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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인간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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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인간의 적응 -5-

두번째 인간의 적응 -6-

두번째 인간의 적응 -7- 

두번째 인간의 적응 -8- 

두번째 인간의 적응 -9- 

두번째 인간의 적응 -10-


두번째 인간의 일상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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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인간의 망상 -1- 


















식당에 도착하기 까지 아무도 마주치지 않았다.

 

이 넓은 오르카호에 혼자만 있는 느낌이었다.

 

아무도 없는 식당.

 

수많은 테이블.

 

한 곳에만 켜져 있는 조명.

 

마치 여기 앉으라고 손짓하는 듯 했다.

 



식사는 자율 배식인 듯했다.

 

메뉴는 현미밥, 깍두기, 소고기 미역국, 김 그리고 사이다.

 

누가 준비해 놓은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나 말고는 아무도 없는데.

 



그리고 확실히 이상한 것. 

 

팩에 싸인 김 그리고 캔에 들어있는 사이다.

 

확실히 꿈이 맞다.

 

보존식품도 아닌 것들이 온전하게 식탁에 있을리 없다.

 



나는 그것들을 식판에 담았다.

 

그리고 조명이 켜진 그 자리에 앉았다.

 

사이다를 땄다.

 

김빠지는 소리와 함께 탄산이 튀겼다.

 

한 모금 마셔보니 진짜 사이다가 맞다.

 

달달한 맛과 코를 스치는 레몬 향.

 

목을 긁는 탄산의 느낌.

 

그리운 추억의 맛이다.

 



잠시 청량감을 느끼다가 식사를 시작했다.

 

식사를 하던 도중 문득 의문이 들었다.

 

이곳은 꿈이고 여기서 일어나는 일은 모두 허상이다.


그렇다면 내가 방금 어루만지고 온 오메가도 허상인가?

 

허상이라면 어디까지 허상이지?

 

내가 상상하지 않아도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일까?

 

꿈속의 오메가가 내가 보고 있지 않아도 존재 할까?

 

이 허상들은 나의 예상을 벗어나는 행동을 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모르겠으면, 알아봐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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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는 눈을 떴다.

 

여긴 어디지.

 

그래 잡혔었다.

 

등이 화끈거린다.

 

온몸이 저릿하다.

 

턱이 빠질 것 같다.

 

다리사이, 가랑이가 뻐근하다.

 



상황을 이해했다.

 

그 빌어먹을 인간.

 

갈아 마셔도 시원찮을 인간.

 

지금은 자리를 비웠나?

 

여기에는 없는 것 같다.


언제 돌아오지?


또 당해야만 하는 건가?


뭔가 방법이 있을거다.


벗어나야 한다. 벗어나야만 한다.


 


주위를 둘러보는 중 뭔가가 눈에 밟혔다.

 

문 앞에서 빛을 받아 반짝이는 저것.

 

카드키다.

 

이 망할 방을 나가게 해줄 카드키.

 

왜 저기에 있지?

 

그 인간이 흘렸나?

 

아무래도 상관없다.

 

나가야 한다.

 

이 빌어먹을 공간에서 벗어나야 한다.

 

하지만 너무 멀리에 있다.

 

손발이 묶인 채로는 저것을....

 

뭔가 이상하다.

 

구속이 풀려있다.

 

어째서?

 

아니다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오메가는 뛰쳐나가 카드키를 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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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는 여전히 불꺼진 복도를 달리고 있다.

 

실오라기 걸치지 않은 알몸인 것도,

 

다리사이에서 흐르는 체액도, 개의치 않았다.

 

이 곳 어딘가에 있는 탈출포트를 찾아야 한다.


여기까지 오면서 수많은 격실이 있었지만,

 

소득은 없었다.

 



오메가는 또 다시 눈앞의 격실을 열었다.

 

옷방.

 

각양각색의 옷이 쌓여있는 옷방이다.

 

의복이라고 하기에는 면적이 너무나 작았지만 어쩔 수 없다.

 

오메가는 그중에서 그나마 천 면적이 큰 것을 찾아 걸쳤다.

 



오메가는 다시 복도를 달렸다.

 

다른 격실이다.

 


잠겼다, 열리지 않는다.

 


다음 격실.

 


잠겼다, 열리지 않는다.

 


그 다음 격실.

 


또 잠겼다, 열리지 않는다.

 


그 다음 격실.

 


잠기지 않았다, 문을 연다.

 



방안이 온통 형광색이다.

 

여러 가지 기구들.

 

크기도 모양도 용도도 다양한 기구들이 벽에 걸려있다.

 

그중에는 아까 까지 오메가를 괴롭혔던 기구들도 있다.

 

오메가는 끔찍했던 기억을 떠올린 듯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이내 다시 복도로 달려갔다.

 



오메가는 또 다시 새로운 격실문을 열었다.

 

텅 빈 나무 서랍장과 흩어져 있는 철제 상자들

 

도금된 트로피, 녹슨 메달, 깨진 손목시계, 부서진 나무판자들.

 

커다란 캐비닛 세 개, 테이블 하나와 의자 둘.

 

여기도 아니다.

 

빨리 다음 방으로 가야....

 



발소리다.

 

묵직한 군화소리.

 

그 놈이다.

 

이쪽으로 온다.

 



오메가는 겁에 질렸다.

 

잡히면 또 무슨 짓을 당할지 모른다.

 

일단 숨어야 한다.

 

오메가는 캐비닛에 몸을 숨겼다.

 



발소리가 가까워지는 것 같다.

 

제발, 제발 오지마라.

 

격실 문이 열렸다.

 

젠장 젠장!

 



오메가는 더욱 몸을 움츠렸다.

 

발소리가 격실 안으로 들어온다.

 

오메가는 입을 틀어막았다.

 

온몸이 떨린다.

 

쿵쾅대는 심장소리가 들린다.

 

제발 그냥 가라... 제발...

 

오메가의 애원이 통했는지 발소리가 멀어져간다.

 

문이 닫혔다.

 



갔나?

 

시간이 멈춘 것 같다.

 

오메가는 아직 움직일 수 없었다.

 

소리를 내면 다시 그 놈이 올 것만 같았다.

 



그 뒤로도 한참 뒤,

 

오메가는 참았던 숨을 내뱉었다.

 

지금이라면 멀어졌을 것이다.

 

빨리 나가야 한다.

 

탈출포트를 찾아 이 오르카를 벗어나야한다.

 



오메가는 캐비닛 문을 열고 나왔고,

 

이내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문 앞에 그놈이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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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