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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인간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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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어디지?

 

분명히 개 같은 날파리를 잡아 찢고 있었는데?

 

이프리트상사? 노움 중사?

 

눈레후? 레프리콘! 브라우니 하사!

 

다들 어디로 간거야!?

 

온통 새까만 색이야...

 

아무 것도 안보여...


 

-부사령관-

 


뭐가 어떻게 된거야?

 

어디보자 가만있자...

 

분명 딱! 변신을 해가지고

 

철충들 골통을 다 깨버린 다음에....

 


-부사령관-


 

날파리같은 스카우트가 꼴받아서....

 

벨트에 고급오리진 더스트 꽂아 넣고...

 

아... 그 다음은...

 

그 다음은.... 뭐지?

 

뭐지 기억이 안나...

 

아니 그것 보다 여긴 어디...

 


‘부사령관?’

 


이 목소리는?

 

그제서야 주위가 보인다.

 

여기는 오르카호.

 

거기서도 사령관실.

 

 

 

‘부사령관. 무슨 문제라도 있어?’

 

아 아닙니다. 아니에요.

 

그냥 몸이 허해서 그런겁니다. 예예.

 

‘그래 오르카에 합류한지도 얼마 안됐는데 몸 관리 잘해야지.’

 

예? 그게 무슨?

 

제가 합류한지는 꽤 됐는데 말입니다?

 

그 사령관님 허리나가셔서 제가 업무 대리도 뛰었고,

 

또 얼마 전에는 분명 제가 정찰임무 겸 대원들과 상륙을...

 

‘그런 적 없는데? 왜 그래 대체?’

 

예? 아니 분명 그때 아스널 대장이 사령관님 허리를 아작 내놔서...

 

‘정말 많이 피곤한가 보네.’

 

아.... 예....



 

뭐지 다 꿈이었나?

 

아니다 이게 꿈인가?

 

정황상 이게 꿈 맞는 것 같은데....

 

그래. 전투 중에 기절 한 게 맞는 것 같아.

 

뒤진건 아닌 것 같고, 대충 이게 허상이고 꿈 인거야.

 

그래 깨자. 깨어나자. 꿈이라면 깨야....

 

 

 

‘그나저나 얼마 전에 오메가를 생포했는데 말이야...’

 

꿈을 깨야.... 예? 아니 뭐라고? 아니 네?

 

아니 그게 갑자기 무슨?

 

오메가를 잡았...?

 

언제? 어떻게?

 



확실히 꿈이다. 꿈이 맞다.

 

장화인지 뭔지 하는 테러리스트에 허덕였는데,

 

갑자기 오메가를 생포했을 리가 없다.

 

오메가가 하늘에서 떨어졌어도 이건 말이 안된다.

 

깨야 한다.

 

이건 꿈이 맞다.

 

당장 정신을 차려야한다.




‘그래서 말인데 부사령관이 오메가를 심문해줄 수 있을까?’

 

나요? 아니 저요?

 

제가 뭘요?

 

‘오메가가 아무리해도 입을 열지를 않나봐’

 

‘그래서 부사령관이 좀 해줬으면 하는데.’

 

제가 심문을요?

 

오메가를? 

 

진짜요?

 

사령관이 끄덕였다.

 

제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겁니까?

 

사령관이 재차 끄덕였다.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도 된다는 말입니까?

 

아 진짜로? 정말?

 

오메가가 그래도 싼 년인건 맞긴 한데

 

진짜 저한테 맡기시는....

 

‘그래 하고 싶은 대로 해.’

 

 

이러면 얘기가 다르지

 

꿈이고 나발이고 아직은 안 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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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오르카호 구 창고구역

 

미로 같은 복도와 수많은 격실들이 있는 버려진 구역. 

 

현실에선 LRL과 재밌는 술래잡기를 했던 그 곳


격실마다 쌓여있는 잡동사니와 인기척조차 없는 복도.

 

전력소모를 줄이기 위해 최소한의 불빛만이 있는 이 곳 

 

나에게 튼튼한 장난감과 넓은 놀이터가 생겼다.

 

꿈이라는 걸 알지만, 설레어서 미칠 것만 같다

 

 

 

나는 수많은 격실을 지나 가장 안쪽에 있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곳에는 양팔이 사슬에 묶인 오메가가 있었다.


진짜로 있네...

 

꿈이라지만 너무 생동감 넘치는 거 아닌가?

 

오메가는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쳐다봤다.

 

아이쿠 무서워라 눈빛으로 사람도 죽이겠네.

 

어디보자 내가 요청한 것들은 다 있나?


샤워실? 있고.


쾌속수복 캡슐 한 박스? 있고.


영양공급알약? 저기 쌓여있고.


