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엠버



노엘



 

 

무서웠지? 괜찮아, 명예 기사! 이제부터는 몬드의 정찰기사, 이 엠버가 같이 있어줄테니까!”

...”

 

별로 무서웠진 않은데... 아까 화내는 엠버는 무서웠으니까 조용히 있어야겠다...

 

명예 기사는 이제 기사단 본부로 가서 기억 상실에 관해서 조사할 거야. 막 위험한건 아니니까, 걱정하지마!”

 

엠버가 두 손을 꽉 쥐며 말해줬다.

 

상냥한 표정으로 위로받는 것도 나쁘지 않네. 솔직히 아까 유라 눈나와의 합체를 막아서 엠버가 싫었지만, 이런 착한 성격이라면 그 정도는 봐줄 수 있지!

 

…음, 아닌가? 그래도 첫 야슨데...

 

... ?루 몰?

 

엠버한테 대들 자신도 없으니까, 일단 잠자코 따라가자!

 

명예 기사는 혹시 궁금한건 없어?”

?”

아니... 기억을 잃었으면, 지금 전부 처음보는 것들 투성이잖아. 그래서 궁금한 게 있을까 싶어서.”

 

... 솔직히 여기에 궁금한 건 그다지 없는데, 아까 엠버랑 유라가 싸울 때 든 의문이나 풀어야겠다.

 

그럼, 혹시 엠버 씨는 유라 씨와 사이가 안 좋은 건가요?”

?”

 

엠버가 내 질문을 듣고 살짝 당황한다. 이런 질문이 나올 거라고 예상하지 못한 듯 했다.

 

갑자기 그건 왜...?”

그게, 처음 만났을 때 엠버 씨와 유라 씨는 엄청 친한 것 같았는데... 아까는 엄청 사이가 안 좋은 것처럼 보여서요...”

... 그게...”

 

엠버가 살짝 고민하기 시작한다.

 

원래 이런 것은 빨리 풀어줘야 했다. 괜히 여자 둘 사이에 낀 내가 피해보기 전에 선수치자!

 

사실 유라랑은 엄청 친한 사이야. 명예 기사도 알다시피, 너가 처음 만났다고 생각했을 때가 원래 사이였고.”

 

그럼 갑자기 왜 사이가 안 좋아진 거지? 처음 만나고 나서는 쭈욱 같이 있어서, 헤어진 뒤로는 싸운 것을 못봤는데...

 

물어봐야겠당!

 

근데 어쩌다가 그렇게 된 건가요?”

유라, 그 년이 명예 기사를 희롱하려 했잖아.”

 

? 희롱이라니...? 그런 느낌은 아니었는뎅?

 

거짓말로 순수한 명예 기사를 속이고. 더러운 몸으로 너를 유혹하며 타락시키려 했어. 내가 만약 오지 못했다면, 너는 영영 속은 채로 같이 더러워졌을 거야.”

“...?”

 

아니 더럽다기 보다는 음탕한 몸이었는데요. 살도 엄청 뽀애가지고 누가봐도 깨끗하고요.

 

둘의 사이 풀어줄 수 있을까? 지금 들으니까, 엠버가 유라 눈나를 많이 싫어하는거 같은데...

 

그래도 걱정마! 내가 옆에서 지켜줄게. 어떤 위험이 오든 명예 기사를 보호해주고, 옆에서 무슨 일 없나 지켜봐줄게!”

고마워요... 엠버 씨...”

 

그냥 귀찮으니까, 해결은 나중에 해야겠다.

 

근데 엠버가 뭔가 맘에 안 든다는 표정을 짓네... 무슨 잘못이라도 했나?

 

저기, 명예 기사? 나한테 격식차릴 필요는 없어. ‘라고 안 붙여도 되고.”

, 그런가요...? 알겠습니다, 엠버.”

 

뭐야,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존댓말도- 아니다. 기억을 잃어서, 전처럼 대하기는 힘들겠지?”

 

내 존댓말에, 엠버가 내게 따지려다가 고개를 저으며 포기했다.

 

미안하지만, 엠버. 한단계 성장한 나라도 여자한테 서슴없이 대하는거는 힘들다고.

 

! 도착했어. 명예 기사. 여기가 페보니우스 기사단 본부야!”

 

! 엠버랑 얘기하다보니 벌써 도착했네!

