤을때도 저 얼빠지고 착한 미소는 진우의 상판을 떠날때가 없었다.

 

그녀의 꾸준한 시선을 느껴서였을까. 진우는 웃으며 혜진에게 종이컵에 담긴 파워에이드를 건냈다.

 

혜진은 파워에이드를 받았다.

 

종이컵안에 파란색으로 시원하게 찰랑거리는 수면위에 헤진의 얼굴이 비췄다.

 

평소에 퇴페적이고 날카로운 눈웃음이 자신을 바라보기 기다리던 혜진은 한쌍의 둥글고 여유넘치고 무엇보다 행복해 보이는 눈매를 보았다.

 

어찌 저러면 행복해 보일까? 무엇을 하면 저렇게 진심으로 웃을 수 있을까?

 

파란색이 어울리는 맑고 티없는 미소의 여인에게 묻고 싶었다.

 

“누나. 안마시고 뭐해요? 쫑파티니까 누나도 좀 즐기세요”

 

진짜 파티도 가본적 없는 얼치기가 나에게 원샷을 종용한다. 어이없는 이 상황에 핏하고 헛웃음을 지은 나는 진우의 바램대로 손안에 들린 파워 에이드를 단숨에 삼켰다.

 

달고 청량감 넘치는 액체가 내 목울대를 넘어가는게 느껴진다.

 

그란 본디 이대로 사라져야하는 파워에이드의 청량감은 어째서인지 몰라도 그녀의 가슴 응어리 근처에서 계속 맴돌았다.

 

오히려 점점더 상쾌해지는 느낌과 함께 그녀의 심장을 어우러 만지는것 같아고 있내 시원한 청량감은 술은 마신것 처럼 따스한 온기로 변해 헤진의 심장을 간지럽히고 다시 그녀의 양볼로 올라왔다.

 

파워에이드에 취한가 싶어 괜시리 손으로 바람을 쎄워보지만 이놈의 열기가 사라지지 않는다.

 

그 떄, 다시 진우의 얼빠진 미소가 눈에 들어왔다.

 

다시 생각해봐도 혜진은 그떄 자신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모르겠다.

 

학기가 끝났다는 해방감에 취한것이든 아니면 파워에이드의 숨겨진 알코올에 취한것이든 그녀는 평소에 절대로 하지 않을 말을 내뱉었다.

 

“진우야…… 너 여자 친구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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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생각해봐도 부끄러운 흑역사나 다름없는 기억이었다.

 

그러나 지금 임전무퇴의 자세로 이자리에 나온 혜진에게 그정도의 부끄러움은 그녀의 행보를 막을 수 없었다.

 

길을 건너고 할머니를 배웅하는 진우의 모습이 보인다.

 

그래. 이제와서 체면이고 뭐고 그게 뭔상관이 겠는가.

 

쫑파티 이후 다음학기에 진우와 다시만나기위해 그의 sns까지 스토킹하면 같은 교양수업에 등록했다.

 

그러나 운이 없어서인지 진우는 그녀가 등록하자마자 교양수업을 다른걸로 교체해볐고 그걸 늦게 알게된 혜진은 결국 진우가 다니는 교회를 알아낸뒤 직접 고백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긴것이다.

 

혜진은 심호흡을 하고 마음을 정리했다.

 

그녀는 서큐버스. 남자의 마음따위는 자신의 손바닥 보듯이 훤히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같이 봉사활동을 하면서 친분도 다지지 않았는가.

그저 자연스럽게 다가가 사귀자고 말하면 될 뿐이었다.

 

헤진은 봉사활동 시절의 부끄러운 기억을 다시 되살리기 시작했다.

 

생각만 해도 얼굴이 화끈거리지만 그녀는 자신의 입꼬리가 자연스럽게 그리고 행복하게 올라가는 것을 느꼈다.

새롭게 준비한 미소와 함께 혜진은 능숙하게 그러나 우연을 가장한것 처럼 그녀의 어깨를 진우에게 부딪혔다.

