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죠) 7부 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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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발머리는 실이 뻗어 나온 자신의 손바닥을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이건… ‘초능력’인가? 아니면 ‘환상’? 모르겠어. 이 녀석을… ‘인사이드 아웃’이라고 붙여야만 할 것 같아. 내 마음이 그렇게 말하고 있어.”


자경단은 재빨리 바닥에 달라붙은 방망이를 잡고 있던 놈을 걷어 차 쓰러뜨리더니 금발머리에게 달려들었다.


“라젠카!”


자경단의 옆에서 인간형 스탠드가 튀어나왔다. 가장무도회에서 쓸 것 같은, 남자의 머리카락 색과 똑 같은 푸른 깃털이 달린 가면과 마왕이라도 되는 듯 반짝반짝 빛나는 새카만 제복을 입은 스탠드였다. 그 스탠드가 금발머리를 향해 주먹을 날리자, 놈은 본능적으로 시즈카를 묶고 있는 오른팔 대신 왼팔을 들었다. 그와 동시에 왼손에서도 금색 실이 뻗어나와 자경단의 스탠드를 휘감았다. 금발머리는 희열을 느끼는 듯한 얼굴이었다.


“이, 인사이드 아웃… 최고다! 기분도, 감각도! 모두 최상을 달리고 있어!! 지금 내 양 손에서 뻗어나온 ‘밧줄’이!! 저 여자와 망할 자경단(비질란테)까지 모두 제압했다아아!!”


그때, 자경단이 어눌한 일본어로 말을 걸었다.


“이봐, 그거 알아? 씨발, 내 ‘라젠카’는 말이지… 스탠드에게도 적용할 수 있어.”


“응? 뭐야, 너 한국인이냐아?”


“내 ‘라젠카’는 우리 모두를 구한다.”


“뭐라고 한 거냐? 너…”


그 순간, 금발머리는 당황했다. 자경단을 묶은 쪽 실이 손에서 쭉 풀리며 바닥으로 날아들기 시작했다.


“뭐야?! 실이…”


“네 ‘실’을 이미 붙잡았다. 마지막으로 닿은 바닥과 접합되려고 하는 군. 저 바닥과 여기 사이의 거리는 대략 5미터… 너와 나 사이의 거리는 3미터. 실이 얼마나 ‘뽑히는지’ 볼까?”


실이 점점 뽑히자, 금발머리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시즈카는 생각했다.


‘대단해… 저 스탠드. 능력도 그렇고, 완전 특이한 전법이야. 나도 빨리 이 실을 벗겨내야 하는데…’


그 순간, 갑자기 금발머리는 소름끼치는 웃음을 짓더니, 카우보이가 밧줄을 다루 듯 왼팔을 세차게 휘둘렀다. 그 반동에 쭉 뻗은 실이 파동을 일으키며 날아가 점차 고리를 이루더니… 그대로 자경단의 목을 휘감았다.


“흐하하하! 역시나, 내 예상이 맞았어. 조센징, 그 능력은 네가 ‘붙잡은 곳’ 밖에 조종할 수 없구나아~? 하지만 실은 길다. 팔만 살짝 움직이면 올가미를 만들어 한번 더 묶어버릴 수 있지. 그리고!”


금발머리가 왼팔에 힘을 주자, 자경단의 목이 졸렸다. 자경단은 숨이 막히는지 껄떡거리기 시작했다.


“네놈에게 형벌을 내리겠다. 교수형!”


자경단의 두 발이 땅에서 떨어졌다. 시즈카는 몸부림을 쳤지만, 실은 그럴때마다 더욱더 조여들었다.


‘실이… 내 피부에 직접 파고든다! 발버둥치면 칠수록 강하게! 마치 문어의 촉수 같아! 문어의 촉수가 내 피부를 파고들어 죽이려 들고 있어!’


“1999년 여기서 실종된 연쇄살인마 카타기리 안쥬로는 목에 밧줄이 걸린 채로 20여 분을 살아남아 끝내 사형이 연기되었다고 하지. 너는 목이 졸린 상태로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


점점 자경단의 몸부림이 약해지고, 바닥과 딱 달라붙은 실이 힘없이 풀어졌다. 그때, 멀리서 호루라기 소리가 울려 퍼졌다. 금발머리가 그 쪽을 돌아보았을 때, 리젠트 머리를 한 경찰이 이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경찰?!”


“죠스케, 저기야! 저기 시즈카가 있어!”


“저놈… ‘한구레’다! 코드네임 ‘이브 6’, 타카사키 마사키야! 이 자식, 너를 특정불법행위방지법 및 형법 제204조 상해 혐의로 체포한다!”


“치잇, 오늘은 운이 없구만!”


시즈카와 자경단을 조르던 실이 풀리고, 마사키는 그대로 부하들까지 버린 채 달아나려 들었다. 물론, 죠스케의 옆에는 오쿠야스도 있었다.


“어딜 도망치려고!”


오쿠야스의 더 핸드가 한번 오른손을 휘두르자, 마사키는 오쿠야스의 바로 앞으로 이동했다.