 

문 앞에 경비병도 있고, 이번에는 진짜로 본부가 확실해.

 

일단 진 단장한테 가자!”

 

진 단장? 그건 또 누구지?

 

진 단장이라뇨?”

, 명예 기사는 지금 기억 상실이지? 진 단장은, 여기 페보니우스 기사단에서 가장 높은 사람이야.”

 

, 가장 높은 사람! 근데 그런 사람한테 내가 왜 가는거지?

 

명예 기사는 진 단장과 함께 몬드를 지킨 적이 있으니까. 너의 상황을 알면, 어떻게든 도와주려 할거야.”

 

호오... 지금 나는 은근히 높은 위치에 있다는 거구나!

 

우리나라로 치자면 대통령이랑 친한거 아니야! 싯팔, 완전 미쳤노!

 

-똑똑.

 

. 명예 기사를 데리고 왔어. 위급한 상황이니까, 바로 들어갈게.”

 

근데, 엠버가 단장이란 사람한테 존댓말을 안 쓰네... 둘이 아는 사이인가? 아니면, 단장이란 자리가 내 생각보다 높지 않은 건가?

 

에잉... 괜히 좋아했넹...

 

, 엠버? 무슨 일이야? 위급한 상황이라니?”

지금 명예 기사가 기억을 잃었어. 진이 빨리 사람을 모집해야 할 거 같아.”

그게 정말이야?”

 

서류를 보고 있던 진이 놀라며 벌떡 일어났다.

 

“...!”

 

일어나면서 출렁이는 진의 맘마통. , 유라 눈나보다 커!

 

그리고 옷도 너무 야해...! 눈 둘 곳이 없어.

 

, 정찰 임무를 가려던 중에 기억을 잃은 채로 길에서 주저 앉아있었어.”

여행자가, 혹시 무슨 마법에 당한건가...?”

 

진이 눈살을 찌푸리며 고민했다. 그러다가 순간 잊었던 일이 생각이라도 난 듯 엠버에게 말했다.

 

잠깐, 근데 정찰 임무를 가던 중인데 이 시간에 있다는 것은... 엠버, 혹시 정찰 임무를 빼먹은 거야?”

? , 그게 이런 상태인 명예 기사를 혼자 둘 수도 없어서... 헤헤...”

 

? 혼자는 아니였는데... 유라 눈나도 같이 있었는데...

 

엠버는 자기 기억에서 유라를 없애버릴 정도로 싫어하는구나.

 

흐음... 하긴 그런 상황이면 어쩔 수 없지. 일단 여행자는 여기에서 보호하고, 너는 얼른 정찰 임무를 하러 가.”

? 하지만, 지금 명예 기사는...”

알아. 그래서 기사단 본부에서 보호한다는 거 아니야. 그리고, 요즘 츄츄족들의 움직임이 평소와 다르단 걸 알잖아.”

 

엠버 표정이 안 좋네...

 

근데, 잠깐만. 엠버가 가면, 나 모르는 사람들이랑 있는 거 아니야? 그건 좀 걱정되는데요...

 

엠버, 저번 풍마룡 사건처럼 심연 교단이 관련되어 있을 수도 있어. 일이 미리 일어나는 걸 아는 거랑 모르는 건 큰 차이가 있는 거 알지?”

.”

 

엠버가 분하다는 듯 입술을 짓깨물고 있다.

 

기억 상실에 관한 일은 리사에게 조사해보라 할게. 보호도 기사단 내부에서 철저히 하고. 그러니까 걱정말고 다녀와.”

…알겠어. .”

 

엠버가 마지못해 승낙했다. 진은 그 모습을 보고 안타깝다는 미소를 지었다.

 

미안해, 엠버...”

으응. 괜찮아. 명예 기사가 걱정되긴 하지만, 리사랑 기사단이 보호해준다 하면 분명 아무 일도 없을테니까.”

고마워, 엠버. 리사에게는 내가 따로 전달할게. 너는 여행자를 접빈실에 데려다줘. 거기에는 지금 아무도 없을테니까.”

 

그렇게 마지막 대화가 끝나고, 나와 엠버는 진이 있던 방에서 나왔다.

 

휴우. 숨막혀 죽는 줄 알았네.

 

명예 기사... 미안해...”

 

? 갑자기 엠버는 나한테 사과를 하지?

