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였던가
길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이 전부
하얀 표정을 하고 돌아다니는 것이
언제부터였던가
사람들이 하얀 천 아래의 얼굴로 서로를 나누고
하얀 천 아래로 보이지 않을 거짓말을 하고 다니는 것이.
하찮은 천쪼가리로 얼굴을 나누어
오래된 바이러스를 막고 사람의 시선을 막으며
표정을 숨기고 당신의 험담을 한다
끝나지 않는 이 하얀 시대 속에서 우리는
천 아래 숨겨진 부끄러운 얼굴로 서로를 나누고
뱃속에서 결정된 성별로 서로를 나누고
이기적인 세대와 꽉 막힌 세대로 서로를 나눈다
이제는 무엇을 반으로 나누게 될까
아예 자신을 상하로 좌우로 쪼개어
무엇이 더 우월한지 서로 싸우게 되는 게 아닐까
남들이 볼 수 없는 하얀 천 아래에서
조용히 걱정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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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비 첫 창작인데
예전에 남동생한테 마기꾼 소리 들어서 지은 시임
내 얼굴이 지랑 똑같이 생긴 건 모르고 왜 그러는지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