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행 세계. 결코 만날 수 없는 두 세계.
하지만 단 0.1°의 각도 차이가 나는 순간, 평행선은 평행선이 아니게 되며 이어지고, 평행 세계 역시 언젠가 이어진다.
[김 독자. 개연 성소 모 커서 세계 선 오 류 생겼 다.]
"뭐...?"
제 4의 벽이 고통스러운듯 바들거렸다.
[김독자는 당황했다. 세계선에 오류가 생기면 어떻게 되는걸까?]
"...어떻게 되는건데?"
[세 계선이 연 결된 다.]
그리고 내 눈에 시나리오가 끝나 시나리오가 없어진 세계와, 애초부터 시나리오가 없던 세계가 점차 합쳐지는게 보였다.
"젠장...!"
[그 러게 유상 아를 놔 뒀 어야 지.]
"시끄러워. 난 다시 선택하라고 해도 그 선택을 할거야."
나는 가만히 한숨을 내쉬었다.
"다시 나누려면?"
[1시 간 필요 해. 대 신몸 작 아진 다.]
"...괜찮아."
[멍 청이.]
* * * 전지적 채아 시점
어디선가 본 것만 같은 익숙한 얼굴이 눈에 보였다. 나랑 닮은 것 같기도 한데, 또 다르다.
나는 좀 온순하게 생겼다면, 내 앞에 있는 이 여자는 좀 새침데기같이 생겼다.
"안녕... 하세요?"
"우리 아빠 닮아서 못생겼어."
"네?"
성격은 정 반대가 아닐까 싶다.
"근데 누구세요? 갑자기 내 앞에 앉으시네?"
"그... 교수님이 이번 실습 과제는 두 명이 같이 하는거라고 직접 조 편성 해주셨잖아요..."
"와... 요즘은 그 틀딱들이 직접 조를 편성하는구나..."
기억이 얽히는 느낌에 머리가 아파 생각하는걸 그만두자, 앞에 있던 사람이 제 이름을 소개했다.
"제 이름은 김서아. 이번 설화 구성에 대한 과제 잘 부탁드립니다!"
...설화 구성? 그게 뭔데? 근데 애초에 과제가 있긴 했나?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졌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나도 인사를 건넸다.
"어... 내 이름은 유채아, 아니 김채아. 잘 부탁해."
평소에 아빠 상처받은걸 보려고 내 성은 유씨라고 하고 다니다 보니 버릇이 됐다.
"그럼 시작할게요. 이 사람을 보면 호흡기에 문제가 생겼는데 여기서 심장 쪽 설화가 문제인지 아니면 기도 쪽 설화가 문제인지..."
"어... 이거 심장이 문제야."
"네?"
"다른 조직들도 괴사되려고 하고 있잖아. 심장이 제대로 안 돌아가니까 그런거야. 치료는 애초에 불가능해. 늙어서 그런거야."
어이가 없었다. 그래도 한국대 의대에 다닌다는 인간이 이런 기본적인 상식을 모른다고?
"어... 근데 설화 조직의 연결을 잘 보면... 이게 기도의 문제일수도..."
"...설화가 대체 뭔지는 모르겠지만 늙다보니 기도 자체의 기능이 떨어져서 저렇게 보이는거야."
"...설화를 모른다고요? 수업 시간에 뭘..."
김서아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누가 누구한테 말하는거지?
"...전체 조직을 보지 않고 호흡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심장과 기도만 살피는거 자체가 더 심각한데?"
내가 그 말을 꺼내자 김서아가 우물댔다.
"그래도... 설화는 너무 기본적인 상식이라... 초등학생도..."
"하, 초등학생이 그쪽 말 이해하면 내가 네 손에 장을 지지지!"
"...말이 너무 심하신 것 같... 잠깐! 근데 왜 그쪽이 내 손에 장을 지져요!"
"그거야 내 맘..."
그 순간, 우리 둘 사이에 뭔지 모를 스파크가 튀었다.
파지지지직!
"...이런 건... 개연성이 어겨졌을 때만..."
"뭐, 뭔 개소리야! 이게 뭔..!"
주변을 둘러보니, 서울 전체가 스파크로 번쩍이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내 시야 역시 그 스파크에 하얗게 가려졌다.
.
.
.
"어... 뭐지? 내가 뭘 하고 있었더라..?"
꽤 오랫동안 잤는지, 찌뿌둥한 몸을 쭉 펴자 약간 그을린 탁자가 눈에 띄었다.
"음..?"
* * *
[끝 났다. 나졸 려, 김 독 자.]
"...그래, 자."
내 손을 보니, 이전보다 손가락 한 마디만큼이나 작아져 있었다.
"...어쩔 수 없지."
그리고 나는 두 딸을 바라보며 가만히 미소지었다.
[못 생겼 다.]
"...잔다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