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남선녀 커플인 얀붕과 얀진


그렇지만 둘다 연애에 숙맥이었던지라 진도가 잘 안빠지는 커플이었음


그러던 어느날 두 사람이 데이트를 하려고 약속장소를 잡고 얀붕이가 먼저 와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 자리에 어떤 여자가 얀붕이를 부르며 뛰어오는 거임


얀진이 못지 않은 미인이었지만 전혀 다르게 생겼고 단신에 슬렌더한 얀진이와는 다르게 170은 넘어보이는 키에 글래머러스한 사람이라 어 누구세요 라고 말하려던 순간 그 여자가 얀붕이의 목에 전기충격기를 들이대며 얀붕이는 기절함


잠시 뒤에 얀붕이는 얀진이 집에서 깨어나고, 얀진이는 깨어난 자신을 보자 울면서 괜찮냐고 물어봄


얀붕이가 영문을 묻자 얀진이는 얀붕이가 납치될 뻔한 것을 보고 구해냈다고 말 함


그러나 얀붕이는 몇 가지 이상한 점을 느끼는데, 길거리 한가운데에서 그런 습격을 당했다는 점과 알지도 못하는 여자가 자신을 알고 있었다는 점, 연약한 얀진이가 체격 차이가 나는 그 여자를 어떻게 이겼을까 하는 점 등이 의심이 갔음


결정적으로 얀진이에겐 말하지도 않았지만 자신을 습격한 물건이 전기충격기임을 알고 있었다는 것과, 경찰에 신고는 하지 말자고 하는 것을 보며 의심은 더욱 깊어져 감


이후 얀붕이는 얀순이를 만나지 못하는 날이 늘어만 가는데...


문자를 보내서 만나자고 해도 힘들다고 하고 목소리라도 듣고싶어 전화를 걸어도 지금은 전화가 어렵다고 하는 등 이런 날이 늘어만 감


자신에 대한 애정이 식은 건가 라는 생각이 들던 날 갑자기 얀진이가 다급한 문자를 보냄


돈은 자기가 나중에 줄테니 50만원을 준비한 뒤 자기가 좌표찍어주는데로 가서 물건을 구입하고 자기집 앞에 놔 달라고 하는 부탁이었음


너무 이상한 부탁이지만 일단 얀진이의 부탁이니 들어주기로 하는데


그 물건은 50만원이라는 꽤 큰 금액과는 어울리지 않는 작은 약병이었고 


얀진이가 불치병에라도 걸린걸까 혹시 마약에라도 손을 댄게 아닌가 싶어 얀붕이는 약을 두고 가는 대신 문 앞에서 초인종을 누르고 얀진이를 기다려 보기로 함


그러자 문을 열고 나타난 것은 얀진이가 아니라 자신을 납치했던 그 여자였고 당황할 틈도 없이 그녀는 얀붕이를 안쪽으로 넘어뜨리고 전기충격을 가함


내성이 생긴 걸까 얀붕이는 바로 기절하진 않았지만 몸을 움직이기 힘들어했고 그 틈을 타 여자는 얀붕이를 밧줄로 묶어버림


정신을 차린 얀붕이가 넌 누구고 얀진이는 어디 있냐고 묻자 소름돋는 미소를 지으며 얀진이는 여기 있다고 말하는 여자


그녀는 얀붕이가 가져온 약병에서 약을 한 알 꺼내더니 물도 없이 집어삼켜버림


그러자 잠시 후에 그녀는 머리를 붙잡으며 괴로워 했고 얀붕이의 눈앞에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지는데


그녀의 얼굴이 녹아내리고 키가 줄어들면서 자신이 아는 얀진이로 변하는 거임


그리곤 갑자기 눈물을 뚝뚝 흘리며 미안하다고 하고 얀붕이의 밧줄을 풀어줌


어안이 벙벙해진 얀붕이에게 상황 설명을 하는 얀진이


얀진이는 자신의 내성적인 성격을 예전부터 고치고 싶어했고 얀붕이와 사귀며 그 생각은 더 커져갔음


인터넷에 성격 고치는 법을 검색하며 방법을 찾던 중 한 신약에 대한 실험 광고를 보게 되고


광고 내용에 따르면 그 약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는 약이라고 하고 실험 참가만해도 참가비를 준다길래 한번 참가해봤음


약은 두 세트였는데 하나는 각성제, 하나는 원래대로 돌아가고 싶을 때 먹는 억제제였다 함


근데 각성제를 먹자 얀진이의 내면 한쪽에 자리잡고 있던 얀붕이에 대한 뒤틀린 욕구들이 인격화가 되고 얀순이를 만들어내서 얀진이를 변신시켜버림


얀붕이가 납치되던 날이 얀진이가 약을 처음 먹은 그 날이었고 몸을 얻게된 얀순이는 바로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전기충격기를 구한 뒤 그런 일을 해버렸음


그러나 아직 컨트롤에 익숙하지 않았던 탓이었을까 집에 도착하자 얼마 안가 얀진이로 변해 버렸고 얀진이는 이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기에 큰일이 났음을 직감함


다른 사람이 된다는 게 이런 의미인줄 몰랐던 얀진이는 이 사실을 비밀로 한 채 잠수를 탄 신약개발자를 찾아다녔고


그 사이 한번 세상맛을 본 얀순이는 얀진이가 돌아다니느라 피곤해진 틈을 타 점점 몸에 대한 주도권을 뺏어가기 시작함


결국 그 날 이후로 각성제는 쳐다도 안봤는데 얀순이로 변하는 일이 일어났고


얀진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신약개발자를 찾아내길 바라며 변할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마다 억제제를 먹는 것 뿐이었음


언제 어디서든 얀순이로 변할지 모르는 얀진이는 얀붕이에게 피해가 갈까 걱정이 돼서 그 동안 만남을 꺼렸던 거였고 통화중에 변할까봐 통화도 하지 않았던 거였음


그러다가 얀진이가 신약개발자와 연락이 닿게 되고 치료제를 달라고 하자 개발단계라 그런 것은 없다고 하며 그럼 억제제라도 더 달라고 하자 이번엔 직거래로 50만원이 필요하다 하는 거임


나갔다가 얀순이가 될까 무서웠던 얀진이는 얀붕이에게 이 부탁을 했고, 변할 것 같은 느낌이 들자 약병을 털었지만 빈병이었던 거임


다시 몸을 차지하게 된 얀순이는 얀붕이가 온것을 보자 욕구를 주체하지 못하고 그를 속박해버렸고 그가 충격에 빠진 얼굴이 한번 보고 싶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억제제를 먹은 거였음


어차피 얀순이는 몸을 거의 다 장악한 상태라 억제제를 먹어도 곧 있으면 약이 떨어질 거고 또 나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음


돌아온 얀진이는 이 사실을 고백하곤 방에 들어갔다 나오면서 종이 한 장을 꺼내는데 거기에는 얀순이가 쓴 충격적인 리스트가 적혀 있었음


얀붕이를 묶어놓고 XX하기, 얀붕이랑 친하게 지내는 여사친 얀희 납치하기 등등 얀붕이가 기겁할 만한 내용이 적혀 있었고


이게 현실이 되기 전에 막아야 하는 얀진이와 얀붕이가 머리를 감싸는 내용 어떨까






근데 쓰고 보니까 얀순이가 사라지든 얀진이가 사라지든 애매하게 끝나던 엔딩 내기가 뭐할 것 같네 지킬앤하이드가 새드엔딩이라 그런가


그와는 별개로 얀붕이가 두 가지 맛을 느끼고 싶다면 이런 연애도 괜찮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