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초라한 물줄기는

얇게 난 길을 따라 아래로만 흐른다

간혹 모난 돌을 만나 튀어 오르나

결코 역전은 없다

그렇게 흐르다보면 흙이 섞여 진창이 되고

마침내 스며들어 사라지겠지

저 바위 뒤 계곡물도 그렇게 흘렀을까


현실이 가라앉아 수면 아래 흐릿할 때

무망감은 이루지 못할 망상을 띄우고

망상은 하늘 높은 줄 모르게

날 높이 날려보내운다

그렇게 높은 곳에 오를수록

떨어져 부딪칠 때 크게 다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