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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카나리아 제도의 라팔마섬에서 50년 만에 화산이 폭발해 1만명에 가까운 피난민이 발생했다. 이같은 상황을 두고 스페인 산업통상관광부 장관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관광객들은 ‘멋진 쇼’를 보러 오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스페인 현지 언론인 엘파이스 등에 따르면, 레예스 마로토 산업통상관광부 장관은 전날 카날수르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라팔마는 안전하다. 관광객들은 섬으로 가서 특이하고 멋진 쇼를 직접 보고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현재까지 화산 폭발로 190채의 가옥이 파괴됐다. 인명피해는 보고된 바 없다. 용암은 현재 인구밀도가 높은 해안 마을로 이동하고 있어 관리 당국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긴급구조대가 급파돼 주민의 대피를 돕고 있다. 엘페소시의 공무원 페르난도 디아즈는 “사람들이 가진 것을 모두 잃는 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는 현실이 비극적”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화산 폭발을 ‘멋진 쇼’라 표현한 마로토 장관의 발언은 즉각 도마 위에 올랐다. 야당인 인민당의 테에도로 가르시아 이게아 사무총장은 “수많은 시민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잃은 순간에 장관이 이 같은 발언을 했다는 사실을 누가 믿을 수 있을까”라며 장관의 발언을 비판했다. 

BBC에 따르면 스페인 해양 당국은 용암이 바닷물과 만나게 되면 추가 폭발과 독성 가스 방출이 이어질 수 있다며 “구경꾼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용암이 바닷물과 접촉하면 레이즈(laze)라고 하는 가스 기둥이 형성돼 염산 증기, 수증기, 재 조각을 형성한다며 “호흡기, 눈, 폐, 피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반드시 해당 지역에서 멀리 대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과학저널리스트이자 화산학자인 로빈 조지 앤드류 박사는 BBC에 “용암이 바닷물에 들어가면 화산 잔해를 내뿜을 수 있는 ‘압력솥’같은 상황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추가적인 화산 폭발도 가능하다”며 “라팔마 앞바다에 접근하는 것은 극히 위험하다”고 말했다. 

화산섬들이 모인 카나리아제도에서는 지난 2011년 엘이에로섬에서 마지막 화산폭발이 있었는데, 당시 5개월간 폭발이 지속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라팔마섬의 화산 폭발 역시 얼마나 더 지속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구경꾼이 가서는 안되는데 저런 말을 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