 

? 엠버가 저한테 미안한 일이 뭐가 있겠어요.”

아니야... 미안해...”

 

엠버가 이상하다. 그래, 이상한게 분명하다. 아니면 여기가 이상한 걸까?

 

아니 왜 여기 여자들은.

 

흐읍... 미안해, , 미안해... 내가 며, 명예 기사를... 흐윽...”

 

갑자기 다 쳐 우는데. 유라 눈나도 그렇고, 얘도 그렇고.

 

여자가 울면 나는.

 

내가 명예 기사, 지켜주지 못하고, 흐으윽, 아무런 힘도, 없어서 미안해.”

.”

 

가만히 있기 밖에 못하는데...

 

우는 여자를 내가 어떻게 하리. 싯팔!

 

명예 기사, 훌쩍, 있잖아? 조금만 버텨줘. 아주 잠시면 돼...”

 

어이구, 갑자기 제 볼을 왜 만지는데요...? 근데 뭔가 소름끼치는 느낌인데, 손 대게 부드럽당!

조금 더 만져줭!

 

꼭 데리러 올게.

 

 

*

 

 

엠버와 헤어졌다. 저 말이 남긴 뒤, 아무도 없는 방에 데려다주고 떠났다.

 

히이이잉... 아무도 없으니까 심심하넹...

 

설마, 여기 혼자 있게 만드는게 보호인가? 아니, 이건 감금이라고 싯팔!

 

-똑똑. 끼이이익.

 

노크 소리와 함께, 은발 머리의 여자애가 사뿐히 나타났다.

 

오랜만이에요. 여행자님. 소식을 들었습니다. 기억 상실이시라고...”

“...!”

 

, 이럴 수가... , 은발 메이드!

 

전 노엘이라고 해요. 페보니우스 기사단의 메이드이고, 여행자님을 옆에서 도와드리라는 명을 받았어요.”

 

헤헤, 어떻게 사람 이름이 노엘ㅋㅋ. 노무현ㅋㅋ. 노란색ㅋㅋ.

 

? 갑자기 왜 그리 웃으세요?”

, 아무것도 아니에요. 노엘 씨.”

 

별것도 아닌 거에 쪽팔리게 속으로 웃었네. 으으... 창피해.

 

당신 곁에 있을테니, 필요하신 게 있으시면 언제든 말하세요.”

고마워요.”

아뇨. 여행자님이시니까, 이 정도는 당연하죠. 그리고 저에게 존대하실 필요도 없으십니다. 지금은 당신의 메이드이니까요.”

... 어떡하지? 유라 눈나나 엠버한테는 부담스러워서 존댓말 썻는데, 이 애한테는 그다지 거부감이 안드네.

 

, 메이드이기도 하니까. 그냥 편하게 대하자!

 

알겠어. 노엘. 그럼 잘 부탁해.”

저도 잘 부탁드립니다. 여행자님.”

 

, 웃어줬다. 기분이 간질간질하네.

 

근데, 여행자 님의 옷에 군데군데 얼룩이 져있군요.”

! 진짜네.”

 

확실히 아까 길바닥에 주저앉아서 그런지, 순백색이던 옷의 여기저기가 누렇다.

 

제가 기사단 본부에 비치되어 있는 일상복을 가져오겠습니다.”

그래? 그럼 나야 고맙지.”

 

방을 나섰던 노엘이 몇 분 뒤에 다시 방으로 들어왔다.

 

맘에 안드실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사이즈가 비슷한 옷으로 골라왔습니다.”

아니야, 도와줘서 고마워. 노엘.”

.”

 

? 지금 뭐하는 거지?

 

노엘?”

, 여행자 님? 왜 부르시나요?”

아니, 그게...”

 

옷을 갈아입으려 하는데, 왜 안 나가는 거야... 혹시 옷만 주고 나가는 것을 까먹은 덜렁이인가?

 

, 갈아입어야 하는데...”

. 저도 압니다.”

 

아니, 그럼 왜 안나가는데!

 

내가 부끄러워서 그런데, 잠시만 방에서 나가줄 수 있어?”

안됩니다.”

 

노엘이 단호하게 말한다.

 

여행자 님의 신변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니, 제가 보는 앞에서 갈아입어 주시길 바랍니다.”

?”