 

“어머. 죄송합니다. 어? 진우잖아!”

 

“아….. 누나 안녕하세요.”

 

어딘가 평소보다 잠겨있는듯한 목소리. 아무래도 진우도 좀 피곤했나보다.

 

하지만 괜찮다. 혜진은 그녀의 미소를 보여주기위해 고개를 들어 진우를 마주보려 했으나 이내 고개를 살짝 낮춰 그의 가슴팍을 바라보았다.

 

지금 진우의 웃음을 보면 정말로 머리가 핑 돌아버릴 것 같았다.

 

그의 얼굴은 보는건 고백의 최후의 최후의 순간까지 미뤄둘 것이다.

 

괜시리 쑥스러워지는 감각을 떨쳐내기위해 그의 어깨를 가볍게 툭 치면서 헤진은 말을 이어나갔다

 

“야. 저번 학기 이후 이게 얼마만이야. 이렇게 얼굴보니까 좋다 얘”

 

“네. 저도 반갑워요. “

 

분명 평온하고 안정적이지만 뭔가 막힌듯이 답답한 혜진의 고막을 간지럽혔다.

 

“혜진 누나. 죄송하지만 제가 오늘 좀 바빠서요. 먼저 실례할게요.”

 

“어? 어! 잠깐만 야 기다려.”

 

그러나 진우는 그녀가 감성에 젖어있을 시간을 주지않았다. 바쁘다는듯 서둘러 자리를 뜨려는 진우의 손을 잡아서 그의 발길을 멈춰선 헤진은 마음을 가다듬으며 그녀가 준비한 고백맨트를 말했다.

 

정확히 말하면 하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진우의 눈을 다시보자마자 혜진은 자신이 머리가 핑핑 돌아가는걸 느꼈고 이읏고 긴장감때문인지 마음에도 없는 이상한 말을 하기 시작했다.

 

“ 어 그러니까. 너 여자친구도 없다메. 넌 그나이 들어서 한번도 여자친구 사귀적이 없다니 부끄럽지도 않냐? 그러니까 혹시…. 아니… 네가 원하면 특별히 내가 너랑 사..사. 사귀어줄게!”

 

싸구려 애니메이션에 츤대래나 내뱉을 법한 대사.

혜진 그녀 자신이 보기에도 너무나도 촌티나고 속보이는 고백이였다.

그러나 이게 지금 그녀가 할 수 있는 최선. 침대에서 사랑을 나눈적은 많았어도 진심으로 사랑을 속삭인적 없는 요녀에게는 지금같은 고백은 너무나도 고된 일이었다.

 

그러나 이미 뱉은 말은 주워담을 수 없는법.

 

혜진은 그저 가슴을 조리며 진우가 대답하기를 기다렸다.

 

그가 쫑파티에서 그런것 처럼 바보같은 웃음을 지으며 자신을 바라봐 보기를 원했다.

 

그떄… 그제서야 혜진은 진우의 얼굴에 자신이 그토록 좋아하던 미소가 사라져 있다는걸 발견했다.

 

그리고..

 

“미안해요 혜진 누나. 죄송하지만 거절할게요“

 

그 말과 함께 

나는 태어나서 처음 경험해보는 거절에 벼락을 맞은것 마냥 그저 성진이를 가만히 처다볼 수 밖에 없었다.

 

그 말과 함께 진우의 손이 내 손 사이에서 빠져나가는게 느껴졌다.

 

그리고는 더 이상 할 말 없다는듯이 진우는 다시 교회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진우가 멀어져간다.

 

차가운 얼음이 내 목덜미를 훑어가는것 같은 당혹감. 일 평생 남자로부터 한번도 느껴본적 없는 이 생소한 감각은 당혹감에 멍해져 있던 나의 정신을 현실로 끌어올려 주었다.

 

난 서둘러 나에게 등을 돌린 진우의 뒷모습을 따라갔다.

 

한 걸음. 두 걸음.