킹사이즈 침대랑 수갑? 있고.


다 있네? 좋았어.

 

물건들을 확인한 나는 오메가에게 다가갔다.

 



안녕? 난 오르카호 부사령관이야.

 

만나서 반가워

 

뭐라고? 지금 날 매수하는 거야?

 

하하! 우리 방금 막 만났다고!

 

밑도 끝도 없이, 탈출시켜주면 쿠데타를 도와준다니....

 

너무 개연성이 없지 않아?

 

그래 네 말대로 네 세력으로 오르카호를 뒤집어엎는다 치자,

 

그렇게 해서 대대적인 숙청을 하고 내가 오르카호 사령관이 된다 치자,

 

그럼 그 다음은? 그 다음은 어떻게 될까?

 

난 누구보다 나를 잘 알아

 

성공하더라도 금방 망해 버릴 거라고!!

 

나는 지금의 사령관처럼 잘해낼 자신이 없단 말이야!!

 

그리고 네가 나를 그냥 내버려 둘까?

 

내가 너를 어떻게 믿느냐 말이야.

 

아니 욕심도 야망도 없는 빈껍데기라니!

 

거 말이 너무 심한 것 아니야?

 

나도 욕심이 있고 야망이 있어!

 

쿠데타! 좋지!

 

전부 밀어버리고 양옆에 미녀들 끼고 주지육림을 누리고 싶지!

 

최후의 인류가 되어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싶지!

 

근데 그거 한참 전에 때려 쳤어!

 

나도 그 생각 안한 게 아니란 말이다!!

 

후.... 어짜피 굳이 그런 거 안 해도 나는 지금의 삶에 아주 만족해.

 

게다가 지금은 멋진 장난감도 이렇게 있고 말이야.

 

어떻게 안 좋을 수가 있겠어?

 



후~ 아무리 꿈이라지만 너무하네~

 

사람 속마음 다 드러내게 하고 말이야.

 

 

 

자! 그럼 잡담은 그만두고 재밌게 놀아보자.

 

뭐부터 할까?

 

그래! 그림부터 그려야지

 

스탠다드 하게 꽃들을 새겨 넣을까?

 

아니야 그건 너무 흔해. 개성이 없어

 

그러면 이레즈미? 용이나 오니를 그려 넣을까?

 

이것도 좀 별로인가?

 

아니면 레터링이나 치카노? 아니야 그런 건 다른 곳에도 새겨 넣을 수 있어

 

등에는 큼지막하게 그려 넣어야지.

 

그래 블랙 앤 그레이로 하자

 

 

 

지금 무슨 소리 하는 거냐고?

 

당연히 네 등에 새길 그림을 말하는 거지

 

가슴팍에 나비문신처럼 말이야

 

이제 뒤로 돌아봐 오메가.

 

내가 멋지게 그려줄게.

 

 

 

나는 펜 형태의 타투머신에 바늘을 집어넣으며 오메가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오메가는 당황하며 뒤로 물러났다.

 

도망쳐도 소용없는데 말이지....

 

하하 왜 그래? 멋지게 새겨 준다니까?

 

나, 이래 뵈도 미대나온 남자야.

 

사람 등에 그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지만....

 

오메가는 내게 욕설을 퍼부으며 발길질을 해댔다.

 

어쩔 수 없네.

 

나는 강제로 오메가를 침대에 엎드리게 하고 수갑과 사슬로 단단히 고정했다.

 

그러는 와중에도 오메가는 저항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움직이지 마! 그릴 때 움직이면 선 틀어진다고!

 

오메가는 격렬히 저항했지만 강화인간인 나는 그것에 전혀 굴하지 않았다.

 

좋아 이제 완전히 고정이 됐구만!


그럼 작업을 시작해 볼까?


그냥 하면 재미없으니까 몇 가지 장난감들을 좀 써볼까?


나는 침대 옆의 서랍에서 여러 가지 기구들을 꺼냈다.


어디보자 이게 다 들어가려나?


스위치는 어딨지? 아! 여기 있다.


이야 이거 진동이 어마무시 한데?


여전히 오메가는 나에게 욕설을 퍼붓고 있다.

 

미친놈, 사령관 뒤에 숨어서 벌벌 떨고 있는 겁쟁이, 역겨운 구더기.

 

나는 깔끔하게 무시하고 기구들을 살펴봤다.


흐음~ 대충 이거는 가슴 쪽에 붙여놓고, 배에도 하나 붙여놓을까?


나머지들은 잘 나눠서 앞뒤에 꽂아놔야겠다. 


일단 입부터 막고 시작하자.

 

시끄러워서 안 되겠어.

 

어디보자 입마개가 종류가 많네?


흐음....뭐가 좋을까...