 

애가 진짜 미쳤나? 니도 남자 앞에서 옷 벗어 보던지!

 

노엘... 진짜 한번만... 옷 갈아입을 때까지만, 나가주라... ?”

 

근데 저런 말은 못하니까 구차하게 늘어지자!

 

후우... 그럼, 제가 뒤돌아 있을테니 그때 갈아입으세요.”

아니, 방에서...”

아니면, 제가 옷 벗깁니다.”

 

싯팔! 이 메이드 년이 주제도 모르고 단단히 돌았네! 진짜 한번 엎는다!

 

알겠어요... 그럼 얼른 뒤돌아줘...”

 

근데 난 찐따니까. 하던대로 해야겠다.

 

얼른 갈아입으시길 바랍니다.”

...”

 

서둘러 옷을 벗고 갈아입었다.

 

혹시 뒤돌아서 날 볼까봐, 노엘을 지켜봤지만 다행히 돌아보지는 않았다.

 

다 갈아입었어.”

그런가요?”

 

노엘이 뒤돌아서, 내가 아까 전에 입었던 옷을 유심히 지켜본다.

 

여행자님. 속옷... 안 갈아입으셨네요?”

그건 진짜 안되겠어 가지고...”

 

진짜 팬티는 에바다. 여자 앞에서 쥬지 달랑달랑 거리는 건 진짜 고문이라고!

 

안됩니다. 청결을 위해, 속옷도 갈아입어 주세요.”

노엘!”

 

이제 진짜 참지 못해. 나도 참을 만큼 참았어.

 

속옷도 갈아입을테니까, 그럼 잠시만 나가있어줘!”

…제가 갈아입혀 드립니다?”

 

... 그냥 내가 갈아입자.

 

아니다, 그냥 다시 뒤돌아줘. 내가 입을게.”

 

에휴... 내 신세가 줬나 처량하네...

 

빨리 갈아입어-

 

?!”

, 여행자님! 무슨 일-”

아아아! 노엘, 뒤 돌지마!”

 

속옷을 벗으면서 순간 튀어나온 쥬지의 크기를 보고 놀랐는데, 노엘이 뒤돌려 하기에 서둘러 말렸다.

 

근데 이 크기 미쳤는데? ㄹㅇ로 자궁펀치 1승 낭낭하게 챙기만할 쥬지당.

 

, 아무것도 아니니까! 그냥 벌레가 튀어나와서 놀란 것 뿐이야.”

, 그런가요. 알겠습니다...”

 

아니 근데, 노엘 너는 왜 실망하는데... 아무 일 없는 거면 좋은거지.

 

다 갈아입었어.”

알겠습니다. 그럼 옷들을 빨래하여 하니까, 제게 주시죠.”

알겠-”

 

잠깐. 옷들이라 했는데, 그럼...

 

혹시 노엘. 내 속옷도 너한테 줘야돼?”

당연하지 않습니까.”

그래도 너 여자인데, 남자 속옷 만지는 거에 대해서 좀 불편하지 않겠어?”

 

싯팔! 빨래하다가 무슨 냄새라도 나면, 쪽팔리다고!

 

아뇨. 여행자 님의 속옷은 제가 빨아본 경험이 몇 번 있기 때문에, 그다지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 그래...?”

 

그래, 뭐 전문 메이드 같은데 막 놀리지는 않겠지...

 

노엘한테 들고 있던 옷가지들을 전부 넘겨줬다.

 

그럼, 지금 이 옷들을 빨기 위해 잠시동안 자리를 비우겠습니다.”

알겠어. 노엘. 이따 봐.”

 

노엘은 내 옷들을 들고 방문을 나섰다.

 

그리고 불현 듯 나의 머리에 단 한가지 의문이 스쳐지나간다.

 

근데, 옷 갈아입을 때는 나가면 안된다면서. 지금은 잘도 나가네? 뭐지?”

 

 

*

 

 

하아하아... 흐읍...! , 여행자님...”

 

여행자의 옷들을 들고 나간 노엘.

 

그녀는 여행자의 속옷을 얼굴 근처에 대며 숨을 쉬었다그리고 이곳저곳의 혀를 대며 속옷을 빨았다.

 

그렇다. 여행자의 옷들을 빨러간다 했던 노엘은, 정말로 여행자의 속옷을 빨고 있었다.


-


소설 링크 모음