 

멍때리느라 상당히 거리가 벌어진 탓인지 진우를 따라가기위해 나는 내 발걸음을 서둘렀다.

 

세 걸음. 네 걸음.

 

갑작스럽게 뜀박질을 해서 그런걸까? 빨라지는 내 걸음만큼 내 심장소리또한 다급해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마지막 다섯 걸음

 

가파른 호흡과 물에 흘린 잉크처럼 시시각각 빨간색으로 물들어가는 내 얼굴의 온기가 내 가슴속에 피워진 불안의 불씨에 더 많은 장작을 가져다 주었다.

 

떨리는 손을 겨우 가다듬고 걸어가는 진우의 어깨를 붙잡았다.

 

너무 서둘러서 일까, 진우는 갑작스러운 접촉에 화들짝 놀랐고 이내 내가 그를 멈춰세웠다는걸 알게되자 그의 티없이 맑은 눈동자에 일말의 감정이 맺혀지기 시작했다.

 

“왜 그러시죠?”

 

분명  여전히 예의넘치고 따뜻한 목소리

 

하지만 진우의 목소리 깊은곳에서 부터 혜진은 여태까지 남성으로부터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어둡고 칙칙한 감정을 느꼈다.

 

평소에 자신과 이야기를 나누는 남성들의 목소리에는 여러가지 감정이 담겨있었다.

 

소유욕, 음욕, 부끄러움, 굴종

 

서큐버스로 태어난 혜진은 언제나 남성들의 그런 음흉한 시선을 받아왔고 그런 시선을 당연시하며 그 눈동자에 비춰진 꼴사나운 남성들의 본능을 반찬삼아 살아왔다.

 

그러나 진우의 눈동자에 담겨진 감정은 달랐다.

 

이전의 따스한 호의도 아니었고, 아까 대답했을때의 무관심도 아니었다.

 

그건 혜진이 혀태까지 살아오면서 남성에게서는 단 한번도 보지 못했지만 여태까지 수많은 전 잠자리 파트너의 여친으로부터 받아온 감정

 

분명한 혐오감과 적의였다.

 

비록 입밖으로 내뱉지않고 내색하지 않았을 지언정 남성의 감정변화를 예민하게 알아챌 수 있는

혜진에게는 그 조용한 혐오감이 마치 창처럼 그녀의 심장을 꽤뚫는것 같았다.

 

그러나 혜진은 멈출 수 없었다.

 

비록 차가운 첫사랑의 반응에 상처입었을 지언정 그녀의 심장은 혜진이 여태까지 단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순수한 애정을 뿜어내고 있었다.

 

그렇기에 뒤죽박죽인 가슴과 띵한 머리를 진정시키며 혜진은 허둥지둥 그녀와 진우사이의 사랑의 오작교를 연결하기위해 말을 이어갔다.

 

“진우야. 너무 갑작스러워서… 당황해서 그런거지? 부담스러워서 그런거면 괜찮아. 그 내가 너무 서둘렀지?”

 

아까와는 다르게 서두른게 느껴지는, 농염한 여성으로의 매력이 단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 당황한 소녀다운 목소리가 혜진의 새빨간 입술사이에서 흘러나왔다.

 

비록 그녀가 생각한 이상적인 첫고백은 아니였지만 괜찮았다.

 

혜진이 여태까지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았던 남학생중 몇명은 그녀의 압도적인 미모와 서큐버스 특유의 페로몬에 압도되어 그녀의 고백에 대답을 못한적이 있었다.

 

아마 진우도 필시 그러한 경우일거라고 자위한 혜진은 이번엔 조금더 서큐버스다운 방법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일단 여자 사람 친구사이도 괜찮아. 그저….난 진우를 좀더 알아가보고 싶을 뿐이니까. 내 부탁…. 들어줄꺼지♥

 

혜진은 슬그머니 그녀의 올곧가 가지런하게 뻗어있는 손가락을 진우의 손가락 사이에 끼워넣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천천히 진우의 손에 그녀의 달콤한 제안을 받아들였을때의 보상을 힌트하듯이 그의 손길을 그녀의 몸 가까이 가졌다.