“뭣?!”


그가 무어라 할 틈도 없이, 죠스케는 빠르게 그의 머리를 바닥에 짓눌러 제압한 다음 수갑을 채웠다.


“이런저런 이야기는 서에 가서 하자고.”


시즈카가 다급히 소리쳤다.


“죠스케 오빠, 그 자식 ‘스탠드 유저’야! 양 손에서 ‘실’을 뽑아내 묶어버릴 거라고!”


“인사이드 아우…!”


“도라아아아!!”


엄청나게 큰 소리가 울려 퍼지더니, 마사키는 땅에 머리를 처박고 기절했다. 시즈카는 순간 그가 죽은 게 아닐 까 했지만, 바닥에는 피 한 방울 없었다.


“기절과 동시에 회복시켰어. 그나저나…”


죠스케는 주변에 쓰러진 다른 한구레 조직원들을 바라보았다.


“이건 다 네가 한 거야?”


시즈카는 고개를 저었다.


“다는 아니야. 저 사람이…”


때마침 자경단이 정신을 차렸고, 죠스케와 눈이 마주쳤다.


“너! 자경단(비질란테)!”


자경단은 즉시 벌떡 일어나 달아났다.


“거기 서라! 너를 폭행 혐의로 체포하겠어!”


그런데, 시즈카가 죠스케를 가로막았다.


“잠깐만! 저 사람은 날 구해줬어! 그런데 체포하겠다니?!”


“비켜 시즈카, 널 구해준 건 감사하게 여기겠지만 사적제재를 용납할 순 없어!”


죠스케는 시즈카를 밀치다시피 하며 도망치는 자경단을 쫓았다. 자경단은 고개를 살짝 돌려 죠스케가 아직도 쫓아오는 것을 확인하더니 가로수를 가지치기하며 쌓아 둔 나뭇가지들을 오른손으로 만진 다음 왼쪽으로 달리며 계속 뒤를 힐끔힐끔 바라보았다.


“젠장, 엄청 잘 도망치잖아?!”


마침내 자경단이 왼손으로 벽을 만지는 그 순간, 나뭇가지들이 왼손이 닿은 벽으로 빠르게 날아들었고, 그 경로에는 죠스케가 있었다.


“크레이지 다이아몬드!”

“도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


죠스케는 재빨리 나뭇가지들을 산산이 부숴버렸지만, 이미 자경단은 사라져 있었다. 죠스케는 허탕을 쳤다는 듯 짜증을 냈다.


“젠장, 놓쳤어…”


뒤늦게 시즈카와 오쿠야스가 달려왔다.


“죠스케, 그 녀석은?”


“놓쳤어. 혹시 얼굴 본 사람?”


두 사람 모두 고개를 저었다. 시즈카는 생각했다.


‘방금… 눈가에 작은 상처가 난 걸 본 것 같은데… 역시 말하지 않는 게 낫겠지?’


“아무튼 시즈카, 다친 곳은 없어?”


“응, 괜찮아. 아까 그 비질란테 덕분에…”


즉시 죠스케는 말을 끊었다.


“됐고, 내가 데려다 줄 게. 오쿠야스, 내일 보자.”


죠스케는 말없이 시즈카를 집에 데려다 주었다. 다음날 아침, 시즈카는 한국인이 사는 옆집의 문을 두들겼다. 문 너머에서 매우 피곤에 쩔은 한국어가 들리더니 문이 열렸다.


“무슨 일…! 다, 당신…”


시즈카는 그 남자, ‘재하’를 바라보았다. 그 자경단과 똑 같은 자리에 흉터가 있었다.


“당신이죠? 그 비질란테. 어제는 신세를 졌어요. 고마워요.”


재하는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얼굴이었다.


“그게 무슨 소리죠? 비질란테? 자경단? 죄송하지만 전 일개 유학생이라서요. 설령 ‘정의로운 마음’이 있어서 배트맨처럼 자경활동을 한다 해도 전 걸리면 즉시 추방 감인 위험한 짓은 안 합니다. 비슷하게 생긴 다른 사람…”


그 순간, 시즈카는 네버마인드를 꺼내 그대로 주먹을 내질렀다. 그가 매우 놀란 얼굴로 뒷걸음질을 치다가 엉덩방아를 찍자, 시즈카는 확신했다.


“역시, 당신이네. 비질란테, 그리고 스탠드 유저. 어째서 ‘유학생’ 신분으로 그런 행동을 하는 건가요? 그 ‘스탠드 능력’은 어디서 얻었고?”


재하는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 밤 8시까지 모리오 항구 인근에 전망대로 와 주세요. 거기서 설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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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드명: 인사이드 아웃 – 유저: 타카사키 마사키

파괴력 - C 스피드 - C 사정거리 - B 지속력 - A 정밀동작성 - C 성장성 - C

능력 - 양 손에서 황금색 실을 뽑아낸다. 이 실은 상대방을 묶는데, 이렇게 묶인 실은 결코 풀리지 않고 힘을 줄수록 단단하게 조여든다.


-예, 그림은 없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