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쓴 질문글에 열정적으로 답해줘서 고마워.

이제 대충 알 것도? 같고?


사실 내가 철학을 주로 공부해서 수학도 조금 철학적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음. 혹시 이런 접근이 불편한 사람들에게는 뭐라 할 말이 없네 ㅎ;;

아무튼, 내가 못견디는 것 중에 하나가 '믿으라'고 말하는 것임. 종교나 신학에서 말하는 그거.

'신을 ~~한 존재로 정의하자'
'성령은 ~~한 속성을 갖는다'

이런 정의들을 바탕으로 (조직)신학이 전개되는데, 나는 이런 식의 시작을 받아들이기 어렵더라고.
"신을 왜 그런 식으로 정의해야 하지?"
"그렇게 자의적으로 정의해도 되는건가?"

근데 또 독실한 기독교인들은 이렇게 대답하더라고.

"정의는 원래 그런 거다. 모든 학문의 정의는 자의적이다.
수학도 그렇지 않냐? 유리수, 복소수 등 수학에서 말하는 다양한 수들도 수학자들이 멋대로 정한 거다. 실재 세계에서 분수나 음수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나?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수학을 공허한 학문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따라서 신학도 어쩌고 저쩌고 신도 어쩌고 저쩌고..."

개소리 같은데 이거 한 번 듣고 나니까 어지럽더라고.
수학도 믿음에서 출발하나?
자의적 정의에서 시작할 수 밖에 없나? 인간이 만들어낸 상상의 산물인가?


이렇게 쓰고 나니 벌써부터 나를 향한 비난과 비판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네. 이건 이쯤해야겠다.

아무튼,
"제곱해서 2가 되는 수를 루트 2라고 하자. "
라고 말하는 것과
"무한하고 완전한 존재를 신이라고 하자"
라고 말하는 것 사이에 차이가 있는가? 라는 게 내 질문이었다 정도로 마무리 할게.


수 체계 확장에 대해서:

1. 우선 이게 가능한가? 그러니까 내 좋을대로 새로운 수를 창조하거나 정의해도 되는가?

일단 답은 yes 인듯.

2. 왜 그게 가능한가? 내 멋대로 행동해도 되는 근거/권리는 무엇인가?

그러지 않아야 할 이유도 없기 때문.
즉, 기존의 정리들과 모순되는 것이 없다면, 그래서 논리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다면,
우리는 무엇이든 창조하고 행동할 수 있다.

아마 이게 수학의 본질, 자유로움이지 않을까 싶음.

따라서 내가 생각하는 "수학"은 단순한 숫자 놀음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불가능하지 않은 모든 것이 가능한 학문"임.

수 체계를 확장시킬 수 있는 근거는 바로 이 본질에서 비롯된 것이고.



3. 모든 것이 가능한데 왜 무질서가 아닌 질서와 체계가 성립하는가?

이 질문은 조금 어려운데, 아마 '유용성'에 의한 것이 아닐까 싶음.
아니면 '관습'이라는 관념의 생존본능 때문일 수도?

미터법과 야드파운드 법이 공존하는 이유는 그 둘을 모두 쓰는 것이 유용하기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이 평소에 쓰던걸 계속 쓰려고 하니까 그런 거지.
수학도 이와 같이.

아니면 ㅅㅂ 진짜 절대진리 같은게 있던가.

음... 쓰고 보니 차라리 수학을 언어와 비교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
한정된 알파벳과 문법으로 (거의) 무한한 문장을 만들어내는 언어.




길고 지루하고 사변적인 글 읽어줘서 고마워.
수학 뉴비여서 모르는게 좀 많음 ㅎ
앞으로 자주 올게.




+이건 이다치 노리오의 "무한의 끝에는 뭐가 있을까?"라는 책인데, 내가 읽고 이해 안 됬던 부분들임.
내가 이전 질문글을 쓰게 된 원인이기도 하고.

여기서 왜 포기하면 안 되지?
굳이 문제를 풀려고 하는 이유가 뭐지?

이게 내 첫 질문이었음.
만약 수학이 정적인 학문, 순수하게 대전제만을 반복하는, 생산성 없이 연역적이기만 한 학문이었다면 "풀 수 없음"이라는 삭막한 답만 도출했겠지.

나는 멍청한 독자라서 아무 생각이 없었다.

이 문제에 대해서 누가 집합론?적으로 해설해줬는데, 그거 보니까 이해되더라. 감사합니다 센세.






이게 수체계 확장의 기본 개념인 거 같음.

아래는 가우스의 비판? 이고.

위 문장에서 나온 방정식 7을 다음과 같음


슈타이니츠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이것도 누가 댓글로 알려준 것 같은데...
이게 가우스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 되는지는 모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