 

처음에는 허벅지. 살집과 근육의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그 어떤 여성도 질투하게 할만한 그녀의 살결이 진우의 손등을 훑으며 지나갔다.

그러나 혜진은 겨우 이정도로 끝낼 생각이 없었다.

 

거절하지 않도록 보다 확실한 미끼를 진우의 손에 새기기위해 그녀의 진우의 손을 위로 더 위로 가지고 올라갔다.

 

허벅지를 따라 혜진의 뒤로 옮겨진 진우의 손길은 건강미 넘치는 허벅지와 아름다운 혜진의 하반신을 이어주는 골반을 도달했다.

 

잘록하게 들어간 그녀의 허리와는 상반되는 톡 튀어나온 골반.

 

믿을 수 없도록 부드러운 그녀의 엉덩이에 손이 다은 진우의 손이 살짝이긴 하지만 여태까지 자신이 만나온 모든 남성처럼 그녀의 탐스러운 지방을 움켜지는걸 느낀 혜진은 요염한 안도의 웃음을 지었다.

 

역시 진우도 남자.

 

이번에도 서큐버스의 마성의 육체는 혜진을 실망시키지 않는듯 싶었다.

 

그러면 이제 쐐기를 박을 차례

 

혜진은 그녀의 엉덩이처럼 잘록하게 나와있는 젖가슴을 살포시 진우의 가슴에 가져갔다.

 

믿을 수 없을정도로 부드럽고 음란한 지방의 언덕이 남자와 여자의 심장을 이었고 혜진은 자신의 마치 자신과 진우의 마음이 연결되기 바라는것처럼 그녀의 심장에 온기를 진우에게 전하기위해 좀더 그녀의 여체를 진우의 가슴팍에 밀착시켰다.

 

그리고는 처음 고백과는 다르게 떨리는 목소리로 혜진이 그녀의 심장 가장 깊은곳에 간직해온 진심을 진우의 귀에 속삭였다.

 

“사실….. 저번에 쫑파티 이후로. 자꾸자꾸 너가 생각났어. 네 미소를 볼때마다 뭔가.. 뭔가 가슴에 응어리진 이 기분….

처음에는 이게 무슨 감정인지 모르겠지만 이제는 확실히 알아. 진우야. 난 널 좋아해. 그러니까. 뭐든 할테니 날 밀어내지만 말아줘…..”

 

그리고 헤진은 눈을 감았고 가만히 진우의 답변을 기다렸다.

 

그러나 현실은 매정하게 짝이 없었다.

 

헤진의 양 어깨에 느껴지는 짧지만 거친 반발감.

 

떠진 눈거풀 사이로 보이로 세상이 빠르게 돌아갔고 차갑고 쓰라린 보도블럭의 감촉의 혜진의 탐스러운 엉덩이를 강타했다.

 

다시한번 당황감에 늪에 빠져버린 혜진은 토끼눈을 하고서 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거기에는 분노때문인지 수치심때문인지 얼굴을 빨갛게 물들인 진우의 얼굴이 보였다.

 

조용했다.

 

주변의 행인들은 갑작스러운 해프닝에 혜진과 진우를 바라보았고 불편한 침묵이 그들 주위에 맴돌았다.

 

하지만 곧 혜진은 그 불편한 침묵마저 그리워지게될 목소리를 듣고 말았다.

 


“정말 최악이야”

 

마치 오물을 만지는것처럼 그의 가슴팍과 손을 털어내는 진우

 

하지만 모멸감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아까와는 다르게 진우는 더이상 그의 혐오감을 숨기지 않았다. 오히려 기다렸다는듯이 그의 미성을 타고 그의 증오와 혐오가 미끄러지듯이 기어나오기 시작했다.

 

 

“혜진누나. 잘들어요. 다시 반복하고 싶지 않으니까.

