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노을이라는 화려한 옷을 걸치고 내 방으로 찾아온다

입가에 낭만적인 웃음을 띤 채, 그건 가식이다

노을이 끝나면 창백한 달빛이 비치는 속옷이 드러난다

난 커튼을 젖히고 우울에 기댄다, 그건 도피다


내가 밤을 사랑하는만큼 밤도 나를 존중하기에

이건 어쩌면 사랑일지도 모른다

내가 나를 싫어하는만큼 나는 밤을 싫어하기에

이건 어쩌면 중독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