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력 딸리고 의식의 흐름대로 쓰니까 양해바람.


어음 일단 세계관은 판타지 세계관이었음.


우리의 주인공 회순이는 오우거인가 오니인가 하는 좀 그런 종족이었고 후붕이는 그냥 인간임.


회순이(가칭)는 원래 도적패를 이끌면서 인간들을 괴롭히고 약탈하면서 살다가 인간들이 힘이 너무 세져서 폭력으로 먹고 살기 힘들어지니까 그냥 산에 은거하고 있었고 사회와는 큰 교류 없이 살고 있었지.


하루는 길에서 거지꼴로 웅크려 있는 대여섯살 되어 보이는 남자애(가칭 후붕이)를 발견함. 원래는 그냥 지나치려고 했는데 자꾸 자기 안에 모성본능적 충동에 의해 얼떨결에 데리고 와 버림. 인간 아이로 보였는데, 아무래도 "엄마가 돌아오겠다고 하고는 여기 자기만 놔두고 어디 가버렸다. 그러고 나서 다섯 밤 정도 지난 것 같다." 이렇게 말하는 걸로 봐서는 버려진 것 같았음. 인간 사는 데에 돌려 주러 가자니 오거인 자신이 인간을 데리고 있다는 사실이 이상하게 인식될까봐 그냥 당분간 자신이 기르기로 함.


최근 들어 추위와 남획 때문에 야생 동물들도 앵간히 안 보여서 사냥하기는 글렀는데 이런 누추한 산골짜기 막집에서 애 딸려서 살려고 하니  먹고 살 길이 아득해진 회순이는 인간 마을에 가서 결국 오거 특유의 체력을 이용해서 공사판에서 노가다를 뛰기로 함. 다행히도 이 노가다 판에는 자신과 같은 오거들이 많아서 인맥으로 어느 정도 일자리 구하는 게 가능했음. 덕분에 난생 처음으로 돈도 벌어보고 음식도 제대로 된 거 먹어보면서 새로운 기쁨을 느낌. 후붕이도 처음엔 회순이가 무섭게 생기고 말도 험하게 하니까 경계하고 그랬는데 점점 마음을 열면서 따르는 거지. 밥도 제대로 된 거 주고 말이야. 가끔 같이 놀러도 가고. 그런 중에 회순이는 처음으로 돈을 벌고, 또 예전과는 달라진 세상을 접하면서 시작하면서 꿈이 막 생기는 거지. 언젠가 돈 벌어서 후붕이를 자기 꼬붕으로 잘 키워가지고 예전처럼 도적패는 아니고 그냥 모험가가 되는 거지.


그러던 어느 날, 일하던 노가다판을 인간들이 훌륭한 기술과 물건으로 대체하면서 본인들의 원수나 다름없는 오우거들을 조금씩 노동판에서 내치기 시작함. 폭력이나 노조로 저항하려고 해도 이미 신식 무기로 무장한 인간 세력들은 노조 따위는 완벽하게 제압할 수 있는 수준, 운이 진짜 나빠도 타박상 조금 입고 말 수준이어서 결국 옛날에 인간들을 괴롭히던 그 포스는 어디 간지 없고 다시 뿔뿔히 흩어지게 됨. 물론 회순이도 예외는 아니었고. 


회순이는 얼마 없는 수입원마저 끊겼다는 사실에 앞날이 막막해졌고, 점점 옛날의 괴팍한 성질이 나오기 시작함. 나가서 술 먹고 집에 돌아오면 후붕이에게 생트집 잡으면서 화내고 욕하는 일이 많아짐. 그래도 최소한 양심은 있었는지, 아니면 오거의 몸으로 인간 어린 아이를 해쳤다간 큰일 날 걸 안 건지 애를 때리진 않음. 그 과정에서 후붕이의 정신도 점점 불안정해졌지. 마치 이혼 직전의 부모를 보는 것처럼 말이야.


후붕이는 예전처럼 또 버려지진 않을까 두려워서 최대한 이쁨받으려고 노력함. 그러다가 큰 일이 터지고 말았는데, 집안일을 돕겠답시고 나서다가 세간을 크게 깨 버린 거지. 결국 회순누나는 후붕이에게 싸닥션을 날리며 큰소리로 욕하다가 "이런 모자란 놈이니까 애미한테 버림받기나 하지! 썩 꺼져라 이놈!"이라며 패드립을 치면서 쫓아내버린 거임. 결국 후붕이는 무서워서 마구 뛰쳐나가고 회순이는 잠자리에 드는데....


미안하지만 여기까지만 써야겠음. 내가 좀 성격이 산만한지라 원래 투자해야 했을 시간의 대부분을 자꾸 딴짓하는 데 써서 결국 원래 생각한 거에 일부분밖에 못 채웠네. 만약 재밌었다면 토요일 안에 두 번째 이야기로 돌아오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