절 좋아한다구요? 절 좋아한다는 사람이 진정으로 이렇게 저열한 방법을 씁니까? 창녀처럼 자신의 몸매를 이용하며 남자를 발정난 개 취급을 해요?”

 

평소에 혜진에게 보여주던 따듯한 미소는 사라지고 시리도록 차갑운 질책이 그의 입술을 물들여 간다.

 

“아니…난….”

 

혜진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이내 그녀는 말을 이을 수 없었다.

 

서큐버스로서 그녀는 평생 남자를 발정난 먹이감 혹은 장난감 정도로 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여태까지 모든 남성들이 그녀가 주는 쾌락을 쫓아왔고 그녀또한 그런 쾌락을 배풀며 자신이 원하는걸 얻어왔스니까

 

그렇기에. 혜진은 평소 그녀가 하던대로 행동했다. 사랑은 곳 섹스의 연장선. 그렇기에 혜진은 진우에게 그녀의 본성이 시키는데로. 서큐버스의 방식으로. 진우에게 다가갔다.

 

그게 그녀가 남자에게 다가가는 유일무이한 방법이기에

 

“전…. 주님에 말씀에 따라 제가 사랑하는 여자와 관계를 맺을 겁니다.

진정 사랑하는 이를 위해 자신을 아끼고, 둘의 사랑을 결실을 맺기위해 하는게 주님이 원하는거니까요. 절대 이런 육욕따위에 굴복한 관계를 원하는게 아니라고요!”

 

“ 기다려 진우야. 분명 방법은 잘못됐지만 난 너를…..사”

 

“닥쳐요 헤진씨!”

 

혜진은 결국 얼어붙고 말았다. 남들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건 상관 없다. 애초에 자신도 그들을 좋아하지 않으니까. 그러나 진우가… 그 진우가 자신을 싫어한다는 사실은 그녀의 가슴에 찢어질것 같은 아픔을 주었다.

 

“다 알고 있어요. 쫑파티 이후에 아이 부모분들이랑 간호사 분들이 혜진씨가 무슨 짓을 했는지 다 알려줬다고요. 일부로 저를 괴롭히고 평화로운 가정을 농락하고 의사분들을 조종하고! 자신의 몸을 무기삼아 사랑과 순정을 짓밟는 당신이 뭘 안다는 거에요!”

 

헤진은 그저 수치심에 입을 앙 다물 수 밖에 없었다.

 

그가 말한 말이 전부 사실이니까.

 

“혜진씨 소문이 안좋은거 다 알고있었어요. 그래도 애들을 보는 그 순수한 눈을 보고 뭐가 잘못된줄 알았어요. 그리고 솔직히 혼전순결 같은거 다른 분들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조건이 잘 압니다. 관계를 맺는게 잘못됐다는게 아니에요.”

 

하지만 혜진씨는 제 호의를 짓밟았어요. 표현이 서툴러도 분명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사람을 가지고노는 창녀에 불과했단 말이에요.”

 

진우는 그 말을 뱉은뒤 감정이 벅차왔는지 숨을 골랐다.

 

그리고 어느정도 진정했는지 아까보다 훨씬 차분한 어투로 말을 끝맺었다.

 

“어쨌든 혜진 누나 아니 혜진씨 앞으로 서로 얼굴 볼일 없도록 합시다. 만약 누나가 진짜 반성을 하고 있다면 부디 제 앞에 다시는 나타나지 말아주세요.”

 

그렇게 진우가 떠나갔다.

 

하지만 혜진은 일어날 수 가 없었다.

 

그저 멍하니 길거리에 앉은채로 하염없이 진우가 걸어간 방향만 쳐다볼 뿐이었다.

 

진우가 내뱉은 매도의 말들은 마치 메아리처럼 그녀의 머리를 하염없이 맴돌았고 혜진은 그저 부서진 녹음기처럼 계속 그말을 되새김질 할 뿐이었다.