나는 입마개중 가장 특이한 것을 골랐다.


안쪽에 실리콘재질의 긴 막대가 달려있는 물건이었다.


이거라면 오메가의 입안을 가득 채워 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끊임없이 독설을 날리는 오메가에게 입마개를 씌웠다.


입을 열지 않으려고 계속 저항을 해서


뺨을 몇 대 갈겨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을 벌리지 않자,


강제로 입을 벌리고 입마개를 입안에 쑤셔 넣었다.


그리고 여러 기구들을 오메가의 몸에 차례대로 붙이고 집어넣었다.


처음에는 묶인 채로 저항하는 듯 했으나 이내 얌전해졌다.


손과 발에 힘을 꽉 주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오메가는 필사적으로 신음을 참는 듯 했다.


휴~ 이제야 좀 조용해 졌네. 


진동소리가 거슬리기는 하지만 뭐 이 정도는 감수해야지

 



오메가가 입고 있던 옷을 가위로 잘라내자, 새하얀 등이 시원하게 드러났다.


젠장 이렇게나 완벽한 도화지라니!


채워 넣는 보람이 있을 것 같다.


오메가가 읍읍대며 뭐라고 하는 것 같지만 입마개 때문에 잘 들리지 않았다.


입마개 성능 확실하구만.


하하 오메가 긴장 하지마.


분명 멋질 거라고!


금방 끝내줄 테니까


장난감들에 집중하고 있으라고~


나는 잠시 오메가의 등을 쓸어내리다가 타투머신을 잡고 그림을 그려 넣기 시작했다.


한동안 방안에는 기계들의 진동소리와 간헐적인 신음소리만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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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의 등에 타투를 그리기 시작한지 꼬박 이틀째.


끼니도, 잠과 휴식도 거르고 그림을 그려 넣었고


오메가의 안에 들어있는 기구들도 쉴 틈 없이 진동했다.

 

오메가는 이따금씩 고통과 쾌락에 못 이겨 기절하는 듯 했으나


이내 다시 신음을 흘리며 깨어났다.


그때마다 손발이 하얗게 변할 때 까지 힘을 주어 버티는 모습이 상당히 재밌었다.


무엇을 위해 버티는 걸까?


어짜피 결말은 정해져 있는데 말이야.


물론 오래 버텨 줄수록 나에게는 좋다.


예전부터 생각하던 것들을 모두 해볼 수 있으니까.


아 이거 꿈이였지... 뭐 상관없나?

 



어쨌든 등에 타투를 완성했다.


새하얀 도화지 같던 오메가의 등에는 이제 정의의 여신이 자리 잡고 있다.


정의의 여신이 오메가의 죄를 확인하고 분노에 차있다는 컨셉으로 그렸는데,


내가 그렸지만 너무 잘 그린 것 같다.

 

눈을 가린 두건을 살짝 들어 올린 채 


한쪽으로 심하게 치우친 천칭과 두 동강이 난 검을 들고 있는 여신은


드러낸 한 쪽 눈에 살기와 분노를 내뿜으며


당장이라도 왼손에 쥐고 있는 검을 들어 올려 내리칠 것만 같았다.

 



어때 오메가 네가 보기에도 멋지지?


아 등이라서 못 보나?


오메가는 또 다시 기절했는지 반응이 없었다.


집중을 하느라 주변을 살피지 못했는데


지금 보니 침대가 엉망이다.


위쪽은 오메가의 타액으로아래쪽은 체액으로 엉망진창이 되어있었다.


이거 좀 사고인데?


일단 오메가에게 붙어있던 기구들을 떼어냈다.


그리고 안에 들어가 있던 기구들 역시 끄집어냈다.


오메가의 안쪽과 연결된 체액의 실이 기다랗게 늘어났다.


기구들을 빼낸 구멍들은 그 공백이 적응되지 않는지,


닫히지 않은 채 뻐끔거리며 체액을 흘려내고 있었다.

 

나는 오메가의 구속을 풀고 입마개를 입안에서 끄집어냈다.


오메가는 혀를 축 늘어뜨린 채 뜨거운 숨을 내쉬고 있었다.


나는 그 광경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이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옷가지들을 대충 옆에 놓아두고 담배를 빼물었다.

 

매캐한 연기가 내 폐를 채우는 것이 느껴진다.

 

이젠 뭘하지?

 

그나저나 배가 좀 고프네....


꿈이라도 배는 고프구만

 

밥부터 먹고 오자 그 때쯤이면 오메가도 정신을 차리겠지.

 

나는 정신을 잃고 혀를 내민 채경련하고 있는 오메가를 내버려두고 방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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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오메가 괴롭히려고 글쌌었는데 배보다 배꼽이 커졌다.


난 글에 소질이 없나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