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도서관까지 간 후, 토우코와 헤어졌다.

헤어질 때 키스를 강요당해서 응했다. 도서관 앞에서 키스를 하는 건 오늘 두 번째. 심지어 두 사람째였다.


토우코는 화가 많이 나서 키스할 때는 입술을 깨물렸다.

잘 가란 인사는 없이.

오토바이로 달려가는 토우코를 배웅하고 나서 휴대폰을 체크하자 카오루로부터 메일이 와있어서, 지금부터 집에 돌아간다고 답장해두었다.


미나가와에겐 답장으로, 사죄와 가능한 시간을 보냈다. 다음엔 핸드폰 번호 교환 해야지.

후카야마의 착신 차단은 해제하고, 그것을 문자로 보내뒀다.


나도 바쁜 녀석이 되었다.



◇◇



집에 오자마자――

후카야마로부터 문자가 와서 슈우가 동아리에 왔다는 보고가 있었다.

인터하이는 8월 첫째 주. 사흘간의 예정.

연습 부족인 느낌은 부인할 수 없지만, 선발우승 경험이 있는 슈우에게 불안은 없다.


대회 마지막 날에는 나도 회장에 가서 거기서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다.

나와 같은 대학에 가는 바보 같은 짓은 시키고 싶지 않다. 전부 끝낼 거다.


카오루는 평소보다 조금 늦은 시간에 왔다.

현관 입구에서 껴안고 키스를 하고 나서, 카오루가 말했다.


"유키, 드라이브 가자."

"그건 좋은데……"


아파트 앞에 검은색 승용차가 세워져 있었다. 그것을 가리키며, 카오루는 쾌활하게 웃어 보였다.


"오빠가 차를 바꿔서, 받았어. 가자!"

"……"


놀러 가 달라고 부탁한 건 나지만, 갑작스러운 일이라 좀 말이 나오지 않았다.


"카오루, 면허 있어?"

"물론!"


카오루가 차를 타고 온 것도 놀랍지만, 면허를 딴 것도 조금 놀라웠다.


오늘 밤 우리들은, 외박할 예정이다.



◇◇



카오루는 엄청 의욕이 넘쳐서, 싱글벙글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나를 조수석에 앉히고 고속도로를 탔다.


"휴게소에서 밥 먹을까. 거기서 좀 쉬자, 근처에 호텔이 있으니까."


휴게소에 있는 기념품 가게에는 옆 현의 명물이 있는 것 같다.

나는, 그다지 멀리 나간 경험이 없기 때문에 무척 신선한 기분이었다. 카오루는 의외로 안전운전하고 있다. 수다를 떨면서도 확실히 제한속도를 지키고 있다.


차창을 조금 열고 바람을 쐬었다. 산 사이로 보이는 별이 총총한 하늘이 아름다웠다.

아이같이 창문에 달라붙은 나를 보고, 카오루는 왠지 기분이 좋은 모습이었다.


"……왜?"


"엄청ー 웃는다 싶어서."


"즐거우면 웃는데……"


카오루는 울고 웃는 표정으로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이며 크게 코를 훌쩍거렸다.


"그렇구나. 헤헤……. 오길 잘했다. 정말 잘했어……"


그 후 카오루는 조용히, 앞을 보고 운전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카오루, 울어?"

"괜찮아. 오늘은 이상한 장난 안 칠 거고. 절대, 아무 일도 없을 테니까."


나는 다시 창문에 달라붙어, 먼 산속으로 시선을 돌렸다.


"저 산에는 뭐가 있을까."


카오루는 눈가를 손가락으로 닦았다.


"……목장이 있어."

"거짓말. 살아있는 소, 본 적 없어." 

"살아있는……"


카오루는 웃음을 터뜨렸다.


"내일 데려다줄게. 꽤 대단하다고? 넓어서 일본이 아닌 것처럼 보여. 풍차도 있어."

"풍차……!"


나와 카오루를 태운 차는 완만하게 물결친 길을 쾌적하게 나아갔다.


올려다본 하늘은 정말로 아름다웠고, 구름 한 점 없는 별이 총총한 하늘이었다.


"어라……"

"은하수야."


부드럽게 말한 카오루의 뺨은 대량의 눈물로 젖어 있었다.


"괜찮아, 카오루? 좀 쉬는 게 낫지 않아?"


카오루는 억지로 웃더니, 그 뒤 소리죽여 흐느꼈다.


"미안……조금, 쉬게 해줘……"


어떻게든 갓길에 정차해, 카오루는 격렬하게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괜찮아?"


카오루가 너무 울어서 나는 조금 당황해 버렸다.


"카오루? 카오루?"


머리를 쓰다듬거나 등을 쓰다듬어 봤지만, 효과가 없다. 섹스한 뒤라면, 이걸로 진정할 텐데.


핸들에 엎드려 흐느끼는 카오루는 온몸을 심하게 떨었다.


"……나, 바보라서……하지만, 지금부터 잔뜩, 웃게 만들 테니까……뭐든지 할 테니까……!"


"…………"


"이렇게나 쉬운 일인데……"


잘 모르겠지만, 카오루는 울고 싶은 기분인 것 같았다.

비상 점등 램프를 켠 차내에서, 나는 카오루를 끌어당겨 안았다.

카오루는 몇 번이나 사과하고, 나는, 계속 흐느끼는 카오루의 등을 쓰다듬고 있었다.



◇◇



휴게소에서는, 현지의 명물이나 지역의 캐릭터의 열쇠고리 등이 팔리고 있어서, 나는 강하게 눈길이 쏠렸다.

카오루는 약간 부어오른 눈을 비볐다.


"돌아올 때도 들를 테니까 선물은 내일 사자."


휴게소에 있는 식당 메뉴도 좀 특이하다.

카오루는, 역시 울면서 나에게 추천 메뉴를 가르쳐 주었다.


식사를 한 후에는 눈길이 계속 쏠리는 나를 위해 기념품 가게를 둘러보았다.


"카오루, 아이스크림도 맛있어 보이던데."


카오루는 울면서 웃음을 터뜨리는 재주 있는 짓을 하면서, 나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주었다.


"삼단 쌓기 도전하고 싶어."

"알았어."


결국, 나는 다 못 먹고, 마지막 한 단은 카오루가 먹었다.

그다음 좀 쉬었다.

마치 촌놈처럼 나는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잘 모르는 맛없어 보이는 주스를 사거나, 지역의 관광명소를 소개하고 있는 팸플릿을 읽기도 했다.


이 무렵 완전히 진정된 카오루는 적당한 좌석에 앉아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미아 되지 마."

"안 된다고. 실례네, 카오루는"


그러고 나서 우리는 다시 차를 타고 나아갔다.

긴 거리도 왠지 즐거워서, 나와 카오루는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다.

내일 가는 곳이나 볼거리, 소의 똥은 냄새가 아주 많이 난다는 것. 정말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호텔에 도착했을 때, 시간은 벌써 12시가 되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