 

그렇다. 혜진이 여태까지 해왔던 행동. 그녀가 서큐버스로서 당연시하며 해왔던 죄악들이 그녀의 발목을 잡았다.

 

헤진은 떨리는 손을 들어올려 자신의 얼굴을 파묻었다.

 

시커멓게 가려진 그녀의 시야가 마치 그녀가 얼마나 추악한 존재인지 보여주는것 같았다.

 

그떄 혜진은 길거리 옆에 유리창에 빚춰진 자신의 얼굴을 보았다.

 

창문 너머의 소녀는 볼품 없었다. 초최한 얼굴로 영혼이 빠져나간듯한 얼굴이 그녀를 반겨줬다.

 

그래도 단 하나 생기 없는 그녀의 얼굴에 유일하게 인간다운 무언가가 보였다.

 

창백하디 창백한 얼굴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순박하면서도 정감가는 미소가 혜진에 하관에 달려있었다.

 

헤진이 그토록 보고 싶었던 진우에 미소와 무척이나 닮은 웃음. 그러나 결국 유리창에 맺힌 상에 불가했다.

 

원본이 없으면 너무나도 부질없고 실속없는 모조품.

 

그 간단하고도 덧 없는 진실을 깨달은 혜진은 그녀는 그녀의 가슴에서 다시한번 복잡한 감정의 탁류가 흘러져 나오는걸 느꼈다.

 

정확히 무슨 감정인지 인지하기 힘들었으나 혜진은 그저 그 선율에 몸을 맡기기로 했다.

 

그 끈적이며 기분나쁘고 동시에 상쾌한 감정은 헤진에 온몸으로 퍼지며 그녀의 몸을 마치 꼭두각시처럼 조종했다.

 

그와 동시에 혜진은 자신의 본래 미소를 되찾았다. 마치 맹독을 품은 꽃이 개화하듯 놀랍도록 퇴패적이고 색정적인 웃음이 간드러지는 소리를 내며 그녀의 입술을 움직였다.

 

“하….하하 하하하!”

 

허나 그녀의 눈은 전혀 웃고 있지 않았다.

 

자기혐오와 배신감 그리고 절망으로 범벅이 된 그녀의 눈은 흡사 바닥 없는 공동처럼 너무나도 깊고 공허했다.

 

그렇게 혼자서 웃고 울며 바닥에 주저 앉아 있을때 한 남성이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

 

“저기 괜찮으세요? 혹시 어디 아프시면 제가 쉴 수 있게 어디 가까운 모텔로 대려다 드릴까요?”

 

혜진은 물기하나 없지만 슬픔으로 범벅이된 그녀의 눈으로 자신을 향해 다가온 남성을 바라보았다.

 

남성은 진우처럼 자신에게 친절을 배풀어주려고 하고있었다.

 

마치 자신을 부축해 주기위해 뻗어준것 같은 손…. 하지만 그녀는 알 수 있었다.

 

기대감과 흥분이 담긴 눈동자.

 

묘하게 부자연스러운 하반신

 

그리고 조바심이 절로 묻어나오는 손.

 

진우와 같은 행동이었지만 그 순수함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순전히 자신의 욕망에 기이한 행동.

 

혜진은 실소를 흘릴 수 밖에 없었다.

 

그랬다. 이게 그녀였다. 잠시 진우를 만나면서 자신이 무엇인지 깜빡했나보다.

 

그녀는 서큐버스였다. 남자를 잡아먹는 요녀

 

그런 년이 진우처럼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남자와의 연애라니.

 

남성의 끈쩍하고 한심한 욕정. 이 곳이 헤진이 가장 그녀 다울 수 있는 곳이었고 가장 어울리는 장소였다.

 

“네……”

 

혜진은 남성이 내민 손을 잡았고 그의 피부에서부터 느껴지는 흥분감넘치는 떨림을 느꼈다.

 

‘차라리…. 진우가 이런 남자였다면…..’

 

그렇다. 차라리 진우가 자신의 욕망에 조금만… 정말 조금만이라도 솔직했다면 어땠을까.

 

그 때, 한 생각이 헤진의 뇌리를 강하게 스쳐지나갔다.

 

진우는 자신과 다르게 고결한 남자였다. 차마 더러운 자신의 손길이 닫는것 따위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순백한 남자…..

 

그렇다면 순백하지 않으면 되는거 아닌가?

 

진우도 남자인 이상 음욕이 존재할터. 그는 그저 놀랄만큼 성숙한 정신력과 고결한 이상을 방패삼아 자신의 정욕을 거부하는 것일 뿐이다.

 

아까 진우에게 고백을 할때 느끼지 않았는가?

 

미약하지만 진우는 자신의 육신을 탐했다는 것을.

 

혜진은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진우의 손길이 다았던 그녀의 몸을 더듬었다.

 

허벅지 엉덩이 그리고 가슴

 

아직도 진우의 온기와 흥분이 그녀의 엉덩이에 묻어있는 것 같았다.

 

그제서야 혜진의 눈에 생기가 돌아오기 시작했다.

 

비록 놀랍도록 잔인하며 비정하고 그러나 매혹적인 빛이기는 했지만 그녀의 눈에는 아까 진우에게 고백했을때와 맞먹을 정도로 강한 확신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흥분되었다. 음부가 마치 절정을 맞이한것 처럼 간지러웠고 유두끝이 찌릿찌릿 떨리는건 같았다.

 

마치 곤충의 사지를 찢으며 가지고는 아이같이 순수하고 가학적인 만족감이 그녀의 정수리부터 발끝까지 흘러다니기 시작했다.

 

자신이 해야할 일에 확신을 얻기시작한 혜진은 그 어떤 남자도 발기할만큼 요염하고 젖은 웃음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후…후후♥ 후후후♥

 

앞으로 일어날 일에대한 상상때문에 애액으로 흥건히 젖어버리기 시작한 그녀의 음부에 혜진은 그녀의 오른손을 갔다대었다.

 

맑고 투명하며 끈쩍 끈쩍한 액체가 그녀의 손에서부터 느껴졌고 혜진은 그 감각을 즐기기 시작했다.

 

그때 혜진을 이끌던 남성은 그녀의 웃음소리를 듣고 그녀의 농밀한 자태를 목도하고 말았다.

 

그저 멍하니 한참 혜진을 바라보던 남성은 흉하게 부풀린 고간을 어떻게든 감추기위해 허리를 당기고는 그녀를 불렀다.

 

“저 괜찮으세요? 혹시 어디…”

 

“네….. 사실 아까는 정말…. 정말로 길을 잃은것 같았는데”

 

혜진은 애액으로 질척되는 그녀의 손가락을 그녀의 입가로 가져갔다.

 

그러고는 선홍색으로 요염하게 빛나는 그녀의 혀로 손가락을 마치 애무하듯이 빨기시작했다.

 

먹이를 노리는 뱀처럼 연체동물같이 움직이는 그녀의 혀는 매끄럽게 그녀의 손가락 사이사이를 누비며 끈쩍한 애액을 삼키기 시작했고 침과 애액으로 범벅이된 그녀의 손이 갑작스럽게 남성의 입술로 향했다.

 

갑작스럽게 다가온 손가락을 보고 당황하는 것도 잠시…. 남성은 그의 코를 간질이는 이 세상 무엇보다도 강력한 미약인 서큐버스의 애액과 타액의 냄새를 맡고 이내 다리가 풀렸는지 엉덩방아를 찢고 말았다.

 

그 광경을 만족스럽게 바라본 혜진은 애액때문에 번들번들하게 빛나는 그녀의 입술을 입맛 다시듯이 핥았다.

 

“이젠 뭘 해야할지 확실하게 알겠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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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조교씬까지 한번에 같이 쓰려고 했는데 이야기가 너무 길어짐 ㅈㅅㅈㅅ 나중에 이어 쓰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